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탄자니아는 인도인하고 중국인들이 참 많다. 서양사람들도 간혹 보이기는 하는데, 외국인의 압도적인 비율을 인도인하고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금 숙소로 장기 투숙하고 있는 호텔도 인도인 소유이고, 호텔에서 가까이 있는 대형 수퍼마켓도 인도인 소유이다. 물론 공항 앞에 편의 점도 인도인 소유이다. 그럼 중국인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차차로 보면 알게 될 것이지만, 이곳 탄자니아에서는 모든 동 양인, 그러니까 몽고 인종은 중국인으로 간주되고 있는 듯 하다. 그 정도로 중국인들이 많다는 뜻 이다. 나를 보는 현지인들 중에 가끔씩 "니하오~"하고 인사를 건네오는 경우가 있는데, 처음에는 나는 한국인이니까 "안녕하세요"라고 말해요... 라고 친절(?)하게 이야기해 줬지만... 지금은 그런 가보다이다...
화요일이었다. 아침에 일찍 눈을 떴는데 날씨도 상쾌하고 해서 산책이나 즐기려고 밖으로 나가려 고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일군의 현지인들하고 부딪쳤다. 대뜸..."니하오~"
"니하오"라는 말에 애국-애족-애민정신이 또 발동해서 "아뇨, 나 한국인이에요. 안녕하세요라고 말해요"했더니...
"이민쥐~"
하면서 "유어 파스포트 플리즈~...."하는 것이 아닌가...!!!!
"이민쥐"는 이민을 온 "쥐"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민국(移民局)의 중국어발음이고, 나보고 여권을 제시하라니...?!
그리고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의 한 장면이 내 눈앞에서 펼쳐졌다. 각 호실마다 들이닥쳐서는 중국인이고 한국인이고-한국인이래봤자, 사장님하고 나 딱 두 사람...-몽땅 여권을 뒤져대는 것이 아닌가....! 마치 유대인 색출작업에 투입된 독일군처럼 말이다....
그런데 말이쥐...
중국인들은 좀 뒤지는 듯 하더니 이내 조용해지고, 우리만 집중적으로 뒤져대는 것이다. 처음에 는 내 여권을 좀 보자고 하더니만, 타겟이 나로부터 사장님으로 옮겨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 라 다를까 사장님의 책상을 열나게 뒤져대더니 회사 관련 서류들을 꺼내서는 이것저것 억수루 따져대는 것이다...
사장님의 얼굴 표정은, 물론 자다가 깨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약간 지루한 듯, 약간은 지친 듯, 하 여간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우리 사무실에 4명 정도가 죽치고 앉아서는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는데, 걔중에 한 놈은 호주머 니 속에서 수갑을 꺼내서는 테이블 위에 놓았다. 엄포용인 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민국에서 왠 회사 서류를 뒤지고 난리인가? 지들하고 무슨 상관이라 고... 나는 스와힐리어를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스와힐리어는 외래어가 아주 많이 포함이 되어 있 어서 "프레지던트", "미니스터", "커넥션"이라는 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그래서 내딴에는 대 화 내용을 이렇게 추론했다.
"여보쇼. 당신들 말야. 대통령이나 장관하고 연줄이 닿는다고 너무 까불면 말이야..."
라고 했는데, 전혀 아니올시다였다.
결국, 같이 가자고 해서 모두 일어나는데, 사장님이 나를 보고 그런다...
"이 자식들, 5천만원이나 달라고 하네요..."
