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 감독 그의 작품세계를 어떻게 표현할까요? 그가 만든 영화들은 대체로 지루하다는 평을 듣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아주 평범하고 보잘것 없는 것도 멋들어지게 만드는 솜씨를 지니고 있습니다. 섬세함과 단순함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그의 세계는 혹자에게는 감동을 누군가에게는 생각할 여유를 선사합니다.그런 그의 작품중 멋진 하루를 소개하려 합니다.
애인도 직업도 없는 노처녀 백수인 희수(전도연)는 1년전 헤어진 남친에게 빌려준 350만원을 받으러 집을 나섭니다. 한때는 기수가 꿈이었던 희수의 전남친 병운(하정우)은 결혼에 실패하고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어 경마장에서 일과를 시작합니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그들은 만납니다.....350만원을 기필코 받고야 말겠다는 희수의 일념하에 병운은 돈을 갚기위해 그녀를 데리고 여기저기 돈을 꾸러 다닙니다.
한때는 잘생기고 순수해 보이는 그를 사랑한 그녀가 1년전 그를 버린 이유는 더 나은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로 편승한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그녀는 아직도 지질이 궁상인 병우가 짜증 나고 그런 그를 쫓아 다니며 돈을 받는 자신도 초라 해 화가 납니다.더 나은 인연을 만나기 위해 헤어진 그들이 1년 뒤에 다시 만나보니......별반....달라진게 없는게 우스꽝스럽고 한심하다는 생각 때문에 희수는 어쩜 병운에게 화 풀이를 하는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이런저런 방법으로 부채를 갚아가는 과정에서 병우를 서서히 재발견하는 희수를 보여 줍니다.
꼬인 실타래가 어느 순간 딱 풀리는것 처럼 희수가 병우의 이면을 보게 되는 찰라.멋진하루는.... 딱히 크라이막스도 없이 서둘러 끝을 맺습니다. 그리고....관객을 극장밖으로 몰아 내면서 꺼진 화면을 향해 다시 뒤 돌아보게 만듭니다.
숱한 오해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평가하며 살아 가고 있지나 않는지....영화속의 주인공 희수는 헤어진지 1년이 지나서야 병운을 올바르게 바라 볼 수 있는 시선이 생깁니다. ...왜일까요?.....우리가 늘 달의 한면만 보고 있듯 누군가의 전부를 바라 보지 못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따뜻하고 순수한 것을 무능력과 뻔뻔함이라 생각한 희수처럼 우리는 살아 가는 동안 누군가를 나의 생각으로만 점찍고 있는건 아닌지....
영화를 감상한지는 오래전이었지만...병운과 희수와 달려간 멋진하루가 주었던 선물은 정말이지 근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