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자병법 / 손무 지음 / 김이리 엮음 *
[손자병법]은 춘추 시대 오(吳) 나라 출신의 천재 병법가이자
전략가인 손무(孫武)가 지은 대표적인 병법서이다. 총 13편을
통해 전쟁에 임하는 기본 마음 가짐과 나아가 군사의 운용법을
다루고 있다. 기본적인 원칙으로부터 실전에 응용될 수 있는 다
양한 전술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중국 병가 사상
의 진수를 담은 책으로 오늘날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주요 핵심은 가능한 한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을 주로 하고,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승리해야 한다는 것인데, 병서로서는 모순
을 느낄 만큼 비호전적인 것이 특징이다.
제1장
시계편(始計篇)
{ 시계편은 총 13편의 총론으로 병법의 기본서이다. '시계(始計)'란 최초
의 근본적인 계획이란 뜻이다. 시작하기 전에 성공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 꼼꼼히 계산해 봐야 하며, 일시적인 상황이나 즉흥적인 감정
으로 무모한 전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경계를 담고 있다. }
[ 1 - 1 ] 전쟁은 나라의 중대사이다
* 손자는 말하였다. 전쟁은 나라의 중대사이다. 사람들의 생사가 달려 있고
나라가 존속하고 멸망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니 마땅히 잘 살펴야만 할 것이다. *
**********
전쟁은 국가와 국가 사이에 벌이는 무력에 의한 싸움이다. 전쟁을 치르
는 나라에게는 더없이 큰 중대사로 많은 사람들의 생사가 걸려 있을 뿐만
아니라, 나라가 존속하느냐 멸망하느냐 하는 중대한 결과가 달려 있다. 따
라서 결코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손자의 전쟁관이 확고하게 담겨
있다.
[ 1 - 2 ] 전쟁을 하기 전에 정확한 상황파악을 하라
* 그러므로 전쟁을 진행함에 있어서 다음의 다섯 가지 일로
병법의 경계 기준을 삼고, 일곱 가지 계책으로 비교하여
그 정세와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
**********
국내적으로는 다섯 항목에 대하여 충분히 따져보고, 대외적으로는 일곱 사
항을 잘 살펴 전쟁 당사자 양국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그 우열을 알아야 한다.
손익도 계산해 봐야 한다. 감정적으로 섣불리 일을 벌여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
도 철저한 기본 조사가 있어야 한다.
[ 1 - 3 ] 전쟁을 수행할 때, 다섯 가지를 염두해 두라
* 첫째는 도(道)요, 둘째는 하늘(天)이요, 셋째는 땅(地)이요,
넷째는 장수(將)요, 다섯째는 법(法)이다.
**********
첫째는 절대로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전쟁 때는 무고한 인명의 희생이 반드시 따르게 마련이지만
그런 희생을 치르고라도 더 나은 인류복지로 향하는 길,
결국은 정의 추구라는 고귀한 가치를 지닌다는 점, 그것이 도(道)이다.
둘째는 하늘(天)이다. 인간은 기상에 크게 지배를 받는다.
자연법칙을 경외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 움직여야 유리하다.
셋째는 땅(地)이다. 이것은 지리조건을 가리킨다.
산악이나 강 등 자연지리학적인 조건을 알아야 전진하고 머무를 것을
결정할 수 있다. 자주 홍수가 범람하는 강 옆에 진을 쳐서는 안 될 것이다.
넷째는 군대를 통솔하는 장수이다. 군대를 지휘하는 수장으로,
오늘날의 리더를 말한다. 기업으로 생각하면 회장, 사장, 중역 등 모든
조직을 이끌어 나가며 지시하는 쪽에 선 사람이다.
다섯째는 법제, 곧 규칙과 질서를 가리킨다. 군대내에서는 모든 병사
들이 일사불란하게 군법에 따라 움직인다.
