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07회 비행
며칠 전 부터 확인한 윈드구루와 동네예보 상으로는 이번 주말에는 전반적인 기상 상태가 바람이 세다고 나온다.
토요일 근무서고 피곤하기도 하고 바람도 세다 하니 가지 말고 하루 푹 잠이나 잘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번주도 빠지면 1월 7일날 비행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비행을 못한지 한달 반이 지나가는데
또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할거 같아서 마음을 다 잡고 비행하러 나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정두형님과 같이 가려고 전화하니 일이 있어서 못간다 하시고 팽철형님도 연락 안되는 것을 보니
갈 형편이 안되나 보다.
혼자 모임 장소로 이동, 오랜만에 회원 들 얼굴을 마주 했다.
회장님은 산에 가시고 오늘 참석자는
교택부회장, 병철총무, 태만형님, 상목형님, 자천형, 용석, 나, 상득, 돈현 이렇게 9명이다.
청도 원정산은 인근 공군부대에서 테클 들어와서 비행 불가라 한다. 할 수 없이 구지 대니산으로 이동.
대니산 북자 이륙장에 올라 보니 장대에 걸어 놓은 윈드쌕이 장난 아니게 흔들린다.
예상대로 바람이 무척이나 세다.
장대에 걸어 놓은 윈드쌕이 미친듯이 날린다.
다들 기체 꺼낼 생각도 않고 관망모드
간만에 올라온 대니산 북자 이륙장
구름 한점 없는 이런 날이 비행하긴 별로 좋지 않은 날이란다.
구름이 없다는 것은 바람이 세다는 의미니깐...
빅버드 스쿨에서 차량 두대가 올라 왔지만
서로 먼저 더미 해주길 눈치만 보다가 결국 포기
조금 이른 시간에 점심을 먹으러 내려 간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더 바람 체크를 위해 이륙장에 올라 보지만
바람이 더 세졌다.
아무도 차에서 기체를 내리지 않고 그저 관망 모드로 기다리는 중에 빅버드스쿨에서 차량 두대가 올라온다.
빅버드 팀이 더미 이륙하는 것을 보고 우리팀도 비행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려 했는데 빅버드스쿨도 우리와 같은
생각인가 보다.
서로 눈치만 보다가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일단 점심 부터 먹고 바람 상태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옻닭을 못먹는 회원들이 있어서 뼈다귀해장국집으로 이동.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그 동안 교택부회장이 여기 저기 전화로 알아 보더니 점심 먹고 나와도
여전히 대니산 북자 이륙장은 바람이 세자 밀양 음달산으로 가보기로 했다.
사실 밀양 음달산쪽으로 이동은 약간의 모험성이다.
밀양까지 와서도 바람이 세서 비행을 못한다면 먼길 유랑만 하는 셈이니깐
하지만 비행에 목말라 있는 회원들 갈증 해소를 위해 못먹어도 고~
한시간 여를 달려 밀양에 도착했다.
음달산은 처음 하는 비행장소이다.
게다가 1월 7일 비행한 이후로 거의 한달반만에 하는 비행이라 조금 긴장이 된다.
상득이가 음달산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해주면서 이륙 후 더 좋은 비행을 위해서는 도로를 넘어야 된다고 하는데
음달산 활공장 지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말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슨 도로를 넘어란 말인지...
저멀리 강건너 야트막한 산이 이륙장이라고 하는데 강을 건너 산 중턱을 돌아 가는 도로 한켠에 비행을 위해 모인
차량들이 많이 서 있다.
'아 저곳이 이륙장 올라 가는 진입로 구나.'
아직 글라이더가 한대도 뜨지 않은것을 보니 이곳도 바람이 센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 차가 도착하자 마자 글라이더 한대가 이륙해서 비행을 한다.
멀리까지 와서 공치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이 조금은 사라지는 거 같다.
현지팀의 더미가 비행을 한다.
기체 이동 속도를 보니 비행을 해도 될 듯한 바람이라서 일단 안심이다.
차에서 내려 일단 꽉찬 물보따리 부터 풀어 내고 기체를 꺼내 들고 이륙장을 올랐다.
그리 가파르지 않는 산길을 4-5분 정도 오르니 기체 한대 반 정도 펼칠 수 있는 조그마한 이륙장이 나온다.
이곳은 대니산 바람이 세서 잘 못할 정도 되면 꿩대신 닭인격으로 오는 산이라 한다.
이륙장에 서보니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상득이가 하는 말이 대번에 이해가 간다.
이륙장에서 이륙 후 릿지 하기에는 너무 길이가 짧으므로 골을 건너 능선이 좀더 긴 앞쪽으로 건너 뛰어야
더 좋은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것 같았다.
