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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크메르의 세계'가 기획한 <21세기 대중음악 사전>을 구성하는 항목으로서, <위키피디아 영문판>의 해당 항목을 '크메르의 세계'가 한국어로 번역한 후 동영상 등을 추가하여 편집한 것이다. (초역: 2016-1-21, 개정판: 2016-4-10)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1) - 개요 및 역사
(사진) '레개'의 상징적 존재, 밥 말리의 1980년 라이브 공연 모습. 그의 드레드락(dreadlocks: 레개 머리) 헤어스타일은 자신의 종교였던 '라스타파리 운동'의 관습에서 유래했다. 밥 말리는 라스타파리 운동의 분파인 '이스라엘의 12지파'(Twelve Tribes of Israel) 종단 소속이었다. 라스타파리 신도들 중 남성들은 드레드락 스타일의 헤어스타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들은 독특한 디자인의 모자를 착용해 모발을 감춘다. 통상 '라스타파리 운동'(Rastafari movement)이라 불리는 종교 안에는 여러 분파들이 있고, 심지어는 미국 흑인 청소년의 서브컬처 문화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종교는 '흑인 민족주의', 에티오피아 마지막 황제였던 하일레 셀라시에 1세(Haile Selassie I)의 개인 숭배, '극단적 평화주의' 등이 결합된 기독교의 분파이다.
'레개'(reggae, 레게)는 1960년대 말 자메이카(Jamaica, 자마이카)에서 시작된 음악 장르이다. 이 용어는 또한 자메이카의 현대 대중음악 및 자메이카 출신 디아스포라(diaspora: 해외 거류민)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된다. (주1) 때때로 '레개'라는 용어가 자메이카의 댄스 음악 대부분을 총칭하는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광의), '레개'라는 용어는 특정한 음악 스타일을 지칭하는 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협의). 그 경우 '레개' 음악은 자메아카의 멘토(mento) 장르 및 --- 카리브해(Caribbean) 지역, 특히 트리니다드 토바고(Trinidad and Tobago)에서 기원된 --- 칼립소(calypso) 장르에 영향을 받는 동시에, 미국 리듬 앤 블루스(알앤비, R&B, RnB) 및 재즈(jazz)에도 영향을 받은 음악을 일컫는다. 그 중에서 특히 패츠 도미노(Fats Domino: 1928~ )나 앨런 투생(Allen Toussaint, 앨런 투세인트: 1938~2015)가 연주하던 뉴올리언즈 R&B(New Orleans R&B)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레개'는 그 이전에 출현했던 스카(ska) 및 락스테디(rocksteady, 록스테디) 장르들을 거쳐 발전돼나온 장르이기도 하다.(주2)
'레개'는 항상 시사적인 뉴스, 사회 비평, 정치적 논평과 관련이 있다. '레개'는 상업화된 재즈 분야로도 보급됐는데, 처음에는 '루디 블루스'(Rudie Blues)라 불렸고, 이후 '스카'라 불리기도 했고, 나중에는 '블루 비트'(Blue Beat)와 '락스테디'로 불리기도 했다.(주3) '레개'는 베이스 기타(bass guitar)와 드럼 사이의 대위적 움직임과 리듬 파트의 옵비트(offbeat: [역주] 한 마디 내에서 통상 약박에 해당하는 뒷 박자에 강세를 두는 비트)를 통해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레개'의 직접적인 기원은 '스카'와 '락스테디' 장르였지만, '락스테디'로부터 베이스와 퍼커션 악기의 사용법을 차용했다.(주4)
스타일 면에서 보면, '레개'는 R&B, 재즈, 멘토(시골 사람들의 댄스음악으로 인기 있었고, 종종 가사를 바꿔 지역 교회의 찬송가로도 사용),(주5) 칼립소,(주6) 아프리카 음악, 그리고 그 밖의 장르들로부터도 음악적 요소들을 차용해 통합시킨 것이다. '레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옵비트' 리듬이며, 기타와 피아노는 옵비트 박자가 들어가는 위치에서 스타카토(staccato: [역주] 음을 짧게 끊어주는 듯한 느낌)로 코드를 연주한다. '레개'의 템포는 대체로 '스카'보다는 느리고 '락스테디'보다는 빠른 편이다.(주7) '레개' 음악에서는 "콜 앤 리스폰스"(call and response: 호출과 응답, 상호반응 연주) 개념도 나타난다.
