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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호 : 近園 김양동 미술학 박사, (전)계명대 미대 학장, (현)계명대 석좌교수. |
2013년 희망의 사자성어 ‘除舊布新’
교수들이 뽑은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가 除舊布新으로 조사됐다. 작년 12월 30일 교수신문은 12월 10~19일 전국 대학교수 6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13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제구포신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교수 가운데 30%가 제구포신을 선택했다.
새해 사자성어로 뽑힌 제구포신은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춘추좌전을 보면 昭公 17년 겨울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자 노나라의 大夫 申須가 이를 제구포신의 징조로 해석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혜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길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신수는 오히려 이를 변혁의 징조로 본 것이다.
새해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변혁은 불길함의 징조가 나타날 때 필요한 것"이라며 "다만 그 변혁은 백성의 믿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옛 사람들은 낡은 것은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보고자 했다"며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박명진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대선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 갈등과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갈등이 심화됐다"며 "새 정부는 구악을 퇴치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할 것"이라고 선택 이유를 말했다.
제구포신에 이어 여러 갈래의 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시킨다는 의미의 圓融會通이 28.4%의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원융회통은 원효의 화쟁사상에 나오는 말이다. 또한 맹자에 나오는 與民同樂은 3위에 올랐다. 이 사자성어는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통치자의 자세를 비유한 말이다.
참고로 교수들이 새해 사자성어로 선정한 `제구포신`에 빗대어 젊은층 누리꾼들이 댓글 란에 내 놓은 사자성어들도 줄을 이었는데, 역시 진보세력이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 것을 허탈해하며 장년세대를 뒤틀고 있다.
국민멘붕, 서왕계래(쥐가 가고 닭이 온다), 제선포악(선한 것을 버리고 사악함을 품는다), 설상가상, 내시세상, 독재시작, 재벌번창, 제구포구(옛것을 제거하고 옛것를 펼친다), 이판사판, 구태의연, 망국직전, 사거장래(사기꾼이 가고 장물할멈이 온다), 계이독경, 만사불통, 유신부활, 제쥐포닭, 조삼모사, 트라우마, 놀고있네, 쥐닭천국, 유신복귀, 노인만세, 청년멘붕, 유신재림, 부독제민(독재가 부활하고 국민이 사라진다), 토사구팽, 막장한국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