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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크리스마스] 05 - 사자가 기다리는 강가
S#1. 프롤로그 (남자의 이야기)
-춘천의 한낮. 크리스마스시즌이라 가로수마다 꼬마전구가 달려있다.
고등학생 커플이 지나간 자리, 남자. 김 요한이 무심히 서 있다.
(남자) : 나는 연쇄살인범이다.
택시가 멈추고, 3인 가족이 내린다. 택시는 남자가 혹시 타지 않을까 싶어 잠깐 기다리다가 가버린다.
그 택시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택시들이 두어대 남자를 보고 속도를 낮추었다가 지나간다.
(남자) :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지쳐 있었다. 가치없는 생명이라도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초반의 긴장과 흥분은 사라지고 책임감은 희미해져가던 그때.
택시 한대가 멈춰선다. 차창이 내려가고 말총머리 택시기사가 고개를 내민다.
택시기사 : 콜 부르셨습니까?
남자 : (습관적인 미소를 지으며 뒷자리 문을 연다)...
(남자) : 여덟 번째 무례한 생명.
남자 : (차에 타며) 풍암 저수지 쪽으로 가주세요.
택시기사 : (별뜻없이) 이 추운데 그런 델 가십니까?
남자가 문을 닫으려는데, 누군가 차문을 잡는다. 동시에 반대쪽 문이 벌컥 열린다.
형사1 : 김 요한씨?
남자 : (반항없이 형사1을 올려다본다)...
(남자) : 내 이름이 불리었을때 나는 차라리 안도했다.
갑자기 들어온 놈팽이들을 향해 택시기사가 양아치 본성을 들어내려는 순간, 형사 2가 코앞에 경찰 신분증을 들이댄다.
남자가 순순히 택시에서 내린다.
(남자) : 나는 나의 끝을 받아들였다. ‘내 소명은 미완인채로 끝났다’... 그렇게 생각했다.
자기 손에 수갑이 채워지는 동안 남자가 말총머리 택시기사를 바라본다. 운이 좋아 덫에서 풀려난 초식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수갑에서 들리는 찰칵소리!!
-국도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꼬불꼬불한 왕복 2차선 국도,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다. 도로에 눈이 쌓여간다.
검은색 아반떼가 달려온다.
-차안. 뒷자리, 수갑을 찬 남자가 형사2와 나란히 앉아있다. 형사 2가 어딘가에 전화를 하고 있다.
'대형범죄‘를 해결해서 흥분한 형사들과 대조적으로 남자는 조용히 눈 내리는 창밖을 보고 있다.
-창밖. 나무 표지판. ‘수신고 2킬로미터, 정암사 1.3km'라는 표지판이 지나간다.
그순간, 차가 미끄러지더니, 그대로 추락한다.
-차안. 뒷자리에 앉아있던 형사의 몸이 그대로 앞창 유리로 곤두박질 친다.
역시 앞으로 쏟아지려는 남자의 몸이 안전벨트에 걸린다.
-계곡아래. 앞이 심하게 구겨진 차. 균열 때문에 하얗게 변한 차 앞유리가 볼록하게 튀어나와있다.
-차안 남자가 ‘이건 뭘까’하는 눈으로 천천히 둘러본다. 앞창 유리에 부딪쳤다가 튕겨진 형사가 기묘한 자세로 처박혀 있다.
운전석 쪽이 심하게 구겨져, 운전하던 형사의 다리가 차체에 끼어 있다.
남자가 바닥에 떨어진 형사2(그는 즉사했다)의 주머니를 뒤진다. 권총이 나오고, 수갑열쇠가 나온다.
-계곡 차에서 내린 남자가 정신을 차리기 위해 눈을 뭉쳐 이마의 상처에 댄다.
눈이 펑펑 쏟아진다. 어울리지 않게 서정적인 풍경!!
차체에 끼인채 꼼짝 못하는 형사1이(머리를 다쳤을까? 피가 주르륵 흐른다) 계곡을 기어 올라가는 남자를 본다.
형사1이 품에서 총을 꺼낸다. 필사적인 힘. 핏물이 눈으로 들어간다.
