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길 만들기’ 열풍…한국 길 모임 결성

[김성철]

전국은 지금 ‘길 만들기’ 열풍…한국 길 모임 결성

정부차원 문화생태탐방로 추진
민간선 전국단위 인프라 움직임
온라인모임·전문여행사도 등장

조각보 같은 다락논 등이 인상적인 지리산 둘레길

맨발로 걷기 좋은 문경새재길

조랑말과 야자수를 보여주는 제주 올레길

24기의 풍력발전기 사이로 조성된 블루로드

섬진강 걷기 구간 중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을 가진 임실군 덕치면 천담리 구담마을 느티나무

강원도의 대표적 도보길인 강릉 바우길 중 대관령 옛길 구간

부산의 갈맷길 중 광안리에서 자성대로 이어지는 이기대 갈맷길

흡사 남해 다도해를 연상시키는 선유도 구간이 포함된 새만금길

전국 각급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걷기 코스 만들기에 올인중이다.

그들은 명산이나 명소를 축으로 걷기길을 뚫는다. 지원해주는 정부 부처도 여러 갈래다. 크게 문화관광부, 국토해양부, 산림청 등이 있다. 걷기길은 다양한 기관단체가 주도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걷기문화를 이끄는 동호회, 법인 등이 봇물 터지듯 등장하고 있어 외부에서 보기엔 난맥상 구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의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남해의 바래길을 비롯한 전국의 걷기길 관련 모임체 20여 개가 ‘(가칭)한국 길 모임’을 결성했다. 전국 단위의 걷기인프라 창구가 일원화 될 수 있는 교두보를 겨우 확보한 상태다.

문화관광부 관광진흥과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문화생태탐방로(현재 29개 1천260㎞ 코스 확보)를 만들고 있다. 지난 8월 문을 연 <사>한국의 길과 문화(이사장 김주영)는 문광부 프로젝트를 이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라산 중턱을 한바퀴 도는 한라산 둘레길 제1구간도 개통식을 가졌다. 해발 600∼800m 한라산 중턱을 한바퀴 도는 약 80㎞ 가운데 서귀포시 법정사에서 서호동까지 9km 구간. 이 길은 지리산둘레길과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에 이어 산림청이 세번째로 추진하는 숲길이다.

걷기연맹은 걷기를 하나의 운동 개념으로 접근, 전국적인 모임을 형성하고 있다. 이밖에 다양한 온라인 걷기 동호회도 활발하게 움직인다. 4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한 ‘인생길따라 도보여행’을 비롯, ‘발견이의 도보여행’, ‘나를 찾아 떠나는 도보여행’, ‘유유자적’, ‘아름다운 도보여행’, ‘산들걷기’, 이밖에 ‘걷기클럽’은 네이버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길 걷기 전문 여행사 블루라이프(www.hibluelife.com)도 생겨났다. 그럼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걷기길은 어딜까. 한데 모아 봤다.

◆걷기 돌풍의 원조 지리산 둘레길

6년전 지리산 실상사를 축으로 걷기 운동이 일어났다. 이 길은 전북·전남·경남 등 3개 지역에 걸쳐 있는 5개 시·군(남원·구례·하동·산청·함양)의 80여개 마을을 잇는 300여㎞의 장거리 도보길. 현재 70㎞에 이르는 5개 코스를 개통했다. 1코스는 전북 남원시 주천∼운봉, 2코스는 남원시 운봉∼인월, 3코스는 남원시 인월∼경남 함양군 금계, 4코스는 함양군 금계∼동강, 5코스는 함양군 동강∼산청군 수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구간은 2013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제주 올레길

제주 올레길의 ‘올레’는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의 방언. 큰 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로 고샅쯤으로 보면 된다. 2007년 9월 제1코스가 개발된 이래, 현재 23개 코스가 있고 코스는 평균 14㎞. 올레길의 모든 코스에서는 그 마을에 사는 올레지기가 있어 길을 안내하거나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영남 옛길

영남 옛길은 모두 6개가 있다. 고령 예던길(우곡리 들꽃마을∼개경포나룻터), 영주 소백산자락길(금계리∼소백산자락길걷기), 안동 퇴계오솔길(도산서원∼도산9곡∼청량산), 문경새재(문경새재∼조령1관문∼조령2관문∼조령3관문∼화천리), 울진 십이령(울진 부구리∼봉화장) 등이다. ‘퇴계 오솔길’은 도산서원에서 청량산까지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퇴계가 즐겨 다니시던 사색의 길이다.

◆영덕 블루로드

블루로드는 3개 코스 50㎞다. A코스는 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에서 시작해 고불봉, 풍력발전단지,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빛의 거리, 해맞이공원까지 이어지는 17.7㎞, B코스는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석리, 대게 원조 마을인 차유마을, 죽도산을 거쳐 축산항으로 이어지는 15㎞. C코스는 축산항에서 시작해 목은 이색 산책로, 괴시리 전통마을, 대진해수욕장, 고래불해수욕장 등으로 이어지는 17.5㎞ 구간. A코스의 고불봉에서 풍력발전단지 구간이 잠시 산길과 내륙으로 이어져 있을 뿐 다른 구간은 호젓한 어촌마을의 풍경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다.

◆섬진강 천담리길

섬진강은 국내 강 가운데 가장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세상에서 가장 서럽고도 아름다운 강’이라고 극찬한 김용택 시인의 고향은 임실군 덕치면 진뫼마을, 김 시인의 고향을 포함해 임실군과 순천군의 경계에 있는 구담리와 천담리 구간은 그동안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가 영화 ‘아름다운 시절’, 임권택 감독의 ‘춘향전’, 드라마 ‘허준’ 등을 통해 알려진다. 특히 덕치면 구담마을의 외딴 느티나무 한 그루 그늘에서 보는 섬진강을 ‘섬진강 미학의 백미’라 여기는 도보객들이 줄을 잇고 있단다. www.hibluelife.com

◆부산 갈맷길

모두 21개 코스다. 기존 길을 연장했다. 총연장 302㎞. 종류는 해안길 6개 코스, 강변길 4개 코스, 숲길 8개 코스, 도심길 4개 코스. 자갈치역~영도다리~남항대교~백등대~부산공동어시장~자갈치시장으로 이어지는 ‘부산포흔적길’은 여느 길과 달리 도심 풍광을 푸근하게 느낄 수 있는 코스다.

◆강릉 바우길

17개구간, 총연장 250㎞. 백두대간도 지나간다. 대관령 옛길, 그리고 사천 사기막 마을 등 오지 산골도 통과한다. 사천 진리, 주문진, 경포대, 남항진, 정동진, 50여개의 커피숍이 촌락을 형성한 안목 해안을 비롯한 바닷가 마을도 향긋하게 지나갈 수 있다. 바우길은 해발 1천100m 이상 고산지대부터 옛길, 중산간 농촌마을, 어촌마을, 그리고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해수욕장 길까지 망라한 게 특징이다. www.baugil.org

◆군산 구불길

일본강점기 당시 지어진 건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도시 중 한 곳이 군산. 모두 7개 코스가 있으며, 총연장 147㎞. 구불 6길에는 ‘탁류’란 소설을 지은 채만식 선생의 소설 현장을 도보길로 엮은 게 특징이다. 세계 최장 33.9㎞ 가운데 새만금 방조제를 포함 37.5㎞를 걷는 ‘새만금길’도 특색이 있다. ‘달밝음길’에선 TV에 자주 등장하는 경암동 철길, 월명 호수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네이버 창에서 ‘군산문화관광’을 치면 상세 정보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