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四季)라는 말은 대개 동한(東漢)시대에 이르러서야 나타나며, 그 이전에는 사시(四時)라고 칭했다. 시(時)는 고대에는 계절(季節)을 뜻하였다. 《맹자(孟子)》에서 “도끼를 가지고 때로써 산림에 들어가니 재목을 이루다 쓸 수 없다(斧斤以時入山林, 材木不可勝用)”고 하였는데, 이 말의 뜻은 계절의 규칙에 맞춰 산림에서 벌목(伐木)을 한다면 이러한 목재들을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넉넉하다는 말이다. 고대에는 계절성(季節性) 유행성(流行性) 질병을 “시질(時疾)”이라 하였고, 계절에 딱맞춰 내리는 비를 “시우(時雨)”라고 하였다.
사시(四時)는 춘하추동(春夏秋冬)을 포괄하지만 춘하추동이란 단어의 출현 시기는 각각 차이가 있다.
갑골문(甲骨文)에는 춘, 추는 있으나 동, 하는 없는데, 이것은 처음에는 춘추로 사계를 대표하였음을 반영한다. 《묵자(墨子)》에서는 사시에 대해 논하였는데, 그 순서가 춘추하동(春秋夏冬)이지 춘하추동이 아니였다. 이것은 우연히 그렇게 적은 것이 아니다. “춘추(春秋)”는 일년을 지칭하며 나아가서 역사를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기원전 722~481년)에는 각 나라마다 모두 본국의 사서(史書)인 《춘추(春秋)》가 있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데, 다만 노나라의 《춘추》만이 200여년의 역사를 기재하고 있어서 우리는 노나라 사서에 기록된 그 시기를 춘추시대라 부른다. 춘추의 의미는 변화를 거듭하였다.
옛 사람들은 또한 시(時)를 하루의 시간(時間)으로 사용하였다. 처음에는 하루를 10시간으로 나누었다. 계명(鷄鳴), 매상(昧爽 ; 여명(黎明)), 단(旦 ; 일출(日出)), 대흔(大昕 ; 오전(午前)), 일중(日中 ; 정오(正午)), 일측(日昃 ; 오후(午後)), 석(夕 ; 일몰(日沒)), 혼(昏 ; 황혼(黃昏)), 소(宵 ; 한밤중)), 야중(夜中 ; 자정(子正))이 그것이다.
한 낮이나 한 밤중이 각각 다섯 단계씩을 점유하지만, 후대에는 야간만을 오경(五更)이라고 하였다. 야간이 이렇듯 독립적인 명칭을 얻게 된 것은 밤에 경을 치고 순찰하는데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타경제도(打更制度)가 사라진 후에도 오경이란 말로 한밤중을 나타냈다. “반야삼경(半夜三更)”이란 성어는 이러한 어휘가 유전된 것이다.
낮과 밤을 12시간으로 나누어 십이지지(十二地支)로써 표시한 것은 남북조(南北朝) 시대부터다. 이것이 바로 12시진(時辰)이다. 송대(宋代)에는 다시 매 시진을 초(初), 정(正) 두 부분으로 나누었는데, 세계에서 통행되는 24시간 제도에 상당(相當)하는 것이다.
수당(隋唐)시대에 이르러서는 이미 중국의 12시진이 서양의 시간제도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을 문헌을 통해 알 수 있다. 《당서(唐書)》에서는, “불휴국에는 그 왕성문에 커다란 쇠저울이 달려있는데, 12개의 쇠구슬이 저울 끝에 붙어있어서 이것으로써 하루의 12시를 묻는다… 매 시간마다 그 쇠구술이 갑자기 떨어져 콰앙하고 소리를 내서 시일을 기록하는데 약간의 오차도 없었다.(佛휴國, 其王城門懸一大金秤, 以金丸十二枚屬于衡端, 以候日之十二時… 每至一時, 其金丸輒落, 鏗然發聲引唱, 以記時日, 豪釐無失)”라 하였다. 이것은 후대의 자명종(自鳴鐘)이 아니던가? 불휴는 즉 오늘날의 이탈리아며, 왕성이란 곧 로마이다.
중국 고대의 시계는 각루(刻漏 ; 물시계)이다. 이것은 일종의 계단식의 동호(銅壺)이다. 호의 바닥에는 구멍을 뚫고 호 안에는 지지(地支)를 새겨놓고 도수(度數)가 있는 화살모양의 부표(浮漂)가 있어서, 호 속의 물이 점점 흘러 넘쳐 화살표의 수치가 차례대로 나타나면 이것으로 시간을 계산하였다.
시진(時辰)은 시단(時段)을 가리킨다. 예컨데 어떤 사람이 인시(寅時)에 출생하였다면 빠르게는 3시 느리게는 5시 사이의 시각에 태어났음을 말한다. 서양의 시(時)란 시간(時間)을 가리킨다. 그래서 “매 시간마다 그 쇠구슬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다. 3시 15분전, 5시 12분이라고 할 때 시는 일정한 시각(時刻)을 가리킨다. 전통적이 시진(時辰)은 120분(分)을 포괄한다. 현대의 시간제는 60분을 포함하는데 이것은 전자(前者)의 2분의 1이다. 이 때문에 이것을 중국에서 소시(小時)라고 하는 것이다. 이 소(小)자의 함의를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주의를 하지 못한다.
출전 : 한자문화만필 (번역은 종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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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저희과에서 한자문화와 관련된 책을 출판하려다가
여러가지 안좋은 사정으로 중단한 적이 있었습니다.
원고료도 많이 받았었는데 말입니다...^^;;
그 때 번역해 놓은 것 중에 상식적으로 읽을 만한 것들이 꽤 있는 것 같네요.
틈틈히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첫댓글 저도 빨리 한문 공부 열심히해서 종요님처럼 번역이라도``` ㅜ.ㅜ 그나저나 요즘은 정말 시간이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