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 / 백석
- 낭송:김춘경-
여승은 합장을 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 가지취 : 취나물의 일종
* 금덤판 : 금광의 일터, 금점판 (=> 평안도 방언)
* 섶벌 : 재래종 벌의 하나, 일벌
* 머리오리 : 머리카락의 가늘고 긴 가닥
* 마당귀 : 마당의 한 귀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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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시 낭송
여승 / 백석 (낭송: 김춘경)
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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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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