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잠을 잤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사실 숙소에 짱~박혀서 책이나 보려고 했는데
후배가 전화로 하도 성화를 해서 늦게 단골 세움을 타고……,
약속장소에 가서 당구 한 게임하면서 대충 시간을 때우다가
현지시간 11시, 드디어 선수들이 출동할 시간………,
1군, 이곳 시내 중심가로 출발을 했습니다.
대단하더군요…, 얼마나 많은 인파들이 몰려나오는지…,
네온이 있는 곳에는 끝이 보이지않는 사람과 오토바이의 물결……,
원래 계획은 후배하고 외국인 전용클럽에 가서 헌팅을 하는 것이었는데
후배 오토바이로 그 복잡한 인파를 뚫고 다니면서
사람구경, 오토바이 구경하는 것만으로 넘 재미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룸의 아가씨들이나 입을 것 같은 초미니 야시시 파티 복
내지는 원피스를 입고 오토바이를 모는 꽁가이들…,
이 더운 나라에서 가죽재킷에 한껏 멋을 부린 베트남 오렌쥐들…,
이국의 크리스마스를 구경하느라 넘 정신이 팔려서
클럽에 너무 늦게 도착을 해버렸습니다.
역시나 입구에서부터 과감한 노출의상이…, 므흣하더군요~!!!
다만 입장을 기다리는 끝없이 늘어진 줄에 질려서 애석하게도
입장은 포기를 했습니다.
후배 집 근방의 카페테리아도 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어서
풍성한 해산물에 맥주 한잔으로 남자들의 외로움을 삼켰습니다.
후배가 계속 투덜거리네요……,
빨리 가자니까…, 내가 넘 촐랑거렸나 싶기도 하고 미안도 하고…,
“엉아~ 얼마 전에는 엉아나 저처럼 노땅들도 From 한국이면 통했는데…,
요즘은 아니라니까요~! 젊은 유학생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불확실한 헌팅보다는 확실한 한국어과 학생들을 부르자고 했잖아요…?”
아우…, 아무리 그래도 그건 쬐금 거시기 해~~~~!
호치민 뒷끝 3인 방 클럽 회원인데…, 최하로 한 달은 시달릴 것 같습니다.
(뒷끝 3인 방 = 잠시 한국 나가있는 선배, 모모 그리고 후배 놈)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에 깨어서……, 부시시한 모습으로 Skype 통화하고
메일확인 그리고 잠깐 카페에 들렸다가 보리수님을 댓 글을 보고서……,
어쩐지 앞 전에 올린 “슈렉” 시리즈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사명감……, 혹은 간밤에 먹은 맥주 때문일까~? 뭔가 모르는 것이 확~올라와서……,
“슈렉” 시리즈 튜우~~ (이런 발음할 땐 침 튀기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올립니다.
앞 전 글에서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나름 하는 일과 관련이 있어서…,
영화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주로 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슈렉” 시리즈는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드림윅스, 제프리 카젠버그의 의지가 가장 녹아있는 작품은 아마도 시리즈 2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시리즈 1편도 충분히 논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죠……,
다만 시리즈 3편에 대해서는 ……, 많이 묵었다 고만해라…,)
보리수님의 말씀처럼 “슈렉” 시리즈는 철학이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쥐뿔도 모르는 수준에서 이런 이야기를 논하는 것이 우습지만……,
“슈렉”은 철저한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식이 있고
그러면서도 “슈렉”에는 현실세계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있습니다.
소재빈곤 혹은 창작고갈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수많은 원전(原典)의 패러디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이야기를 드렸던 것처럼
“스타워즈” 시리즈입니다. 도대체가 제작자인 조지 루카스 조차도
“스타워즈” 시리즈가 얼마나 많은 원작을 차용해왔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하니…,
어쩐지 “스타워즈”의 세련된 표절과 다르게 영화 “슈렉”은 대놓고 표절을 합니다.
