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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비몽사몽간에 눈을 떠보니 7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놀랬던지..^^;; 7시30분쯤이면 아파트앞으로 차가올텐데..
얼른 준비해서 큰도로로 나가 신평에서 1공장을 경유해서 오는 봉고차에
탑승했다. 웬 봉고차냐구요??
이번산행엔 인원이 너무 적어 대형버스는 무리이고 어쩔수없이 15인승 봉고를 렌트할수밖에 없었다.인원은 11명..철현이 친구 비회원한명 참석하고 나머진 회원들이다
형석선배님께서 운전하시고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차안은 경주언니와 나의 말소리만 들릴뿐 모두들 잠에 빠져 버렸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가 한산하기만한 고속도로를 계속달리다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길다는죽령터널을(4.6Km)을 지나 충북 단양으로 접어드니 창밖은 온통 하얀눈으로 덮혀 있었다
경주언니와 난 눈을 처음보기라도 하듯이 얼마나 좋아라 했던지..*^^*
단양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아까보다 눈이 더 많이 온다..
근데. 눈보다 더 반가운 분들을 여기서 만나게 될줄이야..등산학교 동기인 분임언니,인수오라버니(부부임다)...어찌나 반갑던지..
그분들 일행은 선자령옆 제왕산 산행하신단다
반가운 마음으로 다시 강원도로 출발!
한참을 달렸다.. 근데 어째 이길이 아닌듯..
길을 잘못접어들었나보다 계속가다간 동해가 나올것 같은데..^^
다시 차를 돌려 11시 45분..지금은 폐쇄된 대관령(하)휴게소에 드디어 도착
동기분들은 벌써와 산행준비를 마치고 왜이렇게 늦었냐고 묻는다^^;;
역시나 이곳은 살을 에이는듯한 찬바람과 약간의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모두들 단단히 산행준비하고 12시00분 선자령 산행시작!!
난 다른때완 달리 첨부터 스패츠,아이젠 모두 착용했다
원채 미끄러지기 선수(^^)인데다가 산행도중에 아이젠 착용하기란 쉽지 않다는걸 알기땜에..춥기도 하고...
20분쯤 올라서서 KT송신탑(?)을 지나 선자령 2.8Km남았다는 갈림길을 지났다
외길이라 한사람씩 지나가야하는 약간의 불편함도 있었다
온산이 눈으로 덮혀 있었지만 무릎까진 쌓여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깨져버리고..
그래두 올겨울들어 눈산행은 처음이라 기분은 좋다
영하권의 날씨속에서도 산을 찾은 사람들은 많았다
가족단위로..아이랑 손잡고 온사람들도 보이고..
길이 미끄러워 몇몇은 아이젠 착용하고, 하산하는 분들께 물어보니 정상에서도 바람이 엄청 분다고 한다.. 12시45분. 중턱 쯤일까 선두와 만나 모두 휴식.
사방은 눈보라땜에 온통 하얗다. 간식을 챙겨먹고 다시출발!
바람은 많이 불지만 다행히 가파른 코스가 아니라서 힘들진 않았다. 산책길 정도라고 할까..꽃피는 봄에 오면 정말 좋을듯^^...1시간정도 올랐을까 좌측은 온통 백색 벌판이고 그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쎈지 이름그대로 칼바람 이었다. 고개를 돌릴수도 없고.아마 가만히 있으면 바람따라 날아가버릴것이다
하산하는 꼬맹이와 부모님을 봤는데 부모의 열정이 대단하다 싶다
이렇게 추운날..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듯 보이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산행하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닐텐데..아마 아이 부모님도 젊었을적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산에 오르지 않았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어느새 우린 정상을 밟았다..도착시간 1시45분..
우와..~~ 소백산 다음으로 바람 많이 부는것 같다
사방이 트였기땜에 불어오는 바람으로 가만히 서있기 조차 힘들었다
단체 사진과 개인사진만 겨우찍고 곧바로 하산!!
정상아래엔 어느산악회에서 왔는지 모두들 점심을 먹고 있고 우리도 길아래로 내려가 차가운 김밥에 컵라면으로 배을 채웠다
얼마나 추웠으면...진덕씨를 보고 얼마나 안쓰러웠던지..
사실 더 웃겼지만^^(죄송)
아주 심~하게 떨면서 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불쌍해 보이던지..그대로 얘기해줬더니 진덕씨도 자기가 넘 불쌍하단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20여분의 중식시간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하산시작!!!
이번산행은 봉고를 렌트해왔기 땜에 어쩔수 없이 원래 기획과는 다르게 원점 산행이다. 다시 올라왔던 길을 내려가야된다..
살벌한 바람뿐인 백색 벌판을 다시 지나가야되다니..
아까보다 바람이 더 심하게 불어온다..
꼬맹이들 이바람에 잘 버티고 내려갔는지 모르겠다.우리도 버티기 힘든데..
시간은 3시가 넘어가고 있고 중턱쯤내려와 이 추위에도 모두 사진한장씩은 남길려고 눈에 잠겨버린듯한 아래 강릉시를 등지고 열심히 사진 찍는다
하산시간도 역시나 짧다....우람해 보이는 "한국 공항공사 강원 항공무선 표지소"(길죠^^)를 지나 기상 관측소를 끝으로 산행은 마무리 되었다
어느분의 말씀대로 눈산행이라기보다 바람산행이었던것 같다
눈과 바람에 휩싸인 선자령을 뒤로하고 구미로 출발!!
올때와 마찬가지로 형석선배님께서 운전대를 잡으셨다..많이 피곤하실텐데..
적은인원이지만 분위기 만큼은 그 어느 산행때보다 좋아 풍족했던 술과 안주들이 금방 동이나고^^ 철현이 친구 문이혁씨의 재치있는 말주변에 모두들 배를 잡고 넘어갔다. 장장 4시간이 넘게 달려서 구미에 도착했고..이젠 좀 질린듯(?) 싶은 복어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새해 첫산행을 마무리지었다
선자령...소백산처럼 여름에도 정상쪽엔 바람땜에 추울것 같다
그리고 첫갈림길에 "아름다운 조림지"라고 전나무,분비나무,산철쭉등..어린나무들을 심어놓았던데 내년봄이면 이쁘게 핀 철쭉을 볼수 있지 않을까..
다시 갈수있는날을 기대하며..산악인 여러분 올한해도 건강하시고 산에서 자주 뵐수 있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