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저께 야간스키를 다녀왔습니다. 그저께도 좋았지만, 어제는 더 많이 온 눈폭풍으로 허리까지 빠지는 파우더를 맛 볼 수 있었습니다. 퇴근후 산으로 올라갈 수록, 비가 심한 눈폭풍으로 바뀌면서 슬쩍 걱정이 되더군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가끔 눈이 많이 올 때는 눈사태로 고속도로도 막히거든요.
몇년이나 함께 스킹할 한국사람들을 찾아봤지만 그만 포기하고, 요즘 여기 로컬 사람들과 함께 스킹하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엔 약 십여명이 함께 했는데, 야간은 조명이 있는 슬롭만 오픈하기 때문에 파우더가 거의 남아있지 않을 줄 알았는데, 평일이라선지 블랙의 구석진 곳과 언덕쪽에는 아직도 깊은 파우더가 그대로 남아있더군요. 다들 괴성을 지르며 파우더를 가르며 탔습니다.
파우더 스킹 기술을 많이 얘기했는데, 여기 사람들은 아예 넓은 파우더용 스키를 주로 타기 때문에 사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파우더 스킹을 즐기는데 별 지장은 없습니다. 그런데, 올마운트 스키로 깊은 파우더에 들어가면 스키를 제대로 바운싱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은 함께 리트랙션 턴을 많이 연습했지요. 범프의 리트랙션 턴과 기본은 같은데, 파우더이다보니 플랫폼 (턴의 시작에서 자세 잡기)과 바운싱 그리고 폴 사용에 중점을 두고 양발은 가능한 5:5로 무게를 분배하고. 파우더에서도 중경을 유지해야 하고 (여기 사람들 중에도 후경으로 타야하는 걸로 잘못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경을 유지하기 위해 상체 (배에서 어깨까지) 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텐션이 있어야 하고, 폴을 범프에서보다 더 강하게 하지만 너무 빠르지 않게 리듬에 맞추어 약간 위쪽을 향해 쳐들어 주는 걸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깊은 파우더가 남아있는 남들이 잘 모르는 곳으로 한 사람이 인도해서 갔는데, 아... 환상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다가 일행들이 워낙 빠른 속도로 스킹을 해서 잠시 한눈 팔면 어디로 갔는지 모릅니다.
눈이 깊은 파우더라서 그런지 언덕에서 점프하고 나무사이로 치고 나가는데 겁이 안나더군요. 이날은 파우더용 바스켓을 폴에 달아 써봤는데, 첨엔 좀 무식하게 커 보였지만, 써보니 확실히 도움이 되더군요.
스킹 후엔, 바에 모여서 스키얘기와 간단히 맥주한잔하며 마무리합니다. 여기 사람들은 바에서 안주를 거의 안시키기 때문에, 어제는 제가 쐈는데, 팁까지 해서 19불밖에 안들었습니다.
사족. 파우더용 라커스키는 일반사면에서 좀 부담스러운데, 올마운트 스키중에 라커가 들어간 것이 있더라구요. K2 Aftershock이라는 놈인데, 쓰고 있는 사람말로 (PSIA Level 3) 올마운트이면서 파우더에서도 아주 훌륭하답니다. 돈은 없는데 장만하고 싶은 것만 늘어나네요. K2 Aftershock 그리고 Hart F17 Classic.
범프 스킹 이야기.
일행들과 토욜 낮에 범프스킹을 한 적이 있습니다. 블랙에서 그리 깊지 않은 자연모글에서 였는데, 대부분 범프스킹을 자연스럽게 해왔지, 따로 배운 사람은 몇 사람이 안되더군요. 일행중에 랍(PSIA Level 2)과 게리(Level 3)가 이런 제안을 하더군요. 게리는 PSIA의 전형적인 범프스킹, 랍은 범프에서 와이드 카빙턴, 그리고 저는 경기방식의 모글턴을 보여주고, 사람들에게 범프 스킹을 가르쳐 주는 걸로. 아... 속도 무쟈게 내면서 타는 거 그만둔지 꽤 되었는데, 안한다 그러면 쪽 팔리잖아요. 그래서 그러자고 했어요. 예전에 더블블랙에서 스트레이트 모글턴하다가 날아가서 쳐박힌 기억이 떠올라 쪼금 안 멋있지만, 빠른 스키딩 모글턴으로 내려가기로 맘 먹었죠. 저야 여기와서 올마운트 스키를 타고 있는데, 이럴때 모글스키 하나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한테는 어떻게 턴을 해달라는 얘기는 안하고 그냥 빠르게만 내려가 달라고 하더라구요.
