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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10년 12월 30일 목요일 04:00 ~ 12월 31일 금요일12:05
* 날씨: 폭설로 인한 지리산 입산 통제 됨 - 눈 그리고 바람 다음날은 맑아 옴
* 일정: 12월 29일 저녁 11시 15분 여수행 무궁화호 열차 탑승(수원) ~ 12월 30일 구례구역 하차(03:20)
~ 화엄사 산행출발(04:00) ~ 노고단대피소(07:35 ~08:35) ~ 노고단고개(08:57)
~ 피아골삼거리(10:18) ~ 임걸령(10:31) ~ 반야봉 갈림길(11:43) ~ 삼도봉(11:55)
~ 화개재(12:30) ~ 토끼봉(13:40) ~ 연하천대피소(15:40)
12월 31일 연하천대피소 출발(08:35) ~ 주능선 음정 이정표(09:05) ~ 북부능선 갈림길(09:40)
~ 벽소령 작전도로 진입(10:40) ~ 양정마을 음정행 버스 종점(12:05)
* 누구와: 나홀로
* 교통편: 들머리 - 수원역에서 구례구역 (여수행) 막차 11:15분 ~ 구례구역 03:20 ~ 택시이용 1만냥 화엄사 도착
날머리 - 양정마을(음정)에서 마천면 버스 (1,100원) ~ 마천면에서 동서울행 백무동 지리산 고속 이용
* 준비물: 지리산 겨울 2박3일 산행
겨울 등산 복장 상하의, 구스다운, 윈도스토퍼 겉옷, 버프, 장갑 4개 ( 반장갑,고어텍스,윈도스토퍼2개),
캠프라인 빅타 고어텍스 중등산화, 모자 3개 , 바라크라바, 양말 추가분 3개, 비상용 고어텍스자켓,
예비 옷 ( 하의,하의 내복, 상의3개, 상의내의3, 하의속옷3 ) , 배낭 70리터 그레고리 발토르,
배낭커버, 판쵸의, 비상약품, 우비, 비상용품셋트, 침낭 초겨울용(실내취침),
스토브, 겨울용 가스연료, 코펠 중간 크기, 시에라컵, 젓가락과 숟가락, 떡국 떡, 누룽지, 라면, 조개젓,
캡틴큐 술 200밀리 3개, 소주 200밀리, 프랑크소시지 3개, 스테이크햄 2개, 닭가슴살, 동원전복죽,
자유시간 미니 초콜릿 4, 양갱2개, 소금사탕3개, 물통 1리터, 비닐종이 다수,
볼펜,메모지, 지도, 나침반, 이어폰, 선글라스, 썬크림, 로션, 에어파스, 미니 방석, 헤드렌턴(보조밧데리포함),
디팩 작은 사이즈 롱, 디팩 작은사이즈 숏, 체인젠, 아이젠, 아이폰보조 밧데리, 카메라, 카메라 보조밧데리,
손수건 4개, 스틱 한셋트, 지갑, 시계, 충전기, 아이폰
구입물품 - 라면 2개
* 발자취: 한해를 마무리 하는 여러 계획 중 망설임 속에
겨울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로 결정 한 후 길을 나선다
* 용산발 여수행 막차를
수원에서 탑승하여 구례구역에 내리다
현재시각 새벽 3시 20분
전주역을 지나면서 시작 된 눈이
이곳에도 내리고 있다
약 이십여명의 산객이 내리고
걱정했지만 어찌 알았는지 그에 맞춘 택시의 수가
구례구역 앞에 새벽의 산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철 평일에는 약 이십여명
주말에는 사십여명이 이곳을 이용한다고 한다
( 택시 기사님 말에 의하면 )
그 시각 구례구역을 밝힌 불빛이라면
여관 한곳과 작은 매점 뿐
식당은 주말이 아니라 불이 꺼져 있다
* 다행히 화엄사 까지 도착하여 길을 나서는데
대부분의 산객이 성삼재 까지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출발지로 잡고 있었다
지리산을 찾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겨울철 구례에서 성삼재로 향하는 버스는 운행을 하지 않으며
택시 또한 제설 작업이 안 된 성삼재 길을 새벽에 운행 하지 않는다
도로 사정이 조금 좋아진다면 체인을 치고 오른다는 전설(?)의 개인택시 기사님도 있다지만
지금 이 시각 29일에도 부분 통제 된 지리산길을 운행 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
눈은 잦아든 모습을 보여 주고
앞선 산객이 있어 길을 잃을 염려 없이 수월하게 노고단으로 향한다
약 이십여명이 이곳을 찾았다지만
팀이 아니라면 개별적으로 앞 뒤로 약 백미터 정도씩 차이를 두고 오르게 되니
인적이 없는 산길은 아니다
아울러 화엄사~노고단 길은
뚜렷한 산길이기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조금만 주의한다면
* 흐날리는 눈 속에 이정표 위의 눈이 그리 많지 않지만
며칠 동안 이어진 눈으로 등산로 구간은 발목 정도의 눈이 쌓여 있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오른 길이었는데
결국 코재의 가파른 구간에서 배낭을 내려 놓고 체인젠을 착용 할 수 밖에 없었다
스틱만으로 오르다가 약간의 내리막 길에서 보기 좋게 엉덩 슬라이딩도 하고 ^^;
오르다가 젊은 산객 두명이 쉬고 있어
그들을 보니...