이 다섯 가지를 알아야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
[ 1 - 4 ] 명분이 있으면 위험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 도(道)라는 것은 백성으로 하여금 군주와 더불어 뜻을 같이하여,
그와 함께 죽을 수도 있고 그와 함께 살 수도 있어, 모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
**********
전쟁에 투입된 군대는 일심동체이다. 삶과 죽음의 공동체일 뿐만 아니라
생각과 뜻도 같아야 한다. 전쟁의 목적이 누구에게도 공감되어 주저없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소나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으나,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 바른 명분이 있으면 목숨도 같이할 수 있다는
각오가 생긴다. 그렇게 마음으로 무장된 군대는결전에 임해서도 뒤로 물러
서지 않는다. 명분을 위해서 정의롭게 죽을 수 있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자기를 희생하여 타인의 복리를 추구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1 - 5 ] 기후와 계절을 적극 활용하라
* 천(天)이란 낮과 밤, 춥고 더움, 맑고 흐림, 계절 등의 시간적
조건을 가리킨다. *
**********
특히 화공법의 경우 바람을 타야만 승리할 수 있다. 바람의 방향을 잘못
잡아 역풍이 불게 되면 불길은 아군을 집어삼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유능
한 장수는 일기의 변화와 기상을 잘 알아야 한다. 계절의 변화에 대한 분석
과 파악, 그리고 전투에 활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역사 속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명장들은 모두 기후와 날씨를 전투에 유익하게 활용할 줄 알
았다.
오늘날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에어컨과 난방기구를 사용하기 때
문에 실내에서 일할 때는 날씨로 인한 영향은 거의 받지 않고 업무에 임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의 건축 현장이라든지 건설 등의 분야에서는 일기와
기후에 영향을 받는다. 기상대에서 미리 날씨를 예측하여 작업의 공정을
결정하는 등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상조건에 민첩하게 잘 대응하는 것도
삶의 지혜로운 방법이다.
[ 1 - 6 ] 지리적인 조건을 잘 이용하라
* 지(地)란 거리의 멀고 가까움, 지세의 험하고 평탄함 지역의 넓고 좁음,
지형의 유리함과 불리함 등의 지리적 조건을 말한다. *
**********
멀고 가까운 거리의 문제, 험하고 평탄한 문제, 많은 군사들의 이동이 가
능할 만큼 넓은가 좁은가의 문제,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는 사지(死地)인가,
아니면 살아날 방도가 있는 곳인가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땅의 지리
적인 이점과 불리한 점을 알고 있으면 전진할 곳과 퇴로도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군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그러
기 위해서는 지리적인 장소나 위치를 아는 지식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전술적으로 유리한 작전을 펼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지를 잘 헤아려야
한다. 그러므로 지식적인 부분 외에 오랜 경험이 주는 장수로서의 육감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땅에 대처하는 육감이라고 할 수 있다.
[ 1 - 7 ] 장수가 갖춰야 할 기량
* 장수는 지모와 신의, 인자, 용기, 위엄을 갖춰야 한다. *
**********
전쟁을 수행하는 장수는 장수로서의 다섯가지 기량을 갖춰야 한다. 대
의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가까운 사이라도 냉정하게 처리하는 공정성과
과단성을 갖춰야 한다.
[ 1 - 8 ] 군대는 탄탄한 조직을 갖추어야 한다
* 법(法)이란 군대의 편제와 군의 직제와 군비 보급을 말한다. *
**********
법을 단순히 군법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법가사상가들은 공평무사
한 법치, 곧 공정한 법의 집행을 역설했다. 군법은 보통의 법보다 훨씬 엄격
해야 한다. 군법이 무너지면 일사불란하게 통솔하기가 어려워진다.
[ 1 - 9 ] 장수라면 이 다섯 가지를 알아야 슬리한다.
* 이 다섯 가지의 기본 원칙은 장수라면 누구나 다 알아야 한다.