'레개'에서는 베이스 기타가 지배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레개'의 베이스 사운드는 두툼하고 무거우며, [베이스 음향 내에서도] 고주파 대역(고음)을 제거하고 저주파 대역(저음)을 강조하는 이퀄라이제이션(equalization)을 가한다. '레개'에서 기타는 항상 옵비트 부분에서 연주한다.
'레개' 가사에는 자메이카 크리올 방언(Jamaican Patois), 자메이카식 영어(Jamaican English), 그리고 [라스타파리 종교(Rastafarian religion: 라스타파라이) 신자들이 사용하는 개량형 영어 어휘들인] 이야릭어(Iyaric) 낱말들이 사용되는 일도 흔하다. 많은 '레개' 곡들이 사랑이나 교제에 관한 보다 가볍고 사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긴 하지만, '레개' 음악이 전통적으로 그 가사에 사회적 비판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주8)
'레개'는 세계 많은 국가들로 퍼져나갔고, 종종 그 지역의 토속 악기나 여타 장르들과 퓨전 형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스페인어 가사를 사용하는 '레개'인] '레개 엔 에스파뇰'(Reggae en Español)은 베네수엘라(Venezuela)와 가이아나(Guyana) 같은 남미 대륙부 카리브해 국가들을 필두로 남미 전체로 퍼져나갔다. 영국에서도 1960년대 말부터 '레개'를 비롯한 영국 카리브해 음악(Caribbean music in the United Kingdom)이 인기를 얻었고, 이후 여러 가지 서브장르 및 퓨전 장르들로 [자체적으로] 진화했다. '레개' 장르 아티스트들이 영국에서 데뷔하는 경우도 많고, 유럽 내 자메이카 혹은 카리브해 출신 이주민 공동체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유럽인 아티스트들이나 밴드들도 많다. 아프리카의 경우, 1980년 밥 말리(Bob Marley: 1945~1981)가 짐바브웨(Zimbabwe)를 방문한 후부터 '레개'의 대중화가 이뤄졌다. 자메이카의 경우, 정통 레개는 최대 소득 원천이기도 하다.(주9)
주1: Stephen Davis. "Reggae." Grove Music Online. Oxford Music Online. Oxford University Press. 2016-2-16.
주2: Geoffey Himes (1979-01-28). "Return of Reggae". The Washington Post.
주3: "Reggae." The Oxford Dictionary of Music, 2nd ed. rev. Ed. Michael Kennedy. Oxford Music Online.Oxford University Press. Web. 2016-2-16.
주4: Wilton, Peter. "reggae." The Oxford Companion to Music. Ed. Alison Latham. Oxford Music Online.Oxford University Press. Web. 2016-2-16.
주5: Stephen Davis. "Reggae" (second ed.). The New Grove Dictionary of Jazz.
주6: Anderson, Rick. “Reggae Music: A History and Selective Discography”. Notes 61.1 (2004): pp.206~214.
주7: All About Jazz (2009-10-01). "Various Artists | Rocksteady: The Roots Of Reggae". Allaboutjazz.com.
주8: Ben Ratliff (1999-09-20). "It's About New Beginnings And Keeping the Faith". The New York Times. p.5.
주9: Bennetzen, Jørgen, and Kirsten Maegaard. “Reggae”. Fontes Artis Musicae 29.4 (1982): pp.182~186.
