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미국의 한 의사가 MSG가 들어간 중화요리가 가슴 압박감이나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고 주장한 ‘중화요리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 MSG 유해성 논쟁의 시발점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45년 전 이야기이며 근거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이미 결론 났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중국요리에 들어간 MSG가 만병의 원인인 것처럼 오인하고 있다. 또한 MSG가 일반적으로 아토피 증상을 유발한다는 주장 역시 의학적 근거가 없다. 물론 희귀하게 MSG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 비율의 알레르기 반응은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물에 나타나는 것이며 오히려 복숭아나 땅콩 등에 민감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화학 아닌 사탕수수 발효를 통해 만드는 MSG
MSG는 미생물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발효조미료다. 사탕수수에서 얻은 원당, 또는 당밀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주요성분인 글루탐산을 얻어내기 때문이다. 이후 물에 잘 녹도록 나트륨을 첨가해 약 88%의 글루탐산과 12%의 나트륨으로 구성된 것이 바로 MSG다. 이러한 발효과정은 고추장, 된장, 간장과 같은 전통발효식품의 발효과정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MSG의 주요성분 글루탐산은 100여 년 전 일본의 이케다 기쿠니에 박사가 발견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며 주로 천연재료인 다시마, 표고버섯, 멸치, 조개, 새우, 가다랑어, 토마토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심지어 사람의 모유에도 들어 있는 안전한 물질이다.
세계 먹을거리 안전 책임기관도 MSG 안전성 공식발표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은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수십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내린 최종 결론도 마찬가지다. FAO·WHO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는 1987년 무려 230여 건의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MSG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철폐했다. 1978년과 1980년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EU식품과학위원회에서도 쥐, 개 등을 대상으로 한 급성 및 만성 독성실험에서 MSG로 인한 독성효과가 없음을 확인했다. 세계 먹을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일제히 MSG는 안전하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MSG 무첨가’ 마케팅의 함정
MSG를 첨가하지 않은 식품은 MSG와 동일한 수준의 감칠맛을 내기 위해 핵산이나 효모추출물, 식물이나 동물성 추출물 등 많은 복합적인 조미 소재를 사용한다. 즉 MSG 하나가 빠진 자리를 채우기 위해 수많은 첨가물을 넣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어떠한 조미 소재도 한 종류만을 사용해서는 MSG의 감칠맛을 낼 수 없다. 이 때문에 이것저것 더 많은 종류의 조미 소재를 융복합해서 MSG의 감칠맛에 가깝게 하고 있는 것이다. MSG는 발효를 통해 얻어낸 글루탐산이 주성분으로 다른 복합적인 맛의 조미 소재와 달리 음식 본연의 맛에 감칠맛만을 더하기 때문에 그 어떤 조미 소재보다도 안전하다.
MSG 사용으로 나트륨 섭취 감소
또 하나의 편견은 MSG가 들어간 음식 때문에 나트륨 섭취량이 많아진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2010년 3월 식약청이 발표한 보도자료 ‘알기 쉬운 L-글루타민산나트륨에 관한 Q&A’에 따르면 L-글루타민산나트륨(MSG)에 함유된 나트륨 양은 일반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 양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일반소금보다 적은 양이며 오히려 MSG를 소금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전체 나트륨 섭취를 20~4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인이 맛을 느끼는 최저농도가 소금은 0.2%, 설탕은 0.5%인 것에 비하여 MSG는 0.03%의 매우 낮은 농도에서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MSG로 먼저 간을 맞추고 그다음 소금(나트륨)으로 간을 맞추면 소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