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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동서
아순목장 위숙희 집사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효자 중의 효자 장남 울 남편! 오늘도 먼저 평택에 계신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린다. 퇴근 후 저녁 식사 수저를 놓자마자 전화기를 빼앗아(?)
“어머니, 제 목소리도 듣고 싶으셨죠?”
“그래. 그러고말고!”
“날씨가 추운데 어떻게 지내세요? 어머니, 저희는 맛있게 익은 동치미랑 김치 먹을 때마다 어머니 생각하며 맛있게 먹고 있어요.” 라며 김장을 해드리지 못하면서 얻어먹는 상황이라 애교 발사~! (어머니는 받아 주신다.^^)
“어머니! 막내 동서는 잘 지내지요?”
“그래, 밥도 잘 먹고 이쁘다.”
“어머니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아시겠지요. 설거지는 할 줄 알아요?”
“그럼. 애기 같고 이쁘기만 하다.”
조용하고 적적했던 집안 분위기가 동서의 입국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다. 내가 시집 왔을 때는 며느리였는데 지금 울 막내동서는 예쁜 딸 입양 해 온 느낌이랄까? 어머니의 내리사랑이 물씬 느껴진다.
“어머니 많이 사랑해주시고 이뻐해 주세요!”
“그려!”
작년 여름 7월에, 우리 집에도 예쁜 막내동서가 생겼다. 가끔 KBS방송에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먼 나라, 다양한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결혼해 온 여성들의 그리움에 사무친 친정 나들이를 보며 같이 눈물 흘리며 가슴 찡한 모습들을 볼 때면 가슴 한 켠이 아파오며 공감하던 이 상황이 지금 우리 집안에 똑같이 펼쳐진 것이다. 막내도련님이 군에 입대하여 4주 훈련 끝나고 큰 아이를 안고 면회 같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그 도련님의 짝을 그 먼 이국땅 베트남에서 찾게 될 줄이야! 구미로 이사 내려오고 서너 달 지났을 때, “형수님, 어머니 대신 형수님께서 같이 베트남에 함께 가주세요!” 하는 막내 도련님 전화 한 통을 받고 얼떨결에 베트남으로 여행 아닌 도련님의 국제결혼식을 위해 아랫동서와 함께 가게 되었다. 이 일을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목장 목자, 목녀님께 중보기도를 부탁하고 출국하였다.
신부집은 하노이공항에서 세 시간 남짓 떨어져 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다. 베트남으로 가서 상견례와 결혼식을 한꺼번에 하였다. 그곳 결혼식 풍습은 신부댁에서 이틀을 치르면서 전날 저녁부터 친지분들과 마을 분들을 초대해서 음식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행사가 있었다. 마침 그때가 베트남 이모작 모내기철이어서 이른 아침 7시부터 오셔서 축하해 주시고 식사하시고 신랑 신부는 테이블마다 옮겨 다니며 감사의 인사로 음료를 나누고 인사를 드린다. 화려하고 편리한 웨딩홀이 아닌 소박하고 수수한 그 풍경도 가슴 훈훈한 모습이다. 딸을 타국 멀리 보내는 안타까움과 서운함에 눈시울이 유난히 슬퍼 보이는 사돈 어르신의 두 손을 잡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형제간에 우애 있게 사랑하며 잘 지내겠노라고 마음을 전해드리며……. 예쁜 막내 동서 덕분에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도 입어보는 행운도 누리며 신혼여행도 함께 다녔다. 베트남 문화인지는 몰라도 짓궂은 두 형수랑 조카들까지 함께…. 막내동서한테 한국에 가서 결혼하고 제주도로 신혼여행 가면 우리도 함께 가자했더니 서툰 말로 “안돼요! 싫어요”하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ㅎㅎㅎ
신혼여행 등등 여러 절차를 밟아 며칠 밤낮을 함께 지내며 습하고 무더운 날씨에도 무사히 큰 일을 잘 마치고 돌아온 뒤, 3개월이 지난 작년 11월, 드디어 예쁜 막내동서가 입국했다. 오자마자 김장에, 추운 날씨 체험, 등 낯선 환경 속에서도 도련님과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평택에서 삶의 둥지를 틀고 한국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남편이 장남인지라 이곳 구미로 이사 오면서 마음 한구석에는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송구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빈자리를 도련님 부부가 나눠주게 됐으니 감사할 뿐이다. 도련님 가정에 작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동서의 입국을 축하 하기 위해, 형제들이 날을 정해 함께 모였더니 어머니는 이때다 싶어 김장까지 하시겠다며…(ㅋ 타이밍은 잘 잡으셔) 동서를 만나보니 여름에 깊은 만남이 있었던지라(신혼여행도 함께 다닌 형님들이라 ㅎㅎ) 그 반가움이 배로 컸다. 여름 잠옷을 입고 있는 동서를 보니 마음이 짠했다. 미리 따뜻한 실내복과 작은 케잌을 준비한 나의 작은 사랑과 '축복송’이 어우러지며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 새로운 다문화 가정에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과 사랑이 전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