그냥 "원"이라고 하지만 이는 탄자니아 화폐단위 "실링"이다. 1만 실링이니 우리 돈으로 7천원 정 도라고 하니까 대략 계산해 보면... 꽤 큰 돈이다. 한국기준으로 봐도... "그래요. 갑시다.." 사장님은 따분한 듯, 지루한 듯, 짜증나는 듯한 말투로 나섰다. 그리고 나도 나섰고... 중간에 랍 스터 공장-큼직한 바닷가재를 키우는 곳-에 잠깐 들러서 이것저것 뒤져대더니 다시 뒤를 나선다.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또 한차례 말이 나왔다. 사장님은 운전석에, 나는 조수석에, 관료 한쌍은 뒷 좌석에 앉아 있다가 이들이 말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무슨 말인지는 통 모르겠는데, 하여간 말 도 참 많다... 잠깐동안 설왕설래하더니 이윽고 차를 돌려 해안가 나무그늘에 아래 세웠다. 이제 본격적인 "네 고"에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이제 막 도착한 내가 스와힐리어를 무슨 재주로 알아듣겠냐만서도 대화 도중에 "빌리"하고 "밀리"라는 말이 자주 나온 것으로 봐서는 금액을 흥정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다시 우리 사 무실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가보니 사장님의 오랜 현지인 친구 사무엘이 있었고, 관료들은 압수할 것 같았던 서류들을 돌려주고는 그대로 돌아가 버렸다. 사무엘이 중간에서 흥정을 해서 1백만 실링으로 낙착되었다나... 내가 중국에서 7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관료에게 돈을 준 적이 딱 한 번밖에 없다. 그것도 내가 식사 한 끼하자고 하니까 그 친구가 응한 것이다. 1차는 한국식당에서 하고, 2차는 KTV, 마지막 헤어질 때 자기가 "마작"을 하러 가려고 하는데 돈이 없다, 좀 꿔달라고 해서 1천 위안을 꿔준 적이 있다. 물론 그 돈을 갚으라는 말을 입에 담지는 않았다. 중국은 최소한 꾼다는 핑계라도 들이대는데, 이곳은... 사장님이 하는 말이... 이곳 사람들은 손을 내미는 것에 대해서 수치심같은 것을 느끼지는 않 는다고 한다. 심지어 마땅한 직업이 없어서 여자들이 돈받고 같이 자는 것조차도 사소한 일이 라나... 오자마자 그 나라의 "신성(!)"한 공권력도 경험해 보고... 탄자니아의 매력에 갈수록 빠져드는 것 같다. 정말 기대하시라, 개봉박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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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까만 땅에서 부르는 노란 인간의 희망 노래 원문보기 글쓴이: 허행민
첫댓글 게시판 이동합니다. (자원찾아 3만리-출장기)
이건... 잡동사니 같은 이야긴데요...-_-;;
벌써 무용담이 시작되다니...역시 아프리카입니당 ㅎㅎ
앞으로 더 많은 무용담을 기대하셔도 좋슴다... 개봉박두...!!!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하네요. 그런데 위험하지는 않나요?.
옷을 홀딱 벗고 그 위에 100달러짜리 지폐로 도배를 하면 확실히 위험합니다.
출장기는 흥미있는데
안전이 ..........
조심하세요!!!!!
탄자니아에 도착하면 우리 대사관의 연락처가 휴대폰에 뜨게 되는데
이런경우에는 돈으로 해결하면? 다른사람에게도 똑같은 행동을 합니다.
즉시 대사관의 협조를 받는겄이 현명한 처사 입니다. 버릇을 고치지 않을 경우 다른 한국인이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라 산업 역군 입니다.존경 합니다
저 지금 대한민국 수산역군임당...^^
현실과 상생의 기지가 절실할것 같읍니다.때로 주먹이 가까우니까요.건강과 안전에 투자해야겠네요.
흠 네일 탄자니아에거주한느 아프리카 퓨처 포럼 최회장님과 용산경찰서 외사과 담당 이경감이랑 온다고 했는데 오늘 이글봅니다
뭐하러 오시나요?
대사관 영사전화번호를 알아두시고 관공서와 일이 있으면 연락하세요.
그런데 실제로는 별 도움이 안됩니다. 탄자니아 대사관 영사들
예전 이민국이 돈달래서 다투다가 전화했더니 그냥 좋게 해결하랍니다.
썅! 그럴거면 너한테 전화 왜 하냐?
두번째로갑니다 르완다 거처서 다르에 그리고 카이로로 이동해요
아, 아프리카도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