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이번 여행에 큰 도움을 주신 카페회원님들께 감사드리고 새해 복 많이...
*사진들은 사진자료실에 실을께요.
물빛의 나라, 타히티…
항상 화면으로만 바라 보았던 타히티제도…
사실상 바다와 스노클링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남태평양 중에서는 제1순위로 여행하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경제적인 부담, 비행시간 그리고 정보부족 등 여러가지 원인들로 망설여 왔던 타히티에 드디어 첫발을 딛을 수 있었어요.
우선은 우리의 여행기간이 현지 비수기였기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 대신에 예약의 용이성, 비용절감 등을 위안 삼아 12월의 여행지로 타히티를 선택했지요. 또 하나 그동안 남반구를 여행(모리셔스, 뉴칼레도니아, 피지 등)하면서 현지 성수기(소위 건기이자 그곳의 겨울)가 우리에게는 너무 추웠고 때로는 요즘의 기상 이상로 인해 건기에 비가 많기도 하다는 경험에서 비가 오더라도 더운 것이 낫다는 판단도 한 몫을 했어요.
결론적으로는 값싸고 여유롭고 한적하면서도 춥지 않아(아무리 더운 경우에도 물에 들어가거나 바닷가로 나가면 시원했어요)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었고 비 때문에 불편한 적은 한번도 없었으니까 최고의 선택이 되었지요(전일정 중에 한 밤중에 폭우가 내란 적을 제외하고는 국지적으로 잠시 가랑비정도가 흩날리는 정도가 전부였어요).
우리의 여행은 우선 숙박비를 최소화하고 가급적이면 매식을 줄이는 대신에 두루두루 여러 곳을 둘러 보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즉, 가급적이면 많은 Excursion을 나가는 것이지요. 사실 좋은 숙소를 잡아 놓고 Excursion을 많이 나가면 아까우니까요.
물론 모든 숙박지 및 이동수단은 인터넷과 팩스를 통해 개별접촉을 하였고 가급적 여러 호텔과 접촉하여 디스카운트도 받았어요. 접촉시 많은 문의를 통해 현지 정보와 필수 준비물을 챙겨 가도록 했지요. 우선은 타인의 여행후기를 많이 참조했고(우리나라의 경우는 드물었지요) 타히티관광청자료도 참고한 후 제1순위는 위치가 편리한 곳을 선택했어요. 공항접근성이나 가급적 도보로 구경하거나 쇼핑(슈퍼마켓 등)할 수 있고 초기에 형성된 곳(경험상 처음 여행하는 휴양지의 경우 처음 개발된 곳이 볼거리, 놀거리 그리고 먹을거리가 많은 대신 특급호텔은 없지요. 그러니까 호텔 시설 등은 다소 떨어진는 것이 보통이더군요). 사실 호텔비가 싼 곳은 Excursion가격도 싼 것이 일반적이지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현지에서 한국사람을 만난 적이 두 번 뿐인데 그나마도 모두 미국 거주하는 한국인들 뿐이었어요(이전의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렇게 해서 선정된 곳이 보라보라에서는 마띠라해변에서 가까운 Le Maitai Polynesia, 모레아에서는 Hotel Hibiscus, 끝으로 타히티에선 Le Mandarin이었어요. 우리가 통상의 여행의 경우 여러 숙소를 잡을 경우 점차 그 등급을 올리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그것은 항공편 등 교통편 이용을 편하게 하기 위해 보라보라부터 여행한 까닭이었어요.
타히티제도는 우선 물빛이 너무나 다양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고 다음으로 인상적인 것은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물가가 살인적이란 것이었어요. 그럼 우리 가족의 타히티 여행을 날짜순으로 소개하면서 알면 간단하면서도 미리 알기 어려운 팁을 함께 나누기로 하지요.
1. 출발일(2004.12.14) : 서울à오오사카à타히티(빠뻬떼)à보라보라
일단 시작이 엄청나게 길지요? 우선은 서울서 오오사카로 가고(16:20~18:00 비행시간 1시간 40분) 거기서 3시간을 기다리다 다시 타히티의 빠뻬떼로 갔지요(21:00~13:30 비행시간 11시간 30분). 물론 에어타히티누이를 타고 갔어요.
오오사카공항(칸사히공항)에서는 터미널을 이동해야 했는데 터미널간 이동은 트램으로 하지요. 내가 탈 비행기가 있는 곳의 게이트번호를 알면 쉽게 찾아 갈 수 있고 나리타공항과는 달리 트램을 타고 터미널을 자유로이 오갈 수도 있지요.
면세점들을 좀 구경하다가 환승카운터를 찾아갔어요. 그런데 아무도 없어 게이트로 갔는데 거기도 아무도 없더군요. 우선은 환승카운터 앞에 앉아서 한동안을 기다렸는데도(그곳에 에어타히티누이의 푯말이 붙어 있었지요) 아무도 나타나지 않더군요. 슬슬 느낌이 안좋아져서 애아빠가 게이트와 카운터사이를 왔다갔다하기를 수차례, 드디어 게이트에서 에어타히티누이 직원을 만나 물어보니 게이트로 와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사실 뉴칼레도니아를 갈 때도 에어칼린의 체크인을 게이트에서 받았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알고 있었던거지요. 한참을 기다려도 부르지를 않아 애아빠가 케이트로 가서 다시 이야기했더니 그제서야 보딩패스를 주더군요. 알고 보니 이미 우리의 보딩패스를 준비해가지고 있었던 거였어요(좌석 배정까지 다했더군요).
