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의 피부는 남성보다 부드럽고 촉촉하다. 눈물도 여성이 더 많고, 화장실도 여성들이 더 자주 간다. 언뜻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수분이 많을 것 같지만 엄밀하게 따져 보면 여성들이 더 메마르다.
20대를 기준으로 남성의 체내 수분은 60%로 여성의 50%보다 10%포인트나 높다. 여성이 남성보다 술에 더 쉽게 취하고 회복이 느린 것도 체내 수분 함량이 적기 때문.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윤도경 교수는 "체내 수분(TBW)은 지방을 제외한 다른 부위의 무게로 계산한다"며 "남성은 여성보다 지방은 적은 반면 근육이 많아 수분의 양도 더 많다"고 말했다. 근육의 75%가 물이다.
윤 교수는 "수분 섭취량은 활동량과 흡수·배설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 체내 수분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더 많은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남성들이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많으며, 스트레스에도 더 많이 노출되므로 물을 많이 마실 필요가 있다고 윤 교수는 말했다
- 올 여름 물 키워드는 '미네랄 워터'다. 지난해까지 수입산 생수나 빙하수 등이 화제였다면 올해는 해양심층수, 화산암반수, 바나듐 생수 등 미네랄 많은 물이 주목 받고 있다. 서울 수돗물 '아리수'도 '미네랄이 살아있는 깨끗한 물'이 마케팅 포인트다.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를 먹는 물로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으며, 일부 정수기 업체들은 기존의 '깨끗한 물' '순수한 물' 대신 '미네랄 많은 물'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선 '빈혈 예방 효과가 있는 철분 강화 물', '뼈를 튼튼하게 해 주는 칼슘 물'이 머지 않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강남차병원 가정의학과 최준영 교수는 "미네랄 워터가 일반 생수보다 건강에 더 좋은 지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미네랄 워터가 하나의 건강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 출장 때 마셔 본 미네랄 워터에 반해 6개월쯤 전부터 미네랄 워터만 배달시켜 마신다는 직장인 강모(39·여)씨는 "4인 가족 물 값만 한 달에 10만원쯤 나가지만 가족 건강을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 물에 미네랄이 꼭 있어야 할까?
정말 미네랄 워터가 건강에도 좋을까? 생수보다 2~6배 비싼 미네랄 워터는 과연 제 값을 할까?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소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90여 종. 이중 3분2인 60여 종이 미네랄(무기질)이다. 미네랄에는 칼슘, 칼륨, 나트륨 등 몸 속에 꽤 많이 있는 것도 있고 구리, 아연, 크롬 등 극히 적게 존재하는 것들도 있다. 이들은 비록 미량이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영양소다. 셀레늄 등은 필수 영양소이지만 많이 섭취하면 거꾸로 '독'이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네랄은 몸 안에서 합성되지 않으므로 음식이나 물 등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하루에 섭취하는 물 속에 든 미네랄의 전체 양은 10~100㎎ 정도로 종합 영양제 한 알보다 적으며, 음식으로 섭취하는 양보다도 훨씬 적다. 그러나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이동호 교수는 "물 속에는 미네랄이 아주 적은 양 들어 있지만 다양한 성분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세포 대사의 균형을 잡아주는 등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물이나 과일, 야채 등 자연에 존재하는 미네랄은 종합 영양제와 같이 인공으로 합성한 미네랄보다 생체 이용률이 높으며, 부작용은 더 적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마시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네랄 워터에 관한 연구는 진행형
좋은 물이란 어떤 것일까? 딱 부러지는 정답은 없으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수는 첫째, 생물학적이나 화학적으로 깨끗하며 둘째, 미네랄 함량이 풍부하며 셋째, 수소이온 농도(pH)가 7.5정도로 약 알칼리성을 띄며 넷째, 용존 산소량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게 볼 때 미네랄이 많은 물은 '건강수'의 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 그러나 미네랄 워터에 관한 연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실험보다는 주로 동물실험 결과에 치중돼 있다. 동국대 의대 손윤희 교수팀이 2008년 '해양심층수 국제 포럼'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심층수를 먹은 쥐가 일반 물을 먹은 쥐에 비해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이 30% 증가한 반면 몸에 나쁜 LDL콜레스테롤은 최고 30%가 감소했다. 연세대 원주의대 환경의생물학교실 이규재 교수팀은 온천수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쥐 실험 결과를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미네랄이 얼마나 든 물이 좋은 물인가에 관해서 아직까지는 국제적으로 인정할만한 기준이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은 '미네랄이 낮거나 아주 없어도 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먹는물 관리법'은 물의 경도(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을 수치화한 것)를 500㎎/L 이하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물에 대한 Q,A
- Q: 갈증을 잘 느끼는데, 병인가?
A: 땀과 설사, 출혈 등으로 수분이 소실돼 혈중 나트륨 농도가 2%만 상승해도 갈증 중추가 자극을 받아 물을 마시고 싶어진다. 정신분열병 등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수분이 부족하지 않아도 갈증을 많이 느낀다. 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우울할 때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인 '안지오텐신2'도 갈증 중추를 강하게 자극한다. 긴장할 때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Q: 생수와 끓인 물은 차이가 있나?
A: 생수와 끓인 뒤 식힌 물은 성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물을 끓일 때 산소가 증발하지만 물을 식히는 과정에서 산소가 다시 흡수되므로 산소의 양도 비슷하다. 미네랄 함량도 끓이기 전 후에 차이가 없다. 수돗물을 끓이면 염소와 오염물질 등이 제거된다.
Q: 물만 먹고 다이어트 할 수 있나?
A: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는 없다. 다만 식사 전에 적당한 양의 물을 마시면 포만감으로 인해 식사량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물은 식사 직전보다는 30분쯤 전에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비만인 사람이 식사 전에 물을 한잔 정도 마시면 먹는 양을 줄이는데 다소 도움이 된다"며 "다만 식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소화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Q: 술 마실 때 물을 마시면 덜 취하나?
A: 알코올은 20~30%가 위에서 흡수된다. 술을 마실 때 물을 함께 마시면 알코올이 희석돼 위에서 흡수되는 알코올의 농도를 줄여 덜 취한다.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을 억제해 소변이나 땀을 지나치게 배출시키므로 술 마실 때는 수분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다사랑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술 마신 다음날 피곤한 것은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몸 속 물이 소모되면서 수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음주 다음 날 물을 충분히 마시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Q: 갈증을 잘 느끼는데, 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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