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이에 대한 시조 모음
이 시조는 황진이가 벽계수를 유혹하며 지은 시조
청산리 벽계수(靑山裏 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蒼海) 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황진이가 작별의 한시 "송별소양곡(送別蘇陽谷)"을 지어주자 감동하여 처음의 호언 장담을 꺾고 다시 머물렀다 하지요.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도 마찬가지였고 서경덕을 대하는 그녀의 자세는 스승을 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답니다.
오로지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었지 사내로서의 서경덕이 아니었어요.
청산(靑山)은 내 뜻이요 녹수(綠水)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고.
서경덕이 가끔은 황진이를 그리워 했으며 그가 남긴 시조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답니다.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萬重雲山)에 어느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마음이 어리석고 보니 하는 일마다 모두 어리석다
만겹으로 구름이 둘러싸인 성거산에 어느 누가 나를 찾아오겠는가
그런데도 불어오는 바람결에 떨어지는 낙엽소리를 듣고 혹시 그녀가 왔나 하는 마음에 방문을 열어본다
이 시에는 황진이를 향한 서경덕의 마음이 은근히 서려있습니다.
그녀 역시 비록 스승으로 서경덕을 모시고는 있지만 끔찍이도 그를 흡모 했으며 서경덕이 부른 시조에 곧바로 화답했어요.
내 언제 신(信)이 없어 님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 삼경(月沈三更)에 올 뜻이 전혀 없네
추풍(秋風)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내가 언제 신의도 없이 님을 속였겠는가 절대 그런 일은 없어요
달 밝은 깊은 밤에 무엇을 해야겠다는 마음도 없지요
가을 바람에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까지 낸들 어쩌겠어요
이 시 또한 그대의 마음을 잘알고 있지만 나 또한 애타는 마음이란 뜻이지요.
황진이의 마지막에 빼놓을수 없는 인물이 바로 백호(白湖) 임제(林悌, 1549~1587)이지요.
평생 황진이를 못내 그리워하고 동경하던 그는 마침 평안도 관찰사가 되어 가는 길에 송도에 들렀으나 황진이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어요.
절망한 그는 그길로 술과 잔을 들고 무덤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다음의 시조를 지어 황진이를 애도했어요.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紅顔)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
잔(盞)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그러나 조정의 벼슬아치로서 체통을 돌보지 않고 한낱 기생을 추모했다 하여 백호는 결국 파면을 당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임종을 맞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