에어타히티누이(Air Tahiti Nui)는 우선 비행기도 깨끗하고 기내서비스 그리고 식사도 좋은 편이더군요. 개인용 모니터가 준비되어 있고 개인별로 양말과 눈가리개, 귀마개 등이 들어 있는 비닐 봉투를 주더군요. 특이한 것은 Economy Class에서도 음료수로 샴페인을 준다는 점이었고(애아빠가 샴페인을 좋아해서 여러 잔을 마셨지요) 기내식에 Child Meal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썬캡과 퍼즐 등이 들어 있는 배낭을 하나씩 주어 아이들을 기쁘게 해주더군요. 좌석은 절반이상이 비어 있어서 아들이 편하게 잘 수 있었어요(다만 갈 때의 비행기는 가운데 자리의 팔걸이가 올라가지 않는 고정식이어서 좀 불편했지만 올 때는 그렇지 않았어요). 참, 붙이는 짐은 인천에서 붙이고 타히티에서 찾을 수 있는데(올 때는 반대로) 양쪽 체크인 카운터에서 해 본 적 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시간이 좀 걸려서야 해결되더군요(전화로 문의하고 도착지를 반복해서 물었어요). 그리고 타히티 국내선(에어 타히티)발권에 관해선 대행료로 2만원씩을 받아요(하지만 미리 발권받아 가는 것이 신경을 덜 쓰니까 할 수 없죠).
타히티공항에 도착하면 트랩을 내려 공항입구로 걸어 가게 되는데 입구에서 화려한 색상의 의상을 입은 남녀가 하이비스커스꽃을 나누어 주고 타히티 음악을 생음악으로 연주해 입국자를 환영해 주지요. 이곳을 통과해서는 입국을 마치고(입국 및 세관 모두 간단했어요) 국내선 공항으로 가서 다시 보라보라행 에어타히티 카운터에서 체크인 했어요. 아들은 빠뻬떼공항(FAAA공항)에 착륙하기 직전에 반바지와 반팔로 갈아 입혔는데 내려 보니 상당히 더웠어요.
국내선 카운터는 입국해서 나오는 곳에서 길을 바라보고 오른 쪽에 있는데 공항이 크지 않아 찾기가 쉬웠지요. 나오면 왼쪽과 오른쪽에(국내선 카운터 가는 도중) 각각 환전할 수 있는 은행이 있는데 오른쪽은 중간에 쉬는 시간이어서(14:00~15:00이었던 것으로 기억) 왼쪽 은행에서 환전했어요(도착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환전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공항이라고 환전율이 좋은 것은 아니더군요. 다만 당장 현찰이 필요한 경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또 하나는 환전금액에 상관없이 정액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소액 환전은 상당히 불리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지요. 그리고 가급적 카드를 쓰는 것이 환율 면에서는 유리하긴 한데 음식점에도 카드단말기가 없는 곳도 있고 Excursion을 현금으로 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사실 얼마나 환전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국내선 체크인을 하려는데 난데 없이 예약한 비행기가 아닌 16:20 비행기의 보딩패스를 주더군요. 그래서 아니라고 했더니 비행기가 없다고 해서 무슨 이야기냐고 했더니 취소됐다고 하더군요. 마중을 나올 거라고 했더니 알아서 나올 테니 걱정 말라고 해서 전화라도 할까 했더니 카드전화기뿐이라서 그냥 가기로 했어요. 타히티 국내선은 좌석지정제가 아니니까 보라보라로 갈 때 조금이라도 나은 경치를 보려면 왼쪽에 앉는 것이 좋아요. 날개옆은 빼고요(프로펠러 비행기니까요).
다시 2시간 50분을 기다려서 보라보라행 비행기(16:20~17:10 비행시간 50분)에 몸을 실었어요. 계속되는 기다림과 비행으로 많이 지쳤지만, 그래도 곧 보라보라에 도착한다는 기쁨으로 견딜 수 있었지요. 특히 5살난 아들도 꿋꿋이 견뎠지요.
보라보라공항에 내릴 때까지 아래로 보이는 섬과 주변 바다의 모습은 진짜 영화에서 본 것 같더군요. 구름이 많아서 시야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물빛은 층층이 아름다웠지요. 참, 국내선인 에어타히티는 국제선인 에어타히티누이와는 달리 냉방이 그다지 심하지 않아 적당한 온도였고 과일쥬스 한잔이 기내서비스되더군요.