이날은 낮이어서인지 일행수가 약 스무명정도 평소의 두배가 모여서, 아... 이날 자빠지면 완전ㅋ...
먼저 게리가 전형적인 모글턴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정적인 모습으로 그러면서도 다이나믹하게 블랙 자연모글을 한턴 한턴 내려가고, 제가 그담으로 내려가는데, 라인을 머리속에 새기느라 눈이 빠질 지경이었슴다. 약간 Icy했지만, 빠른 스키딩으로 최대한 빠르게 치고 내려갔습니다. 다행이 안자빠지고 끝까지 내려가서 옆사면의 언덕으로 점프해서 올라서자 환호성이 들리더군요. 휴~ 그다음 랍이 아주 깔끔하게 범프를 자르며 카빙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게리 왈, 니네가 모글 경기 나가지 않는 한, 호간처럼 타지마라 -.-;; 그러더군요. 아... 자빠질 가능성이 높더라도 스트레이트성 턴을 할 걸 했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여기 자연모글이 워낙 크기가 다양하고 불규칙해서 고속으로 스트레이트 턴하면 거의 날아갈 가능성이 높지요. 그러고 나서, 범프 스킹을 알려주는데, 정말 쉽게 가르치더군요. 배우는 사람들도 워낙 범프에 이미 익숙하다 보니 금방 따라하고. 물론 편하게 타는 방식을 알려준 거라서 빠르게 내려가는 방식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지요.
참고로, PSIA는 미국의 스키강사협회로 Level 3가 가장 높은 레벨입니다.
첫댓글 글에 사진이나 동영상이 없어서 그런건지 호응이 별로 없어보여서, 어제 스노퀄미 패스 홍보영상 두개를 올렸는데, 에러가 났다고 해서 다시 올렸는데, 같은 글이 두개 올라가 있어서 첫번째 글을 지웠더니, 두번째 글의 동영상이 삭제되었다고 나와서 두번째 글도 지웠습니다.
에구..글 올리시느라 고생하셨나봐요. 전 어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왔습니다. 시합 성적은 형편 없었고, 계영 400미터에서 간신히 동메달 하나 건졌을 뿐이었습니다. 그게 실력인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스킹을 하는 형태나 그의 발전을 도모하는 그 모든 것에 환경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수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몇 년 고생하다 보면 더러 일등도 하고 어깨에 힘도 좀 주고 할 날이 오겠죠 뭐. 에궁, 수영 얘기를..
동메달도 어딥니까... 그래도 순위권에 들었네요. 잘 아시겠지만, 여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수영을 죽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선수층이 무척 두터운데, 이런 미국 선수들을 제치고 올라서는 한국 선수들 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파우더님 수영 얘기도 여기서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수영 좋아하는데, 잘 못해서 자주 않가게 됩니다. 가까운 곳에 YMCA가 있어서 아이들은 일주일 두번씩 가는데 큰 애는 이제 저보다 멀리 가네요. 저는 25미터 자유형 왕복하면 하늘이 노래집니다. 숨이 많이 차고, 몸이 자꾸 가라앉아서. 힘이 들어가서 그럴까요? 숨을 길게 쉬려고 해서 힘이 들어갈까요? ^^; 머 둘다겠지만...
호간님, 그건 호간님의 수영 실력의 문제라기 보단 연습 혹은 훈련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
근데 호간님, 파우더용 하나 장만하시죠..^^
지금 그것이 우선순위가 있걸랑요. 일단 위슬러 함 가줘야죠.모글스키 (올라운드 겸용) 도 장만해야죠 사야죠. 지금 쓰는 스키가 벌써 6시즌째입니다. 그다음 파우더 스키를 장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언제 실현될지 모르겠어요. ^^
레벨 2 패스하시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