한 젊은이가 발에 눈이 들어 와 검은비닐종이로 발을 감싸고 있는데
캔버스 운동화에 청바지가 아닌가... 이런
보행법도 이상하고 배낭을 짊어진 자세도...방전 되어 가는 손전등에...
스틱과 아이젠도 없으며 지리산 경험 또한 없단다
결코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들인데 정작 그들은 그 사실을 받아 들이지 않으려 하니 큰 일이다
젊음을 무기(?)로 다른 겨울산을 다녀 왔다면서
( 그들 또한 성삼재에서 시작하여 지리산 주능선 종주를 계획한듯 )
* 눈길이라 쉬지 않고 올랐어도
다른 때 보다 약 30분 늦게 도착한 노고단 대피소
* 연일 이어지는 추위 때문인지 영하 10도가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고
* 들어 서는데 한팀만이 아침 식사를 준비 하고 있다
속 속 뒤 따라 들어 오는 산객들로 밥짓고 나누어 먹는 곳은 가득 찬다
코펠도 가져 오지 않았다는 두 젊은 산객을 위해 라면을 사 오면 끓여 주겠다는데 제의를 거절한다
준비해 온 것이 있다면서 한참 후 꺼낸 것이 차가운 김밥이다 빵도 있다면서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악천후의 겨울 지리산을 오르다니...
대피소에서 판매하는 아이젠이 품절 됐다는 주변 산객의 말에
직원에게 꼬옥 도움을 요청하여 하산 하라는 제의에 100% 수긍을 하지 않았지만
그 후로 그들을 볼 수는 없었다
( 내려 갔을 것이지만 뒤 따라 왔다면 구조 받지 않는 이상 큰 사고를 당했을 것이다 )
* 대피소 취사장에서 체인젠을 아이젠으로 교체 한 후
연하천 대피소를 예약 했다는 산객들과 짧은 작별을 고하며
노고단 고개로 길을 나선다
( 눈의 양이 많아 새로 구입한 10발 짜리 아이젠을 착용 했는데
지리산 돌뿌리에 서너번 체이다 보니 다친 왼발목 인대에 통증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
* 노고단 고개
눈보라가 몰아치기에 보이지 않는 노고단 정상은 뒤로하고 바로 주능선 길로
* 주능선 진입로
길의 흔적은 뚜렷한데 앞서 간 산객의 발자국이 희미하다
아무래도 노고단 대피소에서 1박 후 나 보다 두시간 정도 전에 출발한듯 하다
* 오호~ 설국이다
지리에서 보고픈 것을 지리에서 보다니...
* 깊은 곳은 무릎 위까지 쌓여 있고
* 눈이 바로 쌓인 그 모습 그대로다
얼어 붙어 있는 것이 아닌
* 피아골 삼거리
그런데...심상치 않다
여기까지 오는데 30분 정도 더 걸렸으니
경험 많은 산객이었다면 노고단 고개에서 부터 진입을 하지 않았겠지만
최소한 이곳에서 오른편 피아골로 탈출을 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왼편 주능선으로 가고 있으니...
