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이제 단순히 차 마시고 이야기하는 만남의 장소만이 아니다. 다양한 맛의 커피와 함께 쿠키, 빵, 생과일주스, 단팥죽 등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는 카페로 바뀌면서 새로운 먹거리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제대로 된 한 끼 식사 값에 버금가는 빙수까지 가세하여 사람들의 입맛을 점령하고 있는 추세이다.
얼음 빙수에 팥, 과일, 떡, 시리얼, 아이스크림, 초코, 견과류 등 들어가는 토핑도 다양하다.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하지만 밥보다 비싼 디저트가격이 먹고 싶은 마음을 머뭇거리게 한다.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까치둥우리’는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와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푸짐한 토핑의 팥빙수를 착한 가격으로 맛 볼 수 있는 자립형 카페이다.
싱글 맘들이 직접 운영하는 자립카페 ‘까치둥우리’는 각계각층의 도움과 후원을 받아 미혼모들에게 꿈과 희망의 빛이 되어 2012년 탄생했다.
처음에는 남구 학익동에서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우여곡절을 겪고 최근 남동구 논현동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의 도움으로 건물 1층 로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세 명의 싱글 맘들은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인 한 부모시설 ‘스텔라의 집’에서 아기의 양육을 결정한 엄마들이다.
이들은 직업재활교육장에서 바리스타과정을 수료한 전문가들로 홀로서기를 꿈꾸며 열심히 커피를 만든다.
발렌티나 원장수녀(스텔라의 집)는 “아기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대견하고 기특합니다. 앞으로 엄마들이 이곳에서 삶의 에너지를 충전 받고 창업할 수 있는 자리매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회적 편견의 시선을 버리시고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일어난 엄마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른 아침, 카페‘까치둥우리’의 문이 활짝 열렸다. 카페에 문은 없지만 이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불을 켜면 문이 열린 것이다.
카페주방에서는 손님을 맞기 위해 준비하는 바리스타들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김보라씨(25세)는 “카페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어요. 아직은 서투르지만 배워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행복한 자립을 위해 열심히 배우고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지금 아들이 12개월이에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고 아들에게 엄마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윙~윙~~” 그라인더에서 신선한 원두 알갱이가 곱게 부서진다. 곧 바리스타의 손끝에서 구수한 커피가 완성된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남구학익동에 위치한 자립형 분식카페 ‘토리양’에서 질 좋은 생두를 직접 볶아 만든 것을 제공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을 필요할 때마다 그곳에서 주문해 사용하기 때문에 커피 맛이 신선하고 구수할 수밖에 없다.
“커피는 원두가 좋아야 해요. 커피를 좋아하시는 손님들께서 먼저 아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맛있다고 또 오십니다. 단골도 많이 생겼어요.”라며 매니저 강은주씨(40세)는 새까맣고 탱글탱글한 신선한 원두를 꺼내 보인다. “커피는 온도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시원한 장소에 보관해 두었다가 그날그날 필요한 양만 사용하고 있어요. 원래 로스팅한 원두를 바로 사용하는 것보다 3일 후 사용하는 게 맛이 더 좋거든요.” 바로 이 카페의 커피가 맛있는 이유다.
“이 커피원액으로 커피젤리도 만들어요. 일찍 출근해서 미리 만들어 놓고 빙수 만들 때 사용하고 있어요. 빵과 쿠키도 손님들이 찾으셔서 커피와 함께 판매합니다.”
머핀, 베이글, 허니 브레드, 수제 쿠키 등 냉장고 안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여러 종류의 빵과 과자도 이들이 발품을 팔아가면서 맛보고 깐깐하게 선택해서 판매하는 사이드 메뉴들이다.
12시가 되자 카페 안이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커피를 마시려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손님 이진재 씨(계양구 병방동)는 “이 근처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여기가 커피 맛도 좋고 값도 싸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주 옵니다.”라며 주문한 커피를 기다린다.
손님 박선영씨(부평구 산곡동)는 “회사가 이 건물에 있어서 거의 매일 와요. 이 카페 커피 맛에 중독됐나 봐요. 오늘은 테이크아웃해서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마시려고요. 무엇보다 맛있는 커피를 부담 없는 가격에 마실 수 있어서 좋습니다.”라며 커피와 머핀을 포장해간다.
신선한 원두를 바로 갈아서 제공하는 에스프레소 가격은 1,800원 아메리카노는 1,900원이다. 또한 두 사람이 먹어도 충분한 양의 ‘커피젤리팥빙수’는 4,500원으로 이 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커피젤리가 토핑으로 듬뿍 들어간다.
“팥빙수 두 개요~!” 주문을 받자마자 얼음을 갈고 갖가지 토핑을 빙수위에 아낌없이 얹는 손길이 재빠르게 움직인다. 화려하게 변신한 빙수가 손님에게로 향한다.
손님 최명숙씨(52세, 남동구 논현동)는 “이 근처에 모임이 있어서 왔어요. 날이 더워서 빙수를 주문했는데 값도 싸고 양도 많고 맛있네요. 빙수와 어우러진 커피젤리도 입안에서 커피향이 은은하게 퍼져서 아주 좋아요.”라며 즐거운 표정으로 빙수 맛을 즐긴다.
“세 명이 두 개를 주문했는데 양이 무척 많네요. 고소한 시리얼과 과일 칵테일이 잘 어우러져서 맛있어요. 커피젤리도 톡톡 씹히고요. 다른 음료 값도 싼 것 같아요.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어요.” 김희숙 씨(57세)는 빙수를 먹으며 더위를 식힌다.
“지금은 힘들지만 나와 아기의 행복한 미래를 생각하며 현재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꼭 성공해서 미혼모들에게 꿈과 용기도 주고 29개월 된 우리아들이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해주고 싶어요.”우헬레나 씨(24세)의 눈동자에 희망이 반짝인다.
‘카페 까치둥우리’는 그녀들이 아기와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희망을 꿈꾸며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삶의 터전이다.
“현재는 생활능력과 자립능력이 없지만 앞으로 열심히 일을 해서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면 자립해서 창업도 해야죠. 그래서 돈도 많이 벌어서 아기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녀들의 바램이다.
카페이용시간 : 오전8시30분~오후6시30분
문의 : ☎864-3356
박영희 I-View객원기자 pyh6061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