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보다 더 많이 잔 듯 하다..
식사를 못 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뛰쳐나갔을 정도니까 말이다.
역시 우선 커피를 대접(?)에 받아들고 설탕을 양껏 넣고 휘~휘~ 저으니 커피향에 눈부신 바다가
행복할 오늘을 예견한 듯 하다.
우선 오전에 징가님이 오셨다. 징가님가 함께 기념품들과 선물을 사기 위하여 모두가 다 아는
"catch"로 갔다.
"몇 개나 살꺼야, 내 신촌 현대백화점가니까. 7000원이 넘더라고. 한국으로 보내서 장사나 할까
생각했다니까, "
"50개 살까, 100개 살까? 정말 좋아요?"
"고입자야, 고입자... 거품이 엄청 많이 난다니까?"
이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catch에 다다랐다.
"헤이, 굿모닝"
"헉, 헬로우 ㅋㅋㅋ"
징가님의 인사에 여직원들이 무진장 좋아한다. 이런저런 대화를 키득거리면서 나누눈걸 보니 징가님과
굉장히 친한가보다.
"내가 츄레이 다 해놨어.. 나한테만 디씨해주잖아..ㅋㅋㅋ"
"디스카운트 포 미.. 오케이"
"오케이. 온리 유.ㅋㅋㅋ"
'그래, 까짓거 100개 사자'
100개를 샀다. 한 박스다.. 리본도 집에가서 묶으라고 3개나 넣어준다. . 무진장 무겁다..
징가형님과 비누를 들고 탄두아이를 사러갔다..
"내가 말야.. 더 싼데 알아냈어.. 끝내줘.. 그리고 한 10병사, 선물로 죽여줘.."
"까짓거 10개 사줘 뭐.."
상점에 도착하니 한박스가 12개란다.
'그래, 까짓거 12개 사자'
12개를 샀다. 드라이 망고 10개와 함께 트라이씨클에 실었다.. 징가형님과 헤어지고 로얄팍 2층으로
옮기는 일은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다음날. 공항으로의 이동.. 한국에서의 이동이 벌써 걱정이
되었지만 군시절 뼈를 묻는줄 알았던 유격훈련과 혹한기 훈련을 생각하며 웃어넘겼다..
방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다시 비치쪽으로 발을 옮겼다. 헤나라고 쓴 현수막 앞에 발을 멈췄다..
시익 웃으며 다가가자 얼른 일어나서 자리를 안내한다. 자리라고 해봤자 비치의자지만 환대에 성큼
앉아 그림을 골랐다..
"자기야, 여기 반짝이 헤나다.."
"그래,, 여자는 반짝이가 이뻐.. 그러니까 이걸로 해라... 나비 이쁘다.."
"그래? 난 진짜 헤나하고 싶었는데..."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어깨를 들이댄다.. 나는 미스테리한 불꽃 모양을 골르고 나서 웃으며
"헤나 오케이?.."
난 남자니까 당연히 헤나를 하고 싶었다..
근데 스티커를 떼더니 붓으로 뭘 자꾸 칠한다. 전에 내가 본 헤나는 열심히 그리던데.. 기술이
발전하여 이런가보다 했다. 하긴 이래야 삑사리 나도 번지지 않으니까 말이다..
근데.. 갑자기 붓으로 뭘 다 칠하더니
"블루?"
"왓"
조그마한 반짝이 병을 들어보이며 "블루? 레드? " 한다..
쓰린 가슴을 쓸고
"믹스"
내 팔뚝에는 여성들의 가슴이나 손목등에 이쁘게 토끼같은 모양으로나 자리잡는 반짝이 헤나가
야성미 넘치는 불꽃 모양으로 내 어깨에 새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불안과 달리 하고나니 봐줄만은 했다.. 어쩌겠는가.. (아직도 반짝이로 인한 하얀 불꽃모양이
보인다)
쭈욱 가다가 다시 캐치에 들려 머리 따는 곳을 물어보니 바로 앞비치로 웃으며 안내해준다..