(동영상) 밥 말리의 짐바브웨 방문 공연. <아프리카여, 단결하라>(Africa Unite)
1. '레개'라는 용어의 어원
1967년판 <자메이카식 영어 사전>(Dictionary of Jamaican English)에는 '레개'(reggae)에 관해 "'레게'(rege)라는 말에서 최근에 파생된 말"(a recently estab. sp. for rege)이라 등재돼 있는데, '레게'(rege)라는 말은 '레게 레게'(rege-rege)와 같은 형태로 사용됐고, '레게 레게'라는 말은 "옷을 누더기로 만들다"(rags, ragged clothing) 혹은 "말다툼"(quarrel)이나 "소동"(row)을 의미했다.(주10)
음악적 용어로서의 '레개'(reggae)란 말이 최초로 인쇄된 것은 1968년 '투츠 앤 더 마이탈스'(Toots and the Maytals)가 발표해 히트한 락스테디 곡 <두 더 레개>(Do the Reggay)였다. 하지만 '레개'란 용어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존재한다. '레개' 음악은 스타일 면에서 명백하게 '스카' 및 '락스테디'의 영향을 받았지만, '레개' 음악 그 자체는 '락스테디'보다 템포가 빨랐다. 하지만 '스카'보다는 더욱 압축된 사운드와 복잡성을 지니면서, '레개'는 양 장르를 넘어섰다.(주11)
'레개' 아티스트 데릭 모간(Derrick Morgan: 1940~ )은 '레개'라는 용어의 기원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락스테디'라는 명칭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팻 맨>(Fat Man)을 다른 편곡으로 시도했다. 비트도 바꾸고 오르간 반주를 살짝살짝 깔리도록 했다. 프로듀서 버니 리(Bunny Lee: 1941~ )가 그 버전을 좋아했다. 그는 오르간과 리듬 기타를 이용해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었다. 그 사운드는 '레개 레개'하는 느낌으로 들렸고, '레개'라는 명칭은 단지 그러한 느낌을 차용한 것 뿐이다. 버니 리가 그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곧 모든 뮤지션들이 '레개 레개 레개 레개' 하고 말하기 시작했다."(주11)
'레개' 역사가 스티브 배로우(Steve Barrow: 1945~ )는 '레개'라는 용어의 창시자를 클랜시 에클스(Clancy Eccles: 1940~2005)라고 보았다. 에클스가 "헤픈 여자"(loose woman)를 의미하는 자메이카 크리올 낱말 "스트레개"(streggae)를 "레개"(reggae)로 바꿨다는 것이다.(주11) 하지만 '투츠 앤 더 마이탈스'의 리더 투츠 히버트(Toots Hibbert: 1942~ )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자메이카에서 잘 사용하던 말 중에 '스트레개'라는 말이 있었다. 가령 아가씨 한명이 걸어갈 때 사내들이 그녀를 보면서 '이 봐. 그녀는 스트레개하네'라고 하는 것이다. 그 뜻은 그녀가 옷도 잘 못 입고 누더기(raggedy: 래기디) 같다는 의미이다. 물론 그 아가씨 역시 그 사내들에 관해 똑같이 말할 것이지만. 어느날 아침 나와 내 친구 두 명이 놀고 있을 때, 내가 이렇게 말했다. '오케이. 레개 해보자'(OK man, let's do the reggay). 그건 그저 [별 뜻없이]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렇지만 금새 '두 더 레개, 두 더 레개'라고 노래하기 시작했고, 비트 하나가 만들어졌다. 이후 사람들은 내게 우리가 그 사운드에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그 이전까지 사람들은 그것을 '블루 비트'(blue-beat)나 그밖의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렀다. 이제 그것은 '기네스북 세계신기록'에 올랐다."(주12)
[역주] '위키피디아 일본어판'에는 투츠 히버트의 발언 내용이 더욱 길게 인용돼 있다. 다음 문단은 영문판과 한국어판에는 없고 일본어 판에만 추가돼 있는 내용이다.
"'레개'는 보통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알겠는가? 그것은 일상을 이야기한 음악이고, 게토(빈민굴)에서 탄생한 음악이며, 민중의 근원이라고도 한다. 마치 매일 먹는 밥처럼 춤출 수 있는 음악으로서 '레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레개'는 하루 하루의 고투이며,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는 '일반인들'(regular people)이라는 의미이다."(주12)
한편, 밥 말리는 '레개'(reggae)라는 용어가 "왕의 음악"(the king's music)을 뜻하는 스페인어 단어에서 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주13) 또한 기독교 가스펠 레개 모음집 <투 더 킹>(To the King: 왕에게)의 해설 부분을 보면, '레개'라는 말이 "왕에게"를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레기'(regi)에서 파생됐다는 설을 제시해놓았다.
주10: 1967 Dictionary of Jamaican English.
