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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격 높이는 중국 고전 148 구
1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시경(詩經)』(지아자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이 우울하다 하고 나를 모르는 이는 내가 무엇을 찾느냐 말한다.
-마음을 알아주는 지기(知己)가 아쉬울 때 쓰는 문구다. 중국 공산당 2대 총서기 취추바이(瞿秋白)가 자서전 『다여적화(多餘的話)』 첫 문장에 인용했다.
2 人而無儀 不死何爲 『시경(詩經)』(인이무의 불사하위)
사람으로 예의가 없는 이는 죽지도 않고 무엇하는가
-위엄과 예의가 없는 사람은 미물인 쥐만도 못하다는 시경의 구절이다. 사람의 됨됨이와 몸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격조 높게 쓸 수 있는 말.
3 言者無罪 聞者足戒 『시경(詩經)』(언자무죄 문자족계)
말하는 이는 죄가 없다. 듣는 이가 경계로 삼으면 된다.
-언로(言路)를 넓힐 필요가 있을 때 쓰면 좋다. 1956년 중국의 백화제방(百花齊放)이 마오쩌둥의 이 말로 시작됐다. 원자바오 전 총리도 수 차례 인용했다.
4 他山之石 可以攻玉 『시경(詩經)』(타산지석 가이공옥)
다른 산의 돌로도 자기의 옥을 갈 수 있다.
-설명이 필요없는 성어다.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5 投我以桃 報之以李 『시경(詩經)』(투아이도 보지이리)
나에게 복숭아를 던져주자 오얏(자두)으로 보답했다.
-윗사람이 덕을 행하면 아랫사람이 본받는다는 말이다. 솔선수범을 강조할 때 넌지시 건네보자.
6 天作孽 猶可違 自作孽 不可活 『상서(尙書)』 (천작얼 유가위 자작얼 불가활)
하늘이 만든 허물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허물에는 살아갈 수 없다.
-하늘보다 인간이 초래한 재앙이 더 끔찍할 수 있음을 말한다.
7 滿招損 謙受益 『상서(尙書)』(만초손 겸수익)
교만은 손해를 부르고 겸손은 이익을 받는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니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8 從善如登 從惡如崩 『국어(國語)』 (종선여등 종악여붕)
선을 따르기는 산을 오르듯 어렵고 악을 따르기는 담이 무너지듯 순간이다
-어려워도 반드시 해야하고 쉽다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 선악이 그렇다.
9 多行不義必自斃 『좌전(左傳)』 (다행불의필자폐)
의롭지 못한 일을 많이 하면 반드시 스스로 멸망한다
-좌전은 역사서 『춘추(春秋)』의 한 판본이다. 역사는 거울이고 반복된다. 예외는 없다.
10 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 『좌전(左傳)』(거안사위 사즉유비 유비무환)
편안히 지낼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생각하면 대비하고 준비가 있으면 화를 피할 수 있다
-백 번 새겨도 지나치지 않은 경구다. 호국 시설 방명록 문구로 더할나위 없다.
11 人非聖賢 孰能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 『좌전(左傳)』(인비성현 수능무과 과이능개 선막대언)
사람은 성인이 아닌데 누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잘못을 저질렀어도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나을 수 없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반복이다. 제갈량은 맹획을 일곱 번 잡았지만 일곱 번 풀어줬다.
12 知人者智 自知者明 『노자(老子)』(지인자지 자지자명)
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다하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명철하다 한다.
-용인술의 기본이다. 명철은 지혜를 넘어서는 통찰력이다. 자신을 이기는 사람을 강하다고 한다(自勝者强)는 말로 이어진다.
13 信言不美 美言不信 『노자(老子)』(신언불미 미언불신)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신뢰의 적자는 가식적인 말에서 출발한다. 충성스런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충언역이(忠言逆耳)와 일맥 상통한다.
14 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노자(老子)』(화혜복지소의 복혜화지소복)
화는 복이 의지하는 바이고 복은 화가 잠복하는 곳이다.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화복의복(禍福倚伏)으로 줄여 쓴다. 고난 속에서 희망을 찾으라는 메시지다.
15 合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千里之行 始於足下 『노자(老子)』
(합포지목 생우호말 구층지대 기어루토 천리지행 시어족하)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씨앗에서 나오고, 높은 누대도 한무더기 흙쌓기에서 시작되고, 천리길도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과 일맥상통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6월 평화공존 5원칙 선언 60주년 기념식에서 인도 격언 “물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벼이삭이 모여 한다발이 된다”와 함께 이 구절을 인용했다.
16 敏而好學 不恥下問 『논어(論語)』(민이호학 불치하문)
영민하고 배우기를 좋아하며 아랫사람에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다.
-공자와 동시대 인물인 공문자(孔文子)의 생활태도다. 배움에는 위아래가 없다. 인문(人文)의 본질이 배움이요 소통이란 의미다.
17 己所不欲 勿施於人 『논어(論語)』(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라
-역지사지(易地思之)는 갈등 해결의 지름길이다. 공자의 행동철학은 용서할 서(恕)로 요약된다. 서는 여심(如心)이다. 분쟁이 발생하면 공자의 지혜를 떠올리자.
18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 『논어(論語)』(공욕선기사 필선리기기)
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먼저 도구를 다듬어야 한다
-준비된 자만이 성공하는 법이다. 준비 없이 요행을 바라는 세태를 꾸짖는 말이다. 현명한 인재를 섬기고 어진 이를 가까이 하라는 충고로 이어진다.
19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논어(論語)』(군자탄탕탕 소인장척척)
군자는 마음이 평탄하고 넓다. 소인은 늘 근심 걱정 뿐이다.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마음가짐이다. 근심이 없고 해소하는 이가 성인군자이며 늘 근심에 시달리는 이가 협량(狹量)이다. 큰 협상장에서 인용할 만하다.
20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也 『논어(論語)』(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날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잎이 더디 시듦을 안다.
-추사(秋史)의 세한도로 익술한 구절. 권세가 있으며 아첨하고 몰락하면 냉대하는 염량세태(炎凉世態)가 극성일수록 세한송백이 돋보이기 마련이다.
21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논어(論語)』(학이불사즉강 사이불학즉태)
배우고 생각치 않으면 어리석어지고 생각만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공자는 만세의 사표(師表)다. 배움을 지혜로 승화시키고 독선에 빠지지 않는 법을 제시했다. 젊은이를 만날 때 인용하면 좋겠다.
22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논어(論語)』(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당하지 않고 어진 이는 근심하지 않고 용감한 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공자가 군자의 도로 제시한 세 가지 미덕이다. 리더십을 이루는 세 축이자 2500여년을 관통하는 가르침이다.
23 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 『논어(論語)』(인수무과 과이능개 선막대언)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잘못했으되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잘하는 일이 있겠습니까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다. 발전을 위해서는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 남의 허물을 발견했을 때 넌지시 이렇게 말해보자.
24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논어(論語)』(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아는 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진리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송의 왕안석은 이 구절을 제비 울음소리와 같다했다. 용맹한 자로에게 던진 공자의 충고다. 평안도의 벽동과 창성의 소가 유달리 크고 억세 고집불통인 사람을 벽창우라 부른다. 공자처럼 융통성 없는 상대에게 에둘러 해봄직한 말이다.
