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이의 임용고사, 상연이의 대학 합격자 발표,,
이번 겨울방학은 아슬아슬함의 연속이다.
그러나 단 며칠만이라도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건 인지상정...
생각하지 않은 복은 오지도 않는단다.
두 아이 모두의 행운을 확신하며 또한 감사드리며 여행길에 올랐다.(감히...)
모든 수다에 참여하며,, 온갖 여유로움을 즐기며 다른 사람도 편하게 하는 베스트드라이버
은미나 왕언니가 없으면 이런 여행은 꿈엔들 생각하리...
늙어서 힘 닿는데까지 여행운전은 책임지겠다며,,, 말뿐이라도 감사하다 ^^*
첫번째 여정인 담양 죽녹원,,,
사각사각 대숲소리,,, 음이온을 방출해서 또한 건강에도 좋단다.
죽림욕을 하기로 하고 운수대통길을 산책했다. 올해에는 운수대통하길 간절히 바라며,,,,
담양의 밤하늘은 전국에서 가장 깨끗하단다. 대나무의 광합성 덕택이란다.
밥집 이름이 좋다
"박물관 앞집" 대통밥으로 남도 음식의 순례는 시작되었다.
영화촬영지의 단골인 담양 메타세과이어길,,
네명의 철없는 아낙네들은 3인승 자전거를 빌려타고 체험관광을 하기로 했다.
다리는 아팠지만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을 알고 있기에....
소쇄원에 얽힌 유래가 재미있다.
나무로 불을 땐 뜨끈뜨끈한 제월당에 들어가 앉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말해주는 문화해설가의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양산보는 스승인 조광조의 권력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낙향하여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자연속에서 살면서 그의 호인 소쇄옹에서 유래한 '맑고 깨끗함'이란 뜻을 지닌
소쇄원이란 멋진 정원을 지어 놓고 다른 문중으로 넘어가는 것을 싫어하여
자손들에게 ‘팔지 말 것, 상함이 없도록 할 것’을 유언을 남겼단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정말로 어떤 아저씨가 15대손인 갓난 아이를 안고 방안으로 들어오지 않는가!
똑같은 인간이지만 양산보의 자손이 눈앞에 있으니 신기했다.
지금까지 자손들이 소쇄원을 지키고 살고 있단다.
이런 것이 여행의 묘미인가 싶다. ^^*
첫날의 여행 마지막 장소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어촌체험 관광마을인 와온마을이 있는 순천만으로 달렸으나
컴컴하여 구경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대궐같은 '예당'이라는 전통찻집에서 대추차와 오미자차로 달랬다.
적당한 민박을 구하지 못해 결국은 담배냄새 지독한 순천역앞의 한 모텔에서 묵어야 했다.
왕언니가 생각나더구만,,, 연락했으면 우체국 수련원을 구해주었을려나???
이튿날
순천만 연안습지를 가기 위하여 모닝커피 한잔이 생각나,, 순천만 연안습지 바로 앞,,,
도솔갤러리가 반겨주었다. 팬션도 있고 커피숍도 있고 갤러리도 있고,,,,
모든 것이 겸비된 이 곳을 이제야 찾다니,,, 어제의 모텔을 생각하면 분하기 짝이 없다.
순천만 탐사선을 타고 물길여행이 시작되었다. 군데군데 앉아있는 청둥오리, 흑두루미등 겨울철새...
갈대숲을 지나 용산전망대에서의 s자 물길, 칠면초등,,,,
꼬막의 고장 벌교가 근처에 있어 점심은 국일식당(태백산맥에서의 술도가자리)에서 꼬막정식을 시켰다.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으로 전국으로 그 맛이 알려짐에 따라 국민의 입맛을 사로 잡은 꼬막은
꼬막무침, 꼬막탕, 꼬막회, 꼬막전 등 요리의 종류도 다양하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탄성의 연발이었다.
가까이 있는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의 현부자네집을 보니 정하섭과 소화의 사랑이야기가 떠올랐다.
화장실 제목이 특이했다.---버리고 기쁨을 얻는 곳,,, 그럴듯하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강진으로 향했다.
영랑생가와 금서당,, 급하게 보고 다산초당으로 돌린 때는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컴컴해지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헉헉거리며 20분정도를 한숨에 올라갔다.
정약용의 유배지,,, 고즈넉한 산사에서 실학을 집대성한 곳,,,
밤길을 헤쳐가며 바쁘게라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2번째 숙소는 그리니의 친절한 안내에 한옥민속촌인 거목장에서 묵게 되었다.
주인집 아저씨의 친절한 배려로 해남고구마를 직접 구해 닦아서,,,쪄서 주시는 ,,,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한옥이라 위풍이 심했으나 바닥은 산후조리를 할 만큼 온몸을 불태웠다.
이튿날 일어나니 주인집 아저씨가 안내해주셔서 먹으러 간 식당도 밥맛이 끝내줬다.
원래 잘 먹는 바람결이지만 한 그릇 반이나 먹었다,,
나만 먹은 것이 아니라 내친구 은미도 똑같이 나누어 먹었으니
맛있긴 맛있었나보다....
세기말에서의 두륜산 여행에서는 비가 와서 안타깝게 케이블카를 못타보았기에..
이번에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길다는 케이블카를 꼭 타보고 싶었다.
tv의 "있다 없다"에 나온 대한 민국 지도 모양의 풍광,,, 전망대위의 고계봉,, 등
아웅다웅하는 세상사가 왜 이리 하찮아보이는지... 도 닦고 내려왔다.
그릇이 크고 중심잡힌 사람은 남들의 말에 현혹되지 않는다
자기가 살아가는 곳에서 주인이 되며
그가 사는 곳이 참됨이 되니
남들에게 휘둘리지 마라 --임제록(절집 앞 곳곳에 좋은 글귀가 있다)
네네,,, 휘둘리지 않겠습니다. 다짐을 하며,,,
여행 마지막 날이라는 것도 아쉽고....
올라오면서 고창 선운사의 동백꽃이 궁금하여,,, 풍천장어가 궁금하여 들렀다.
역시 변하지 않고 그자리에 있더구만,,,,,
첫댓글 얌전히 집에 처박힌지 몇일이라고 설준비로 한가할 틈도 없건만 역마살이 도진다,내맘에 한점 추억으로 남아있는 남도
조~~~~오타 !! 그립다!! 가고싶다!! 남도....올 여름엔 남도기행 어때요? 그자저나 어지간히도 싸돌아 다니십니다요. 웬일로 28.29.30.31일 4일간 모두 시간이 있다는건지.... 정은이 상연이 합격발표날때까지 칩거???
바람결님의 여유로움에 감탄이 절로... 저절로 오는 여유로움은 아니겠지만 모든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아닐까요?그래서 한편으로는 부럽고 부럽습니다. 밥상을 차려줘도 준비가 안되서 먹지 못할텐데....남는 것은 추억뿐이라던데 나중에 나는 무슨 추억을 생각하며 살려나.....방콕해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잠자고 운동하고(쫌 지겹다 보는 사람도 그럴텐데) 그래도 이렇게 생긴것을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