주11: "History of Jamaican Music 1953–1973". Niceup.com.
주12: Sturges, Fiona. "Frederick "Toots" Hibbert: The reggae king of Kingston", The Independent, 2004-6-4. 참조: 히버트는 최근 수년간 유사한 발언을 많이 했다. 히버트는 보다 이른 시기의 인터뷰들에서, '레개'란 말이 그 비트를 지칭하기 위해 영어 단어 '레귤라'(regular: 규칙적인)에서 파생된 말이라고 주장하곤 했다.
주13: Catch a Fire: The Life of Bob Marley, Timothy White, p.16.
2. '레개'의 선구적 장르들
'레개'가 자메이카의 멘토(mento) 및 카리브해 지역의 칼립소(calypso)는 물론이고 미국 리듬 앤 블루스(알앤비, R&B, RnB) 및 재즈(jazz)에도 영향을 받긴 했지만, 1960년대 자메이카에서 탄생한 스카(ska) 및 락스테디(rocksteady) 장르들에도 직접적인 토대를 두고 있다. '스카'는 1961~1967년 사이에 자메이카에서 녹음된 음악의 총칭이지만, 원래 '자메이카 R&B'에서 파생된 장르였고, '자메이카 R&B' 역시 미국 R&B와 '두왑'(doo-wop)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주14)
라스타파리 종교(Rastafarian movement: 라스타파라이)는 주로 '레개' 음악을 통해 몇몇 나라들로 유입됐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 보급된 라스타파리 종교는 특히나 레개 음악 및 그 사회적 환경에서 파생된 특징을 더욱 잘 보여주고 있다.(주15) 라스타파리 운동은 '레개' 장르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카운트 오시(Count Ossie: 1926~1976) 같은 라스타(Rasta: 라스타파리 신자) 드러머들이 중요한 레코딩들에 참가했기 때문이다.(주16) '레개' 드러밍의 선구 중 하나는 냐빈기 리듬(Nyabinghi rhythm)으로, 이 음악은 라스타파리 종교인들이 집단 명상을 행할 때 사용하는 음악이다.(주17)
'스카'는 1950년대 말 자메이카의 스튜디오들에서 발생한 음악으로서 미국 R&B, 멘토, 칼립소 음악들에서 발전한 장르이다.(주11) '스카'는 4분 음표의 워킹 베이스 라인(walking bass line: [역주] 재즈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으로 4/4박자의 모든 정박에 베이스가 흐름을 타고 들어감)과 기타와 피아노의 옵비트(offbeat)를 특징으로 한다. 또한 드럼의 경우 스네어 드럼(snare drum)은 림샷(rimshot 혹은 '사이드 스틱'[side stick]: [역주] 북의 테두리[=림]와 드럼 피[=헤드]를 동시에 두드림) 주법을 사용하는 크로스 스틱(cross-stick) 플레이를 하고, 베이스 드럼은 백비트(backbeat) 부분에서 연주하고, 하이햇 심벌(hi-hat)은 옵비트 부분에서 오픈으로 연주하고 첫번째 박자와 세번째 박자에서는 연주하지 않는다. 관악기 리프(riff: 반복되는 주제)가 '재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도 '스카'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자메이카는 1962년 영국에서 독립했다. 따라서 '스카'는 당시의 자메이카 젊은이들이 자국의 독자적인 음악으로 선택하는 장르였다. '스카'는 영국의 모드족(mods: [역주] 음악과 패션을 즐기던 영국 젊은이들의 서브컬처)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정신없이 빠르던 '스카' 템포가 느려지기 시작했고, 관악기들은 배경음악으로 깔리기 시작했다. 노래들은 더욱 로맨틱해졌고, 결국 '락스테디'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다.(주18) '락스테디'라는 명칭은 앨튼 엘리스(Alton Ellis: 1938~2008)가 <락스테디>(Rock Steady)라는 싱글을 발표한 후에 정착됐다. 자메이카 뮤지션들이 '스카' 템포를 느리게 만들어 '락스테디' 장르를 탄생시킨 과정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는 홉튼 루이스(Hopeton Lewis: 1947~2014)가 자신의 히트곡 <태익 잇 이지>(Take It Easy)를 '스카' 템포로 부르지 못해서 느리게 했다는 설이다.(주11) '락스테디' 장르의 여러 리듬들은 이후 등장한 '레개' 장르 레코딩들의 토대로 사용됐다. '옵비트'에 강조를 둔 "더블 스캥크"(double skank) 기타 스트로크(=리듬 주법) 역시 새로 탄생한 '레개' 스타일의 한 특징을 이뤘다.
