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주인공 산티아고(Santiago) 노인은 매일 바다로 나갔지만 84일동안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마을에서 조롱의 대상인 그는 85일째 되는 수요일 아침 큰 고기를 잡으러 먼 바다로 나갑니다. 산티아고는 3일 동안 목숨 건 싸움 끝에 무게 1500파운드(약 675kg) 넘는 19피트(약 580cm)짜리 대형 청새치(marlin)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항구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청새치를 뜯어먹으려 덤비는 상어 떼를 만납니다. 그는 최선을 다했으나 상어와의 싸움에서 패해 뼈만 남은 청새치를 배 옆에 묶고 항구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사자(獅子) 꿈을 꾸면서 잠 잔다는 얘기로 소설은 마칩니다.
이 스토리는 언뜻 불교의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 또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시시포스(Sisyphus)를 연상시킵니다. 시시포스는 산꼭대기를 향해 커다란 바윗덩이를 쉴 새 없이 밀어 올리는 고역(苦役)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소설을 차분하게 읽을수록 71년 전 활자화된 헤밍웨이의 언어가 새롭게 살아나 다가옵니다. 산티아고 노인이 5개의 인생훈(訓)을 건네주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