이를 참되게 이해하고 있는 자는 이기고 알지 못하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 그러므로 모계로써 다섯 가지 원칙을 비교하여 그 정세를
모색해야 한다. *
**********
장은 공자가 말한 군자(君子)를 가리킨다. 공자가 말한 군자는 백성을 사
랑할 줄 아는 군자이다. 그 어떤 뛰어난 공을 세울지라도 백성 사랑이 밑바
탕에 깔려 있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섯 가지, 즉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에 대한 것을 장수로서
모르는 자는 없을 것이다. 그 참뜻을 진정으로 알고 있는 자는 승리하고, 겉
으로만 알 뿐 참된 이론을 깨닫지 못한 사람은 승리할 수 없다.
[ 1 - 10 ] 승부를 가늠하는 일곱 가지 기준
* < 1 > 말하자면 군주는 어느 쪽이 더 도의적인가?
< 2 > 장수는 어느 쪽이 더 유능한가?
< 3 > 하늘과 땅은 어느 쪽이 유리한가?
< 4 > 법령은 어느 쪽이 더 잘 운용되고 있는가?
< 5 > 군사들은 어느 쪽이 강한가?
< 6 > 병사들은 어느 쪽이 더 잘 훈련되어 있는가?
< 7 > 상벌(賞罰) 체계는 어느 쪽이 분명한가?
이것으로써 병법가는 승부를 알 수 있다. *
**********
혜안을 지닌 병법가라면 이러한 몇 가지 사항만으로도 전쟁의 승부를 예
측할 수 있을 것이다.
[ 1 - 11 ] 병법가의 계책을 경청하라
* 장수가 병법가의 계책을 경청하여, 이것을 활용하면 반드시 승리하고,
병법가는 그에게 머무를 것이다. 그러나 장수가 병법가의 계책을 경청
하지 않고, 이것을 활용안하면 반드시 패하고 병법가는 떠날 것이다. *
**********
군주는 지략이 뛰어난 병법가를 존중하여 전문가의 말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군주가 병법가를 무시하고 그의 조언도 권력으로 누르려고만 하면
군주는 인재를 잃을 수밖에 없다. 인격적으로 대해 주고 그의 계책을 귀 기
울여 듣고 따른다면 전쟁에서도 승리하고, 자기를 알아주는 군주 곁에 인
제들은 머물면서 계속 돕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군주는 병법가의 계책
중에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판단 능력이 있어야 한다.
[ 1 - 12 ] 세운 계책을 유리하게 활용해야 한다
* 세운 계책이 유리함을 헤아려 장수가 이를 잘 활용하면, 곧
형세를 유리하게 만들어 이로써 그 밖의 것을 도울 수 있다.
형세라는 것은 실리(實利)로써 살권을 만드는 것이다. *
**********
이익과 해로움을 따져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전혀 다
른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만나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고, 또 적절한 방향
으로 응용할 수 있다. 하나의 커다란 태세, 즉 사물의 진수를 알게 된다면
응용 변화하는 형세에 부딪쳐도 자유롭게 처리할 수가 있다.
[ 1 - 13 ] 탁월한 방법은 속이는 방도에 달려 있다
* 병법은 일종에 속임수이다.
그러므로 능하게 할 수 있으나 능하지 못한 척하고,
쓰고 있으면서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가까우나 멀게 느끼게 하고 멀지만 가깝게 느끼게 한다. *
**********
단순히 글자 그대로 해석하여 적의 뒤통수를 친다거나 야습, 기습을 병
의 상도라고 본다면 잘못이다. 따라서 전쟁이나 사업에 있어서 정
석 그대로 외곬으로 진행되는 경우란 거의 없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그런 상대나 경우를 만났을 때 정석
과 같지 않다고 따지고, 약속이 틀리다고 항의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다. 만약의 경우, 뒤의 뒤까지 생각해서 그와 같은 역수전법을 당
하더라도 바로 대응할 만한 재량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 1 - 14 ] 적이 강하면 피하고, 적을 교만하게 만들라
* 적에게 이익을 줄 듯이 하여 유인하고, 혼란스럽게 하여 공격한다.
