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명문학교 탐방>
-서산석림중학교을 찾아-
짧은 역사 속에서도 야무지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학교.
바로 충남 서산의 서산석림중학교(교장 성하철)다.
“석림의 들대에서 가꾸어진 꿈이 여물었을 때 우리는 이곳을 처음으로 꿈을 심었던 터전으로 기억하리라.... 인생은 꿈을 키워가는 아름다운 모험, 희망으로 키를 삼고 용기의 돛을 펼쳐라. 너의 이름은 석림인이니라.”이 글은 올 3월에 제정된 석림중학교 헌장의 처음과 끝부분이다.
이 헌장을 읽는 학부모라면 내 자녀를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이 학교가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석림중에 보내지 않기 위해 주소까지 옮기는 등 부작용이 일어날 정도다보니 지역사회에서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교장이 변하면 학교가 변하고 학교가 변하면 학생이 변한다는 사실을 성하철 교장이 부임과 함께 보여줬다.
지난해 3월 부임한 성 교장은 과감한 개혁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 학교는 시내권에 있는 학교로 규모는 세 번째에 이르나 성적은 면지역의 학교에도 못 미치는 즉 16개 중학교에서 10위가 넘었다.
또 남학생들의 머리는 길고 여학생의 치마는 짧았으며, 학생들의 교내폭력과 금품갈취 등 문제점이 노출돼 교사들의 노력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였다.
이러한 환경이다 보니 교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져 무엇부터 시작할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성 교장은 부임과 함께 실시된 3학년 성취도 평가에 반전의 기회로 삼아 교직원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 모았다.
비록 한 달도 채 안 된 기간 였지만 3학년의 성적이 5위로 올라서는 쾌거를 이뤘던 것이다.
이는 교사들이나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다음으로 시작한 것이 전교사의 수업공개였다.
전년도까지 생각도 못했던 것을 과감히 밀어부쳤다.
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긴장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또 학생들의 정신력 해이를 불식하고자 1학년 수련활동을 ‘해병대 아카데미’ 입소 훈련으로 대치했다.
게다가 생활지도상 체벌을 금지하는 대신 상벌점제를 엄격히 시행했다. 30점이 넘으면 징계 처리하고 이마저 지도가 어려우면 ‘해병대 아카데미’와 결연을 맺고 강제 입소시켰다.
몇 명의 입소자가 생기면서 비로소 벌점의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학생회장이 벌점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그 효과는 배가 됐다.
성하철 교장은 “문제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했다”고 말하고 “먼저 학군내 지역사회의 실태를 살펴본 결과 저소득층 가정이 많아 학자금과 중식 등 각종 지원을 받는 학생들이 200명 가까이 있어 빈부 격차는 단순한 경제적 차이가 아니라 교육의 격차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로 학원은 고사하고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조차 안 되는 학생도 부지기수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성장과정이 불우한 학생들 중 일부이기는 하나 내성적인 학생은 의기소침했고 자신의 환경에 반발하는 학생은 공격적이 경우가 많았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바르게 성장하고 있다는데 대해 큰 희망을 봤다”고 말하고 “해답은 문제 속에 있다는 진리를 깨닫고 전교직원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결과 탄생한 것이 ‘명문 주춧돌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자랑인 ‘명문 주춧돌 프로젝트’는 생활지도를 시스템화 하면서 구체적인 역할분담을 시도하고, 학년별로 책임제를 둬 폭력, 흡연, 교통안전 등으로 세분했다.
수준별 맞춤 학습으로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 최하위권을 두고,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수학, 과학, 영어 경시반을 운영해 심화학습을 강화하고 특히 원어민 교사의 영어 인터뷰반, 점심시간 30분을 활용한 수학 총정리반을 두었다.
중위권 학생들은 방과후학습에 주안점을 두고, 1,2학년은 15시간 쿼터제를 도입해 5개교과를 집중적으로 이수토록 했다.
하위권 학생들의 대책으로는 국·영·수·사·과 5개 부진교과를 40시간씩 집중 투입했다.
특히 석림중만의 특색사업으로 ‘집중력 훈련반’의 운영이다.
정서불안이나 과잉행동으로 학습력이 떨어지고 수업을 방해해 수업분위기를 어렵게 하는 학생들이 학교마다 있기 마련이다.
이들 학생들로 5분이나 10분까지 수업을 못하거나 집중력을 흐트려 놓아 수업이 어렵다는 교사들과 학생들의 하소연에 따라, 이런 학생들을 위해 집중력 훈련반을 개설 ‘방과후학습 우수 프로그램’사업을 실시, 1,2학년 중에서 ADHD 테스트를 거쳐 담임교사의 추천으로 2개반을 편성했다.
여기에 ‘브레인 오아시스’라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미술상담 전문치료사를 영입했다.이에 교육청과 청소년 상담센타에서 집단 상담을 맡아 주고 있다.
