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에 너무 골치 아픈 당신은 30년째 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당신은 1991년 어느 따뜻한 봄에 찾아 왔고 친구들과 쇼핑을 갔다가 백화점 주차장에서 걷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는 뒤에서 오던 남친의 한마디를 통해 당신의 존재를 알렸고 그 때 부터 당신과 나의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8년은 당신의 이름도 몰랐습니다 나는 오후만 되면 토끼에서 거북이로 변해서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하얀 까운을 입고 히포크라테스 하고 쬐끔 친하다는 사람들(의사 선생님)은 당신 때문에 걷기가 힘들다고 징징 거리는 나를 멀쩡하다고 했습니다
세상에 나와서 강산이 두 번 변했을 때 태평양 바다를 건넜습니다 건너 온지 16년 쯤 되었을 때 로스엔젤레스 서쪽 끝에서 돌아가시면서 '사진기를 챙겨서 천국에서 만나자'고 한 빌리 그래함 목사님의 고향인 샬롯 동쪽 끝 대서양 바다 쪽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당신은 샬롯에 와서 하얀 까운 입은 사람이 나에게 준 노란 동그라미(레보도파제제 시네메트 25/100 mg) 녀석 앞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 내어서 누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불청객인 당신을 만나서 어찌 해야 좋을지 몰라 힘들어 하는 많은 사람들과는 달리 8년 동안 찾으러 다녔기 때문에 나는 너무 기뻤습니다
그 때부터 노란 4 녀석(시네메트 25/100 mg 하루 4번)과 당신 우리 셋의 동고동락이 시작 되었고 어떤 사람들은 신혼이라고 부르고 어떤 사람들은 당신과 사이가 좋을 때라고 말하는 첫번째 허니문 인지 꿀달인지(honey 꿀 moon 달)를 10년을 보냈습니다 10년 동안 당신은 내 삶의 아주 조그마한 조각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두번째 허니문 7년을 시작 할 때 노란 녀석(레보도파제제 카비도파/레바도파 25/100 mg)이 배삼룡 아저씨처럼 조금씩 비실거리면서 힘이 없어서 주황색의 포동포동한 타원형(콤트 억제제 2세대 엔타카폰 콤탄 200 mg)을 데리고 왔다가 숨박꼭질을 얼마나 잘하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보냈고 하얀 동그라미(마오비 억제제 아질렉트)를 데리고 왔는데 이 녀석도 숨박꼭질을 하는 것 같아서 4번을 쫓아 냈다가 노란 녀석이 풀이 죽어 있어서 다시 데리고 왔습니다
두번째 허니문이 끝이 났을 때 당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 내면서 고십 세고 인정사정 없는 오프라는 녀석을 데리고 왔고 나도 멋있게 보이려고 스티커(도파민 효현제 로티고틴 뉴프로 패취)를 붙였다가 몸에 자국을 시뻘겋게 만들어서 쫓아 냈습니다 치열한 전투를 견디어 내려면 잠을 푹 자야 하는데 잠을 자다가 깨서 노란 동그라미와 논다고 뇌를 잘 속이는 고동색 타원형(도파민 효현제 로피니롤 리큅피디) 포동포동한 녀석을 하얀 까운을 입은 중국 아저씨가 데리고 가라고 해서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노란 동그라미와 너무 열심히 논다고 하얗고 빨간 원통의 몰랑몰랑(레바도파제제 서방정 라이타리)한 녀석과 놀라고 해서 잠시 놀았는데 너무 정신 없게 해서 앵앵 울면서 달리는 차(구급차)를 타 보았고 분홍색 원통의 몰랑몰랑한(아만타딘) 녀석도 만났는데 소문이 좋지 않아서 놀지 않습니다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우리들의 전쟁은 점점 치열해 갑니다 당신에 대해서 너무 몰랐습니다 하지만 몰랐던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많이 알았으면 견디기가 힘이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이 전쟁에서 꼭 이길 것입니다 이겨서 당신을 시궁창에 처박고 만세를 부를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나를 도와준 노란 동그라미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할 것입니다
푸른희망 드립니다
2020/09/02
첫댓글 푸른희망님 어쩌면 우리가 평생지고 가야할 친구를 하나 더 옵션으로 뎌리고 천국까지,,가야할 운명인것을 표현을 넘니도 시를 쓰듯이 해주어서 읽으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얘기하고 또.해도 그저,감사할 따름십니다 글을 쓰는 재주가 아주 멋지십니다
이 썰렁한 카페에 오셔서 일일이 댓글을 달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