25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논어(論語)』(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즐기는 사람이 낫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교육정책을 밝히며 인용한 문장이다.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2013년 중앙당교 개교 80주년 기념 축사에서 같은 말을 인용했다. 공자는 아는 사람(知之者)은 고사하고 “막혀도 배우지 않는 사람(困而不學)”도 있다며 개탄했다.
26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논어(論語)』(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수령부종)
자신의 몸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지고, 자신이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
-“정치는 바른 것(政者正也)”이라는 공자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구절이다. 솔선수범의 뜻이다. 시진핑 주석이 과거 한 칼럼에서 매력적인 인격으로 자신을 관리하는 지도자가 우수한 리더라며 인용했다.
27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논어(論語)』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선한 것을 골라 따르고 선하지 못한 것은 가려서 고친다.
-주위 환경도 배움에 활용하라는 말이다. 교육자다운 말이다. 타산지석·반면교사와 일맥상통한다.
28 大道之行 天下爲公 『예기(禮記)』(대도지행 천하위공)
대도가 행해지면 천하가 공평무사해진다
-고대 이상 사회인 대동(大同)을 설명하는 첫 구절이다. 공평과 복지는 현대사회의 과제다. 대도를 행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의 임무다. 쑨원(孫文)의 좌우명이다.
29 凡事預則立 不預則廢 『예기(禮記)』(범사예즉립 불예즉폐)
무릇 모든 일은 준비하면 이뤄지고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취임사에 좋은 구절. 평소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취임사가 필요한 자리로 승진도 가능할터다.
30 學然後知不足 教然後知困 『예기(禮記)』(학연후지부족 교연후지곤)
배우고 난 뒤에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되고 가르치고 나서야 고달픔을 알게된다.
-모른다는 것을 알기위해 공부하는 것이 학문이라고 한다. 교학상장(敎學上長)이라고 했다. 가르침 역시 배움이다. 배움의 어려움을 말하는 곤학(困學)의 또 다른 표현이다.
31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 『예기(禮記)』(옥불탁 부성기 인불학 부지도)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
-왜 배우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배움을 중시했다. 조선시대 왕은 신하들과 유학의 경서를 강론했다. 경연(經筵)의 전통이다. 중국은 지금도 지도부 집단학습을 현안에 대한 리더십의 컨센서스를 이루고 국가비전까지 모색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32 路漫漫其修遠兮 吾將上下而求索 굴원(屈原) ‘이소(離騷)’(로만만기수원혜 오장상하이구색)
길은 아득히 멀기만 하네 나는 위아래로 탐구해 보겠노라.
-고대 문학 최고의 시인으로 불리는 굴원의 대표적인 시구다. 중책을 맡게 됐을 때 쓰기 좋은 말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중국 총리가 취임 이듬해 3월 기자회견에서 인용했다.
33 尺有所短 寸有所長 초사(楚辭) ‘복거(卜居)’ (척유소단 촌유소장)
한 자도 짧을 때가 있고 한 치도 길 때가 있다.
-상황논리를 말한다. 물건은 쓰는 데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람마다 쓸모가 있는 곳이 따로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초나라 노래다.
34 盡信書 不如無書 『맹자(孟子)』 진심하(盡心下) (진신서 불여무서)
‘서경’을 맹신하는 것은 ‘서경’이 없는 것만 못하다.
-기존의 지식에 검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사상과 이론 기술 모두 비판적으로 체득해야 한다. 맹종은 위험하다. 전투적 이상주의자였던 맹자의 지론이다.
35 生於憂患 死於安樂 『맹자(孟子)』 고자하(告子下) (생어우환 사어안락)
걱정과 어려움이 나를 살게 하고, 안락함이 나를 죽음으로 이끈다.
-적당한 긴장은 발전의 동력이다. 맹자는 하늘이 큰 일을 맡기기 전에 시련으로 그를 시험한다고 주장했다.
36 得道多助 失道寡助 『맹자(孟子)』 공손추(公孫醜) (득도다조 실도과조)
도에 맞으면 도우는 이가 많고 도에 어긋나면 도움을 얻기 힘들다.
-인맥관리의 비결이다. 중국 외교부가 일본의 과거사 미화를 비판할 때 인용하기도 했다.
37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맹자(孟子)』 진심상(盡心上)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
백성이 가장 귀하고 종묘사직이 다음이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
-예나 지금이나 나라의 근본은 국민이다. 정치지도자들이 쉽게 잊는 바이기도 하다.
38 窮則獨善其身 達則兼濟天下 『맹자(孟子)』 진심상(盡心上) (궁즉독선기신 달즉겸제천하)
궁할 때는 자신을 돌보는 것이 최선이고, 얻었을 때 비로소 천하를 다스린다.
-환경이 불리하면 자기관리에 힘쓰고 벼슬을 얻어 대세에 올라탔을 때 뜻을 펼친다는 의미. 세를 읽어야 한다. 고집만으로 이뤄지는 일은 없다는 경고다.
39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맹자(孟子)』 공손추(公孫醜)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
하늘의 때는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득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맹자가 주창한 왕도정치의 핵심이다. 민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말과 상통한다.
40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맹자(孟子)』 등문공(滕文公)
(부귀불능음 빈천불능이 위무불능굴)
돈과 지위를 가졌어도 부패하지 않고 가난하고 힘들어도 포부를 버리지 않고 권위와 무력에도 굴복하지 않는다.
-맹자가 제시한 참 대장부의 기개다. 이익에 굴복하지 않음이 참 지도자의 첫째 덕목이란 얘기다.
41 鍥而不捨 金石可鏤 『순자(荀子)』 권학(勸學) (결이부사 금석가루)
멈추지 않고 새기면 쇠와 바위도 조각할 수 있다.
-자르다 멈추면 썩은 나무조차 끊어지지 않는다는 문장에 이어진다. 성악설의 철학자 순자의 말이다.
42 吾生也有涯 而知也無涯 『장자(莊子)』(오생야유애 이지야무애)
우리의 삶에는 끝이 있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을 가지고 끝이 없는 것을 쫓으면 위태롭다. 무위의 철학자 장자는 동물의 이야기를 빗대 인생의 지혜를 말했다.
43 君子之交淡如水 小人之交甘若醴 『장자(莊子)』(군자지교담여수 소인지교감약례)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백하고 소인의 교제는 술처럼 달콤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용한 바 있다. 지난해 봄 관료들에게 기업인과 사귀는 것에 주의하라면서다. 이익만 좇는 사귐은 끝이 아름답지 못한 경우가 많다.
44 博學之 審問之 慎思之 明辨之 篤行之 『중용(中庸)』(박학지 심문지 신사지 명변지 독행지)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고 밝게 판단하고 독실히 행동한다.
-학문의 과정이자 배움의 태도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공부 방법론이다.
45 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 『회남자(淮南子)』 설림훈(說林訓) (임연선어 불여퇴이결망)
못가에서 물고기를 보며 부러워하느니 돌아가서 그물을 짜는 게 낫다.