보라보라공항에 내리자 사람들을 따라 도착(Arrival)창구로 나와서 잠시 기다리니까 짐선반에 짐들을 가져다 놓더군요. 각자 자기 짐을 꺼내자 바로 공항직원(포터)가 짐을 다시 받아 대형 카트(Cart)에 쌓아 공항페리로 가져 가더군요. 승객들은 자기 짐을 확인하고 공항페리의 객실에 탑승하면 되더군요. 공항페리는 공항이 모투(Motu)에 있어서 본섬까지 승객과 화물을 무료로 실어다 주는 공항셔틀이지요. 제법 크고 일층데크에는 에어컨이 나오고 2층에는 오픈데크가 있어(좌석수는 적지만) 경치를 즐기면서 갈 수도 있게 되어 있어요. 나는 막힌 곳이 실어서 2층데크로 올라갔고 아들 때문에 애아빠는 1층객실에 있었지요. 사실 짐이 배에 실리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니까 2층에서 짐이 배에 올라오는 것을 볼 때까지는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배가 기적소리를 내며 공항을 떠나 15분만에 본 섬의 바이타페에 도착했지요. 그 곳에는 사전에 우리가 묵기로 예약한 마이타이(Le Maitai Polynesia)에서 보낸 미니버스(무지하게 낡았고 에어컨도 없더군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왕복 어른1인 1,500프랑, 어린이 750프랑).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마이타이였어요. 너무 더워 땀이 뚝뚝 덜어졌지만, 출발할 때부터 어른들은 7부바지에 반발티 그리고 샌들을 신었기 때문에(아시겠지만 겨울옷이 큰 짐이고 공항왕복을 콜밴으로 했기 때문에 Door to door여서 그랬죠) 견딜만은 했지만 진짜 여름날씨여서 기분이 좋았어요. 남반구에서 느끼는 여름 더위….
방을 배정하면서 Welcome Drink(과일쥬스)를 마셨고 방은 102호였지요. 포터가 짐을 골프카트에 싣고 우리도 태우고 방을 향해 출발! 근데 이 차가 고장… 우리는 걸어가고 포터는 수레를 끌고… 아들의 실망이 컸죠. 그렇게 하루 종일 비행기 3번, 트램, 배 그리고 자동차 2번을 탔는데도 카트를 못타서 아쉬워하니…
방에 도착하니 글쎄 워터방갈로였어요. 어? 우리는 분명히 비치방갈로를 예약했는데 모가 잘못되었나 했죠. 그래서 애아빠가 포터에게 팁을 주면서 물어봤더니 영어가 잘 안 통하더군요. 그래도 그곳이 비치방갈로라고 하더군요. 이게 도대체 웬일? 방 가운데 유리탁자 아래 사각구멍이 있고 다시 유리가 끼워있어 방갈로 아래 물고기가 보이는데 비치방갈로라니? 그리고 타히티관광청에서 보내준 자료에는 분명히 에어컨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래도 밥은 먹어야죠?
짐을 빠르게 풀고 여행용쿠커(일본서 주문해 산 여행용 전기냄비라고나 할까요? 이번 여행을 위해 일본에서 주문해 샀지요)에 물을 끓이고 햇반과 자장을 덥혀 김치 한봉지와 저녁식사를 해결했어요. 이제 슈퍼를 털러 가야죠? 우선 리셉션으로 가서 우리방이 비치방갈로인지 확인하기로 했어요. 대답은 오버워터방갈로이고 서비스한 거라면서 빙긋이 웃더군요. 비수기가 좋긴 했어요. 그리고 Excursion을 고르고 슈퍼위치를 물어서 슈퍼로 갔지요. 리셉션에서 나와 바다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100미터 정도에 슈퍼가 있었어요. 물과 기타 필요물품을 1차 쇼핑해서 방으로 돌아왔어요.
마이타이의 오버워방갈로는 방 가운데 “글라스바탐테이블”(제가 만든 말: Glass Bottom Table)이 있고 베란다에는 바다로 들어가는 계단이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그리고 실링팬이 있고 화장실과 세면장은 따로 있었어요. 중앙에 더블베드가 있고 창 쪽에 쇼파베드가 있어요(침대시트가 세팅되어 있지 않아서 리셉션에 이야기해서 받았어요). 전기는 220볼트가 기본이고 세면대에 면도기용 110볼트가 있고 전기모기향(효과는 알 수 없음)과 드라이어가 있어요(여기는 에어컨이 없어 창을 열어두기도 하고 방갈로 자체가 밀폐되지 않아 모기가 제법 있어요. 그래서 애아빠는 서울서 가져간 모기향도 사용했지요). 샤워하는데는 빨래줄이 있었지요(우리는 이 곳에서 어느 정도 물을 뺀 후에 베란다에 빨래줄을 매어서 썼는데 첫째로 바다바람이 세서 꼭 빨래집계를 써야 하고 둘째로 가끔씩 비가 날려 외출시엔 방에 들여 놓아야 하는 점을 유의하니까 매일 빨아 입을 수 있었어요). 문제는 바닷가에서 흔한 일이지만 하수구가 잘 안내려가는 거였어요. 미니바가 있는데 성능이 별로였어요. 디지털Safety Box가 있었지만 커피포트는 없더군요(달라고 했더니 끓인 물은 줄 수 있지만 포트는 없다고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보면 소박하지만 타히티에 어울리는 방갈로였어요.
