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새중앙교회 김목사 사랑편지(김원영)
김목사 사랑 편지(아! 허맹례 집사님!)
아무런 꾸밈없는 너털웃음,
모두가 찬송을 부를 때면 가장 뜨거운 모습으로 치시던 박수,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면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그저 아멘 아멘,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남 섬기기를 그렇게 좋아하시던 모습,
하나님의 딸이기에 결코 내려놓을 수 없어 그 누구도 질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짐을 평생 지고 살아갔던 바보,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그 마음 어찌하지 못해 늘 예배당에 엎드려 기도하시던 모습,
이 모든 것은 허맹례 집사님에 대한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허집사님께서는 또 우리가 해야 할 섬김의 일을 도맡아 마치 사찰 집사님처럼 교회 섬기기를 다하셨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집사님을 찾다가 찾지 못하면 제게 전화를 걸어 집사님의 행방을 물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교회를 위해 아무도 모르게 수고를 다하시면서도 그것을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 한 마디 없으셨습니다. 얼마나 신실하신 집사님이셨던지!
저희 가족들이 맨 처음 우리 교회에 왔을 때였습니다. 첫 주일 예배를 드리고 집에 돌아왔는데 제 아내와 아이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냥 막 웃는 것입니다. 왜 웃느냐고 이유를 물어도 대답도 못한 채 그냥 웃기만 합니다. 무슨 일이 일인가 했더니 허집사님께서 찬송 부르시는 모습을 보고 돌아와 웃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신기하게 온 몸으로 박수를 치시며 찬송을 부르셨던지! 저희 가족에게 그 모습이 지금까지도 기쁨이 되어 생각할 때마다 웃게 한다면 그 순수하고 깨끗한 모습이 하나님께는 얼마나 큰 기쁨이었을까요?
아! 그런데 지금은 그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함께 계실 것만 같았던 그가 지금은 우리 곁에 없습니다. 그를 너무나 너무나 사랑하시는 아버지께서 더 이상 이 고난의 땅에 그를 두지 않으시겠다며 하늘나라로 불러 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참 좋겠습니다. 이 땅의 모든 짐 다 내려놓고 그렇게 소원하고 소원하던 사랑하는 아버지 품에 안겨 계시니!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슬퍼 자꾸 자꾸 눈물이 납니다. 지금이라도 너털웃음 웃으시며 이거 모두 함께 나누어 먹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하고 따뜻한 손 내밀며 맞아주실 것만 같습니다.
그는 가고 우리 곁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슬퍼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그가 이 땅에서 다 이루지 못한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렇게 부흥을 꿈꾸었던 교회와 가정이 우리의 수고와 헌신을 기다리며 우리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렇게 복음으로 섬기기를 소원했던 우리 이웃들이 이제는 우리의 섬김을 기다리며 우리 옆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운데 허집사님의 빈자리 없도록 모두 일어나 손잡고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