-한나라 유방의 손자 유안이 지은 『회남자』의 대표적인 구절이다. 꿈만 꾸어서는 소용이 없다. 꿈을 이루기 위한 실제 노력이 중요하다.
46 風蕭蕭兮易水寒 壯士一去兮不復還 『전국책(戰國策)』 ‘형가자진왕(荊軻刺秦王)’
(풍소소혜역수한 장사일거혜불부환)
쓸쓸이 부는 바람아 역수가 차갑구나 장사가 한번 떠나니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천하를 통일하기 전 진시황을 살해하기 위해 떠나는 자객 형가의 노래 ‘장사가(壯士歌)’다. 큰 싸움을 앞두고 배수의 진을 친 듯 비장한 심정이 절절하다.
47 桃李不言 下自成蹊 『사기(史記)』 이장군전(李將軍傳) (도리불언 하자성혜)
복숭아와 오얏은 말을 하지 않아도 나무 밑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
-한나라의 명장 이광(李廣)에 대한 사마천(司馬遷)의 인물평이다. 이광은 사심이 없었다. 공자는 덕불고(德不孤)라고 했다. 줄여서 성혜(成蹊)로도 쓴다.
48 燕雀安知鴻鵠之志哉 『사기(史記)』 진섭세가(陳涉世家) (연작안지홍곡지지재)
참새가 어찌 홍곡(큰새)의 뜻을 알리오
-진(秦)제국을 무너뜨리는 농민 반란을 주도한 진승(陳勝)의 말이다. 큰 뜻을 마음에 품은 인물은 남들이 얕보아도 주눅들지 않는다.
49 運籌帷幄之中 決勝千里之外 『사기(史記)』 고조본기(高祖本紀) (운주유악지중 결승천리지외)
산가지를 천막 안에서 움직여 천리 밖의 승리를 거두다.
-유방의 독백이다. 자신의 책사 장량(張良)의 귀신 같은 용병술을 말한다. 유방은 자신보다 뛰어난 소하(蕭何)·한신(韓信)를 휘하에 부려 천하를 얻었다. 계략의 중요함을 일컫는 제갈량의 발언도 보인다.
50 忠言逆耳利於行 良藥苦口利於病 『사기(史記)』 유후세가(留侯世家)
(충언역이리어행 양약고구리어병)
충고는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고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
-항우와 천하 쟁탈전을 벌이던 유방은 함양에 먼저 입성한다. 금은보화를 본 유방은 이곳을 떠나자는 번쾌(樊噲)의 충언이 못마땅했다. 하지만 유방은 장량의 이 충고를 받아들였고 천하를 얻었다.
51 人固有一死 或重於泰山 或輕於鴻毛 『사기(史記)』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
(인고유일사 혹중어태산 혹경어홍모)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죽는다. 그 죽음이 태산보다 무거운 이도 있고 기러기 깃털보다 가벼운 이도 있다.
-궁형을 당한 사마천이 무고한 죄로 투옥된 친구 임안(任安)에게 보낸 편지에 나온다. 자살이 잦은 시대 울림이 있는 구절이다.
52 智者千慮 必有一失 愚者千慮 必有一得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지자천려 필유일실 우자천려 필유일득)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해도 한 번의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얻음이 있을 수 있다.
-천려일득(千慮一得)으로 줄여 쓴다. 한나라 장수 한신(韓信)에게 사로잡힌 장수 이좌거(李左車)의 말이다. 열린 소통이 있으면 우자(愚者)의 현안(賢案)마저 취할 수 있다.
53 繩鋸木斷 水滴石穿 『한서(漢書)』 매승전(枚乘傳) (승거목단 수적석천)
노끈으로 톱질해도 나무를 자를 수 있고 물방울이 떨져 돌에 구멍을 낸다.
-‘한서’ 매승전에 나온다. 매승은 한나라의 문장가다. 아무리 작은 힘도 꾸준히 쌓이면 무서운 결과를 거둔다.
54 若要人不知 除非己莫爲 한(漢) 매승(枚乘) ‘상서간오왕(上書諫吳王)’ (약요인부지 제비기막위)
남이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 자신이 하지 않으면 된다.
-매승의 상소문에 나온다. 매승이 모시던 오왕은 마침 반란을 준비하고 있었다. 주군이 간언을 듣지 않자 휘하를 떠났다.
55 少壯不努力 老大徒傷悲 한(漢) 악부(樂府) ‘장가행(長歌行)’ (소장불노력 노대도상비)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늙어서는 오직 상심과 슬픔뿐이다.
-장가행(長歌行) 말미에 나오는 구절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도 있다.
56 疾風知勁草 歲寒見後凋 『후한서(後漢書)』 왕패전(王霸傳) (질풍지경초/세한견후조)
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인지 알 수 있고,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잎이) 늦게 떨어짐을 볼 수 있다.
-시련이 인물의 됨됨이를 드러낸다는 말이다. 논어의 송백후조(松柏後凋)와 일맥상통한다. 후한 광무제 유수가 자신을 따른 왕패(王覇)를 평가한 말이다.
57 失之東隅 收之桑榆 『후한서(後漢書)』 풍이전(馮異傳) (실지동우 수지상유)
동쪽에서 잃어버리고 서쪽에서 거두어들인다.
-동우는 동쪽 모퉁이다. 해 뜨는 동쪽으로 아침을 일컫는다. 상유는 뽕나무와 느릅나무다. 해 지는 서쪽으로 저녁을 말한다. 후한 광무제가 역전승을 거둔 장수 풍이(馮異)를 위로한 말이다.
58 精誠所至 金石爲開 『후한서(後漢書)』 광릉사왕 형전(廣陵思王荊傳) (정성소지 금석위개)
정성이 지극하면 쇠와 돌도 열린다.
-후한의 광릉사왕 유형(劉荊)이 반란을 일으키며 쓴 격문의 첫 구절이다.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는 말
59 貧賤之知不可忘 糟糠之妻不下堂 『후한서(後漢書)』 송홍전(宋弘傳)
(빈천지지불가망 조강지처불하당)
가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선 안 되고 변변치 않은 음식을 함께 먹었던 아내는 버려선 안 된다.
-후한 광무제의 누이가 미망인이 됐다. 누이는 조강지처가 있는 송홍(宋弘)을 마음에 품었다. 이를 눈치챈 황제가 의사를 타진했다. 송홍이 황제의 분부를 거절하며 이같은 명문을 남겼다.
60 志士不飮盜泉之水 廉者不受嗟來之食 『후한서(後漢書)』 열녀전(列女傳)
(지사불음도천지수 염자불수차래지식)
뜻 있는 선비는 도천(盜泉)이란 이름의 샘물을 마시지 않고, 청렴한 사람은 ‘자 와서 먹게’ 주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될성 부른 사람은 부끄러워할 일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직비리가 잦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61 老驥伏櫪 志在千里 烈士暮年 壯心不已 삼국(三國) 조조(曹操) ‘귀수수(龜雖壽)’
(노기복력 지재천리 열사모년 장심불기)
준마는 늙어 마구간에 있어도 뜻은 천리를 달린다. 열사는 늙었어도 마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삼국지의 영웅 조조의 시 ‘귀수수’의 한 구절. 서산을 붉게 태우는 노익장을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62 山不厭高 海不厭深, 周公吐哺 天下歸心 삼국(三國) 조조(曹操) ‘단가행(短歌行)’
(산불염고 해부염심, 주공토포 천하귀심)
산은 높아지기를 마다 않고 바다는 깊어지기를 꺼리지 않는다. 주공이 입안의 음식을 뱉으며 인재를 환영하자 천하가 마음을 열었다.