베란다에서 내다보면 소피텔모투가 보였고 타히티의 아름다운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지더군요. 물론 우리방은 워방(오버워터방갈로의 줄인 말)중엔 전망이 처지는 편이었지만… 참, 이곳에도 에어컨이 있는 방이 있는데 워방은 아니고 약간 뒤쪽에 있는 콘크리트건물이지요. 우리는 그곳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함께 도착한 한국분 부부(LA에 거주)가 그곳에 투숙했기 때문에 전해 들은 거지요. 높은 층에 투숙하면 전망도 좋을 것 같더군요.
이렇게 길고 긴 여행 첫날은 하늘보다 파아란 타히티의 바다너머로 저물어 갔어요. 모두 “아휴~~ 피곤해…”하면서 잠들었죠.
참, 워방의 글래스바탐테이블 아래(워방바닥)는 조명이 들어와서 밤에는 더 물고기 노는 것이 잘 보여요. 불을 켜면 고기가 모이니까… 물론 아들이 좋아했지요.
2. 둘째날(2004.12.15) : 여독풀기와 인근탐험
오늘은 숙소와 근처를 탐험하면서 시차 적응도 하고 여독을 풀기로 했어요. 내일부터는 Excursion(Activities)를 시작해야 하니까요.
우선은 아침식사를 방에서 만들어 먹고 비치로 나갔지요. 물론 아들만 밥을 해주었고 어른들은 사과쥬스와 커피정도(우리는 아침을 원래 잘 안 먹거든요)… 참, 해외 나오면 늘 느끼는 거지만, 사과쥬스가 맑고 참 맛있어요. 워방 바로옆에 호텔식당이 있어요. 아침 식사하는 식당은 로비(사실상 로비라고 할 것은 없지만 리셉션과 액티비티데스크 그리고 쇼파 2세트 정도가 있어요) 옆이지만, 중석식은 비치식당에서 하도록 되어 있어요.
우리는 모두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스노클링장비와 비치타올을 받으러 나왔지요. 스노클링장비 중에 마스크, 스노클, 슈즈 그리고 아들용 구명조끼(Life Vest)는 가지고 다니니까 사실 오리발(Fins)만 빌리면 됐는데 알아보니까 스노클링장비는 비치바(Beach Bar) 그리고 비치타월은 리셉션에서 주더군요. 그런데 비치바에는 비수기여서인지 하루 종일 사람이 없으니까 리셉션에 말해서 사람을 불러서 장비를 빌려야 했어요. 오후 4시반까지 반납하라고 했지만, 우리는 올 때까지 방에 두고 사용했지요.
다시 슈퍼에 가서 몇가지 필요한 것을 사다 방에 두고 수영복만 입고 마띠라해변구경을 나갔어요. 이 곳은 걸어서 모투로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얕고(다만 6~7월에는 스톤피쉬 때문에 맨발로 다니면 안된다더군요) 보라보라에서는 유일한 자연해변이자 공용비치라고 하더군요. 이 곳을 지나는 배들은 속도를 많이 줄이곤 하는 걸 보니까 먼 곳까지 얕은 거지요. 물속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연하늘색의 바다벌판(?)이 펼쳐져 있고 그 너머로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은 아마 타히티에서만의 진풍경이겠지요? 잠시 우리는 그곳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어요. 이곳은 도로에 나가면 엄청나게 더운 반면에 바닷가로 내려오면 퍽이나 시원했거든요. 그러던 중 비가 쏟아졌고 우리는 나무아래 모여 그 시원함을 한껏 누렸어요.
방으로 들어오는 길에 리셉션에 들러서 내일의 액티비티예약을 했지요. 액티비티데스크가 있지만, 리셉션에서 예약을 받고 있었고 당일엔 예약만하고 실제로 액티비티 참가하는 날 다시 청구서에 사인(Sign)을 하고 영수증을 받아가는 시스템이더군요. 그러니까 행사참가일에 다시 리셉션을 들러야 하는거지요.
방으로 들어와 점심을 해먹고 워방 근처의 바닷속을 뒤지기 시작했죠. 워방 바로 앞은 너무 얕고 산호(여기 산호는 잿빛으로 이쁘지 않고 다양하지도 않더군요)가 깔려 있어 물이 빠질 때는 수영하면서 발을 저을 수 없어요. 물위에 떠서 손을 살살 저어나가야 할 정도예요. 성게가 많아 조심해야 하지요. 하지만 물고기는 많은 편이고… 워방의 맨앞줄은 아주 깊은 바다에 서 있어서 계단을 내려 서자마자 깊이가 3미터는 되는 물에 들어가게 되더군요. 우리는 2열정도라 계단을 내려서면 허리 정도 깊이였어요. 조금만 수영해 나가면 바다속 벼랑같이 물이 갑자기 깊어지고 시야가 너무 흐려(계절 탓인지는 모르지만) 거의 보이지를 않았어요. 그래도 아들과 함께 이 곳 저 곳을 스노클링하면서 돌아 다녔지요.
바깥은 땡볕이라 너무 더웠고(우리가 바라던 바였죠) 바닷물도 얕은 곳은 물이 뜨뜻했어요. 하지만 물에 있다가 나오면 바람이 불어와 추울 정도였지요. 애아빠는 시원하다고 좋아했지만…
저녁이 되면서 저녁을 해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요. 어제의 여독, 시차 그리고 내일의 행사참가 등을 고려한 거지요. 창문을 모두 닫고 실링팬을 틀고 잤는데 새벽엔 춥더군요.