* 임걸령 샘터
* 느을 셀카를 남기는 곳이니 오늘도
* 노고단대피소에서 4시간 혹은 5시간이면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하기에
계획에는 반야봉을 거쳐 가는 것이었는데
심상치 않은 기상과 흔적 없는 반야봉으로 들어 설 수는 없었다
* 반야봉을 갔다면 내려 오는 곳의 이정표
그 위에 쌓여 가는 눈의 양이 출발점과 다르다
* 운봉무덤 옆에서 바라 본 삼도봉
* 감탄사만이
* 삼도봉의 삼각표지석은 보이는데
그 밑 발자국의 깊이는 허리를 감싸 올 만큼 바람이 깊은 수렁을 만들어 놓았다
* 삼도봉에서 내려 서는 가파른 내리막길
위험한 곳이기에 발걸음이 쉬 나가지 않는데
암벽 사이에 낯선 생명체가 나를 바라 보고 있다
나 보다 더 큰 눈을 가진...
순간 서로 놀라 바라 보기에 서로 눈이 더 커져 있었을까 @@@
그 녀석의 정체는 삵이었다
고양이 보다 큰
사진을 남기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 눈빛과 겨울을 앞두고 통통 했지만 비대함이 아닌 날렵함 속에
갈색과 검은 줄무늬를 띤 당당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눈을 피해 양지 바른 곳에 않아 있던 그 녀석도 놀라지 않았을런지
* 550 계단
550 계단이 이리도 길게 느껴질줄이야...
한걸음 한걸음 내려 서기가 쉽지 않다
눈이 너무 많기에 발 길 놓기도 힘들고
하지만 주변 풍광에 절로 감탄이 나오고
* 화개재
반선 (뱀사골) 으로 탈출 할 수 있지만
연하천 대피소로 향하는 길 보다 길기에 그리고 어떤 흔적도 없기에 방법이 없다
조금 내려서면 지금은 무인대피소가 된 뱀사골대피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곳으로 향할만큼은 아니었기에 연하천으로 향한다
* 능선의 바람이 만들어 놓은 어느 구간은 이렇게 가슴 까지 눈이 쌓여 있다
노고단대피소에서 출발한지 네시간 삼십분 만에 처음이자 마지막 산객을 만나
앞 서 가는 산객이 있느냐고 물어 보니 두팀 정도 있다는데 언제 본지를 기억 못하니
두시간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듯 하다
어제 노고단에서 출발 했다는 세분이 한팀인 그 산객분들은 벽소령에서 통제 중이라
뱀사골로 탈출 하려고 길을 나섰다고 한다
억양으로 보아 그곳이 집인듯 하신데
추후에 연하천대피소에서 알게 되었지만 그곳 대피소에서 늦게 일어나 출발한 팀이었다
* 계속 이어지는 가는 눈이 왼편 얼굴로 계속 뿌려지기에
감각이 무디어져 버프를 꺼내 얼굴을 감싸 본다
( 바라크라바를 사용할 정도는 아니고
또한 그것은 비상용이기에 )
사진은 토끼봉에서 셀카
* 바람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선탑자의 발자국이 또렷하다
가지 마다 쌓인 눈이 배낭과 부딪쳐 등뒤로 눈이 떨어지기에 스틱으로 조금씩 쳐 가면서
그들의 무거운 짐을 덜어준다
* 누가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지금 눈 내리는 이 순간이 만들어 놓은 그 모습 그대로이고
이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을 알기에 이 시간이 더 더욱 소중하게 다가 온다
비록 힘들고 지쳐 있지만
* 아...드디어 연하천 대피소를 알리는 마지막 계단길
평균 1.5KM를 가는데 한시간 이상이 소요 되었으니
다른 때 보다 1.5배 혹은 2배 정도 시간이 더 소요 되었다
체력적으로도
* 연하천 대피소가 이렇게 멀게 있었다니...
걸어 오면서 잠시 멈추고 싶기도 했지만
멈춘다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하는 것이기에
오직 걸을 수 밖에
앞으로 앞으로
( 물론 고립 되어 홀로 능선에서 밤을 보내게 된다 해도
비상으로 준비 된 것이 있다지만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 살지 못 살지는 미지수 ^^: )
* " 수고하셨습니다~ "
이런 말을 들으면서 취사장에 들어 설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다 @@@
낯선 대피소 직원이 뛰어 들어 와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 온다
새벽 3시 30분 부터 폭설로 인해 지리산 전 구간이 전면 통제 중인데...
이런 @@@
설마 했는데 통제 된 길을 걸어 오게 되다니...