주14: "Ska." Encyclopedia of Popular Music, 4th ed. Ed. Colin Larkin. Oxford Music Online. Oxford University Press. Web. 2016-2-16.
주15: Salter, Richard C.. “Sources and Chronology in Rastafari Origins”. Nova Religio: The Journal of Alternative and Emergent Religions 9.1 (2005): pp.5~31.
주16: Cut 'N' Mix: Culture, Identity, and Caribbean Music By Dick Hebdige. Books.google.com..
주17: Leonard Joseph McCarthy (2007). The significance of corporeal factors and choreographic rhythms in Jamaican popular music between 1957--1981 (Ska, Rocksteady, Reggae), with an historical and critical survey of all relevant literature dealing with Jamaican folk, religious and popular musics and dance. p.151.
주18: Christopher Muther, "THE BEAT GOES ON SKA AND REGGAE SCENE SERVES UP SOUNDS TO SUIT EVERY TASTE", Boston Globe, Third Edition, 2000-8-10.
3. '레개'의 역사
'레개'는 1960년대에 '스카' 및 '락스테디' 장르로부터 발전돼 나왔다. 래리 마샬(Larry Marshall: 1941~ )의 <내니 고트>(Nanny Goat)와 '더 벨톤즈'(The Beltones)의 <노 모어 하테익스>(No More Heartaches)는 최초의 레개 레코드 지위를 두고 경쟁했다. 레개 비트는 미국의 기름진 R&B가 갖고 있던 부드럽고 감정이 풍부한 사운드를 위해 필요했던 모든 가식적 장치들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락스테디' 비트와 구분됐다. '레개'는 오히려 진행되는 리듬 섹션에 강하게 의존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사우던 펑크'(southern funk)와 유사성이 더 컸다. '레개'의 커다란 장점은 거의 무제한적인 유연성이었다. 초창기 리 '스크래치' 페리(Lee "Scratch" Perry: 1936~ )의 <피플 퍼니 보이>(People Funny Boy)(1968년)에 나타나는 저키 사운드(jerky sound)에서부터, '써드 월드'(Third World)의 <나우 댓 위 파운드 러브>(Now That We’ve Found Love)(1978년)에 나타난 업타운 사운드(uptown sounds)에 이르기까지, '레개'는 시간이 가면서 엄청난 변화를 보였고, 이런 스타일 모두가 '레개'로 인정됐다. (주19)
'락스테디'에서 '레개'로의 도약은 재키 미투(Jackie Mittoo: 1948~1990), 윈스톤 라이트(Winston Wright: 1944~1993) 같은 자메이카 키보디스트들이 개척한 오르간 '셔플'(shuffle) 리듬에서 나타났고, 클랜시 에클스(Clancy Eccles: 1940~2005)의 <세이 왓 유아 세잉>(Say What You're Saying)(1967년), 리 '스크래치' 페리(Lee "Scratch" Perry: 1936~ )의 <피플 퍼니 보이>(People Funny Boy)(1968년) 같은 과도기적 싱글들에 나타났다. 보컬 트리오 '더 파이오니어스'(The Pioneers)가 1968년에 발표한 곡 <롱 샷 버스 미 벳>(Long Shot [Bus' Me Bet])은 '레개'로 알려진 리듬 사운드 중 가장 초기의 사례로 확인되고 있다.(주20)