3. 세째날(2004.12.16) : 바다로 둘러보는 보라보라(Shark Feeding)
오늘의 Excursion은 샤크피딩(Shark Feeding)이었어요. 이 코스는 보라보라의 물속과 주변 바다를 모두 볼 수 있는 섬전체 투어이면서도 동시에 볼거리도 많은 투어지요. 애아빠가 어제 아들이 잠들고 나서 준비한 장비와 타올 등을 들고 09:10까지 호텔에 있는 피어(Pier)로 나갔어요. 물론 리셉션을 들러서… 오늘의 행사는 상어와 가오리(Ray) 밥주기였고 모투에서의 피크닉(중식제공)이 포함된 거였어요(가격은 어른이 8,000프랑, 어린이가 4,000프랑). 피어로 배가 와서 타고 바다를 향해 나갔지요. 일행은 일본인 부부 한쌍과 카메라맨(실제로는 여자) 그리고 가이드(현지인인데 수영복이 일명 빨간 T팬티였어요)가 전부여서 편안했어요. 그나마도 일본인부부는 하프데이(Half-day)투어여서 식사는 우리만 하는 거였지요.
우선은 소피텔모투 뒤쪽으로 가서 배를 정박하고 스노클링을 했어요(Coral Garden이라고 하더군요). 물은 3~5미터 깊이는 되는데 물이 맑고 산호도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고 어종도 다양해서 스노클링하긴 좋았어요. 다음으로 섬을 끼고 돌아 모투 쪽에 얕은 곳으로 가서 가이드가 먹이로 가오리들을 불러 모았지요. 여기서는 가오리들(Sting Ray)이 몰려 들었고 여러 가지 열대어도 많이 모였어요. 특히나 바로 코앞까지 상어(Black-tipped Shark)가 올 때는 섬뜩하기까지 하더군요. 여기선 꼭 스노클슈즈를 신으라고 하는데 준비가 안된 사람은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도 문제는 없어요. 혹시 타히티의 다른 지역(타히티나 모레아 등)을 먼저 여행하는 사람은 ABC스토어나 상점에서 “플라스틱슈즈(Plastic Shoes)”를 구입하세요. 값은 1,100~1,200프랑쯤 하는데 가볍고 물도 잘 마르고 편해요. 보기엔 딱딱해 보는데 실제로는 부드럽고 여기서 해양액티비티에는 필수품이더군요. 대부분의 외국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었고 결국 우리도 스노클링슈즈가 있었는데도 모레아에서 모두 하나씩 샀지요. 실제로 스노클링슈즈는 잘 마르지 않고 덥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부피도… 아들이 너무너무 좋아했고 결국 상어밥주기만 3번을 나가야 했어요.
이 곳을 떠나 모투로 갔어요. 이름이 어려워 잘 따라 하지도 못했으니까 이름은 물론 기억 못하죠. 배를 대고 반일투어팀은 스노클링을 하고 우리가 점심을 먹는 동안 다시 배로 데려다 주러 가더군요. 점심은 바비큐인데 닭고기, 참치 그리고 바나나구이(빨간 바나나), 볶음밥, 참치회무침(참치를 아주 살짝 데쳐서 묻힌 것), 과일이었요. 입맛에도 맞고 맛있더군요. 그런데 혹시 술 좋아하시는 분은 미리 캔맥주를 가지고 가시면 더욱 입맛이 날 듯… 가이드의 아이스박스에 넣어 달래면 되니까요. 여기 맥주는 히나노(Hinano)인데 애아빠는 꼭 현지 맥주를 마시는데 맛이 괜찮다고 잘 마시더군요. 점심 후 좀 쉬면서 스노클링을 했는데 그 곳은 별로 볼 것이 없었어요. 가도 가도 얕고 물이 뜨뜻하지요. 많이 나가면 여전히 얕지만 해류탓으로 물밑이 시원해지고…
그 곳을 떠나 바다를 통한 보라보라 일주를 했지요. 완전히 우리가 배를 전세 낸 분위기였지요. 하지만 가이드는 충실히 안내해 주었고 오히려 코스에 없는 곳까지 구경시켜 주더군요. 배를 달리면서 보라보라의 수많은 리조트를들을 모두 구경할 수 있었고 유명배우(존 트라볼타, 잭 니콜슨 등)들의 소유인 콘도미니엄도 구경했어요. 다시 얕은 곳에 배를 대고 가오리떼와 수영을 했고 보라보라의 유일한 통로(Pass: 화물선 같이 큰 배들이 보라보라에 드나드는 통로)와 서핑장소도 구경했어요. 이 투어는 다시 나가도 재미있을 것 같더군요.
호텔로 돌아오니 거의 4시가 다 되었고 우리는 다시 씻고 저녁을 해먹고는 휴식을 취했지요. 저녁시간에 글래스바탐테이블아래로 가오리가 지나가는 것도 볼 수 있었어요. 아들은 낮에 먹이를 받아 먹었던 가오리가 쫒아 온 거라더군요.
