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봉1699차 백두대간4구간 조침령-구룡령 산행기
산행회수 석봉 제1699차 백두대간 종주4구간
대상산 갈전곡봉1204.6m 강원도 양양군 인제군 홍천군
날짜 7월 17일(토)-18일(무박2일)
출발 일시 장소 7월17일 저녁10시 영광도서 앞
거리 시간 18.5km(도상) 9시간15분(1차9시간26분 2차9시간10분)
산행 시작 시간 장소 18일 04시05분 조침령
산행 끝남 시간 장소 18일 13시20분 구룡령
주요코스 별 시간
04:05 조침령 도로 터널--2.3km/62분--05:07 옛조침령695m(솨나들이고개)--7.4km/98분--06:45분 1059봉 이정표--07:05 식사 후 출발-1.7km/
175분--09:40 왕승령 830m--10:55 점심 시작--11:25 점심 후 출발--3.
6km/130분--11:50 갈전곡봉1204.6m--3.5km/110분-13:20 구룡령
참가인원 21명
참가자
강창모 김기남 장선수 정철교 안영제 김봉호 이정완 김형구 김영희 이선화
노병복 최계순 김수환 권선희 홍근우 임준범 전광우 반영숙 진하준 황종배
김철우
부산 도착 시각 18일 오후10시 롯데백화점 앞
교통편 관광버스
회비 50,000원
관련지도 1:50000 연곡 현리
세부 산행 코스 04:00 조침령 터널 앞 도로-04:05 도로서 산행시작-04:27 조침령781m바로아래 구룡령 알림판-05:07 옛조침령-05:55 이정표 서면 황이리 2km 진흑동-06:05 바람부리 삼거리-06:45 1059봉 이정표-07:05 식사 후 출발-08:13 연가리골 삼거리 이정표-09:40 왕승령 (이정표는 조경동 조침령 왕승골 갈전곡봉 방향만 표시)-10:33 1107봉 현리426 2005 재설-10:55 1120봉 점심 식사-11:15 점심 후 산행시작-11:50 갈전곡봉1204m 조침령10.05km 8시간 구룡령4.2km 2시간 가칠봉3km 3시간-12:11 이정표 갈전약수2.1km 구룡령옛길1.8km 갈전곡봉0.75km-12
:23 구룡령 2.2km1시간 갈전곡봉 2km1시간-13:02 구룡령옛길-13:20 구룡령
식사 아침 점심 2끼 행동식.
산악회 제공 저녁 목욕 홍천군 내면 창촌
준비물 플래시, 우의, 물, 간식, 기타 무박2일 장비
산행 대장 김철우 011-9318-8382
석봉산악회 051-895-0732 다음카페 석봉 산악회(pssukbong)
등산 이모저모
‘장마 몸살’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일주일 전인 지난 일요일(7월11일) 등산을 간 산꾼들은 모두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다. 중부이남 지방은 전날 저녁 10시부터 내린 비가 일요일 저녁까지 쉼 없이 줄기차게 쏟아졌다. 정말 대단한 비였고 남부해안지역 일부에서 물난리가 났다. 모두가 비에 넌더리를 쳤고 절레절레 머리를 흔든다. 비는 주중에도 몇 번이나 쏟아져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회원들에게 백두대간 4구간 조침령-구룡령 산행할 18일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 예보를 알리고 또 오랜만에 내가 백두대간 산행 대장을 맡았으니 꼭 참석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 했다. 그런데 정작 산행 출발일인 17일 정오께 참석 인원 확인을 했더니 고작 14명이었다. 금방 비가 올 것 같은 흐린 날씨 즉 ‘장마 몸살’이 등산을 포기하게 한 주원인이라 여겨진다.
45인승 관광버스에 14명이 타고 가더라도 백두대간 종주등산은 하지 않으면 안된다. 적자 산행을 해야 하니 걱정스럽고 미안하다. 창립회원인 내가 부탁했는데도 이렇게 참석을 않는데 장마철 다른 대장의 마음 고생이 짐작하고 남는다.
“제발 비야 오지 말아라” 장마 몸살 심하게 앓아
저녁9시45분 서면 영광도서 입구 모임 장소에 갔더니 낮에 확인한 인원보다 많은 17명이었고 10시가 되자 21명으로 늘어났다. 그나마 20명을 넘긴 건 다행이지만 그래도 적자 산행이다.