1968년 초는 "참다운" 레개 레코드들이 처음으로 발매된 때이다. 래리 마샬(Larry Marshall: 1941~ )의 <내니 고트>(Nanny Goat)와 '더 벨톤즈'(The Beltones)의 <노 모어 하테익스>(No More Heartaches)가 바로 그것이다. 같은 해 자메이카의 최신 음악 사운드는 여타 국가들에서도 유명한 모방자들을 탄생시켰다. 미국의 소울 싱어 쟈니 내쉬(Johnny Nash: 1940~ )의 1968년 히트곡 <홀드 미 타이트>(Hold Me Tight)는 미국 차트에 최초로 '레개' 사운드를 등재시킨 곡으로 인정받는다. 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레개'는 락 뮤직(rock)과 팝 뮤직(pop music) 장르에서도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가령 '비틀즈'(The Beatles)의 1968년 발표곡 <오블랄디 오블라다>(Ob-La-Di, Ob-La-Da) 같은 곡이 그에 해당한다.(주21)
'더 웨일러스'(The Wailers)는 밥 말리(Bob Marley: 1945~1981), 피터 토시(Peter Tosh: 1944~1987), 버니 웨일러(Bunny Wailer: 1947~ )가 1963년에 결성한 밴드로서, 아마도 자메이카 대중음악이 '스카', '락스테디', '레개'로 이행하던 시대 전반에 걸쳐 가장 중요한 밴드일 것이다. '더 웨일러스'의 곡들 중 10여곡 이상은 멘토(mento) 장르의 곡들에서 차용한 라인들을 사용했다. '멘토' 장르의 레코딩이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1951년이었다. '더 웨일러스'가 차용한 멘토 음악은 2가지 스타일이었다. 하나는 어쿠스틱 악기를 사용한 농촌 스타일이고, 다른 하나는 재즈적 요소와 팝의 요소가 결합된 스타일이다.(주22) 그 밖에 '레개' 장르 초창기의 개척자들로는 프린스 버스터(Prince Buster: 1938~ ), 데스먼드 데커(Desmond Dekker: 1941~2006), 켄 부스(Ken Boothe: 1948~ ) 등이 있다.
(동영상) '밥 말리 앤 더 웨일러스'의 <포지티브 바이브레이션>(Positive Vibration)
'라스타파리 운동'의 종교적 색채를 담고 있지만, 밥 말리 특유의 레개 비트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러나 자메이카 싱어-송라이터 밀리 스몰(Millie Small: 1946~ )도 또 다른 중요한 개척자이다.(주23) 그녀는 1964년 블루스 비트의 '스카' 커버곡인 <마이 보이 롤리팝>(My Boy Lollipop)으로 가장 유명한데, 이 노래는 국제적으로 히트했다.
'스카' 장르가 '락스테디' 및 '레개' 장르로 이행하며 발전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그 밖의 주목할만한 자메이카 프로듀서들로는 클레멘트 '콕슨' 도드(Clement Coxsone Dodd: 1932~2004), 리 '스크래치' 페리(Lee "Scratch" Perry: 1936~ ), 레슬리 콩(Leslie Kong: 1933~1971), 듀크 레이드(Duke Reid: 1915~1975), 조 깁스(Joe Gibbs: 1942~2008), 킹 터비(King Tubby: 1941~1989)가 있다. 크리스 블랙웰(Chris Blackwell: 1937~ )은 1960년 자메이카에서 '아일랜드 레코드사'(Island Records)를 설립했는데,(주24) 1962년에는 잉글랜드로 옮겼고, 그곳에서 계속해서 자메이카 음악을 보급했다. 그는 1968년 리 곱탈(Lee Gopthal)의 '트로잔 레코드사'(Trojan Records)와 제휴를 맺고, 1974년에 '사가 레코드사'(Saga records)에 매각하기 전까지 영국에서 '레개' 음반들을 발매했다.
1972년 하반기에는 '레개'의 영향력이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 차트 정상에 대거 등장했다. 먼저 이 해 9월에 락밴드 '쓰리 독 나잇'(Three Dog Night)은 '메이톤즈'(the Maytones)의 곡 <블랙 앤 화이트>(Black and White) 커버 곡으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11월에는 쟈니 내쉬가 <아이 캔 시 클리얼리 나우>(I Can See Clearly Now)로 4주 동안 정상을 지켰다. 폴 사이먼(Paul Simon)의 싱글 <머더 앤 차일드 리유니온>(Mother And Child Reunion)은 자메이카 수도 킹스톤(Kingston)에서 지미 클리프(Jimmy Cliff: 1948~ )의 반주 그룹과 함께 녹음한 것인데, '빌보드 1972년 연간 차트'에서 57위를 차지했다.
