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고리 수리 받으세요
다른 쪽 신발 끈·고리 걸려 엉켜 넘어지는 사고 많아
7개社 45만 켤레 무상수리 ( 9.12 조선일보)
노스페이스 등 7개 유명 등산용품 브랜드가 그동안 판매해온 등산화 최대 45만 켤레를 무상으로 수리해주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노스페이스·라푸마·밀레·블랙야크·K2·코오롱스포츠·트렉스타 등 7개 업체에 등산화의 끈을 고정하는 부품의 디자인이 부적절해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며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여 무상으로 수리해주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치로 무상 수리 대상이 되는 등산화는 최대 45만 켤레로 추산된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최근 1년 안팎 정도까지 판매된 상당수 등산화가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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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등산화의‘ㄷ’자형 고리(맨 왼쪽) 때문에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유명 등산화 업체 7곳이 고리 끝을 둥글게 오므린 형태(가운데)나 폐쇄형 고리로 무상 수리해 주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문제가 된 부품은 등산화의 발목 부위에서 끈을 고정하는 'ㄷ'자형 철제 고리다. 발목 부위를 감싸는 형태의 등산화는 쉽게 신발을 벗을 수 있도록 통상 'ㄷ'자 모양의 걸고리를 가장 위쪽에 1~2개씩 사용해 왔다. 이기헌 소비자원 연구위원은 "문제는 등산을 하다가 벌어진 'ㄷ'자 고리의 틈으로 다른 쪽 신발의 끈이나 고리가 걸리면 발이 엉키면서 넘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고리는 강도가 약한 철제로 제작돼 착용 중에 'ㄷ'자의 끝이 벌어지기도 해 더 위험하다.
실제로 소비자원에 접수된 등산화 관련 안전사고 가운데 21%가 이 같은 'ㄷ'자형 고리 때문에 발생했다.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최근 업체들은 고리 끝 부분을 안쪽으로 둥글게 오므려 디자인을 바꾸거나, 아예 폐쇄형으로 교체했다. 또 쉽게 구부러지지 않도록 강화 철제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전에 판매된 제품들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7개 업체는 이번에 소비자원 권고를 받아들여 이미 판매한 등산화도 소비자가 원하면 안전한 형태의 고리로 무상 교체해 주기로 했다. 수리를 받으려면 해당 업체의 애프터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거나 판매 대리점에 문의하면 된다. 다만 일부 제품은 고리가 겉감에 깊숙이 박혀 있는 경우가 있어 교체하는 과정에서 수리한 흔적이 남을 수도 있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