4. 네째날(2004.12.17) : 바이타페구경과 Coral Garden
오늘은 바이타페구경을 가기로 했어요. 하루에 두 번 바이타페왕복 셔틀(말이 셔틀이지 트럭에 지붕 씌운거죠)이 있는데 오전은 09:00~11:30, 오후는 14:00~16:00더군요. 요금은 왕복에 어른이 800프랑, 어린이가 400프랑이예요. 편도로 이용하는 것은 원래 안되는 것이라더군요. 시간이 너무 짧으니까 오전 것 타고 나갔다가 오후에 들어오면 안되냐니까 리셉션에서는 웃으면서 아주 조그만 타운이라 오래 있을 필요가 없다더군요.
우리는 오전 셔틀을 타고 바이타페 구경을 나갔지요. 진짜로 아주 작더군요. 사실 공항셔틀이 여기에 정박하고 여기서 셔틀을 타고 호텔로 들어왔었기 때문에 이미 한번은 들렀던 곳이지만 자세히 보니 진짜 작은 타운이었어요. 대부분의 상점은 진주상점이었지요. 약간의 토속품(기념품)을 파는 곳을 빼면…
덥다고 불평하는 아들을 달래가면서 이 곳 저 곳을 둘러보자니 자연히 진주상점에 들어가게 되더군요. 진주가게는 에어컨을 빵빵 트니까 일단 시원하죠. 뉴칼레도니아에서도 구경만 했는데 이번에는 애아빠가 이쁘다며 목걸이와 반지를 골라 주었어요. 일단 디자인과 칼라를 고르면 목걸이길이와 진주의 질을 조정하면서 가격을 조절할 수 있고 짧은 경우 30분 길면 4시간정도에 완성시켜 주더군요. 물론 호텔까지 배달도 해주지요. 면세혜택(16%)도 있고 애아빠가 밀어붙여 목걸이와 반지를 사게 되었는데 문제는 돌아가는 셔틀시간이 다 된 거지요. 꼼꼼히 고르고 가격도 조절하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난 거지요. 하지만, 자기네 차로 데려다 줄 테니까 걱정 말라고 하더군요. 사실 이 이야기는 면세처리절차를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적는 거예요.
물품을 구입하면 상점에서 우선 면세처리가격으로 결재하고 따로 크레티트카드영수증(백지)을 긁어 놓아요. 그리고 분홍색 2장과 녹색 1장의 신고서를 우표 붙은 봉투에 넣어 주지요. 이것을 출국시 세관원(국제공항 수하물 검색대 옆에 책상 놓고 앉아 있어요)에게 주면 자기 싸인을 하고 스템프를 찍어서 분홍색 1장은 자신이 가지고 나머지는 돌려줘요. 그 중 녹색 1장은 가지면 되고 다른 분홍색 1장을 우표가 붙은 봉투(수취인은 이미 기재)에 넣어 우편함에 넣으면 면세 처리되는 거지요. 그런데 우체통(Post Box)란 놈이 문제예요. Immigration앞에서 정리하는 여직원한테 물으니까 거기 들어가면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보니 그 안에 없더군요. 그러니까 세관원을 거쳐 체크인을 하고 출국심사하기 전에 공항 내에서 찾아보아야 하겠지요. 우리는 면세점직원의 친절로 해결했지요.
상점에서 서류준비를 하는 동안 아까 거리를 돌면서 보아두었던 통닭차(미니버스에서 통닭을 구워파는 것)로 가서 통닭 한마리를 샀어요(가격은 한마리에 1,000프랑). 그리고 상점차로 호텔로 돌아와 방에서 맥주와 통닭을 뜯었지요. 맛은 한국의 통닭구이와 같았지만 상당히 연하고 엄청나게 뚱뚱했어요. 아마 고기를 먹기 위한 닭이라서인지 그 크기에 육질은 아주 좋고 맛있더군요. 셋이서 한마리를 다 못 먹어서 저녁에 또 먹었지요. 소스를 부어 주랴냐구 물어 보았는데 혹시 해서 조금만 부어달라고 했는데 소스도 맛있더군요.
오후가 되니까 애아빠가 Coral Garden을 가자고 했어요. 어제 본 곳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래서 같은 코스를 또 나가느니 택시보트를 타보자고 해서 리셉션에 예약을 했어요. 14:00에 출발하기로 하고 장비를 꾸려 나가니 배가 오더군요(가격은 모투까지 왕복에 5,000프랑). Coral Garden에 가자니까 소피텔모투를 지나 다른 모투에 내려주더군요. 우리는 16:00에 데리러 오라고 하고 어디가 스노클링포인트냐고 물어 알려주는 곳으로 갔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Coral Garden이라고 불리우는 곳은 한 곳이 아니었어요. 어제 나갔던 곳에는 배를 물에 띄워놓고 스노클링을 해야 하고 해변에서 접근하는 것은 어려운 곳이었지요. 여하튼 이 곳에도 물고기가 많고 볼거리도 많았어요.
다만 여기도 호텔앞바다와 같이 잿빛 산호가 대부분이었고 어제 본 것 같이 아름다운 빛깔의 산호는 거의 없더군요. 여기저기 해삼과 성게가 많았지요. 이 곳에선 한번 잠시 쉰 것을 빼고는 내내 얼굴을 물 속에 넣고 있었어요. 택시보트가 픽업을 와서 그것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지요.
