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조작 의혹을 받는 고교 축구 감독 두 명에게 '무기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오후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 11일 열린 'SBS 고교클럽 챌린지리그' 광양제철고와 포철공고의 경기가 사전에 조작된 정황이 인정된다"며 "손형선 광양제철고 감독과 박형주 포철공고 감독은 무기한 자격 정지, 두 학교는 올 시즌 챌린지리그와 왕중왕전 출전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다른 경기 결과 확인하고 무더기 골"
당시 광양제철고는 포철공고에 1―0으로 앞서다가 후반 34분부터 9분 동안 무려 다섯 골을 내줘 1대5로 졌다. 포철공고는 이 승리로 광주 금호고에 골 득실에서 한 골을 앞서 조 3위까지 주어지는 왕중왕전 출전권을 차지했다.
상벌위 회의를 주관한 오세권 상벌위 부위원장은 "두 팀이 경기 시작을 7분 정도 늦춘 것이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순위 결정에 변수가 되는 다른 경기(금호고―울산 현대고) 결과를 확인하고 경기 막판에 고의로 골을 내준 정황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오 부위원장은 이어 "선수들끼리 주고받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사전 조작의 증거"라고 말했다. 금호고 선수가 광양제철고 선수에게 '너네 짜고 경기했느냐'고 묻자 '벌써 소문났네'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손형선·박형주 감독에게 곧 징계 내용을 알릴 것이다. 통보받은 날부터 1주일 안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이날 상벌위 회의에 출석해 승부 조작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감독은 '무기한 자격 정지' 결정에 대해 "지금은 아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