-조조의 난세 리더십의 핵심은 인재에 대한 허기였다. 산과 바다를 호령하는 기개와 인재 욕심이 한데 모여 시대를 풍미했다. 인사 쇄신책을 발표할 때 사용해 보면 좋은 구절.
63 非學無以廣才 非志無以成學 삼국(三國) 제갈량(諸葛亮) ‘계자서(誡子書)’
(비학무이광재 비지무이성학)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펼칠 수 없고 뜻이 없으면 학문을 성취할 수 없다
-제왕의 책사 제갈량이 아들에게 한 말이다. 배움은 모든 것의 근본이다. 배움은 의지에서 시작한다.
64 非淡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삼국(三國) 제갈량(諸葛亮) ‘계자서(誡子書)’
(비담박무이명지 비녕정무이치원)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고요하지 않으면 먼 곳에 이를 수 없다.
-마음이 깨끗하고 맑은 것이 담박(淡泊)이다. 선입견 없이 평온한 경지가 영정(寧靜)이다. 큰 뜻을 펼침에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란 말이다.
65 勿以惡小而爲之 勿以善小而不爲 삼국(三國) 유비(劉備)
(물이악소이위지 물이선소이불위)
악이 작더라도 행하지 말 것이며 선이 작더라도 행하지 않아선 안된다.
-선행을 권하는 말이다. 마음에 새기면 좋을 명심보감에도 전한다. 삼국지의 유비가 말했다.
66 國以民爲本 民以食爲天 서진(西晉) 진수(陳壽) 『삼국지(三國志)』
(국이민위본 민이식위천)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처럼 여긴다.
-농업이 치국의 근본임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이 항상 먹거리 물가를 저렴하게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67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동진(東晉) 도연명(陶淵明) 잡시(雜詩)
(성년부중래 일일난재신)
젊은 시절은 거듭 오지 않으며 하루에 아침을 두 번 맞지 못한다.
-무릉도원을 노래한 도연명의 젊음 예찬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울림이 있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구절로 이어진다.
68 不戚戚於貧賤 不汲汲於富貴 동진(東晉) 도연명(陶淵明)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불척척어빈천 부급급어부귀)
가난하고 천하게 살아도 걱정하지 않는다. 부귀를 얻지 못해 조바심내지도 않는다.
-자신의 집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어 오류선생으로 불렸던 도연명의 자전적 시다. 부귀를 쫓지 않고 안빈낙도했던 그의 풍류가 읽힌다.
69 一年之計在於春 一日之計在於晨 남조(南朝) 소탁(蕭鐸) (일년지계재어춘 일일지계재어신)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세워야 한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세운다.
70 寧爲玉碎 不爲瓦全 『북제서(北齊書)』 원경안전(元景安傳) (영위옥쇄 불위와전)
옥이 되어 부서질지언정 하찮게 완전한 기와가 되지 않겠다.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진다는 옥쇄란 말이 여기서 나왔다. 보잘것 없이 헛되이 보내는 인생을 와전이라고 한다.
71 當局者迷 旁觀者清 『신당서(新唐書)』 원행충전(元行沖傳) (당국자미 방관자청)
바둑을 두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 옆에서 보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본다.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의 한자 버전이다. 겪는 사람은 몰라도 보는 자는 판단이 옳바르기 쉽다. 자신의 이해득실에 빠지면 판단을 그르치기 쉽다. 제3자의 시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72 疾風知勁草 板蕩識誠臣 당(唐) 태종(太宗) 증소우(贈蕭禹) (질풍지경초 판탕식성신)
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인지 알 수 있고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진실한 신하를 알아본다.
-당태종 이세민이 당의 재상 소우(蕭禹)에게 보낸 시의 구절이다. 지난해 11월 량전잉 홍콩수반을 만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용해 화제가 됐다.
73 海內存知己 天涯若比鄰 당(唐) 왕발(王勃) ‘송두소부지임촉천(送杜少府之任蜀川)’
(해내존지기 천애약비린)
-이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벗이 있다면 하늘 끝도 이웃처럼 가까우리라.
중국 최고의 이별시로 불리는 당나라 시인 왕발의 작품이다. 외국 순방시 인사말에 자주 인용되는 문구다.
74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당(唐) 왕지환(王之渙) ‘등관작루(登鸛雀樓)’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
천 리 밖까지 바라보려면 누대 한 계단 더 올라가야지.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 이 구절을 적은 서예 작품을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선물했다. 중국 지도자들이 대만 지도자를 만날 때도 즐겨 인용된다.
75 黃沙百戰穿金甲 不破樓蘭終不還 당(唐) 왕창령(王昌齡) ‘종군행(從軍行)’
(황사백전천금갑 불파누란종불환)
사막에서의 온갖 싸움에 황금옷 다 헤어져도 누란을 격파하지 않으면 끝내 돌아갈 수 없겠지
-시인 왕창령이 지은 종군의 노래다. 누란은 서역의 투르판을 말한다. 실크로드를 닦았던 군인들의 비애를 담았다.
76 清水出芙蓉 天然去雕飾 당(唐) 이백(李白) ‘논시(論詩)’ (청수출부용 천연거조식)
맑은 물에서 연꽃이 솟으니, 천연스레 꾸밈이 없구나
-시선(詩仙) 이백의 작품. 연못에 갓 피어오른 연꽃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움을 말한다. 인공이 없는 천연의 풍경을 묘사하는 구절이다.
77 大鵬一日同風起 扶搖直上九萬里 당(唐) 이백(李白) ‘상리옹(上李邕)’
(대붕일일동풍기 부요직상구만리)
큰 붕새는 어느 날 바람과 함께 일어나 회오리를 타고 곧장 9만 리를 오른다.
-붕새는 장자에 나오는 상상속의 거대한 새다. 이백이 자신을 붕새에 비유하며 호탕한 기운을 드러냈다.
78 俱懷逸興壯思飛 欲上青天攬明月 당(唐) 이백(李白) ‘선주사전별교서수운(宣州謝餞別校書叔雲)’
(구회일흥장사비 욕사청천람명월)
함께 뛰어난 감흥을 품어 장대한 시상이 날아오르니, 푸른 하늘에 올라 밝은 달을 잡으려하네
-이백이 숙부가 권신을 비판했다가 유배가는 모습을 보고 지은 시다. 현실 정치에 품은 분개를 담았다.