또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위해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를 아침자율학습으로 정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학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야간자율학습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특히 ‘드림리그’를 만들어 남학생 반별로 묶어 4개팀을 만들어 매주 금요일마다 치열한 리그전이 벌어진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아버지회 배’라는 리그명을 짓고 유니폼을 입히고 있다.
게다가 시합 때마다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상대 선수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등 국가평가전을 방불케 하는 격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이 학교의 특징이다.
남학생들에게 드림리그가 있다면 여학생들에게는 ‘명화감상’이 있다.
운동장에서는 축구경기가 벌어지고 시청각실에서는 여학생들을 위한 명화가 보여 지고 있는 학교가 석림중학교다.
또 영어단어, 독서왕, 창의력 경연대회를 수요일마다 열고 있다.
Voca King이라 불리는 ‘영어단어 경연대회’는 600개의 단어를 미리 나눠주고 200개의 단어로 대회를 치룬다.
내가 독서왕이다 라는 부제가 붙은 ‘독서 경연대회’는 미리 20여권의 책을 소개하고 한 번에 3,4권씩 그 내용을 알아맞히게 해 책을 꼼꼼히 읽는 독서습관을 들게 하고 있다.
‘창의력 경연대회’는 21세기의 화두는 창의력이란 점에 착안, 수학, 과학, 사회 세 교과 교사들이 돌아가며 출제를 하고 있다.
입상자에게는 정식 상장을 수여, 이는 앞으로 강화될 입학사정관 제도에 대비하기 위한 의미도 있다.
또 이 학교는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석림중 헌장’, ‘교훈탑’ 건립으로 학교교육의 지표를 바로 세우고, ‘북 카페’로 독서환경을 개선했다.
‘영어전용교실’과 ‘유러닝모둠학습실’로 첨단의 교육환경과 기자재로 수업의 질을 높이고, ‘체력단련실’로 특수학급 학생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같이 선진교육환경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는 전용구 행정실장의 숨은 공로가 만만치 않다.
학교발전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학교지원에 대한 공문이 오면 무조건 응모하고, 교장은 이를 뒷받침했기에 최고의 학교로 발 돋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당근만 있는 게 아니다.
이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상벌점제에서 벌점 5점이 넘으면 ‘드림 리그’ 축구선수에서 과감히 퇴출시킨다.
이는 흡연에 적발되면 5점의 벌점이 부과되니 축구를 좋아하는 남학생들로서는 행동에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여학생은 음성 ‘꽃동네’에 부모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함으로 생활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지역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학부모들로부터 기피 당했던 이 학교가 이처럼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학교가 보여주고 있는 교육행정은 문제점을 방관하기 보다는 이를 적극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데 있다.
“한 인생의 목표설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가 중학교 생활에 있다”는 우진용 교감의 말에 귀가 번쩍하는 것도 그만큼 우리들이 중학생들에 대한 무관심였기 때문이다.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진로문제는 고등학교에서 결정된다고 생각, 가장 중요한 중학교라는 시점을 놓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 때 성적을 극복하지 못하면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평생을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실제로 고등학교에서 성적이 뒤바뀔 확률은 1학년 때에 10%, 2학년 5%, 3학년 1%에 불과하다”며 “결국 중학교 때 공부의 서열이 정해지는 셈”이라고 강조하는 우 교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이에 성하철 교장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점에 놓여있는 학생들을 위해 공부의 동기유발이 필요하고, 공부에 뒤처진 학생들을 독려할 필요가 있어 정기고사에서 성적 등위가 가장 많이 오른 학생을 선발해 학년 당 18명씩 54명에게‘학업특별상’이라는 진보상을 시상해 동기유발을 강화하는 한편, 정기고사 때마다 학업특별상을 받은 학생의 이름을 전광판에 올려 동기부여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2학년 전국연합 학력평가 지역 내 10위권을 벗어났으며, 교내에서는 흡연, 금품갈취, 교내폭력 등이 난무하고, 하급생들은 선배들이 무서워 90도 각도로 인사하던 이학교풍경은 이제 구시대적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젠 어둠을 밝히는 불빛아래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두 눈에는 배움의 열기로 밤 깊어가는 줄 모르고 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학교 모습 만들기는 사람의 역할이기에 우리 학교 학생과 교직원은 새롭게 재도약을 꿈꾸는 학교에 대한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힘찬 걸음을 시작했다”고 성 교장은 힘주어 말했다.
성하철 교장의 전교직원들에 대한 신뢰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는 확고한 교육이념과 탁월한 학교 운영에 이제는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학교가 됐다.
‘명문 주춧돌 프로젝트’ 바로 서산석림중의 희망이다. 서산/가금현 기자
-학교연혁-
1998.06.23 설립인가(24학급)
2004.03.02 개교(9학급)
2008.03.01 제2대성하철교장취임
2009.02.17 제3회졸업식(286명)
2009.03.03 제6회입학식(287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