적이 충실하면 대비를 잘하고 막강하면 피하며, 성나게 하여 그르치
게 하고, 자신을 낮추어 적을 교만하게 만든다.
적이 쉬려고 하면 수고롭게 하고 친하면 이간시킨다. *
**********
큰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나누어 상대에게 주어야 한다. 또 상대방의 약점을 노리고 배후에서 교란의 손을 뻗쳐 상대방의 상
태를 혼란시켜 놓은 다음에 기회를 틈타 공략하는 교란전술을 써야 한다.
적군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때에는 일단 맞서서 대적하는 것을 중지하고. 한 걸음 물러나 호흡을 가다듬고 형세를 주시해야 한다. 상대의 우세
가 드러나면 접전을 피하고 기회를 엿보는 것이 지혜이다.
[ 1 - 15 ] 적군의 허를 찌르라
* 대비가 없는 곳을 공격하고, 뜻하지 않았던 곳을 공격한다. *
**********
적진의 동정을 낱낱이 알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기습공격이다.
상대가 방심을 하여 군세가 해이해져 있을 때, 그 틈을 노려 재빨리
공격해 들어간다. 설마하고 마음놓고 있을 때 허를 찌르는 것이다.
아군의 동정만큼 상대를 알 수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이다.
집중하여 괸찰하면 아무리 완벽한 진를 구축했다 하더라도 작은
틈을 발견할 수 있다. 아군에게도 빈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
방의 빈틈을 노리는 그 방식 그대로 철저하게 틈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방의 약점은 내게도 있다는 것을 알아서 대비해
야 한다.
[ 1 - 16 ] 승리의 비결은 말로 전수하기 어렵다
* 이것이 전쟁에 능한 자의 이기는 방법이며, 미리 전해 주기는 어렵다
**********
위의 여러가지 전법은 적에게 승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전투는 유동적이어서 상대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상황을 타개할 묘책은 즉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경험
과 깊은 지식, 병법가의 조언 등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기본이 되는 전술을 지키면서, 그때그때의 상황을 파악하고 재빠
른 방어와 공격의 변화를 주어야 한다.
[ 1 - 17 ]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
* 무릇 싸우기 전에 작전 회의에서 미리 비교 검토해 보아서 우세한 자는
승산이 많고, 싸우기 전에 작전 회의에서 비교 검토해 보아서 지는 자는
승산이 적다. 승산이 많으면 이기고, 승산이 적으면 진다. 하물며 승산이
없으면 어떻겠는가 병법가는 이것으로써 살펴서 승부를 예견한다.
**********
크고 작은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작전 회의를 거치게 된다.
작전 회의에서 상대보다 뒤지는 점이 여러 곳 드러난다면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기가 어렵다. 손자는 실전을 해보지 않더라도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승패의 귀결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작전회의만으로도 단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에 지혜를 더해 만전을 기하고 이길 승산이 있을 때 실전에 돌입해야 한다. 준비가 부실하면 실전에서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이
생기게 될 것이다.
********************************************
【 전쟁의 책략과 고사 】
********************************************
【 1 】 살수대첩
~ ' 치고 빠지는' 전술로 적군을 유인하다 ~
612년 1월 북경 지역을 출발해 요하를 건넌 수나라 대군은 같은 해 4월 하순부터 고구려의 서쪽 방어선인 요동성을 포위하고 공격을 퍼부었으나,
쉽사리 성을 함락시키지 못했다.
수나라 양제가 이끄는 대군에 규모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육군 113만 명과 해군은 7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전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수 양제는 30만 5,000명의 별동대를 구성해, 평양성을 직접 공격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별동대는 우문술과 우중문이 이끄는 육군 정예부대로 구성됐다.
