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일 제주세계자연유산 해설사·시인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며 큰소리 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 가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천사(天使)'의 중재로 그랬나 보다.
'천사'의 사전적 의미는 천자의 사신, 하느님의 사자로서 하나님과 인간의 중재 역할을 하는 '마음씨 곱고 어진 사람' 뜻한다.
필자는 매주 월요일, 모친이 계신 요양원을 방문해 어머니를 뵙고 온다. 그렇게 해야 일주일간 마음이 편해 일이 손에 잡힌다.
필자는 직업군인으로 퇴직해서 그런지 「삼국지」를 여러번 읽었다. 여포의 참모 진중은 효(孝)로써 천하를 다스리는 자는 남의 부모를 해하지 않고 선(善)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자는 남의 후사(後嗣)를 끊는 법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서양에서는 전쟁에서 부상 당한 병사를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하지 않고 사상자를 돌본 나이팅게일을 천사라고 표현한다. 사선을 넘나드는 전쟁터에서 사상자를 돌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도 천사요, 젖을 먹는 애기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사다.
요즘처럼 팍팍한 세상에서 일생을 막노동을 통해 번 억대의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이 있어 심금을 울린다.
필자는 제주도립노인요양원의 운영위원으로 편성돼 분기마다 1회 회의에 참석,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운영 현황을 접한다. 특히 자원봉사단체의 방문을 비롯해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의 봉사 활동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처럼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어르신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 도덕이 바로 서는 게 아닐까.
필자는 어머님을 찾아뵐 때마다 원장을 비롯해 간호사, 요양보호사 모두 어르신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환자를 돌보고 심적안정을 취하도록 도움을 주는 등 쉼 없이 움직이는 천사같은 마음으로 활동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따뜻하다. 문득 어머님이 그리워 진다.
제민일보 webmaster@jemin.com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