그런데 단순 표절이 아니라 그것을 살짝 비틀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1편에서 악당, 영주의 성을 디즈니랜드에 빗대며 온갖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들을 신랄하게 풍자했던 제작진의 의도는 디즈니와 피 말리는 전쟁을 하는
드림윅스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지만……,
신데렐라 콤플렉스 등등 어린이들에게 지나친 환상을 심어주던 기존 동화세계를
비판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행운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1편에서 본의 아니게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었다면......,
2편에서는 소비지상주의와 외모지상주의의 어른세계에까지 훈수를 둡니다.
멀고 먼 왕국은 소비, 외모지상주의의 메카라고 하는 할리우드 그리고 비버리 힐즈를
그대로 베끼어다 놓았습니다. 참~ 기막힌 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프리 카젠버그
고상하게 이야기하면 Make-Up, 조금 리얼하게 이야기하면 분칠한 세상……,
멀고 먼 왕국의 개구리 대왕은 요정대모의 요술로 분칠한 모습이 그 권력의 기반입니다.
현대 정치권력의 존립근거는 국민이라고 우리는 굳게 믿고 있는데……,
사실 아름답게 분칠 해주는 언론 그리고 따끈따끈한 돈이 아닐까~?
패러디의 압권은 역시나 레드카펫 입니다.
오늘날 모두가 동경하는 레드카펫을 걷는 화려한 주인공들의 모습……,
높은 사회적 지위, 화려한 외모와 의상…, 그런데 중요한 것은
머리는 비었다는 것이죠~!!! 지독한 마마보이, 프린스 챠밍처럼…,
아이러니하게 정치인 그리고 레드카펫의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대중들도 그들의 메이크업이 지워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
웃지 못할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까~?
오거, 슈렉을 비롯한 주변인들 요즘 말하는 루저들의 유쾌한 반란에 대해서는……,
소영웅주의적 환상을 심어주는 역시나 할리우드 영화라고 해야 할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드림웍스도 자기들이 디즈니랜드를 조롱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조롱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 레드카펫의 주인공은 소수이고 루저는 다수이다 보니……,
장사꾼은 당연히 다수의 편에 줄을 서야죠~!!!
어차피 흥행이라는 것은 머리숫자를 카운팅하는 것이니까요~~
모든 상업주의 예술의 특히나 영화의 한계가 아닐까~?
“슈렉”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영화들을 찾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입니다.
디즈니의 영화들은 열외로 치고…, 제가 대충 기억하는 것만도
그 유명한 공중부양 발차기의 “매트릭스”, “와호장룡”, “인디아나 존스”,
“미션 인파서블”, “반지의 제왕”, “마스크 오브 조로”, “스파이더맨” 등등
그냥 단순한 표절이나 패러디가 아니라 절묘한 타이밍에서 딥다 센스있게
꼬았다는 것이…,
이런 것을 원전(原典)없는 시대 포스트모더니즘시대의 정신이라고 하니……,
그렇다고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 밖에……,ㅋㅋㅋㅋㅋ
피오나 공주의 친정이 “멀고 먼 왕국”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스타워즈의 프롤로그에서 차용을 해온 것 같은데…,
기독교 신앙적 입장에서는 별로 유쾌하지는 않은 대목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보면 아버지를 떠난 둘째 아들이 찾아간 곳이
환락과 죄악이 가득한 곳…, “먼 나라”로 되어있는데……,
영화에서는 먼나라보다 더 먼 나라 “멀고 먼 나라”로 나옵니다.
아마도 지금 세상이 그때보다 훨씬 더 멀리 타락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리수님의 댓글에 동문서답식이라고 하셨던……,
우리의 정치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적당한 영화를 가지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정치라는 것이 절대로 낭만적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드라마로 영화로 여러 번 제작이 되었던 정조대왕의 이야기를 보면…,
영조시대 노론을 몰아내고 남인을 중심으로 개혁정치를 펼쳐보고자 했던
정조대왕은 수많은 논란을 남겨두신 채로 49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십니다.
