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관련 상품이나 홍보물, 좋은 글 모음 등에서 빠지지 않는 구절입니다. 특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문구는 영화화까지 되었던 유명한 소설의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이 구절의 출처가 불교 경전이라는 것, 그리고 어떤 경전인지 아시는 분은 잘 없습니다.
이 유명한 구절이 수록된 경전은 바로 『숫따니빠따』입니다. 『담마빠다(법구경)』와 함께,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불교 경전이자 가장 많은 사람이 읽은 경전이지요. 간결한 문장과 어렵지 않은 내용, 그리고 인류 모두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보편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자라면 『숫따니빠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현존하는 불교 경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경전이라는 점입니다. 수록된 경전의 내용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기록물의 연대를 근거로, 누구도 이견 없이 최초의 경전으로 꼽는 것이 바로 『숫따니빠따』입니다.
바라문․수행자․대장장이 등 다양한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젊은 붓다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죽음․늙음․자유․욕망․깨달음 등, 각기 표현은 다를지라도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묻습니다. 붓다는 그 질문들에 대해 간결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주지요. 『숫따니빠따』는 그러한 가르침을 한 데 묶은 경전입니다. 그래서 붓다 가르침의 가장 순수한 모습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하지요.
바로 그 『숫따니빠따』를 이중표 명예교수가 새롭게 옮겼습니다. 빠알리어 사전과 경전을 두루 살펴 단어들의 용례를 확인해서 기존 번역서들의 오류와 왜곡을 바로잡아 원전의 의미를 오롯이 살렸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치 시처럼 노랫말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원전의 특성을 고려해 우리말로도 노래할 수 있도록 리듬감을 더했지요. 이 책과 함께하면 누구나 쉽게 간결하고 소박한 언어에 담긴 불교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