3시 30분이면 구례구역에서 택시 탑승 하려고 했을 때인데 ㅠㅠ
평일 그 시각에 화엄사 탐방소에 직원이 나와 있을리 없고
노고단대피소 취사장에서 내가 출발한 이 후
그 다음 산객들은 안내를 받아 탈출을 했었나 보다
절묘한 타이밍에 통제를 빠져 나온 셈이 되어 버렸다
불어 오는 눈보라에 취사장 문이 닫히지 않아
스틱 손잡이 고리로 문을 고정하고
라면 두개를 구입하여 배고픔을 달래 본다
노고단에서 이곳 까지 오면서 먹은 것이 자유시간 미니 초콜릿 한개가 전부였으니...
( 물론 행동식 등 먹을 것이 있었지만 잘 안 먹게 되는 습관과 악천후에 배낭을 내려 놓기가 )
* 연하천대피소의 난방기구인
라디에이터 앞에 대피소 메트리스를 깔고
습기에 속을 썩인 스틱과 다른 장비들을 정비한다
보름전 코 고는 소리 등 여러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해
준비해 온 이어폰이 무용지물이 될 줄이야...
아무도 오지 않고
나 홀로 이른 시각에 잠에 든다
계도장 하나 받고
커피 한잔 얻어 마신 후에 ^^;
* 7시 20 분 대피소 밖으로 나와 보니
눈보라는 이어지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직도 지리산 전구간은 통제 중이고 밤새 이어진 눈과 바람에 길의 흔적은 없을 것이다
지리산 구례,산청,함양은 눈이 그친듯 한데 이곳이 위치한 남원만이 눈이 이어졌다니...
탈출이냐...
길이 열릴 때 까지 기다릴 것인가
선택의 시간이다
* 8시 30분
망설임이 없지 않았지만
보름 전 왔던 음정 하산길을 알기에 길을 나선다
작전도로로 내려 서면 전화 하기로 한 대피소 직원에게 출발 사진 한장 부탁하며
* 출발 부터 여의치 않다
* 안녕 연하천이여~
또 다른 추억을 남기고 가는구나
연하천대피소에서 홀로 자 본 산객으로 남으며 ^^;
* 바람의 길
* 나무 사이 길이 주능선 길임을 알지만
어느 구간에서는 도통 어디가 길인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주능선 방향으로 나무를 살피며 헤쳐 나갈뿐
* 가슴까지 치 받는 눈의 깊이에 대피소로 뒤 돌아 갈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음정으로 빠지는 길이 멀지 않음을 알기에 이곳 탈출로 까지 다다르게 되다
오른편 주능선 길은 벽소령으로 이어지는 길인데 왼편 길을 몰랐다면
대피소를 홀로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벽소령대피소 까지 가서 작전도로로 내려 선다는 것은 쉬운 길이 아님을 알기에
( 평상시 두시간이면 벽소령대피소에 이르지만
그곳은 밧줄 구간도 있는 험한 사면이 기다리고 있다
길의 흔적도 없을테고 )
* 이 와중에 방가방가를...
반갑구나 < 나타샤 바위 >야
* 북부능선의 산죽길
앞서 간 산짐승의 발자국이 신비롭다
* 이 짐승은 어찌 알고 이리로 갔을까@@@
이렇게 조금은 뚜렷한 길이었지만
잠시 후 산죽 길이 끝나면서 작은 봉우리에서
나는 왼편 사면길로 내려 서는데 그것이 잘못 되어짐을 직시하고
다시 뒤 돌아 와 어느 길로 향할지 고민하는데
이 짐승이 길이 아닌듯한 오른편으로 갔기에
그 짐승을 믿고(?) 그리로 향하는데
잠시 후 그 짐승의 발자국이 사라지면서
길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이 상황을 어찌 설명하고 받아 들여야 할지
* 심산이 따로 있을까나
가시지 않는 긴장감 속에
이러한 광경을 보게 됨에 다시 감사를
* 오른편 길이 열리면서 벽소령 안부와
예정대로라면 오늘 묵었을 장터목 대피소 방향 주능선이 시야에 들어 온다
그러나 갈 수 없는 길임을 알기에 아쉬움은 없다
* 북부능선에서 오른편 작전도로로 내려 서는 곳
직진을 하게 되면 실상사 방향이지만 현재 열려 있는 탐방로는 아니다
* 이제 내려서야 한다
* 기본 눈 높이는 무릎
허리까지 쉬 오는 곳도 많고
이번 겨울에 큰 마음 먹고 구입하게 된
< 몬츄라 슈퍼버티고> 하의를 적나라하게 실험하게 될 줄이야...