이에 고구려군의 총사령관인 을지문덕 장군은 원정길에 오른 적군의 약점을 이용해 초기에 정면 대결을 벌이는 대신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며 이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이들이 야영 준비를 할 때마다 공격했다가, 추격해 오면 계속 후퇴를 거듭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평양성에서 30리 거리까지 접근했을 때 수나라 별동대는 이미 심리적으로 지쳐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한 사람당 100일 분량의 군량미를 직접 운반해 오던 별동대 군사들은 거듭되는 전투와 행군에 지치는 바람에 이를 땅에 묻거나 버려 나중에는 굶주림에 시달렸다.
해군의 패배로 보급선마저 끊어져 상황이 호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적의 상황을 정확히 꿰뚫은 을지문덕 장군은 수나라 진영에 거짓으로 항복 의사를 밝히고, 퇴각의 구실을 만들어 주며 고도의 심리전을 펼친다.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오언시를 지어 보낸 것이 이때다. [삼국사기]<열전 - 을지문덕전>에 기록된 ( 여수장우중문시 )는 다음과 같다.
신묘한 계책은 천문을 궁구하였고,
기묘한 계획은 지리를 통달하였구나
싸움마다 이겨 공이 이미 높았으니,
족한 줄 알면 그만 둠이 어떠리.
겉으로는 적장인 우중문을 칭송하며 철군의 명분을 만들어 주면서도, 은근히 그를 희롱하는 내용이다.
드디어 수나라군은 요동으로 후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을지문덕 장군은 이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다. 고구려군은 처음에 퇴로를 열어 주었다가 적군이 살수를 건널 때 총공세를 벌여 이들을 궤멸시켰다.
30만 5,000명의 수나라 병사 가운데 압록강을 넘어 요동 지역까지 살아서 돌아간 이는 2,700명에 불과했다. 세계 전쟁사에서 보기 드문 대승리였다. 이것이 살수대첩이다.
고구려의 수도인 평양성을 치려던 수나라의 계획이 살수대첩으로 인해 수포로 돌아간 것은 물론, 그 후유증으로 수나라는 결국 내분과 멸망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출처] 한국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청아 출판사)
【 2 】고육계
~ 나의 몸을 상하게 하여 적을 속인다 ~
고육계란 자기 몸을 학대하여 적으로 하여금 진짜로 믿게한 다음 반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전쟁에서 적이나 상대를 속이기 위해 제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꾸며내는
고육계에 자원하는 부하나, 또는 자기가 속한 조직이 위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갖 고초를 감수하고 헌신을 자원하는
구성원은 투철한 충성심과 사명감이 불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고육계의 대표적인 일화로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주유와 황개를
들 수 있다.
조조는 백만 대군을 일으켜 형주에서 유비군을 격파하고 적벽강을
경계 삼아 유비군과 손권군의 연합군과 대치를 하고 있었다. 이때 오
나라의 총사령관이자 대도독이었던 주유는 조조의 대병력를 상대로
오나라 군사를 어떻게 운용해야 조조에 대항할 수 있을지 계책을 세우
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특히 주유는 조조의 진영에 수전에 능한 총사령관으로 채모가 있던 것을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마침 조조가 주유와 동문수학한 적이 있는 장간을 간자로 보냈다. 주유는 장간을 보자 채모를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는 장간이 거짓 서찰을 일부러 보도록 하여 채모가 동오의 첩자라고 거짓으로 속여서 채모를 죽이는 데 성공한다.
주유의 반간계 계략에 빠져 채모를 죽인 후 늦게 속은 사실을 알고 크게 후회한 조조는 채모의 두 동생을 설득, 회유하여 오나라에 거짓으로 항복시켜 첩자로 주유에게 보내게 된다.
물론 주유는 그들이 첩자인 줄 알았지만 이번에도 이들을 역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모른 척 한다. 이번에는 그의 부장인 황개와 함께 이번 전투를 승리하기 위한 계략으로 '고육계'를 쓰기로 합의를 한다.