몇 몇 회원은 “제발 비야 오지 말아라”며 걱정이 태산이다. 나는 절대 비가 오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관광버스가 동해안을 따라 북상해 강원도 양양군 서면 조침령 아래 터널에 도착할 때까지 비 한 방울 오지 않았다. 18일 새벽4시 버스에서 내렸다.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포장 안 된 도로를 따라 조침령 고개마루로 오른다. 이 도로는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와 양양군 서면 서림리를 잇는데 조침령을 넘어간다. 지금은 조침령 아래로 터널을 갖춘 포장도로가 생겨 이 도로는 이제 포장 될 수 없는 숙명을 지녔다.
조침령 표석이 있는 마루에 닿기 직전 오른편 숲속에 구룡령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랜턴불빛으로 차분하게 살피지 않으면 나무로 만든 이정표는 가지와 잎에 가려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 팀 선두도 그냥 지나친채 올라갔다. 하필 이때 조침령에서 한계령으로 가는 백두대간 팀이 우리와 함께 걸었다. 우리 선두는 이 팀 선두와 함께 곧장 고개마루로 올라갔다. 먼저 올라간 선두가 내려와 합류했다.
오랜만에 출입금지 없는 코스…이야기 나누며 통과
출입금지라는 팻말은 산꾼들을 움츠리게 한다. 오늘 코스와 반대인 조침령-한계령은 통행금지 구간이다. 이 코스에서는 꾼들은 한밤이지만 저도 모르게 조용해지고 발소리도 작아진다. 더구나 누가 그렇게 크게 소리 질러 앞에 간 동료를 부르겠는가. 조침령-구룡령은 출입금지나 통제구간이 아닌 탓에 마음 놓고 이야기하고 앞에 간 사람을 크게 부른다.
행동 자체가 꺼릴게 없고 발걸음도 가볍다. 자유란 원래 이렇게 출발한다. 내가 하고픈 대로 하는 것, 내가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은 것까지 자유가 아닐까. 백두대간 1구간에서 3구간까지 통제와 출입금지로 기를 펴지 못하다가 비로소 4구간에서 어깨 쫙 펴고 거침없이 떠들며 걷는다.
백두대간 종주 길을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날은 올 것인가. 깊은 산속에서도 산길을 마음대로 걸을 수 없다니 참 한심하다.
숲길은 곧 계단길이 된다. 바람이 알맞게 분다. 오늘은 진짜 ‘바람 불어 좋은날’이다. 어둠이 가시지 않아 랜턴을 켠 채 걷고 있지만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감싸고돌아 발걸음이 가볍다. 바람은 입술로 산천을 애무해 잠을 깨우고 하늘금 따라 싱싱한 공기를 연신 불어넣는다.
숲을 헤쳐 온 바람은 거문고의 현(絃)이다. 잎과 가지를 가볍게 문지르자 부드러운 가락이 비온 뒤의 낙숫물 소리보다 깊은 울림으로 어둠을 밀어낸다. 풀과 나무가 기지개를 한다. 그러자 잠을 털고 일어난 새들이 합창한다.
오른쪽 산줄기 위 동쪽 하늘 끝에 찬란한 아침을 빚는 황금색 띠가 가로로 길에 누워 찬란하다. 랜턴 불을 끈다. 하늘은 구름이 덮었지만 여전히 비 올 기색은 아니다.
바람에 숲은 화살 시위처럼 부르르 떨어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어오자 숲은 옆으로 누우며 화살 시위처럼 부르르 떤다. 동녘의 황금빛은 위쪽의 진한 구름더미에 짓눌려 그 자리에서 옴짝 달싹 못하지만 그래도 밝음의 진원지로 손색이 없다.
깊은 산속 싱싱한 새벽 공기는 한없이 부드럽고 상쾌하다. 입안을 감돌며 감칠맛을 내고 코 안팎에서는 고소한 커피 냄새를 풍긴다. 신갈, 갈참, 졸참 등 참나무류가 온통 뒤덮은 기슭은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원초적 녹색 숲이다. 이 녹색 숲 아래로 폭신한 녹색 흙길이 끝없이 펼쳐진다.
구름 끼었지만 비는 오지 않고 햇볕도 거의 나지 않는다. 나무와 풀이 이른 아침 두메산골의 맑은 공기 속을 일렁댄다. 이렇게 멋진 산책길 어디에 또 있을까. 백두대간을 우리는 신나게 걷는다.
산길은 이정표가 자주 안내를 하고 야영터도 나온다. 쉬기 적당한 곳에는 긴 통나무의자를 놓았다.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백두대간 종주 길에 통나무를 반으로 잘라 만든 나무 의자라니 이쯤 되면 백두대간 종주도 호사스럽지 않은가.