나이든 아주머니 둘이 목걸이를 꿰고 있다가 얼른 일어나신다.. 약 40분만에 아내의 머리가
이쁘게 꾸며졌다. 그동안 나는 목걸이도 사고 팔찌도 사고 바쁘신 주인장을 대신하여
바람잡이 해주는 등 최선을 다했다..
나의 탐크루즈 같다는 감언이설에 흔쾌히 목걸이를 사던 필리피노는 정말 내게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해보렸다..
"아 유 재패니스?
"헉. 노노, 아 해잇 재팬, 아임 그레잇 코리안"
"쏘리 ^^, 아 해잇 재패니스, 투"
기분이 좋아진 두사람은 식사를 하기 위해 돌아다니다. 마냐냐를 발견하였다..
전에 인터넷 어디선가 많은 양의 망고쉐이크와 칠리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는 마냐냐의
칭찬평을 본 적이 있었다..
정말 생각보다 조그마한 식당에 테이블은 한4개남짓... 받아든 메뉴판은 알 수가 없었다...
어쩔 수없다고 판단한 우리는 식당에 메뉴를 가장 잘 고르는 법을 알고 있었다..
먼저 내가 물었다..
"위 어 코리안, 왓츠 베스트 메뉴?"
못 알아 듣는다.. 역시 나의 영어는 너무 짧다,.. 다시한번 도전한다.
"이프 유 어 코리안, 왓 메뉴 두 유 오더"
역시 못 알아 듣는다..
아내가 나선다.. 이내 직원은 허니문이냐고 묻더니 음식을 추천해 주면서 재료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 슬프지 않다.. 이런데 굴복하고 부끄러워하기 시작한다면 다시는 자유여행을 할 수 없다고
생각됐다. 그래서 참아낼 수 있었다...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망고쉐이크는 하나만 시켜도 될 만큼 정말 컸다.. 그리고 맛도
괜찮았다.. 외국인들과 같이 눈 인사를 하고나서 소화가 된걸 확인하고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가 협소한 마냐냐에 대한 예의였다. 그리곤 역시 언제나처럼 조니스에서 맥주를
시켰다.. 시원한 바다를 내려다보며 헤나 기념으로 사진도 찍고 끽연을 만끽하고 있을 때
비치 돗자리에서 일본인으로 보이는 연인들이 메니큐어를 받고 있었다..
"헤이 맘, 우쥬 포 마이 와이프 넥스트 타임"
"오케이, 넥스트 타임"
아내가 좋아한다. 여자는 손톱손질을 좋아한다는 말이 맞는거 같다.. 손톱손질을 받는 동안
"그래도 제법 비슷하게 한다. . 나는 완전히 그냥 장난일 줄 알았는데.."
아내는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맥주한잔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사진을 찍어주다 책을 읽었다..
날씨도 따뜻하고 몸이 노근노근 졸리다... 메니큐어가 끝나자 마자 우리는 로얄팍으로 돌아와
정자(?)위에 올라가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잠이 들었다.. 항상 생각하는 말이지만 '천국' 이라는 단어가
꿈에서도 아른거렸다..
첫댓글 ㅎㅎ 우린 그 정자?에 누워서 진짜 열심히 마사지 받았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그곳에 있는듯 합니당~~~
ㅋㅋㅋ.....신행의 후기에서 군생활 유격얘기까지 동원되는 구스구스님의 100촉의 센스...재밌습니다. 몇편까지 이어 질런지? 이러다 최장편의 신기록을 깨는거 아닌지.^^
보라카이...자유여행의 참 맛을 즐기시는 구먼요...구스구스님 저보다 더 선수 같습니다.... 징가님...선수 만낫네......다음편 기대 만빵...
구스구스님 로얄팍에 그 정자는 내가 전세 낸거여....나에게...월세 조야 되는데.....
우하하하~ 너무 재미있다. 빨리 다음편도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