무인사호(武人四豪)

그림은 김희겸의「석천한유도」라는 그림입니다.
무인의 호방함을 담고 있습니다
문인의 네 벗은 문방사우라 합니다. 종이, 붓, 먹, 벼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지만 무인에게도 ‘무인사호(武人四豪)’라는 말이 있습니다. 벗 대신 호걸로 부른 게 문인과 다른데, 그 네 가지는 그림에서와 같이 말과 매와 칼은 쉽게 짐작되지만 나머지 하나가 뜻밖입니다. 답은 관기(官妓)입니다. 그림에 등장하는 저 여인들이지요. 이상하게 보일지 몰라도 제 눈에 참 호방하게 보이는군요 영웅호색이라 하더니...
그림의 주인공운 '석천'이라고 합니다.
석천은 무과 급제 후 전라우수사와 경상좌병사에 오른 전일상(田日祥)의 호입니다. 그는 5대에 걸쳐 무관을 배출한 집안에서 태어나 종2품 당상 요직을 지낸 분이죠. 멋들어진 누각에 올라 한가로이 여름 한철을 보내는 석천이 그림의 주인공입니다. ...그의 위용을 보여주는 요소들이 그림에 등장합니다. 무골답게 키가 팔 척인 그가 적삼 위에 마고자를 걸쳤는데 앉은 품새가 자못 듬직합니다. 석천의 손에 매가 들려있고 바로위 기둥에 칼이 매달려있습니다.
험상궂은 아랫사람이 못가에서 말을 씻고 있죠. 석천이 타는 저 말은 적토마나 천리마에 견줄 수 없어도 흰 바탕에 검은 반점이 예사롭지 않은 종자입니다.
수박을 소반에 받치고 술병을 든 채 누각을 오르는 여인들의 치맛자락이 버들가지처럼 나부낍니다. 누마루에 앉은 여인들은 거문고를 타고 연초를 장죽에 쟁여 석천에게 권합니다. 손등에 올려놓은 매와 기둥에 걸린 칼은 무인의 호기와 어울리는 소재입니다. 무릎 앞에 놓인 붓과 벼루와 서책은 문무겸전한 그의 국량을 과시합니다. 으스댈 만한 고관대작의 망중한입니다.
현시대의 살아가는 우리 무술인들의 '무인사호(武人四豪)' 는 무엇일까요?
경호무술창시자 이재영(李在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