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의 점수 태문에
어제 저녁 술자석에서의 이야기가 다시 떠 오른다.
더욱이 수업연구대회 출전이 점수보태기에 제일 쉽다는 이야기는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사실 교직 생활 40년이 넘었으나 승진의 길이라곤 먼저 교감 직책 뿐이니 제도를 원망도 하지만 예순이 가깝도록 그 자리도 아직 까마득 하니 나 자신 분명 무능하다고 탓 할 수 밖에 없다.
주변 동기들은 교장 교감 하는 사람도 많은데 「친구들 계 모임에가면 기가 팍 죽는다」는 아내의 신경질 섞인 불평도 자주 들어서 인지 이에 면역성이 길러 졌으나 얼마전에 겨우 맞이한 새 며느리와 사돈네 보기 이나이에 평교사란 이름이 가장으로서 체통을 유지하기에 어려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그래 수업 연구대회에 나가야 되겠다. 자존심을 죽여야한다. 비웃음도 이계야 한다 내 인생 최대의 통제력을 발희하여 모든 것을 인내로써 극복할 것이라 다짐한다.
젊은 사람도 많은데 박주임은 그 나이에 쓸데없는 과욕이 아니오?
교장 선생님은 지금 그 나이에 무슨 승진의 꿈을 꾸느냐며 조소가 넘쳐흐른다. 자기는 얼굴에 저승꽃이 만발하게 피었는 줄 모르고 그 나이. 그 나이에 생각 할수록 나이 이야기에 기분만 나쁘다. 사실 나이가 들면 가나 오나 천덕 꾸러기 이다. 젊은 선생님들도 미시족 같은 모자님들도 그래서 인지 아이들까지 나이 많은 선생님을 싫어한다. 누군 나이 먹고 싶어 늙어 졌나! 저들도 지금은 팽팽한 것 같지만 인생은 잠깐이야. 젊은 동료들의 비 아냥을 미소로 이기고 여하튼 나 스스로 승낙하고 나 스스로 결정한 셈이다. 오랜만에 그야말로 오랫많에 손수 창문에 물 걸래질을 하고 먼지가 보얀 화분도 닦아 제 자리에 놓고 교실 구석 구석 청소를 하느라 등에서 흐르는 땀줄기를 느끼면서 넘어야 될 언덕도 한두곳이 아니며 살기가 새삼 어렵다는 생각 뿐이다. 옛날 세월 흐르면 자연적으로 승진하던 그 시절이 불 현듯 그립다.
평소 교과서와 분필 중심으로 입가에 허연 거품을 머금고 혼자서 열변을 토하면서 항상 알았나 ... 알았제 로 교사 중심의 수업이었는데 요즈음 유행하는 열린학습이라는게 부담스럽고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더욱이 처음보는 많은 자료에 밝은 모습과 브드러운 억야으로 좀더 생각해 봐요. 아주 발표 잘 했어요. 모두 박수 한번 쳐 줍시다. 등 어수룩한 판토 마임을생각하니 그들 보기에 양심이 간지럽고 마음이 아픈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인지 밤잠도 오지 않고 시작 한 것이 후회 스럽다.
그엄해 보이느 심사위원들이 자리를 잡고 복도 까지 꽉찬 선생님들의 집중된 시선을 스타 처럼 한 몸에 밭으면서 평생 처음으로 단두대에 선 느낌이다. 그래 이기자 극복하라 .처음 시작 처럼의 결심과 각오로 ……… 설마 내 나이에 마지막 출사표를 던졨는데 무정하고 인정머리없이 명주실 같은 희망에 야속하게 가위질이야 하겠나!가련하고 측은한 늙은 이라고 약간의 동정 점수도 있겠지 ?
꿈같은 기대속에 자신을 뒤로 하면서 동기 유발용 V. T. R 자료를 준비하고 몇번이나 조작 연습을 했는데 시작부터 말을 듯지 않는다. 아이들도 참간자도 교실이 숨막힐 것 같이 조용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말썽꾸러기 창식이가 선생님은 내보다 캘줄 모른다. 며 큰 소리를 지른다. 번뜩이는 재치라 할까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볼려고 얼른 학습용으로 준비되어있는 식용 고추를 들고 여러분 이게 뭐예요? 하고 물었드니 모두가 양손을 치켜들고 야단 법석이다. 갑순이 대답 해봐요. 오랬만에 지명을 받아서인지 몸을 뒤틀면서 예 꼬. 치 하며 큰 소리로 대답한다. 그게 표준말로 하면 아니 다른말로 대답할 사람은? 예 저요 저요 저요 걸상 위에 까지올라서서 외치는 용식이에게 어쩔수 없이 지명을 했다. 싱긋 웃으며 주변을 한번 살피더니 선생님.! 그래 얼른 대답해 어... 꼬치 말고 그러면 자 - 지 긴 소리로 뽑더니 책상 밑으로 숨는다 갑자기 한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리자 아이들도 덩달아 책상을 두드리며 교실은 온통 웃음 바다로 변 했다. 오냐 요놈들 마치고 보자 아무리 철이 없기로서니 내 인생 사생결단의 순간을 장난기로 망쳐. 온몸에 열기가 품어나오는 것을 참아왔지만 아무래도 졸작으로 끈난 느낌이다.
그러나 좀 소란 했지만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웃고 모두가 손들고 … 얼마나 활발한열린 학습이엇나 ? 그런데 왜 그런지 절망과 비애가 가슴깊이 냇물이 되어 소리없이 흐른다.
머리카락이 희어지더니 눈썹까지 희끗희끗 추하게 변하는걸 보면 세월인지 나이인지 아무튼 석양에 머뭇 거리는 인생이지만 둘만 모이면 승진 점수 보태는 비법( ? ) 이야기. 누구 말 처럼 관운이 없고 시류를 못타고난것을 자위해본다. 다음 일요일에는 예쁜 들꽃이라도 한묶음 안고 부모님 산소라도 찼아야겠다. 며느리자식 보기라도 작은 출세를 위해 큰절 올리고 기원 해야지. 초 여름 빗발이 오늘 따라 제법 세차게 내린다 소주한잔 하고 푹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