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10월31일, 교황청은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를 3백50년만에 복권하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니까 이제까지 지구의 모양에 대한 카톨릭의 공식적인 입장은 평면인 것이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그래서 위대한 일을 해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진화론까지 언급했다가 종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지금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에 의심을 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불과 4백년 전에는 이러한 주장은 죽음을 부르는 일이었다. '갈리레오 갈릴레이' 파문사건은 이를 보여주는 많은 예 가운데 하나다.
1633년 교황청은 17년 동안의 심문 끝에 지동설을 지지한 갈릴레오를 파문키로 결정한다. 당시 갈릴레오는 지구가 태양을 돌며 자전한다는 폴란드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지지했고 이로 인해 교황청은 그를 파문했다. 종교재판소에서 혹독한 고문을 받은 갈릴레이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으나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당시 서구는 15세기 종교개혁이 본격화되었고 갈릴레이가 파문 당하기 1백여년 전인 1522년에는 최초로 마젤란이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1600년에는 영국의 동인도 회사가 세워져 식민지 경영을 본격화 할 정도로 이미 세계사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불편할 때가 많다. 하물며 기득권과 사람들이 가지는 보수성과 맞물리면 모든 비공식적인 것에 대하여 적대감이 표출되기도 한다. 당시 기록들을 보면 '갈릴레이 주장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다수가 알고 있는 사실을 뒤엎는 것은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과격한 주장'이라는 이야기가 주조를 이룬다. 우리는 '공식적'이라는 말에 집착을 많이 한다. 그것은 주류, 다수, 또는 기성의 권위, 권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다수는 항상 옳으며 주류와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는 일인가? 지나고 나면 희극이 되어버리는 일도 기득권층에서는 공포로 느껴지는 것이 다반사이다. 아무튼 이러한 '공식적'인 상황과는 상관없이 '비공식적'으로는 지구는 돌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