주유와 황개는 이런 고육계를 성공시키기 위해 채중, 채화 형제도 참여하는 참모회의를 열었다. 이때 황개는 조조의 백만대군에 비하여 오의 병력은 보잘 것이 없으므로 항복을 해서 살길을 도모해야 한다며 주유를 향해 큰소리로 화평론을 개진하였다.
싸움을 눈앞에 두고 항복하자는 황개의 말에 주유는 버럭 화를 냈다. 그러나 황개는 거듭해서 항복을 하자고 주유에게 권했고, 주유는 노기등등해져서 황개를 형틀에 묶고 곤장 백 대를 쳤다. 주유와 황개는 이 고육계를 성공시키기 위하여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실제로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리고 맞았다.
그날 밤 만신창이가 된 황개는 그의 부장인 감택을 시켜 투항문서를 작성해 조조에게 전달하였다. 황개가 억울하게 주유로부터 곤장을 맞았다는 사실을 이미 채씨 형제의 보고로 알고 있었던 조조는 황개의 투항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약속한 날의 밤에 황개는 기름을 잔뜩 실은 투항선단을 이끌고 조조의 대선단 앞에 나타나 빠른 속도로 조조군의 전투함 선단를 들이받았고 기름에 불을 붙여 조조의 대함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동시에 오와 촉 연합군은 총공격하여 조조의 군사들을 죽이며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렇게 고육계로 적벽대전을 승리한 오나라의 손권은 강동의 땅 대부분을 차지했고, 유비는 형주를 얻어 촉나라를 세우는 데 기초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출처] skh 2342님의 블러그(상민짱짱)
【 3 】 소리장도
~ 상황을 타개할 묘책은 즉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
송나라 조위는 어느 날 전장에서 전쟁에 겁을 먹은 아군 병사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적군 쪽으로 도망쳤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걱정 말게. 그들은 모두 내가 지시한 대로 행동한 것뿐일세."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군은 도망쳐 온 병사들을 의심하여 모조리 목을 베었다고 한다. 이것이 '소리장도'의 한 예이다. 웃는 마음속에 칼이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웃고 있으나 마음속에는 해칠 마음을 품고 있음을 이른다.
' 아, 정말 무서운 사람이구나! 도망칠 생각을 말아야겠다.'
이 일을 본 병사들은 도망칠 생각을 버리고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되었다.
【 4 】 사면초가
~ 이길 승산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 대업을 이루다 ~
초나라의 항우는 초를 멸망시킨 진에게 복수를 펼치고 싶은 마음이 강했으며, 역사를 되돌려 진나라 통일 이전의 사회로 복귀할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그는 공신들에게 전국을 나누어주었는데, 시대를 역행하는 그의 논공행상적인 영토 분배는 매우 무원칙한 것이어서 커다란 불만을 샀다. 제후왕들의 불만은 각지의 반란으로 표출, 그를 위기에 몰아넣었다.
특히 척박한 땅을 받은 유방의 불만은 대단한 것이었고, 때마침 항우가 초의 의제를 살해하자 명분을 얻은 유방은 행동을 개시했다.
사실, 항우와 유방, 즉 초와 한 사이에 3년이 넘는 대결에서 항우군의 무공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보급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고, 후방기지의 건설에 실패한 항우는 점차 열세에 놓이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힘만을 믿고 주위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많은 인재를 잃었다. 유방의 명장 한신도 항우의 휘하에 있었는데, 그를 얻은 유방은 위기를 극복, 항우군에 마지막 쐐기를 박기에 이르렀다.
마침내 해하에서 겹겹이 포위된 항우의 귀가에 사방으로부터 초나라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것이 '사면초가'라는 고사의 유래이다.
4주만에 포위망을 극적으로 탈출,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향 마을 앞에 선 그는 마침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신의 목은 한군의 투항한 고향
친구 여마동에게 주었다. 그의 나이 32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