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맛집][어부원] 너른 덕장에 몸을 내놓은 황태가 있는 곳.
시원한 국물이 좋다(★★★★.8) by 송쓰
바다를 버리고 진부령으로 기어올랐다
서슴없이 가슴을 열고
너른 덕장에 목을 내놓고
눈을 감았다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사이
체액은 모두 빠져나가고
남아 있던 한 웅큼의 간이 밴 눈물마저
증발해 버렸다. 하여 마침내, 통증도
외로움도 사라진 어느 날 밤,
맨 목을 풀어 내리고
부활의 옷자락을 끌며
깨달음을 얻은 황태 대가리가
세상의 식탁을 향해 소리친다
노랗게 여문 사리 하나 들고
이 시의 주인공은 누구? 바로 황태입니다.
이 시는 오명주 시인의 '황태' 라는 시구요.
오늘은 황태를 먹으러 강남에 있는 황태전문점
어부원으로 왔습니다.
황태라는 건 무엇일까요?
가게 안에 걸린 위의 설명을 읽고
황태에 대해 조금이나마 상식을 넓혀 봅시다.
각설하고 한 상 차려진 식당에서
오늘의 메뉴를 기다립니다.
상 위에는 오늘의 황태를 싸 먹을
싱싱한 상추와,
미역과 초고추장이 주어지네요~!
메뉴판입니다. 오늘의 메뉴는 어부원세트(1인 25,000원)입니다.
어부원세트(특)은 1인 25,000원의 어부원 세트에
전복회나 골뱅이회를 곁들인다고 하더군요.
저희가 먹은 어부원세트는 황태탕+ 황태구이 + 명태회보쌈
+ 생문어(피문어) + 심해참골뱅이 + 매생이탕의 코스요립입니다.
매생이탕은 회국수로 대체 가능하다고 하시네요.
처음으로 나온 음식이 바로 명태회보쌈입니다.
이게 명태회보쌈인지 모르고 처음에는
홍어무침이 나온 줄 알았습니다.
명태를 손질해서 각종 양념과 무쳐서 만드는 음식이고,
이렇게 돼지고기와 같이 얹어 먹는 음식입니다.
명태회의 맛은 무척 달고 양념이 살짝 강한 편이구요.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약간 밍밍한 돼지고기보쌈과 잘 어우러져
속을 든든하게 만드는 음식이네요.
같이 간 분 중에 한 분은 지난 번에 왔을 때
이 명태회가 참 마음에 들어 집에 사가지고 가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나온 음식은, 시원한 국물을 자랑하는
황태탕.
황태탕 안에 들어 있는 황태 국물의 효과를 한 번 보도록 합시다.
고단백 저칼로리의 음식 이라고 하니,
다이어트를 한창 하던 송쓰에게 참 땡기는 구절이네요~!
덜음 접시에 조금 덜어서 시원한 콩나물과 같이 들어 있는
황태를 맛봅니다. 6000원의 가격에 별도로 판매 하고 있다고 하던데
낮에 간단히 식사를 할 때 먹어도 좋을 음식이라고 봅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콩나물과 두부를 같이 넣어
깔끔하고 개운한 국물을 자랑하고,
입 안에 넣는 순간 소주를 마신 것도 아닌데
왠지 "캬~!"하는 소리가 나올것만 같은 그런 음식이네요.
납작한 접시에 나온 황태구이
구수하고 매콤한 맛을 자랑한는 요리로,
매운 맛이 덜하며 담백한 황태의 맛과
살짝 구운 듯한 고소한 맛이 함께하는
황태구이입니다.
왠지 소주 한 잔이 생각나는구료~!
다음으로 나오는 것이 생문어(피문어)입니다.
피문어는 이새목 참문어과의 연체동물인
왜문어를 말린 것이라고 하네요.
싱싱해 보이는 생문어를 이렇게 초고추장에 묻혀
상추에 싸 먹기도 하고,
각자 앞에 놓인 기름장에 발라
먹어도 봅니다.