1973년에 개봉된 자메이카 범죄 영화 <어려우면 어려울수록>(The Harder They Come)은 지미 클리프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이 영화는 자메이카 외부의 영화 관객들에게 자메이카 음악을 소개했다.(주25) 이 영화는 컬트적 지위를 획득하긴 했지만,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1945~ )이 밥 말리의 곡을 커버해 1974년에 발표한 <아이 샷 더 셰리프>(I Shot the Sheriff)보다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에릭 클랩튼이 발표한 <아이 샷 더 셰리프>는 전세계적으로 락 및 팝 뮤직을 틀어주는 주류 라디오 방송국들의 선곡 목록에 올랐다. 이 곡은 현대적인 락 뮤직 제작기법과 레코딩 기술을 사용했지만, 원래의 '레개'적 요소를 충실히 보존했다. 이 곡은 패러디 요소를 피하면서도 기념비적 모방 작품이 됐고, 밥 말리 음악의 중요한 부분을 연주하여 전세계 락 팬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주11)
(동영상) 에릭 클랩튼의 <아이 샷 더 셰리프> 2014년 일본 공연.
1970년대 중반 무렵, 존 필(John Peel: 1939~2004)은 자메이카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레개 덥플레이트(dub plate) 음반들과 희귀 음반들을 자신의 라디오 쇼를 통해 영국에 소개했는데, 그는 이후 자신의 여생을 모두 이 장르를 소개하는 데 바쳤다.(주26) 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영국의 TV PD 제레미 마레(Jeremy Marre)는 '레개'의 서브 장르인 '루츠 레개'(roots reggae) 전성기의 모습을 기록하여 다큐멘터리 <심장의 비트: 루츠 락 레개>(Beats of the Heart: Roots Rock Reggae)(1977년)로 제작했다.(주27)
(동영상) 제레미 마레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심장의 비트: 루츠 락 레개>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에 영국에서는 펑크 락(punk rock) 씬이 번성했는데, '레개'는 주목할만한 영향을 미친 장르였다. DJ 돈 렛츠(Don Letts: 1956~ )는 ['펑크' 음악으로 유명한] '더 록시'(The Roxy) 같은 클럽들에서 '레개'와 '펑크 락' 음악들을 연주하려 했다. 펑크 락 밴드들인 '더 클래시'(The Clash), '더 러츠'(The Ruts), '더 멤버스'(The Members), '더 슬릿스'(The Slits)는 '레개'의 영향을 받은 곡들을 많이 연주했다.
이와 유사한 시기에, '레개' 음악은 영국에서 새로운 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영국 내 도시 중심부들(이너 시터[inner city])이 지닌 다인종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스틸 펄스'(Steel Pulse), '아스와드'(Aswad), 'UB40' 같은 그룹들이나 스마일리 컬처(Smiley Culture: 1963~2011), 캐롤 톰슨(Carroll Thompson: 1960~ ) 같은 아티스트들이 그 예이다. '레개' 노래 가사에서 주를 이루던 자메이카의 게토(=빈민굴)에 관한 내용이 영국의 이너 시티에 관한 주제로 바뀌었다. 노랫말에 사용되던 자메이카식 방언들도 코크니(Cockney: 런던식) 슬랭으로 바뀌었다.
이 무렵 런던 남부지역에서는 '레개'의 새로운 서브 장르인 '러버스 락'(lovers rock)이 탄생 중이었다. 비록 '러버스 락'이라는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긴 했어도, 자메이카에서는 주로 그레고리 아이작스(Gregory Isaacs: 1951~2010) 같은 남성 아티스트들이 주도했지만, 런던 남부지역에서는 캐롤 톰슨이나 자넷 캐이(Janet Kay: 1958~ ) 같은 여성 싱어들이 주도했다. 영국의 러버스 락이 자메이카 쪽보다 보다 감미롭고 상업적이었다. 1980년대 초에 국제적인 유명세를 탔던 또 다른 '레개' 아티스트들로는 '써드 월드'(Third World), '블랙 우후루'(Black Uhuru), 슈가 미노트(Sugar Minott: 1956~2010) 등이 있다. 1985년에는 '그래미상'(Grammy Awards)에 '최우수 레개 앨범 상' 부문이 신설됐다.