옛 조침령, 서면 황이리, 진흙등, 바람불이 삼거리, 연가리골 삼거리 등이 이정표에 이름을 매달았다. 녹색 숲 아래서 아침 식사를 한다. 녹색 숲은 우리를 참 편안하게 한다. 경쾌한 걸음이 백두대간 종주가 아닌 부산 근교를 산행하는 느낌이다.
이곳 이정표는 위치를 지명으로 표기하지 않고 좌표로 새겼다. 예를 들자면 연가리골 삼거리는 37도 56분 23.8초, 128도 28분 10초다. 좌표는 특별한 장비가 없으면 판독할 수 없어 여기가 어딘지 알 방법이 없다. 이왕이면 지명이나 산봉우리 이름 밑에다 이곳 좌표를 함께 표시 했으면 한층 효과적인 등산 안내역을 할 수 있는데 좌표만으로는 아무래도 아쉽고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코스는 지난번 1,2차 대간 종주 때 산돼지들이 숲 아래를 온통 요란스럽게 파고 뒤엎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거의 없어졌다. 산돼지들이 많이 줄었거나 아니면 산골 중의 산골이 아닌 마을 옆 야산에도 먹이가 많아져서 그쪽으로 옮겼나. 회원 한사람은 산돼지들이 대거 이민을 간 탓이란다. 산돼지가 파 엎는게 줄어들자 나무 아래에 있는 풀이 마음대로 자라 녹색 융단을 펼치자 깔끔한 숲은 신비함까지 어린다.
아침가리골 쇠나드리…꼭 찾아야할 ‘시간 여울목’
왕승령 사거리다. 진행방향의 왼편은 왕승골, 오른편은 조경동, 앞은 갈전곡봉, 뒤편은 조침령이다. 나는 왕승골에 올 때 마다 가슴 뭉클해지는 아쉬움을 겪는다. 조경동은 아침가리골을 거쳐야하고 그 아래쪽은 방통약수가 있는 방통계곡이다. 아침가리골 위쪽은 골벵이골로 갈전곡봉 서쪽 기슭에서 시작한다.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는 설피밭 쇠나드리 진흙등 등 토속 냄새가 가득 풍기는 지명이 방태천 여기저기에 있다. 우리들이 ‘찾아 가야할 시간 여울목’이다.
진동리 뒤쪽은 설악산 국립공원의 가칠봉과 점봉산 망대암산이, 앞쪽은 갈전곡봉 구룡덕봉 방태산 개인산 등 1200-1400m 준봉이 치솟았다. 이 산줄기 앞쪽 자락에 삼봉약수 개인약수가 있다. 내린천에는 월둔 살둔 등 있는데 인제군 상남면과 홍천군 내면지역이다. 가리와 둔을 합쳔 ‘3둔5갈’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경다운 비경을 간직한 곳. 나는 백두대간을 할 때마다 이 비경을 가슴에 품고 가고픈 꿈에 젖었지만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렇게 힘들다는 백두대간 종주를 3번째 하면서도 이 비경을 마음으로 그리기만 하고 산다. 올 가을에는 이곳에 들르게 될까. 왕승령에서 왼편 왕승골로 내려가면 갈천약수로 유명한 갈천리다.
혼자서 비로봉을 오르고 구룡령을 넘어 갈천리로
나는 1998년인가 99년에 혼자 걸어서 오대산 비로봉을 거쳐 북대암에서 포장 안된 446도로를 넘어 명개리 내청도리로 내려와 구룡령을 넘어 갈천리에서 하룻밤을 잔 적이 있다. 구룡령은 걸어 넘기가 힘들어 올라가는 차를 보고 손을 들자 태워 줬다. 갈천약수 맛이 지금도 싸하게 입안을 적신다.
왕승령에서 2차 종주 때 석봉산악회를 함께 창립했고 내가 다닌 직장의 선배 기자인 이종길씨를 여기서 만났다. 그때 이 선배는 텐트를 지고 혼자서 야영을 하면서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있었고 우리는 단체로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이선배는 여기서 하룻밤을 잔 뒤 조침령을 향했고 우리는 구룡령에서 새벽에 산행을 시작해 조침령으로 가다 만났다. 이 선배는 올해 73살이지만 지금도 틈이 나면 텐트를 지고 혼자서 야영을 나서는 독한 산꾼 중의 산꾼. 나는 독하지 못하지만 이런 고전적 알파인 스타일의 선배가 정말 좋다.
왕승령에 닿으면 갈전곡봉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3둔5갈의 만남에 대한 바람과 선배에 대한 추억을 안고 산길을 걷는다. 두 번 종주한 경험이 낳은 지레짐작은 구룡령까지 3시간이면 될 것 같다. 그래서 대원들에게 이제 거의 다 왔다. 2시간 30분이나 3시간만 고생을 하면 오늘 산행은 끝날 것이라고 했다.