정조대왕사후 다시 정권을 잡은 노론, 벽파는 남인의 씨를 말려버리는……,
보수, 노론은 공존을 거부하고 철저하게 남인세력에 대한 대량살육을 자행합니다.
이후 조선은 안동 김씨로 대표되는 외척의 세도정치가 시작되면서……,
몰락의 길에 들어섭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과 정조대왕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계십니다.
혹독한 현실의 정치세계에서 이상을 펼치려고 했던 휴머니스트……,
이 부분을 생각하면 역사의 수레바퀴가 잔인하게 반복되는 것 같아서……,
가슴이 미어집니다.
The Beatles – Yesterday
The Beatles - Let it be
The Beatles – Michelle
The Beatles - I Saw Her Standing There
The Beatles - twist and shout
첫댓글 모모님! 먼 이국에서 늘 건강하시구요. 오늘 덕분에 비틀즈 음악을 들었습니다. 언제나 들어도 마음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음악들과 함께 오늘을 보냅니다. 현지에서 전해지는 글들을 읽으면서 한번도 가보지 못한 베트남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연님..., 참 감수성이 풍부하신 분 같아요~~ 혼자 숙소에 있는 시간에는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서 음악을 딥다 크게 틀어놓고 일을 합니다. 시간에 관계없이..., 이곳은 다들 그렇게 하더군요 새벽에 가라오케 기계로 고성방가를 해도 괜찮은...., 신기하죠~ 덕분에 외로움이라는 놈하고 부쩍 친해지는 것 같습니다. 꼭 베트남이 아니어도 어쩐지 이국에 나와 있으면 나름 낭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비틀즈의 렛잇비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들을때마다 새로워지는...모모님의 배려에 감사 드립니다^^*
저는 야행성인데...., 오리프님은 정말 부지런하신 분 같습니다. 이른 시간에 다녀가셨네요...., 이곳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동영상 올리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ㅋㅋㅋ 오리프님 댓글을 보면 힘이 나는데요 *^^*
철학이 있는 영화라는 것을 말하다가 현정치 상태를 이야기 하고 말았는데, 현대는 대화가 없는 세대이지요. 나름대로 가치관과 기준을 세워 놓고, 거기에 맞지 않으면 숫제 대화를 하려고 하지를 않지요. 동화속에서 주인공이 어쩌다 빠진 변방세계에서 만난 존재들에게 읽는 독자들도 이질감을 받지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없는 곳에 라이트를 비추어 보고, 정상적(?)인 사람들의 반응을 표현했기에 철학이 있다고 했겠지요. 슈렉시리즈는 시간이 있는대로 올려 놓으려하는데, 3편은 아무래도 껍대기만 있고, 알맹이는 없더군요.
아무래도 현실이 너무 암울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요즘 고민하는 것이 각박하게 살아서 그러는지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서...., 어쩐지 슈렉 두 번째 이야기를 올린 것은 제가 넘 오버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즈니를 신랄하게 풍자한 드림웍스네요. 그것도 아주 잼있게... 그런데 그 밖의 많은 영화들을 패러디한 건 몰랐어요. 노무현 대통령님과 정조대왕의 공통점 부분이 공감이 가요. 남인의 씨를 말려버리고 세도정치가 시작된다는 대목에서 정말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뭔가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우울해집니다. 설마 그렇게는 안되겠죠? -_-;; 저는 비틀즈 노래 중에서 특히 '예스터데이', '미쉘' 을 좋아해요. 모모님, 즐감할게요~~~ ^^
요즘 갈수록 게을러져서 그런지 생략하는 것이 많아요...., 외척의 세도정치가 시작된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노론이 정적을 철저하게 짓 밟아버리고 일당 독재를 하다보니 당근 부패를 하게되고 결국은 정권을 안동 김씨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ㅋㅋㅋ 허긴 뭐 제가 역사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책에서 본 것 같다는 이야기 입니다.
비틀즈 노래 너무 좋죠...ㅎㅎㅎ 흐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