다시 슈퍼마켓을 가서 물과 맥주 등을 사고 근처 상점(몇 개 없지만)을 둘러 보고 내일 Excursion을 예약하고 나니까 진주상점에서 배달을 왔더군요. 방으로 돌아와 저녁을 해먹고 쉬었어요. 가끔씩 빗방울이 날리지만 전혀 불편하진 않았죠. 베란다에 나가 앉아 해지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었어요.
글라스바탐테이블밑에는 어김없이 물고기떼가 오갔어요. 성게는 가끔씩 자리를 바꾸곤 했고요.
5. 다섯째날(2004.12.18) : 산에서 내려다보는 보라보라(Jeep Safari)
오늘은 아침에 아들의 아침식사를 챙기다 보니 글라스바탐테이블로 문어가 보이더군요. 어린 문어인데 애아빠는 오늘 사파리만 아니면 잡아먹겠다고 농담을 했고요.
오늘의 행사는 지프사파리예요(가격은 어른이 6,300프랑, 어린이가 3,150프랑). 역시 같은 시간에 리셉션으로 지프차가 와서 그것을 타고 Club Med로 가서 일본인 2쌍을 태우고 해변을 달렸어요. 이번에는 육로를 달리면서 보라보라를 구경하는 거지요. 그저께 모두 본 모습들을 육로에서 보니까 또 다른 느낌이더군요. 달리는 차창으로는 히나노나 하이비스커스가 즐비하고 비탈길을 꼬불꼬불 올라가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보라보라의 전망은 진짜 멋지더군요. 가이드이자 기사분이 설명(물론 영어)도 잘 해주었고 가끔씩 비탈길에서 가속을 하거나 후진을 하면서 사파리의 흥을 돋궈 주더군요. 길은 험했지만 상상만큼 차가 심하게 요동하지도 않고 계속 산길만 가는 것도 아니예요.
가는 도중에 빠레오공장(?)에 들러 빠레오착용법 시연도 보았지요. 사실 한장쯤 사고도 싶었지만, 돈을 안들고 나가서… 우리 셋이 하나씩 입고 기념촬영만 했어요.
다음은 포대가 있는 산꼭대기에 올라가 보라보라의 다른쪽 해변을 구경하고 거기서 가이드가 준비해온 파인애플과 자몽으로 잠시 휴식을 취했어요. 그리고 다시 길을 달려 마지막으로 마티라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통신탑이 있는 정상에 올라갔어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바이타페에서 잠시 멈추어 진주상점을 보여주고 호텔로 돌아왔지요.
보라보라의 전경을 보고 싶으신 분은 이 사파리는 꼭 해보세요.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보라보라의 그 다양한 물빛은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예요. 산을 오르는 중간이 다소 덥지만 잠시뿐이고 해변도로나 산 정상에서 시원했어요.
오후에는 아들과 호텔 앞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기도 하고 아들은 서울서 가져간 비누방울놀이도 했어요. 사실 오후에는 베란다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쉬는 한가로움이 진짜 이곳의 낙일 수 있더군요.
오늘은 처음으로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어요. 우선은 애아빠가 참치회(냉겅참치가 아니니까요)를 먹고 싶어했고 계속되는 인스턴트식사에서 벗어나기 위한 거였어요. 사실 경제적인 여행을 위한 거였지만 애아빠는 은근히 걱정스러워 했지요. 여행가선 잘 먹어야 한다고…
애아빠는 사시미(1,450프랑), 저는 스테이크 , 아들은 스프와 치즈버거(프렌치후라이)를 먹었어요. 맥주 1캔과 콜라 1캔해서 총 6,070프랑이었지요. 여기는 기본적으로 바케뜨 등 빵이 나오지만 물은 모두 사먹어야 해요. 그냥 수도물을 먹어도 된다고 하지만 어린 아들도 있어 모험은 피했지요. 사시미는 생참치인데 어느 음식점에서나 다 팔고 회밑에는 양배추를 채쳐서 깔았고 더 재미있는 것은 밥이 함께 나오는 거예요(분명히 메뉴에는 전채로 되어 있거든요). 여기서는 와사비는 없었지만 간장은 주더군요. 저물어 가는 보라보라의 바다를 바라보며 때로는 빗물을 느끼면서 저녁식사를 즐겼어요. 내일은 라구나리움에 가기로 했지요.
6. 여섯째날(2004.12.19) : 다시 바닷속 구경(라구나리움)
사실은 카타마란크루즈를 나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호텔 카타마란이 돛대가 부러져서 운항중지중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라구나리움구경을 나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리셉션에서 차(이것도 트럭에 지분 씌운 것)를 타고 투어출발을 하는 선착장에 가보니 사람이 엄청 많더군요. 게다가 우리는 라구나리움이라고 해서 일종의 가두리(?) 수족관으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상어밥주기와 거의 유사한 거였어요. 물론 나중에 라구나리움은 아들에게는 참 좋은 코스였지만요.