그런데 바람 약할 때는 골자기를 건너 뛰기가 녹록치 않아서 그리 좋은 활공장은 아닌 거 같다.
오늘은 바람이 좀 세기 때문에 골자기 건너 뛰기는 어렵진 않을 것 같다고 하고 비록 센 바람이지만
이륙하는데는 그리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안그래도 좁은 이륙장이 먼저 와 있던 현지팀들과 우리 팀들로 많이 붐빈다.
밀양 음달산 이륙장 전경이다.
기체 한대반 정도 펼칠 정도의 폭에 이륙거리는 대단히 짧은 조그마한 이륙장이다.
골자기를 건너 뛰어서 우측 앞쪽에 보이는 좀더 긴 산자락에 붙어야만 더 좋은 비행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바람이 약하거나 릿지로 고도 높이지 못하고 쫄하게 되면 바로 앞 빈논에
내려야 한다.
좁은 이륙장이 현지팀들과 우리팀들로 인해 많이 붐빈다.
간만에 이륙장 샷
현지 팀들 텐덤과 솔로 비행자 이륙하는 것을 잠시 지켜 보다가
돈현, 자천형님, 용석이가 차례대로 이륙하고 나서 나도 이륙 했다.
자천형님 이륙실패 후 돈현이가 이륙시도, 깔끔하게 이륙해서 나간다.
자천형님 두번 째 이륙 시도
돈현이 비행모습
자천형님 비행모습
용석이 이륙시도
간만에 이륙이라서 살짝 긴장 된다.
바람이 세기 때문에 조금 딸려 올라 가듯이 앞으로 나가다가 기체 제압 후 턴해야지 속으로 되내이고
적당한 바람에 기체를 세워 보지만
머리 따로 몸따로다.
기체가 완전히 올라 오고 양쪽 브레이크줄로 기체를 안정시키기 전까지 돌아서지 말아야 하는데
기체가 올라 오는 중에 몸을 살짝 틀어 버리니 센바람에 그대로 몸이 위로 쏫구쳤다가 앉은 채로 바닥에 다시
내려 앉는다.
뒤에서 교택부회장이 만세 만세 라고 소리친다.
견제를 풀고 기체 압을 이용해서 일어 선 후 왼쪽견제 하란 말에 왼쪽 견제하면서 오른쪽으로 몇걸음 이동하자 몸이 붕 뜬다.
이륙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으나 깔끔하게 앉아지질 않는다.
병철 총무 찍어준 사진과 동영상 캡춰
몸을 비비 꼬면서 겨우 앉고 나서 상승풍을 타고 릿지를 시도했다.
처음에 하네스에 앉으려고 비비적 거리다가 고도를 조금 까먹었지만 다행히 바람을 잘 타고
몇번 릿지 시도 끝에 이륙장보다 더 높이 올라 서고 이내 고도를 이륙장 대비 100미터 이상 올렸다.
어느 정도 고도를 더 올려서 골자기를 건너 뛰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이제 건너 뛰어야 하지 싶은데 이륙장에서는 별 말이 없다.
무전으로 물어 보려 하니 메달아 놓은 주먹 마이크가 이륙하는 번잡한 틈에 떨어져 버려서 하네스 다리끈 밑쪽에 있다.
물어 볼 상황도 안되고
가야 할지 말아야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골자기쪽으로 빠지면 못나온다 하니 이륙장에서 릿지 할 수 있는
구간도 짧은 데다가 점점 이륙장에서 올라 오는 기체가 많아 지자 서로 부딯힐까 위험하기도 하고 더 이상 지체 하면
민폐겠다 싶어서 도로를 건너 뛰었다
바람 방향을 감안하여 조금 밀리듯이 하여 골자기를 건너 뛰면서도 어느 정도 붙여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서
다시 물어 볼 요량으로 주먹마이크를 다리사이에서 빼낸다고 애를 먹으면서 결국 빼내기는 했는데
건너 뛰고 상승을 해야할 적정한 타이밍을 약간 놓친 거 같다.
중간에 상승 되기에 상승을 받아 먹고 잠시 더 전진을 하는데 지형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거 같다.
작은 골이 몇개나 더 있다.
이륙장에서는 골로 들어가면 빠져 나오기 힘들다고 했는데 이곳은 어떤지??
골로 들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만에 하나 골로 들어 가서 상승이 되지 않음 골로 들어간 거리 만큼 고도를 까먹고 자칫 하면
산에서 빠져 나와 착륙할 만한 고도를 확보하지 못할것 같기도 해 보이고...
무전으로 어떻게 할까 물으보니 상승풍을 타고 딸려 올라가면서 더 붙여 보다가 잘 안되면 빠지라 한다.