830m의 왕승골에서 1204m의 갈전곡봉까지는 400m을 올라야한다. 중간 중간에 샛 봉우리가 있지만 된비알 오름길이다. 시간의 흐름 따라 기억도 삭아 내리기 마련. 아슴푸레하게 남아있는 백두대간 제1,제2 종주 때의 추억을 그리며 걷는다. 그 때 그렇게 열심히 참가하던 회원들은 어디로 갔는지, 이제 새 얼굴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진동리와의 만남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느라 걷는 사실 조차 잊는다. 자꾸만 오른편 기슭과 계곡을 눈여겨본다. 녹색 천지뿐이지만 그래도 저 아래편에 아침가리골 조경동이 있고 진동리 쇠나드리로 가는 도로가 계곡 따라 굽이치리라. 조상 대대로 생업을 이어온 산골 어질고 어진 토박이들의 삶터. 풍광을 벗 삼아 여기로 들어와 새로운 생활을 가꾸는 사람들. 자연과 사람이 마음을 모아 꾸미는 소박한 생활 현장을 그리워하며 나는 걷고 또 걷는다.
내보다 앞서 가는 회원이 오늘은 80만원 짜리 보약을 먹었다고 한다. 이 맑은 공기,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 새들의 노래와 잎이 연주하는 녹색 화음, 숲이 뿜어내는 시원함. 힘듦을 이겨내는 이 상쾌함과 온갖 고민을 없애주는 싱그러움을 어떻게 80만원 짜리 보약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등산은 올라갈 때도 내려갈 때도 힘들고 조심스럽지만 쉽게 포기 할 없다. 걷다 보면 어느새 숨이 턱턱 막히는 힘듦도, 경사 길의 미끄러움도 잊어버린다. 녹색 숲의 풍광에 놀라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걷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온갖 생각의 꽃밭에서 혼자 미소 짖기도 하고, 갑자기 어깨를 누르는 배낭의 무게에 얼굴을 찡그리기도 한다. 어떨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걸었지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줄어들고 걸어온 길은 늘어난다.
등산은 변화무쌍하다. 어떨 땐 오색무지개의 찬란함, 먹구름과 비로 채워진 악천후, 태풍 후 평온을 되찿은 바다 같이 갖가지로 바뀌지만 우리는 언제나 열심히 열심히 산을 오르내린다. 산꼭대기에 올라간다고 로또 복권 당첨의 영광이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어렵게 꼭대기를 오르는 건 무엇일까.
우리를 기쁘게 하는 자연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믿게 하는 산꾼이 있고 그 바탕을 이어주는 충만한 평화와 자유가 있다. 얼굴에다 천물을 끼얹는 바람은 스트레스를 뿌리째 빼간다. 하늘이 내려와 얼굴 앞에 웃고 고스락이 눈앞에서 춤을 추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는 등산을 한다.
갈전곡봉에 올랐다. 이 봉우리에는 산꾼들이 많다. 구룡령으로 가는 팀과 조침령으로 가는 팀이 쉬면서 만난다. 가칠봉으로 가는 삼거리다. 이정표는 구룡령 4.2km 2시간, 조침령 17.05km 8시간, 가칠봉 3km 90분이다. 구룡령까지 2시간이나 걸어가야 한다니.
갈천약수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구룡령 2.2km 1시간, 갈전곡봉2km 1시간 이정표를 보면서 “아직도 한시간이나”를 되내며 의기소침해진다.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숲길은 여전하다. 한발자국 한발자국에 힘을 쏟는다. 구룡령 옛길을 지나 급경사 나무계단에 닿았다.
계단 너무 높아 뒤뚱거리며 내려가 구룡령에
저 아래가 구룡령 포장도로다. 계단 높이가 발걸음보다 높아 발 놓기가 무척이나 힘들어 몸이 뒤뚱거린다. 그렇게 해서 구룡령 도로에 내려섰다. 오후1시20분. 왕승령에서 2시간30분이나 3시간이면 도착 할 줄 알았는데 3시간40분이 걸렸다. 오늘은 아침4시5분에 산행을 시작했으니 9시간15분 동안 걸었다.
하지만 바람 덕에, 날씨 덕에 참 기분 좋은 산행을 했다. 이 구간을 짧게 잘라 걷는다면 아주 훌륭한 산책길임에 틀림없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더욱 멋쟁이 길이 될 것이다. 그렇게 우려하던 장맛비가 내리지 않아 우리들 가슴에 남아있던 ‘장마 몸살’도 이제 완전히 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