결론은 합격점이다
스패츠 기능도 완벽 했으며 어떠한 투습도 없었기에
겨울 산행은 장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지금 내려 서는 길은 너덜지대가 이어지는 구간으로
미끄러짐을 염려 했는데 눈이 그리 쌓이다 보니 혹시나 넘어져도 충격이란 것이 없다
단지 돌과 돌 사이의 깊은 구간을 조심해 가며 내려 가면 되니 생각 보다는 수월하다
하지만 이 길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보름 전에 이 길을 올라 오면서 내가 보름 후에 이 길로 탈출하게 될줄은 몰랐지만
그 경험이 있었기에 내려 오게 되었다고 본다
* 연하봉 제석봉 천왕봉이...
그래도 모습을 보여 주는구나
그렇게 연하봉에 이르고 싶었는데...
* 반갑구나...탈출의 이정표를 만나다
* 작전도로를 만났으니... 조난이라는 단어가 머리 속에서 사라지게 되다
또한 배부른 소리일런지 모르지만
' 나는 왜 내려가는 것일까? ' 라는 화두를 던진다
오르면서 '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 하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오늘은 내려 가면서 다른 느낌이니...
아무튼 길은
벽소령 대피소에서 탈출 한듯한 선탑자의 행적이 뚜렷하다
* 지리산의 날씨는 맑아 오지만
구름은 천왕봉을 쉬 넘지 못하고 있다
* 함양 방향 산들도 하얀색으로 뒤 덮혀 있다
* 직원이 짚차를 타고 와서
통제 중임을 알려 놓고 간듯
아래 쪽에 차량 바퀴 흔적이
31일에도 지리산은 통제 중이었고
통제는 1월 1일 05시를 기해 해제 되었으니
천왕봉에서 새해 일출을 본 산객은 없었을 것이다
* 멀리 개 짖는 소리도 반가운데
양정마을 버스 종점에 버스가...
마천면까지 걸어 갈 줄 알았는데
* 나타샤가 있을듯한...
오늘도 이곳에서 차 한잔 못하고 내려선다
* 친숙한 양정마을 ( 함양 ~ 음정 버스 종점 ) 정류장
* 어르신 몇분이 반겨 주신다 ( 마천면까지 천백냥 )
앞자리 어르신께 이곳이 원래 눈이 많이 오느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하시면서
눈이 이리 많이 온 것 처음 본다고 하시니
그 행운(?)을 몸 전체로 느꼈다는 만족감이 드는 것은 무엇인지
산사람은 알 것이다 ^^;
* 흑돼지로 유명한 마천면
작은 마을이지만 몇몇 흑돼지촌을 만나 볼 수 있다
* 굽는 고기는 1인분이 안 되기에
김치찌개로 마천 흑돼지를 만나 본다
배고파 보였는지 밥 두그릇을 내 오신다
가격은 6천냥 고기맛은 일품이다
지금 무엇인들 맛이 없으랴마는 ^^
앞자리 네분은 119 구조대원 분들
이런저런 얘기를...
산에서 볼 수도 있었는데 ㅋ
* 잘 있거라 지리산아
다시 옴을 기약하며...
도시로 향하는 버스에서
뒤 돌아 보면
초보이기에 지리산 폭설에 갇혀 있었으며
생초보가 아니었기에 무사히 내려 온 여정이었다고 본다
<참회의 길>이라는 부제 속에 떠난 길이
<생존의 길>로 돌아 왔지만
다시는 경험하지 못하게 될 그 시간을 간직하며
첫댓글 려산님 글하고 사진 잘봤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참회의 길이라뇨.. 같은 상황에서 저라면 아마 엉엉 울고 말았을껄요..제가 지리산 눈밭에서 빠져나온것 같습니다.
지리산 여행 넘 잘하고 갑니다~~
올 한해 목표가 있다면 산우님들과 지리산 가 보는 것이랍니다. 그 일행에 덤순이님도 동행 하시기를 바라면서요 ^^
그러한 지리산의 모습을 기다려 봅니다.
지리산 폭설 산행 잘 하고 나갑니다.사진을 보면서 내가 산행 하는 것 처럼 느끼며 흥분도 되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문님의 산사랑과 지리산에 대한 마음이 그윽 하셔서 산행 하시는 느낌이셨나 봅니다. 느을 건강하시고 행복한 산행 되시기를 바라며 설악에 이어 지리에서의 모습을 기다려 봅니다
네 저에게는 잊혀지지 않을 산행이었답니다.^^ 초보라 경험해 본건데요 / 하늘님도 몸 회복 되셔서 언제나 행복한 산행 이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