여기서의 배는 덮개도 없고 무척 날씬한데다 참가자도 20명 정도라서 배 안은 북새통이었어요(가격은 Half-Day 어른이 7,800프랑, 어린이는 3,900프랑). 하지만 햇볕이 뜨거운 걸 빼고는 기분도 상쾌했고 갈매기들이 배를 따라 나는 모습이 한껏 즐거웠지요. 물론 썬크림을 출발전에 듬뿍 발라서 통구이될 걱정은 없었고 썬캡도 가지고 갔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지요.
우선은 상어먹이주기와 마찬가지로 같은 장소에서 가오리와 상어에게 먹이를 주었지요. 유유히 헤엄쳐 스치는 상어들을 보고 아들은 다시 흥분에 빠졌고 손을 뻗어 가오리를 만져보기도 했지요. 물이 맑아 멀리서 다가오는 물고기들도 잘 보였고 깊이가 얕아 구경하기도 그만이었어요. 아들은 애써 들고 간 라이프베스트(호텔 예약시 아동용 라이프베스트의 유무를 확인했었지요)를 입고 유유히 스노클링을 했어요.
여기서 다시 배를 타고 또다른 Coral Garden을 향했어요. 여기서는 스노클링(스쿠버)포인트는 다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예요. 여기는 처음 오는 곳이더군요. 역시 물은 5미터도 더 되는데 바닥까지 보일 정도로 맑고 형형색색의 산호와 열대어가 붐볐어요. 처음으로 바위틈에서 곰치가 자태를 드러냈고 물은 시원했어요. 하지만 물살(해류)가 너무 빨라 저와 아들은 이내 포기했고 애아빠만 여기저기 돌아 다녔지요. 더구나 라구나리움은 소개 사진에 이런 식의 스노클링이 있다는 안내가 없어서 오리발도 호텔에 두고 와서 어른들도 라이프베스트를 입었더니 해류를 거슬러 수영하기가 더 어렵더군요. 혹시 이 코스 나가는 분은 오리발 챙기세요.
다음으로 드디어 라구나리움으로 갔어요. 라구나리움은 일종의 가두리수족관이라고 생각하면 되지요. 몇 개의 가두리(바다에 그물을 둘러 친 어항)를 만들고 그 안에 여러 종류의 물고기를 넣고 관람객이 같이 수영하면서 구경하는 곳이지요. 여기서도 스노클링슈즈(플라스틱슈즈)는 필수지요. 거북이들도 있고 온갖 타히티의 열대어는 다 모아 놓아 어린이들에게는 신기한 물속 나라로의 여행이 되더군요. 근처에서 보는 것보다 더 큰 상어(Grey Shark도 있어요)들이 있고 깊은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어종도 있더군요. 여러 칸을 옮겨 다니면서 구경을 한 후에 반나절코스팀은 배에 오르고 종일코스팀은 거기서 점심식사를 했어요. 우리는 반일팀이라 배를 타고 돌아오며 파인애플, 바나나 그리고 자몽을 먹었지요. 여기 자몽은 특히 맛이 담백하고 갈증해소에 그만이었어요.
돌아 오는 길에 아들은 배에서 코코 자고 배는 한낮의 더위를 가르며 달렸지요. 오늘은 정보부족으로 Fins을 안 가져간 것이 다소의 아쉬움이었어요. 사실 Shark Feeding을 한 경우라면 굳이 이 코스를 다시 나가지 않아도 되겠지만, 라구나리움은 따로라도 가보면 좋을 듯 하더군요.
오늘 저녁도 호텔식당에서 했어요. 애아빠가 그래도 보라보라에서 유명하다는 Blood Marry(유명인이 많이 방문했고 그 사람들릐 이름을 입구에 붙여 놓은 곳)에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비수기 공사중이라 영업을 안한다고 해서 그냥 호텔식당에서 식사를 했어요. 애아빠는 다시 사시미를 주문했고 저와 아들은 마이타이샐러드(닭고기와 생선구은 것에 야채 얹은 것)를 먹었지요. 애아빠는 서울서 가져간 소주팩을 가지고 나가 한 잔…
이 마이타이의 식당은 해변에 있고 저녁마다 생음악 공연도 해서 분위기가 좋아요. 주말에는 손님이 많은 편이지만 주중에는 조용하더군요.
내일은 모레아(Moorea에는 “O”가 두개인데 왜 “모”라고 읽나했더니 Mo+Orea라서 그렇데요)로 넘어 가는 날이라서 아들은 일찍 자고 애아빠는 열심히 짐을 꾸렸지요. 애아빠는 짐 싸는데는 선수니까…
첫댓글 석화맘님~ 여행 후기 너무 좋아요~ 마치 보라보라를 다시 간 것 같아요...^^~ 한 동안 또 휴유증에 시달릴 것 같아요..사실 2월에 다른 쪽으로 여행지를 바꾸려고 했는데...다시 갈 것 같은 예감이...^^~
모두들 한꺼번에 후기 글 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답글도 못달고... ㅎㅎㅎ
부럽네요 ^^
석화맘님.... 사실 일과 건강 때문에 구정때 타이히 힘들것이라 생각해서 일본으로 스키투어나 가볼까 생각중이었는데 사람 마음 흔들게 하시네요.... 아우~~~
굿이네요~ ^^*
정말 너무 상세하게..마치 제가 방금 여행을 다녀온듯한 행복함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