79 仰天大笑出門去 我輩豈是蓬蒿人 당(唐) 이백(李白) ‘남릉별아동입경(南陵別兒童入京)’
(앙천대소출문거 아배기시봉호인)
하늘 향해 크게 웃고 문을 나서니 우리들이 어찌 초야에 묻힐 사람이랴
80 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당(唐) 이백(李白) ‘장진주(將進酒)’
(천생아재필유용 천금산진환복래)
하늘이 내게 재능을 주었으니 필시 쓸모가 있음이오, 천금을 다 써버리면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법
-모름지기 한 번 마시면 삼백 잔(一飮三百杯)이라는 마지막 구절로 유명한 장진주다. 호방함 속에 가려진 인생의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시구다.
81 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 당(唐) 이백(李白) ‘행로난(行路難)’
(장풍파랑회유시 직괘운범제창해)
거친 바람이 물결 헤치는 때가 오면 구름 돛 달고 거친 바다를 헤쳐가리.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역대 중국 정상들이 외교 현장에서 즐겨 쓰는 구절. 지난해 시 주석이 서울대 강연 말미에서도 인용했다. 협상을 타결 짓고 이어지는 만찬에서 건배사로 더할 나위 없다.
82 興酣落筆搖五嶽 詩成笑傲凌滄海 당(唐) 이백(李白) ‘강상음江上吟)’
(흥감락필요오악 시성소오릉창해)
흥에 겨워 붓을 들면 오악을 뒤흔들고 시 짓고 우쭐대기는 신선이 사는 창주를 비웃네
-요즘으로 치면 크루즈 여행을 즐기던 중 지은 시다. 물에 빠져 죽었지만 굴원의 시는 영원하고 번창한 초나라의 궁궐은 오간데 없다고 노래했다. 도도한 이백의 심사가 잘 드러났다.
83 安能摧眉折腰事權貴 使我不得開心顏 당(唐) 이백(李白) ‘몽유천모음유별(夢遊天姥吟留別)’
(안능최미절요사권귀 사아부득개심안)
눈썹 찌푸리며 허리 굽혀 그깟 권세 섬겨 무엇하리, 내마음과 얼굴을 펴게 하지는 못하리라.
84 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 당(唐) 두보(杜甫) ‘봉증위좌승이십이운(奉贈韋左丞二十二韻)’
(독서파만권 하필여유신)
책 만 권을 독파하면 글 쓰기가 신의 경지에 오른다
-매해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오직 독서뿐임을 강조한 시성(詩聖) 두보의 심지가 녹아있다.
85 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 당(唐) 두보(杜甫) ‘망악(望岳)’ (회당릉절정 일람중산소)
반드시 산 정상에 올라 뭇 산들의 작음을 보리라.
-산 중의 으뜸 태산에 올라 지은 두보의 시 ‘망악’이다. 2006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서 읊은 구절이다. 10년 후 정상은 아니지만 중턱 이상은 오른 듯하다.
86 筆落驚風雨 詩成泣鬼神 당(唐) 두보(杜甫) ‘기본십이백이십(寄本十二白二十)’
(필락경풍우 시성읍귀신)
붓을 대면 비바람을 놀라게 하고 시가 완성되면 귀신을 흐느끼게 한다.
-이백의 ‘강상음’과 상통하는 구절이다. 훌륭한 작품을 뜻하는 경신읍귀(驚神泣鬼)란 성어의 출처다.
87 新松恨不高千尺 惡竹應須斬萬竿 당(唐) 두보(杜甫) (신송한불고천척 악죽응수참만간)
어린 소나무는 1000척 높이로 뻗지 못하는 것을 한스러워 한다, 제멋대로 자란 대나무는 만 그루라도 잘라내야 한다.
-올 초 시진핑 국가주석이 부패 관리를 발본색원하겠다며 인용한 두보의 시 구절이다. 제멋대로 부패를 저지르는 관리를 모조리 처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88 爾曹身與名俱滅 不廢江河萬古流 당(唐) 두보(杜甫) ‘희위육절구(戲爲六絶絶句)’
(이조신여명구멸 불폐강하만고류)
당신들의 몸과 이름 역사속에 사라져도 그들의 이름과 시는 만고에 길이 흐르리
89 今夜月明人盡望 不知愁思落誰家 당(唐) 왕건(王建) ‘십오야망월(十五夜望月)’
(금야월명인진망 부지수사락수가)
이 밤 밝은 달을 세상사람 모두가 바라볼텐데 시름겨워하는 이 그 누구일까
-팔월 한가위 보름달을 보면 고향 생각이 절로 난다. 향수의 애잔함을 잘 그린 시.
90 誰言寸草心 報得三春暉 당(唐) 맹교(孟郊) ‘유자음(遊子吟)’ (수언촌초심 보득삼춘위)
누가 말하는가 한 치 풀의 마음이 봄날의 햇볕에 보답할 수 있다고
-봄날의 햇볕은 부모의 사랑이다. 한 치 풀은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의 비유다.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한국 속담의 한시 버전이다.
91 大凡物不得其平則鳴 당(唐) 한유(韓愈)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 (대범물부득기평칙명)
모든 사물을 평안함을 얻지 못할 때 울게 된다.
-세상이 시끄러운 이유를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사회가 혼란스러우면 문장가 한유의 이 구절을 새겨보자. 정치가 평정을 배풀었는지.
92 蚍蜉撼大樹 可笑不自量 당(唐) 한유(韓愈) ‘조장적(調張籍)’ (비부감대수 가소부자량)
개미떼가 큰 나무를 흔들려하니 분수를 모름이 가소롭구나.
-당나라때 누군가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과소평가하자 한유가 그들을 비판한 구절. 제 능력을 모르고 날뛰는 이들을 개미에 비유했다.
93 業精於勤荒於嬉 行成於思而毀於隨 당(唐) 한유(韓愈) ‘진학해(進學解)’
(업정어근황어희 행성어사이훼어수)
학문은 부지런함으로 조예가 깊어지고 게으름으로 뒤떨어진다 성공은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며 실패는 생각없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94 晴空一鶴排雲上 便引詩情到碧霄 당(唐) 유우석(劉禹錫) ‘추사(秋詞)’
(청공일학배운상 편인시정도벽소)
맑은 하늘에 학 한 마리가 구름을 헤치고 오르면서 내 마음 시정 끌고 하늘 끝까지 오르네
95 沈舟側畔千帆進 病樹前頭萬木春 당(唐) 유우석(劉禹錫) ‘수락천양주초봉(酬樂天揚州初逢)’
(침주측반천범진 병수전두만목춘)
침몰한 배 옆으로 뭇 돛단배 지나가고, 병든 나무 앞에는 온갖 나무가 꽃 피웠네.
-유배지에서 친구 백거이를 만난 소회를 노래한 유우석의 시다. 침몰한 배와 병든 나무는 자신의 처지를 상징한다. 인생 달관의 심정을 읊은 구절.
96 千淘萬漉雖辛苦 吹盡狂沙始到金 당(唐) 유우석(劉禹錫) ‘낭도사(浪淘沙)’
(천도만록수신고 취진광사시도금)
천 번 만 번 파도에 씻겨 비록 고생스러워도, 모래를 다 불어내니 비로소 금이 나타나네
97 山不在高 有仙則名, 水不在深 有龍則靈 당(唐) 유우석(劉禹錫) ‘누실명(陋室銘)’
(산부재고 유선칙 산부재심 유룡칙령)
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이름이 나고, 물은 깊지 않아도 용이 살면 영험하다.
