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3일자 조선일보에 강동민이란 서울대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VC)의 칼럼이 실려있다. 기사를 읽으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은 빌딩들 사이로 테헤란로를 드라이브할 때가 생각났다. 그때 내 머릿속에 어렴풋이 그려지던 VC들의 선발부터 일상과 미래까지를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직접들으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몇가지 면에서 우리 테니스 코치와 VC들의 직업적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처음 직업인으로서 발을 딛는 과정이 특별한 시험이나 자격증이 필요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직업인으로서 자리잡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필요한 능력과 수입을 보자면 VC는 연간 100여개 회사의 신규기업을 검토하고 30개 쯤의 기존 투자업체를 관리해 나가면서 수천억원의 수익을 내게 해주므로서 연봉과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다. 테니스 코치는 주변 회원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서 이미지를 좋게 하면서 연간 2~300명의 레슨자를 가르치면서 보람과 수입을 얻을 수 있다면 직업으로 인정할 만 하다.
그렇다면 VC나 코치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벤처캐피털 회사는 120개이고 등록된 VC인력은 1000여명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테니스 코치들의 연합체는 KTCF(한국테니스지도자연맹)과 KPTA(한국프로테니스연합회) 두 단체인데 각 200여명의 멤버가 있다고 보고 등록되지않은 PRO들을 감안한다면 역시 1000여명 정도 되지않을까 한다.
VC와 코치로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일반 자영업자들과 70% 정도의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열정과 성실성이 그 부분이라면 나머지 30%는 무엇일까? 자영업자들과 또다른 영역. 그것은 일종의 선천적 감각이라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사업체들의 투자상담을 받으며 판단을 할 때 개인의 역량에 의지하는데 그때 선천적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코치들도 새로운 레슨자를 만나면서 그때마다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가 그 레슨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다.
열정과 성실성. 거기에 타고난 감각이 있어야 VC나 테니스 코치로 한평생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