더 과감하게?
어느정도 더 과감 하게???? 이제 골자기로 들어 가야 할 판인데...
자주 비행 해서 자신감이 붙으면 머리 보다 몸으로 과감하게 비행하게 될터인데
간만에 하는 비행이라서 이것 저것 잡생각, 걱정만 앞서니 과감하게 행동 하지를 못하겠다.
오랜만에 낯선곳에 와서 괜히 매미 되던지 무리한 착륙으로 다치던지 하면 더 곤란할 수도 있으니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에 고도 여유 있을 때 중간에서 빠져 버렸다.
나중에 비행일지 작성하려고 비행트렉로그를 받아 보니 정말로 조금만 더 과감하게 산사면으로 밀어 붙여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비행이지만 모든것이 결과론적인 이야기일뿐이고...
일단 조금 여유 있는 고도에서 릿지를 포기하고 빠지기로 했으니 주위를 차분히 둘러볼만한 여유가 생긴다.
어디에 착륙 하면 제일 좋을지를 바람 방향과 맞춰 판단하고
동네 골짜기에 전신주도 없는 적당한 빈 밭과 논이 있어서 바람 방향 맞추어서 사뿐히 잘 착륙 했다.
무사히 착륙했음을 착륙보고 해주고 기체를 개어 넣으려는데 동네 할아버지 한분이 오셔서 이것 저것
물어 보시면서 관심을 나타낸다.
장비를 개어 넣으면서 이것 저것 설명해주고 있으려니
총무님이 픽업 왔다.
좁은길로 무리 하게 들어 오지 말고 큰길에 그대로 있으라 하고
장비를 정리해서 걸어 나갔는데 바로 앞에 보여도 소로 따라 둘러 가니 꽤 멀다.
남들 다 오랜시간 비행하는데 한번 더 도전해 볼까? 살짝 욕심이 나기도 했지만 내가 다시 비행을 하려 한다고 하면
누군가는 비행을 못할 거 같아서 아직 첫 비행도 못한 사람도 있으니 총무님 비행 하게 하고 차량 회수를 맡기로 했다.
상득이는 내가 올라 가면 다시 띄워 주고 뜰라 했다면서 내가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상득이 띄어 보내고 병철 총무 보내고 태만형님 보내고
상목형님과 이륙장에서 각자 차량 회수 해서 착륙장으로 내려 왔다.
상득이 이륙하기전 모습
병철 총무 이륙하기전 산줄 점검 모습
음달산 착륙장 전경
사진 중간 상단부가 이륙장이다.
장시간 비행 했던 우리 선수들 하나 둘 착륙하기 시작
오늘 다들 비행 포기할 뻔 하다가 교택부회장의 예리한 판단으로 다들 좋은 비행을 해서 그런지 얼굴엔 웃음이 가득이다.
다들 장시간 비행하는데 나혼자만 십여분의 짧은 비행이지만 처음 온곳에서 골자기도 건너 가보고 무사히 착륙했기에
나름 만족하는 비행이다.
다만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언제나 내겐 오늘 못한 비행의 아쉬움을 달랠 내일이 있으니깐...
제 107회 비행 트랙로그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07회
2. 일자 : 2012년 02월 19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무풍
- 기온 및 습도 : 7도, 습도 66%
5. 이륙장, 및 고도 : 밀양 음달산 이륙장, 약 19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용성리 대천사 앞 빈논 17m
* 표고는 175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305m(이륙장 대비 110m 더 올라감)
7-2. 최고속도 : 44.2km/h
7-3. 최고상승 : 1.8m/sec
7-4. 최고침하 : -2.0m/sec
8. 비행시간 : 12분 58초(총누계 비행시간 : 29시간 59분 33초)
8-1. 이륙시간 : 14시 38분 56초
8-2. 착륙시간 : 14시 51분 54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5km
9-2. 직선거리 : 1.48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이륙바람은 북북서, 세기는 3/2.0~4.0m/sec)
10-2. 지형 : 중
10-3. 이륙장조건 : 중(폭도 좁고 이륙거리도 짧아서 적당한 바람이 없을 때는 이륙하기 힘들겠다)
10-4. 착륙장조건 : 중(겨울에 추수하고 빈논일 때는 착륙장으로 사용하기 좋겠지만 그 외 계절엔 착륙
장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11. 특기사항
11-1. 한달반만의 비행이고 음달산에서의 첫 비행이다.
11-2. 비행일지를 쓰기 위해 비행트랙로그를 살펴보면서 조금만 더 우측으로 밀어 붙여 릿지를 했으면
본 능선에 올려 붙였을 수 있을건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