-유우석이 자신의 누추한 집을 덕의 향기로 채우겠다고 다짐하는 시다. 겉만 치장하고 스펙만 따지는 요즘 세태에 경각심을 일으키는 문장이다.
98 談笑有鴻儒 往來無白丁 당(唐) 유우석(劉禹錫) ‘누실명(陋室銘)’ (담소유홍유 왕래무백정)
훌륭한 선비들과 담소를 나누고 비천한 자들은 왕래하지 않는다.
-속세를 멀리한 죽림칠현의 전통이 녹아 있는 구절이다.
99 同是天涯淪落人 相逢何必曾相識 당(唐) 백거이(白居易) ‘비파행(琵琶行)’
(동시천애윤락인 상봉하필증상식)
하늘 끝에서 유랑하는 다 같은 신세니, 만나면 그만이지 옛사람 아니면 어떠랴
100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당(唐) 백거이(白居易) ‘장한가(長恨歌)’
(재천원작비익조 재지원위연리지)
하늘에선 암수가 각각 하나의 눈과 하나의 날개를 가진 비익조가 되고, 지상에선 밑동은 두 그루인데 가지는 서로 붙은 연리지가 되게 해주세요
101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絶期 당(唐) 백거이(白居易) ‘장한가(長恨歌)’
(천장지구유시진 차한면면무절기)
장구한 천지는 다할 날 있겠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의 한 그칠 날이 없으리라
-우주의 시공간은 유한하고 못다한 사랑은 무한하다고 노래한 백거이의 장편 서사시 장한가의 마지막 구절.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840자의 장편이다. 그들이 사랑을 나눈 화청지에는 마오쩌둥의 친필 장한가 비문이 전한다.
102 試玉要燒三日滿 辨材須待七年期 당(唐) 백거이(白居易) ‘방언(放言)’
(시옥요소삼일만 변재수대칠년기)
옥돌을 시험하려면 꼬박 사흘은 태워 보아야 하고, 인재를 가리려면 7년은 기다려야 한다.
103 曾經滄海難爲水 除卻巫山不是雲 당(唐) 원진(元稹) ‘이사(離思)’
(증경창해난위수 제욕무산불시운)
푸른 바다 보고 나면 모든 강물이 시원찮고 무산의 구름만이 정녕 아름다워라
-당나라 시인 원진이 죽은 아내를 그리며 지은 열 편의 연작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시다. 아내를 제외하고는 세상 어떤 여인도 눈에 들어오지 않음을 노래했다. 사랑하는 이에게 읊조리면 좋을 구절.
104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당(唐) 유희(劉希) ‘이(夷)’
(연연세세화상사 세세연연인부동)
해마다 피는 꽃은 서로 비슷하건만 해마다 사람 얼굴은 같지 않다네
105 醉臥沙場君莫笑 古來征戰幾人回 당(唐) 왕한(王翰) ‘양주사(涼州詞)’
(취와사장군막소 고래정전기인회)
술취해 사막에 눕는데도 웃지 말게나, 고래로 전쟁에서 돌아온 자 몇몇이던가.
-왕한의 양주사다. 지금의 술 솟는 샘이란 뜻의 주취안(酒泉)이 옛날의 양주 일대다. 한무제가 서역 원정군에게 하사한 술을 샘물에 부은 뒤로 물 맛이 술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106 黑髮不知勤學早 白首方悔讀書遲 당(唐) 안진경(顏真卿) (흑발부지근학조 백수방회독서지)
젊어서 일찍부터 열심히 배울 줄 모른다면, 늙어서 비로소 공부가 늦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107 採得百花成蜜後 爲誰辛苦爲誰甜 당(唐) 나은(羅隱) ‘봉(蜂)’ (채득백화성밀후 위수신고위수첨)
꽃마다 찾아다녀 애써 꿀을 모았지만 누굴 위해 고생했는지 알 수 없구나
108 十年磨一劍 霜刃未曾試 당(唐) 가도(賈島) ‘검객(劍客)’ (십년마일검 상인미증시)
십 년간 칼을 갈았으나 서리 같은 칼날을 아직 시험해 보지 못했다.
-당나라 시인 가도의 문장. 가도는 퇴고(推敲)란 말을 만든 글쟁이다. 출사표에 넣으면 좋다.
109 誰知盤中餐 粒粒皆辛苦 당(唐) 이신(李紳) ‘민농(憫農)’ (수지반중찬 입립개신고)
누가 알리오 상 위의 밥이 한 톨 한 톨 모두가 농부의 땀방울임을
-당나라 시인 이신의 ‘농민을 가여워하다’란 시다.
110 男兒何不帶吳鉤 收取關山五十州 당(唐) 이하(李賀) ‘남국(南國)’
(남아하불대오구 수취관산오십주)
사내라면 어찌 오나라 굽은 검을 차고 황하 남북 오십개 주를 되찾지 않으리오
111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乾 당(唐) 이상은(李商隱) ‘무제(無題)’
(춘잠도사사방진 납거성회루시건)
봄 누에는 죽어서야 실 뽑기를 그치고 촛불은 재가 되어야 눈물이 마른다.
-직설적이지 않고 시적이다. 조직이나 대의에 충성을 밝혀야 할 때 인용하면 좋다. 자신이 세운 뜻에 흔들림 없이 매진한다는 의미다.
112 身無彩鳳雙飛翼 心有靈犀一點通 당(唐) 이상은(李商隱) ‘무제(無題)’
(신무채봉쌍비익 심유영서일점통)
몸에는 아름다운 봉황의 두 날개가 없지만, 마음에는 신령스런 무소의 뿔있어 한 점으로 통한다.
113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당(唐) 이상은(李商隱) ‘무제(無題)’
(상견시난별역난 동풍무력백화잔)
서로 만나기도 어렵더니 이별도 어렵구나 봄바람 힘을 잃자 온갖 꽃이 다 시든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 석별의 정을 시적으로 표현할 때 좋은 구절
114 莊生曉夢迷蝴蝶 望帝春心托杜鵑 당(唐) 이상은(李商隱) ‘금슬(錦瑟)’
(장생효몽미호접 망제춘심탁두견)
장자는 아침 꿈에 나비를 미혹하고 초나라 망제는 춘심을 두견새에 의탁했다.
-아름다운 추억을 노래한 구절이다. 초나라 망제는 망국의 한을 품고 두견새가 되었다는 고사를 노래했다.
115 歷鑑前朝國與家 成由勤儉敗由奢 당(唐) 이상은(李商隱)
(역감전조국여가 성유근검패유사)
앞선 나라와 집안을 두루 살피건데 성공은 근검에서 비롯됐고 패망은 사치에서 시작된다.
