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에서 18일로 넘어가는 밤, 온라인 회의에서 신문 광고에 대한 회의가 있었지요.
하기로 했습니다. 가능하면 금요일 광고를 내자였는데,
그러려면 회의가 끝난 새벽에 바로 광고 문안과 이미지를 골라 놓은 뒤,
아침에 디자인 해주실 선생님을 찾아 부탁드리고,
바로 디자인을 해 달라고 해서 필름 출력을 해야 가능한 거였지요.
#2.
18일 새벽, 처음에는 그렇게 해 보려고 피씨방에 앉아
문안을 만들고 있었는데, 컴퓨터 앞에서 꾸벅꾸벅 자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잠을 잤어요.
#3.
18일 아침에 일어나서 먼저 신문사 광고국 쪽에 값을 흥정하는 일,
이 흥정이 끝나야 디자인 해주실 분께 어느 크기 광고인지 말씀드릴 수 있고,
또 크기가 정해져야 어느 정도의 문안이 들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먼저 흥정을 시작했습니다.
사과꽃이 했어요. 몇 번씩 전화를 걸고 받고 하다가
경향 전면 광고와 한겨레 5단 통광고, 모두 아주 싸게 약속했습니다.
그렇게 신문사 광고국과 이야기가 다 되었을 때 쯤이 11시.
#4.
11시부터 피씨방에 앉아 있었습니다.
싸바는 4000명 가까운 농성장 서명자들을 엑셀로 정리하느라
프랭스, 말랑이, 타라 님들을 붙잡고 일을 나누어 열심히 자판 노가다를 했습니다.
저는 문승연 선생님한테 광고 디자인을 부탁드리는 메일을 메일을 보냈습니다.
맨날 이래요, 하루 전날이나 되어서 해 달라고... 거의 강도나 마찬가지지요.
그래도 문승연 샘이 계속 해주었어요, 못해주실 때 오히려 미안해 하시면서 말이에요.
아, 그런데 선생님네 출판사가 바로 이사를 한 뒤라
아직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쓸 수가 없대요.
아, 어쩌나.
#5.
그래서 누구 다른 분, 디자인을 해 주실 수 있는 분을 찾아보다가
지난 번 4차 광고를 해준 보리출판사 디자이너가 떠올랐어요.
실제로 만나 인사를 나눈 일도 없는데 전화를 걸어서 부탁을 했어요. (내가 생각해도 오늘 나는 정말 뻔뻔이였습니다.)
그런데 디자이너 분(용규 씨)이 해 주시겠대요. 오늘 저녁까지 데이터만
웹하드에 올려주면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정말 고맙고 좋았습니다. 나는 안심하고 어서 문안을 만들어야지 하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싸바와 그 사람들은 죽어라고 엑셀작업 계속중!
#6.
어느 정도 문안이 다 되었다 싶을 때였어요.
보리 옥희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아까 하기로 한 디자이너 분
내일 무척 바쁜 일을 하게 되었대요. 그래서 광고 디자인 하는 건 못할 거라고.
아, 어쩌지?
다행히 보리에서 오랫동안 디자인을 해 온 유문숙 선생님이 해주신다고 했어요.
휴우우,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싸바와 그이들은 여전히 엑셀작업중!
#7.
나는 한참 문안에 매진, 그리고 한참 뒤 다시 전화.
유문숙 선샣님한테 그 일을 부탁한 것도 신옥희 선생님이었는데
갑자기 유문숙 선생님 해야 할 일이 생겼대요.
아,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8.
하루 다 갔습니다. 밤 여덟 시쯤 되었어요.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하다가 디자인 회사 '달리'의 고선아 선생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고선아 선생님 일이 많다 하시는데도 해주시겠다고 얼른 자료를 올려달래요.
엎친데 덮친 격, 나는 열 시간 가까이 피씨방에서 작업하던 광고 문안이
그만 날아가 보렸어요. 아아아아앙. 정말, 이런 게 어딨어!
#9.
고선아 선생님, 어서 자료를 해서 올려 달라고,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 같냐고 물으세요.
그래서 두 시간쯤 걸리겠다고 했어요.
선생님은 사무실에서 기다리시겠대요.
나는 문안 다 되면 웹하드에 올리고 전화드리겠다고 했어요.
싸바와 싸바에게 걸린 사람들은 열심히 서명자 엑셀작업을 했습니다.
#10.
두 시간은 무슨 두 시간. 밤 열두 시가 되어서도 끝내지 못했습니다.
신옥희 선생님이 전화를 했어요. 아직 안 끝났어요?
고선아 씨는 자료 올리기만 기다리면서 사무실에서 지금껏 기다리고 있는데....
아, 시계를 보니 아까 내가 고선아 선생님하고 전화 통화 한지 다섯 시간이 지났어요.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바쁘면 안 해줄 수도 있는 일을, 이렇게 밤을 새워 사무실에서 기다리면서
그 일을 맡아 해주신다니... 정말 놀라면서 크게 고마웠다. 정말로!
#11.
19일 새벽 1시 쯤이 되어 문안 정리와 엑셀 작업 정리가 끝났나?
택시를 타고 홍제역 가까이로 왔다.
고선아, 선샣님의 달리 사무실.
.
.
.
.
.
#금2 새벽 다섯 시 반.
싸바는 방바닥에 엎드려 그림책을 보고 있고, 아멜리아는 소파에서 쪼그려 잡니다.
나는 이렇게 인터넷을 하고 있고,
고선아 선생님 혼자 2층 맥킨토씨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요.
아, 진작 선생님 만나러 올 걸.
선생님하고 광고 문안, 도안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어제 오늘 피씨방에서 열 시간도 넘게 해가지고 간 문안들이 아주 쓸모가 없게 되었어요.
히이잉. 진작에 선생님한테 왔으면
벌써 다 마치고 함께 놀았을 건데..... 아아아아이이잉.
열 대여섯 시간 피씨방에서 나는 뭐 했나 싶다. 어휴 진작 이리로 올 걸, 모쪼록 어서 사과꽃이 회사 컴퓨터에 있다는 이름 이어쓰기 명단을 보내어 주어야 할 텐데.....
첫댓글 보냈어요. ㅎㅎ
모두들...수고하셨어요~~~^^;
고생했어...
지금 시각 두 시 이십 분, 아직 안 끝났어. 그나 저나 고선아 선생님 꼬박 날을 새우고, 오늘 오전 중요한 약속까지 빵꾸내고 이렇게 해주시고 계시다.( 하도 정신이 없어서 아직 아침인 줄 알았는데 벌써 오후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