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들어가보니 전시회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위 전시회가 흑백 사진만을 예술 작품으로만 쳐주는 시대에서 컬러 사진을 예술로 생각하고 찍은 컬러 사진의 선구자들의 작품이 주가 되는 전시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내가 보았을 때의 느낌뿐만 아니라 이 작품들이 만약 흑백으로 찍혔으면 어떤 느낌이였을까 생각해보고 컬러 사진의 역동성을 느껴보는 것을 중점으로 관람했다.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내가 소설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소설은 한 인물에 대해 작가가 세밀하게 묘사하고 인물의 심리나 행동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한다. 이런 깔끔하고 담백한 소설의 특징들을 작가가 세심한 구도로 작품 속 인물을 묘사하고 인물의 행동을 예리한 시선으로 담아내었기 때문에 나에게 소설을 읽고 있는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작품을 본 것이 이 전시회에서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작품이 내가 이제까지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느낌을 가장 잘 담아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본 것이 나만의 특색이 담긴 사진을 찍는 표지판으로써 나를 인도할 것 같아 작품을 보면서 신기하면서도 조금 소름이 돋았다.
(이번 전시회가 내가 간 전 전시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해설사분이 작가의 특징과 작품을 설명해주신 점이다. 이 작품을 찍은 작가는 한 순간을 거침없이 담아내는 스타일의 작가이다.) 작품 속의 사람들은 여성이 휴대폰을 꺼내 멋진 풍경을 담아내려는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여성은 정작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 나는 그래서 이 작품이 현대 사회로 들어들면서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으로 변해가는 현상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이 느낌이 작가가 작품을 순간적으로 잡아내어 더 부각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을 통해 사진을 찍을 때 기다림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순간적인 촬영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전시회는 흑백 사진만이 예술로 평가되었던 시절 컬러 사진을 찍으며 컬러 사진의 선두주자로 활동한 작가들의 전시회이다. 수 많은 작품 중에서도 이 작품이 컬러 사진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왜 과거에는 흑백 사진만이 예술로 여겨져왔는지 알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기술이 좋지 않아 컬러 사진을 찍으면 그 색이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쉽게 변색되었다. 따라서 쉽게 변하는 컬러 사진을 예술로써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작가는 특수한 약품을 통해 색이 오래 유지되게 하고 이와 더불어 쨍한 비비드 색 계열로 작품을 찍었다. 그 결과 컬러 사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작가만의 특색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작품을 보면 흑백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 밖에도 여러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깊었던 작품들을 모아 보았다.
전 전시회에서는 인물들의 특수한 배치를 중심으로 관람했다면 이번 전시회에서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작품을 촬영하는 작가의 스킬을 초점으로 관람하였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서 내가 원하는 느낌의 사진이 나오려면 어떤 구도와 색감으로 표현이 필요한지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4월달에 본격적으로 사진 촬영에 대한 기술을 배우고 나서 관람하니 전에 갔던 전시회에서 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되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