116 桐花萬里丹山路 雛鳳清於老鳳聲 당(唐) 이상은(李商隱))
(동화만리단산로 추봉청어로봉성)
단산의 만 리 길엔 오동나무 꽃이 한창인데, 어린 봉황이 늙은 봉황 보다 청아한 소리를 내는구나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장강후랑퇴전랑)는 구절과 상통한다. 2013년 3월 퇴임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전총리가 소회를 담아 인용했다.
117 海闊憑魚躍 天高任鳥飛 당(唐) 현람(玄覽) (해활빙어약 천고임조비)
바다는 광활해 물고기 뛰어놀고 하늘은 높아 새들이 날아 오른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7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행한 연설에 인용했다. 레드오션을 떠나 블루오션을 개척하라는 말이다.
118 剪不斷 理還亂 是離愁 別是一番滋味在心頭 오대(五代) 이욱(李煜) ‘오야제(烏夜啼)’
(전불단 리환란 시리수 별시일심자미재심두)
자르려해도 끊을 수 없고 정리해도 엉클어지는 것이 이별의 수심이구나 또 다른 쓴 맛이 마음 속에 젖어드네
-송 태조 조광윤에게 죽임을 당한 남당(南唐)의 마지막 군주 이욱의 시다. 이별로 복잡한 심사를 표현했다.
119 昨夜西風凋碧樹 獨上高樓 望盡天涯路 오대(五代) 안수(晏殊) ‘접련화(蝶戀花)’
(작야서풍조벽수 독상고루 망진천애로)
어젯밤 가을 바람에 푸른 나무 시들었네, 홀로 높은 누대에 올라, 하늘끝 닿은 길을 빠짐없이 바라보네
-청말의 국학대사 왕국유(王國維)가 학문의 세 경지를 논한 ‘인생삼경계(人生三境界)’의 첫 단계를 일컫는 시구다. 송(宋) 안수(晏殊)가 지은 ‘접련화(蝶戀花)’다. 왕지환의 ‘등관작루’에 나오는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과 같은 심정이다. 더 높은 경지에 대한 희구를 표현했다.
120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 송(宋) 범중엄(范仲淹) ‘악양루기(岳陽樓記)’
(선천하지우이우 후천하지락이락)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고, 천하 사람들이 즐긴 후에 즐긴다.
-옛 선비들의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을 일깨우는 송 범중엄의 명구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동양식 표현이다. 선우후락(先憂後樂)으로 줄여 쓴다.
121 殘雪壓枝猶有橘 凍雷驚筍欲抽芽 송(宋) 구양수(歐陽修) ‘희답원진(戲答元珍)’
(잔설압지유유귤 동뢰경순욕추아)
잔설의 무게에 귤 매달린 가지 내려앉고, 찬 천둥소리에 죽순이 놀라 움틔우네
-서른 나이에 좌천된 곳에서 친구 원진에게 보내는 구양수의 편지다. 더디 오지만 오고야 마는 봄을 노래했다.
122 憂勞可以興國 逸豫可以亡身 송(宋) 구양수(歐陽修) ‘영관전서(伶官傳序)’
(우로가이흥국 일예가이망신)
근심하고 애쓰면 나라를 일으킬수 있지만 안일하고 향락에 빠지면 몸조차 망치게 된다
123 禍患常積於忽微 而智勇多困於所溺 송(宋) 구양수(歐陽修) ‘영관전서(伶官傳序)’
(화환상적어홀미 이지용다곤어소익)
근심과 우환은 늘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쌓이며, 슬기와 용기는 흔히 그 무엇에 빠졌을 때 곤경에 처한다.
-연극배우를 사랑하다가 나라를 잃은 후당(後唐) 장종(莊宗)에 얽힌 옛이야기를 담은 구양수의 ‘영관전(伶官傳)’ 서문에 나오는 두 구절이다. 시대를 초월한 빼어난 문장(千古絶調)으로 뽑힌다. 영향력이 큰 지도자라면 사안이 미미할 때에 예방해야 하며 그 무엇에 지나치게 빠져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이다. 자신은 물론 다수에게 미치는 해악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124 月上柳梢頭 人約黃昏後 송(宋) 주숙진(朱淑真) ‘생사자(生查子)’
(월상류초두 인약황혼후)
달이 버들가지 끝에 떠오르니, 해 진 뒤에 만나기로 약속합시다
-부모님 모두 곤히 잠들면 몰래(父母俱睡熟 偸)라는 구절로 이어진다. 젊은 남녀의 애정을 묘사했다. 송대 여류시인 주숙진의 작품이다.
125 衣帶漸寬終不悔 爲伊消得人憔悴 송(宋) 유영(柳永) ‘접련화(蝶戀花)’
(의대점관종불회 위이소득인초췌)
(임 생각에 몸이 말라) 옷띠가 점점 느슨해지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 임을 위한 근심에 초췌해지더라도
-왕국유의 ‘인생삼경계’ 가운데 두번째 단계다. 속세와 동거한 방랑시인으로 불리는 유영(柳永)의 작품이다.
126 兼聽則明 偏信則暗 송(宋) 사마광(司馬光) 『자치통감(資治通鑑)』
(겸청칙명 편신칙암)
겸허히 여러 의견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편벽되게 한쪽의 말만 믿으면 아둔해진다.
-당태종이 위징(魏徵)에게 물었다. 군주는 어떻게 하면 현명해지고 어떻게하면 어리석어지는지. 위징은 진나라의 2세 황제, 수 양제를 예로 들며 간신의 말에 휘둘리면 망국의 군주가 된다고 경고했다. 사마광의 자치통감에 보인다.
127 由儉入奢易 由奢入儉難 송(宋) 사마광(司馬光) ‘훈검시강(訓儉示康)’
(유검입사이 유사입검난)
검소에서 사치로 들어가기는 쉽고, 사치하다 검소해지기는 어렵다.
-사람의 눈과 귀와 입은 간사하다. 더 나은 것을 경험하면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128 鑑前世之興衰 考當今之得失 송(宋) 사마광(司馬光) 『자치통감(資治通鑑)』
(감전세지흥쇠 고당금지득실)
이전 세대의 흥함과 쇠함을 살펴 현재의 득실을 고려한다.
-선을 기리고 악을 가리며 옳은 것은 취하고 그른 것은 버린다(嘉善矜惡 取是捨非)는 구절로 이어진다. 사마광이 자치통감을 저술한 이유다. 중국에서 역사는 실용학문이었다.
129 循序而漸進 熟讀而精思 송(宋) 주희(朱熹) ‘독서지요(讀書之要)’
(순서이점진 숙독이정사)
순서를 밟아 점차적으로 나아한다. 깊이 읽고 자세히 생각한다.
-유학을 집대성해 주자학을 세운 주희의 학문 방법론이다.
130 問渠哪得清如許 爲有源頭活水來 송(宋) 주희(朱熹) ‘관서유감(觀書有感)’
(문거나득청여허 위유원두활수래)
연못에게 ‘어찌 이리 맑은가’라 물으니 아득한 샘에서 싱싱한 물이 솟아 오기 때문이지
-연못은 주희의 마음이다. ‘대학’의 밝은 덕을 밝힌다는 명명덕(明明德)의 자세로 성찰과 반성을 계속하는 대학자의 마음이 담겼다.