첫 번째 총소리가 들린다. 남자가 돌아본다.
형사1은 총을 꺼냈지만, 조준할 힘이 없어서 그저 방아쇠만 당기고 있다. 시선만은 남자에게 꽃은채...
그렇게 여섯발을 쏘고, 손에서 힘이 빠진다. 총이 눈 위에 뚝 덜어진다.
죽어가는 형사 1을 애도하듯 끝까지 지켜보던 남자가 돌아선다. 눈이 펑펑 쏟아진다.
-눈밭. 칠흑같은 어둠속 남자가 걷고 있다. 남자는 지쳤다. 불빛 없는 산속, 눈은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진다.
(남자) : 그때까지도 나는 몇 개의 우연이 지니는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
끝날 때를 몰라 질질 끄는 이야기라면 스스로 끝낼 수 밖에...
남자가 주저앉는다. 남자는 포기하려 한다. 권총을 꺼내 이마에 가져간다.
그 순간, 어둠속에서 불이 켜진다. 불과 200미터쯤 앞. 운동장을 따라 동그랗게 켜지는 가로등. 마치 구원의 빛 같다.
살았다는 기쁨보다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의아하다.
(남자) : 2천년전 어떤 별빛은 세명의 동방박사를 아기예수에게 인도했다. 그리고 오늘의 저 불빛은 나를 그곳으로 인도했다.
-교문앞
-남자가 벨을 누른다.
-선생님과 박무열. 이재규가 교문을 연다.
남자가 고개를 든다. 피묻은 얼굴로 박무열에게서 이재규에게로, 그리고 학교로 시선을 돌린다.
(남자) : 의심과 질투 미성숙한 천재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갈등.
나는 깨달았다. 그때까지의 모든 우연은 촘촘히 준비된 필연이라는 것을.
-옥상. 최치훈이 두손을 든다. 남자가 총을 겨누고 있다.
남자 : 그거 내려놔!
(남자) : 그곳은 오랫동안 궁금해했던 나의 질문에 대한 최적의 실험실. (f.o)
S#2. 타이틀
어둠속에서...
(남자) : 괴물은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제 5화. ‘사자(獅子)가 기다리는 강가’-----
S#3. 옥상 (아침)
헬기가 산 너머로 사라진다. 자막 ‘12월 28일 오전 8시 13분’
최치훈 발 옆에 구조신호탄과 점화기가 떨어져 있다.
남자는 힘이 들어서 숨을 몰아쉬는데 그때마다 총구가 흔들린다.
최치훈은 아직도 총의 존재를 믿기 어려워서 빤히 쳐다보고 있다.
남자 : (긴 숨을 내쉬고는) 그만 내려갈까?
남자가 문에서 물러선다. 최치훈이 남자의 앞을 지나 옥상을 빠져나간다.
남자는 빈틈없이 최치훈의 행동을 응시하며 거리를 두고, 그 뒤를 따라간다.
S#4. 북관로비 (아침)
유은성과 박무열이 중앙정원에서 나온다.
유은성 : 칼로 찌른게 아닌데 칼이 왜 거기 있는 거지?
박무열 : 진짜 흉기를 숨기려고...
유은성 : 시체를 감추는 쪽이 더 완벽하잖아.
박무열 :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유은성 : 굳이 칼이라는 페인트를 쓴 이유는?
박무열 : 진짜 흉기는 범인만 갖고 있으니까...?
유은성 : 그게 뭔데?
그때. 2층에서 이재규가 내려온다.
이재규 : (서두르고 있다. 박무열에게) 할말이 있어.
S#5. 동관 로비 (아침)
최치훈이 내려오고, 그 뒤에 거리를 두고 총을 든 남자가 내려온다.
총과 쇠 난간이 부딪치는 소리...
최치훈이 돌아본다. 남자가 어지러운 듯 총을 든 손으로 난간을 붙잡고 있다. 남자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른다.
남자 : (힘든 걸 숨기지 않는다) 좀더 누워 있어야 했는데... 자네가 쓸데없는 짓만 안했어도 반나절은 쉴 수 있었을 거야.