여성들은 '레개' 음악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가령 '스펙스-샹 뮤직'(Specs-Shang Musik)의 사장 올리비아 그랜지(Olivia Grange), '아일랜드/자메이카'(Island/Jamaica)의 사장 트리시 패럴(Trish Farrell), '루즈 캐논'(Loose Cannon)의 사장 리사 코츠(Lisa Cortes), 인디 레개 음악산업에서 활동하는 자메이카계 미국인 샤론 고던(Sharon Gordon) 등이 바로 그러한 이들이다.(주28)
주19: "Reggae." Encyclopedia of Popular Music, 4th ed. Ed. Colin Larkin. Oxford Music Online. Oxford University Press. Web. 2016-2-16.
주20: "Shocks Of Mighty: An Upsetting Biography". Upsetter.net. 1936-03-20.
주21: Kevin O'Brien Chang, 1998, Reggae Routes, p.44.
주22: Garnice, Michael. "Bob Marley and the Wailers' Mento Roots." Beat 25.2 (2006): p.50.
주23: Allmusic biography of Millie Small.
주24: Sexton, Paul. “A Legend in His Own Time.” Billboard - The International Newsweekly of Music, Video and Home Entertainment 113.39 (29 Sep. 2001): p.C-8.
주25: Steffens, Roger. ‘The Harder They Come: 30 Years After.” The Beat 22.1 (2003): p.36.
주26: Gaar, Gillian G. “The Beat goes on.” Goldmine 38.14 (Dec 2012): pp.26~29.
주27: RHYTHM OF RESISTANCE ROOTS, ROCK, REGGAE SALSA KONKOMBE The Beat8.3 (1989): pp.59~62.
주28: Oumano, E. (1996, Jan 27). Women increase number, scope of roles in reggae.Billboard - the International Newsweekly of Music, Video and Home Entertainment, 108, 1-1, 37.
(동영상) 그레고리 아이작스는 "레개 역사상 가장 정교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로 일컬어진다.
1982년 발표작 <나잇 너스>(Night Nurse)는 차트에 오르진 못했지만 클럽들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곡이다.
(동영상) 자넷 캐이의 1979년 발표작 <실리 게임즈>(Silly Games). 영국 차트 정상을 차지했던 곡이다.
4. 레개 먼스
자메이카 총리 브루스 골딩(Bruce Golding)은 2008년 2월 제1회 '레개 먼스'(Reggae Month: 레개의 달) 행사를 주최했다. 이 행사를 기념하여 '자메이카 음반산업협회'(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Jamaica: RIAJam)는 2008년 2월 24일 '제1회 레개 아카데미상'(Reggae Academy Awards) 시상식을 개최했다. 그 밖의 '레개 먼스' 행사로는 6일 동안 진행된 '국제 레개 학술회의'(Global Reggae conference), 레개 영화제, 라디오 방송 2곳의 시상식, 밥 말리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였다고 하는 데니스 브라운(Dennis Brown: 1957~1999)의 추모 콘서트 등이 포함됐다. 비지니스 측면에서는, '자메이카 음반산업협회'가 '레개' 산업 관련 고용기회 확대 및 국제적인 사업기회 모색을 초점에 둔 이벤트들을 개최했다.(주29)
주29: Meschino, P. (2008, Mar 15). Music: Reggae - reclaiming reggae revenue. Billboard - the International Newsweekly of Music, Video and Home Entertainment, 120, 36.
* 시리즈물 바로가기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1) - 개요 및 역사"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2) - 음악적 특징"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3) - 해외 상황 (남미, 북미, 영국)"
- "[개론] '레게'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4) - 해외 상황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 "[부록] 한국 레게 25주년: Get Up, Stand Up"
* 상위화면 바로가기 :
첫댓글 이제서야 간신히 '레개' 공부를 시작합니다.. :-)
옥스포드 대학에서
좋은 음악사전들이 새롭게 출판되어
<위키피디아 영문판> 내용도 증보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부로
우리 번역 게시물도 개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