131 不畏浮雲遮望眼 只緣身在最高層 송(宋) 왕안석(王安石) ‘등비래봉(登飛來峰)’
(불외부운차망안 지연신재최고층)
뜬구름이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은 것은 내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라네.
-왕안석이 비래봉에 올라 지은 시.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려면 넓은 시야가 필요하단 뜻이다. 1997년 중국을 방문한 앨 고어 미국 부통령, 2005년 중국을 방문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장쩌민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가 읊은 구절이다. 중국과 외교관계가 어려워졌을 때 사용할 만한 구절이다.
132 看似尋常最奇崛 成如容易卻艱辛 송(宋) 왕안석(王安石)
(간사심상최기굴 성여용이각간신)
보기에는 평범한 것 같으나 특이하게 우뚝 솟고, 쉽게 이뤄진 듯하나 도리어 어려움을 거친 것이다
133 荷盡已無擎雨蓋 菊殘猶有傲霜枝 송(宋) 소식(蘇軾) ‘동경(冬景)’
(하진이무경우개 국잔유유오상지)
연꽃은 지고 나면 비를 피할 덮개가 없지만, 국화는 시들어도 서리를 이기는 가지가 있다.
-초겨울의 스산한 풍경을 묘사한 문장의 달인 소동파의 ‘겨울풍경’이다.
134 不識廬山真面目 只緣身在此山中 송(宋) 소식(蘇軾) ‘제서림벽(題西林壁)’
(불식여산진면목 지연신재차산중)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건 내 몸이 이 산중에 있기 때문이겠지
-‘여산진면목’은 대상의 안에 있을 때는 사물의 진상을 정확히 인식할 수 없다는 진리를 시적으로 표현한 성어다. 각종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정치권이 스스로 맑아지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35 舊書不厭百回讀 熟讀深思子自知 송(宋) 소식(蘇軾)
(구서불염백회독 숙독심사자자지)
묵은 글을 싫증내지 않고 일백 번을 읽었더니 숙독하고 깊이 생각하면 그대 스스로 알게되리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고 했다.
136 博觀而約取 厚積而薄發 송(宋) 소식(蘇軾) (박관이약취 후적이박발)
두루 보되 요점을 취하며, 두텁게 쌓되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
-소동파의 공부법이다. 너른 공부와 깊은 공부를 함께 하라는 말이다. 드러냄을 삼가라며 겸양을 권했다.
137 但願人長久 千里共嬋娟 송(宋) 소식(蘇軾) ‘수조가두(水調歌頭)’
(단원인장구 천리공선연)
다만 바라기는 우리 오래 살아서, 천리 밖에서나마 저 아름다운 달 함께 볼 수 있기를
138 人有悲歡離合 月有陰晴圓缺 송(宋) 소식(蘇軾) ‘수조가두(水調歌頭)’
(인유비환이합 월유음청원결)
인생이란 슬프다가도 기쁘고 헤어졌다가도 또 만나는 것, 달이란 흐렸다가도 맑고 찼다가 또 기우는 것
-사랑하는 연인과 흠모하는 군주가 겹치는 송사(宋詞)의 대표작 ‘수조가두’에 들어있다.
139 生當作人傑 死亦爲鬼雄 송(宋) 이청조(李清照) ‘하일절구(夏日絶句)’
(생당작인걸 사역위귀웅)
살아서는 세상의 호걸이 되고, 죽어서는 귀신의 영웅이 되어야지.
-시대를 초월한 송대의 여류 시인 이청조의 대표작. 밀려오는 외적과 싸울 생각도 못하는 무력한 송나라 황실을 보고 분개해 지은 시다.
140 物是人非事事休 欲語淚先流 송(宋) 이청조(李清照) ‘오릉춘(五陵春)’
(물시인비사사휴 욕어루선류)
주위의 풍경이나 사물들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그 때 그 사람이 아니다. 말하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흐른다
141 莫道不銷魂 簾捲西風 人比黃花瘦 송(宋) 이청조(李清照) ‘취화음(醉花陰)’
(막도불소혼 염권서풍 인비황화수)
영혼을 상하게 않는다고 말하지 마시길, 주렴 걷고 서풍 맞으니, 사람이 국화보다 더 야위었네
-지방관으로 떠난 남편과 헤어진 이청조가 중양절에 국화주를 마시며 지은 시다. 남편 조명성이 취화음(醉花陰)이란 같은 제목으로 50수를 지어 이청조의 작품과 함께 친구에게 보여주니 이 세 구절만 쓸만하다고 했다는 명구다. 이청조가 송나라 문단에 알려진 계기가 된 작품.
142 花自飄零水自流 一種相思 兩處閒愁 송(宋) 이청조(李清照) ‘일전매(一剪梅)’
(화자표령수자류 일종상사 양처한수)
꽃은 스스로 떨어져 물 따라 흘러가는데, 하나의 그리움으로, 두 곳에서 슬퍼하는 우리
143 兩情若是久長時 又豈在朝朝暮暮 송(宋) 진관(秦觀) ‘작교선(鵲橋仙)’
(양정약시구장시 우기재조조모모)
서로의 정이 영원하기만 하다면 어찌 밤낮으로 같이 있을 필요 있겠나
144 山重水復疑無路 柳暗花明又一村 송(宋) 육유(陸游) ‘유산서촌(遊山西村)’
(산중수복의무로 류암화명우일촌)
산에 또 산이고 물에 또 물이라 길이 없나 했더니, 버드나무 그늘 이루고 꽃이 눈부신 한 마을이 보이네
-막다른 곳에서 맞이하는 전혀 새로운 국면을 일컫는 성어 유암화명(柳暗花明)의 출처다. 고생 끝에 낙이요, 위기 뒤에 기회를 시적으로 표현했다.
145 僵臥孤村不自哀 尙思爲國戍輪臺 송(宋) 육유(陸游) ‘십일월사일풍우대작(十一月四日風雨大作)’
(강와고촌부자애 상사위국수륜대)
외로운 고을에 꼿꼿이 누워웠어도 슬프지 않아, 여전히 나라 위해 망루를 지킬 일을 생각한다.
-여진족의 침입을 목도한 남송의 시인 육유(陸游)는 애국시를 다수 남겼다.
146 位卑未敢忘憂國 事定猶須待闔棺 송(宋) 육유(陸游) ‘병기서회(病起書懷)’
(위비미감망우국 사정유수대합관)
처한 자리 미천할지언정 언제 나라 근심 잊었을까, 관 뚜껑 덮이고야 시비와 공과를 논할 수 있으리.
147 紙上得來終覺淺 絶知此事要躬行 송(宋) 육유(陸游) ‘동야독서시자율(冬夜讀書示子聿)’
(지상득래종각천 절지차사요궁행)
책에서 얻은 지식은 끝내 부족하게 여겨질 뿐이고, 이 일을 진정 이해하려면 몸소 실천해야 한다.
148 古人學問無遺力 少壯功夫老始成 송(宋) 육유(陸游)
(고인학문무유력 소장공부로시성)
옛 사람은 학문함에 온 힘을 다했고, 젊어서는 공부하고 늙어서야 성과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