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자연과 함께해온 불교문화의 성지" 대구 팔공산 (1193m)
**산행일:2008년2월10일(일)
**산행코스:갓바위주차장-보은사-관암사-관봉(갓바위)-능성재-신령재-조암-염불봉-동봉-염불암-
동화사-주차장(자동차극장)(약13km.5시간20분-제2코스는3시간50분)
**출 발:서면소방서(07:35분)-용당새마을금고(07:40분)-순대앞(07:42분)-남문다리(07:45분)-
터미널앞21세기약국(07:50분)-역전농협(07:55분)-조은프라자(08:00분)-광양역(08:15분)
**준비물:중식,간식,식수,아이젠,스패치,방한복,방한모등..(참여하실 산우님 사전 예약하시길)
*** 산 이야기 **
대구의 진산이자 경북의 웅산인 팔공산(1,192.9m)은 대구 북동쪽에 장벽처럼 길고 웅장하게 솟아 있는 산이다. 동으
로 관봉(冠峰, 850m)에서 능선재, 염불봉과 동봉을 거쳐 최정상인 비로봉이 솟구친 다음, 계속 서쪽으로 줄달음치며 서
봉, 파계봉(991.2m), 한티재, 가산(901.6m)을 거쳐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 이르기까지 1개 광역시와 1개시, 2개 군을
가르면서 도상길이만도 25km로 뻗어 있는 것이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능선 등날 부위를 제외하곤 전형적인 육산의 형상을 지닌 팔공산은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좌우에 솟아 있는 동봉(1,155m)과 서봉(1,150m)을 함께 엮어 삼존불, 즉 세 부처의 형상이라 비유되기도 하고, 그 양
옆으로 뻗은 산줄기까지 포함해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펼친 형상이라 일컫기도 한다.
신라 오악(五岳) 중 중악(中岳)으로서, 나라의 태평과 백성의 평안을 비는 천신제가 바로 비로봉 정상 제천단에서 올
려졌던 팔공산은 신라 때 부악(父岳), 중악(中岳), 공산(公山) 등으로 불리다 고려 때는 공산으로 굳어졌으나, 조선시대
들어 팔공산으로 이름이 바뀌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팔공산은 김유신을 비롯, 신라 때 삼국통일의 초석이 된 화랑들의 수련장이기도 했을 뿐 아니라 신라불교를 꽃 피운
성지로 알려져 있다. 골짜기마다, 조망 좋은 곳마다 신라 사암이 들어서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불교의 기운은 고려
에도 이어졌다. 고려의 초조대장경이 팔공산 남록에 위치한 부인사에 봉안되고, 유가종의 태두인 홍진국사 혜영, 자정
국사 자안은 동화사 주지로서 전국 불교를 관장하는 오교도승통으로 지내기도 했다. 불교가 탄압 받던 조선시대에도 은
해사는 인종 태실 수보사찰로, 파계사는 영조의 장수를 비는 원찰로서 조선 왕실의 보호를 받으면서 팔공산의 법등을
밝혀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팔공산은 부처의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예로부터 격전의 장으로 등장하곤 했다. 팔공산 진입로 상
파군재 부근의 표충단은 고려 개국공신인 신승겸 장군을 추모하는 곳이다. 927년 견훤군이 신라에 들어가 약탈을 자행
하자 왕건이 군사 5천을 끌고 팔공산 동수에서 견훤과 맞서 싸우다 오히려 목숨이 위험하게 되자 신숭겸 장군은 왕건과
옷을 바꿔 입고 싸우다 장렬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에 왕건은 전쟁이 끝난 후 장군의 죽음을 애도하여 지묘사를 창건하
고 명복을 빌었다고 전한다. 표충단이 바로 지묘사의 옛터다. 또한 파군재는 왕건군이 견훤군에 크게 패했다는 곳이라
전한다.
또한 임란 때는 공산성에서 의병과 관군이 항전했을 뿐 아니라 사명당이 동화사를 승군 본부로 삼고 왜적에 대항하기
도 했다. 한티재는 구한말 천주교 박해에 저항하다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서단 아래 다부동은 6.25
동란 때 물밀 듯이 내려오는 북한군을 저지했던 곳으로, 국군은 그 여세를 몰아 압록강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문화발전과 시련을 동시에 체험해온 팔공산은 광복 이후 대구 경북 산악운동의 요람으로 자리를
잡기도 했다. 염불암 위의 병풍암과 바위골 암장 같은 암벽들은 클라이머들에게 험난한 산에 대한 꿈을 키우는데 도움
을 주었다. 가산에서 갓바위로 이어지는 주능선에는 체력과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 흘린 산악인들의 굵은 땀방울이 흠뻑
배어 있는 것이다.
자연공원과 도립공원으로 분리 관리
남사면이 급격히 치솟아 기운찬 형상을 하고 있는 반면, 북사면은 영천시와 군위군을 감싸안듯 길고 부드럽게 산자락
이 뻗고 있는 팔공산은 한티재를 경계로 동쪽은 팔공산, 서쪽을 가산이라 부르고 있다.
경상북도는 80년 5월13일 팔공산과 가산 일원을 도립공원으로 지정했으나, 81년 7월1일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하
면서 관리권을 분리, 대구지역은 자연공원으로, 경북지역은 도립공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팔공산은 대구시 자연공원 지역 30.593㎢와 경북 도립공원 지역(경산시, 영천시, 군위군, 칠곡군 4개 시군) 91.487
㎢을 합치면, 무려 122.08㎢ 넓이로, 62㎢ 면적의 계룡산 국립공원에 2배, 78.45㎢의 북한산 국립공원의 1.5배가 넘는
큰 면적이다. 울릉도의 두 배에 이르는 면적이라면 가히 팔공산이 차지한 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팔공산은 여러 시와 군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관리상의 문제를 많이 드러냈고, 그 결과 인위적인 훼손이 많이
일어나고 말았다. 동봉 남릉을 타고 중턱까지 올라온 케이블카에 이어 신령재~능성재~관봉 능선 가까이 올라온 팔공컨
트리클럽, 산허리를 가로지르며 뚫린 순환도로에 이어, 동화사와 파계사 일원에 대규모 단지가 조성되고, 또한 한티재
남사면에 수많은 위락시설이 들어서면서 팔공산은 다시 원형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 상황에 이른 것이다.
팔공산 산행은 크게 동화사 지구, 파계사 지구, 갓바위 지구, 은해사 지구, 그리고 수도사 지구 등 4개 지역으로 나누
어 볼 수 있다. 군위삼존불이나 거조암 기점 코스도 있으나 교통편이 불편해 찾는 이가 많지 않다. 그런데 아쉽게도 어
느 코스로 오르든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은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제2위 고봉인 동봉을 밟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산행안내및 산이야기:산악대장 김연수(010-9884-4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