탱탱하니 담백한 문어를 씹을 때마다
문어 특유의 꼬리꼬리하면서도 고소한 냄새가 퍼져 올라
좋은 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와우~! 원형의 아름다운 구도를 보이는
심해참골뱅이입니다.
다른 곳에 가면 소면과 무친 골뱅이무침을 먹어 보았어도,
이렇게 껍질 째 통통하게 나오는 골뱅이를 본 것은 처음입니다. 그려~!
사람 수가 많아 1인당 두 개씩 배정을 했구요~!
맛은? 솔직히 골뱅이 특유의 비린 맛이 나기는 합니다.
하지만 특유의 골뱅이의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찐 것이 아닌 골뱅이회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음식이라고 하네요.
세트의 마지막 메뉴인 매생이입니다.
남도 지방에서 자라는 녹조류의 하나로 파래와는 달라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지역에서 자라는 매생이는
대부분 자연에서 채취하고
매생이에는 철분과 칼륨,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몸에도 아주 좋은 음식이죠~!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 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동국여지승람>에서는 장흥의 진공품(進貢品 : 중앙 정부에 바치는 음식)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엔싸이버 백과사전 中)
와~! 이거 생각보다 우리 민족과 함께 한 까다로운 음식이네요~!
실제로 시중에서 단일메뉴로 사 먹으면
참 비싼 음식 중에 하나가 이 매생이탕인데요.
이렇게 세트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맛은? 제가 언제나 좋아하는 매생이탕은
굴과 함께 시원하면서도 바다의 맛을 잘 간직하는
좋은 맛이죠~!
살짝 느끼해진 입맛을 개운하게
가셔주는 그런 음식입니다.
오늘의 어부원 세트에 몇 가지 음식을 추가해 보았습니다.
최근 사장님이 손님들 맛 보시라고 몇 번 내놓다가
반응이 좋아서 10,000원 의 저렴한 가격에
메뉴로 내놓으셨다는 피문어전 입니다.
두툼한 전 안에 부추와 피 문어가 들어 있어
고소하네요~! 아~! 다이어트를 생각해서 많이
먹지 못한게 서럽습니다. 그려~!
그리고 사장님이 특별히 오늘 피문어내장 을 내오셨습니다.
처음 보는 음식에 눈이 휘둥그레해진 송쓰.
살짝 모양이 징그럽죠? 내장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맛은 비릿하면서도 진득하면서도 느끼한 맛.
옆에 계신 분은 잘 못 먹더라구요.
저도 살짝 소화하기 어려운 맛이어서,
명태회와 같이 먹어 보기도 했습니다.
먹다보니 고소한 맛도 느껴지고,
특유의 내장 맛이 일품입니다.
아~! 아쉽게도 벌써 오늘의 마지막 음식,
명태회국수 네요~!
아까 맨 처음에 나왔던 명태회를 시원한
비빔국수로 먹는 음식입니다.
젓가락으로 휘휘 돌려서
이렇게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죠~!
캬~! 이제 여름입니다. 불티나게 잘
팔릴 꺼라는 예상을 감히 합니다. 그려~!
빨간 명태회와 붉은 국수 면발이
잘 어울려 보이지 않나요?
깔끔한 실내의 가게 안의 모습입니다.
3개 정보의 별도의 방이 있어서
천천히 음식을 먹으며 시간 보내기 좋을 듯 합니다.
날씨의 변덕이 심해서 입맛을 잃어가는 요즘.
시원한 황태 국물과 매콤한 명태외
그리고 별미인 피문어로 떠나간 입맛이 돌아온
어부원. 제 맛집여행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
<맛집 정보>
이름 : 어부원
전화번호 : 02-3486-9995
주소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03-6 석원빌딩 2층
찾아가는 길 : 2호선 강남역 6번 출구 교보타워 후문앞
9호선 신논현역 7번 출구 1분 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