최치훈 : (평소와 다름없이) 이제 어떡할 거예요?
남자 : (심호흡한다) 우선 징계방이라는 데로 가야겠지.
남자가 앞장서라고 손짓한다.
S#6. 북관 로비 (아침)
박무열 : 멍?
이재규 : 강미르 등에 멍 생각나?
박무열 : 어.
이재규 : 의사아저씨 등에 비슷한게 있었어. 어깨부터 허리까지...
박무열 : (설마)...
이재규 : 선생님은 죽기전에 범인을 엎어매쳤구.
그때 양호실에서 조영재가 와이셔츠를 들고 나온다.
S#7. 징계방 (아침)
양강모가 포크로 문틈을 헤집어 본다. 문틈은 너무 작고, 완벽하게 들어맞아서 포크끝이 들어가질 않는다.
그때 문 소리가 난다. 양강모가 서둘러 스톱퍼를 끼운다.
최치훈에 이어 남자가 들어온다. 남자는 한쪽 팔은 보호대로 고정했고. 한쪽팔은 주머니에 넣고 있다.
양강모 : 왠일이야?
최치훈 : (양강모를 빤히 쳐다본다)...
남자 : 문 열어주러 왔어.
양강모 : 에. 왜요? (최치훈을 향해) 나가도 돼? 조염병은?
최치훈 : ....
남자 : (최치훈을 대신해) 선생님을 죽인 놈이 밝혀졌거든.
양강모 : (스톱퍼를 빼낸다) 에. 진짜요? 누군데요? 누가 그랬어요?
남자 : (달래듯) 너무 서두르지 마. 곧 알게 될테니까. (머뭇대는 최치훈을 재촉한다) 최치훈군!!
최치훈 : (할수 없이 문을 연다) ...
양강모 : (문을 잡을 수 있을 만큼 열리자마자 스스로 열고 나오면서) 누군데? 우리 중에 하나야?
남자가 주머니에서 손을 뺀다.
양강모는 총을 보고도 표정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린다.
S#8. 북관로비 (아침)
와이셔츠 소매에 묻은 피!
박무열이 와이셔츠를 내려놓고 박무열이 동관쪽으로 향한다. 이재규, 조영재, 유은성이 따라간다.
이재규 : 어디가?
박무열 : 의사를 찾아야 돼. 그것보다 애들을 모아야 돼.
박무열의 걸음걸이가 점점 빨라진다. 나중에 뛰기 시작한다.
S#9. 동관로비 (아침)
지하로 통하는 계단에서 최치훈 양강모가 올라온다. 거의 동시에 박무열과 아이들이 북관에서 들어온다.
박무열 : (양강모를 보면서) 최치훈, 네가 풀어줬어?
최치훈 : ...
박무열 : (어쨌거나) 의사아저씨 어딨어?
남자 : (아이들 뒤를 따라 올라오면서) 나를 찾고 있었나?
박무열이 한걸음 물러선다. 남자손에 들린 총. 아이들이 ‘총’이라는 비현실적인 물건과 남자를 번갈아본다.
남자 : (기운 없지만) 좋은 아침.... (아이들을 슥 훌어 보고는) 모두들 모인건가? 하나가 없네. 누구지?
S#10. 어딘가 (아침)
아침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
벽에 기대앉은 윤수가 햇빛을 받으며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 완벽한 평온함 속에서...
S#11. 동관로비 (아침)
최치훈. 이재규, 양강모, 조영재. 박무열이 나란히 앉아있다. 모두들 두손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있다.
거리를 두고 마주보는 자리. 남자가 앉아있다.
유은성이 물잔을 놓아주고 박무열 옆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남자가 테이블에 총을 내려놓고 물을 마신다.
남자 : (꿀꺽 꿀꺽 소리가 나게 물을 마시고) 아. 힘들다. 무리하다가 다시 쓰러지면 곤란한데...
아, 그렇지. 먼저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지.
박무열 : (남자를 쳐다본다. 왜 좀더 일찍 알아채지 못했을까 자책하며서)....
남자 : 어젯밤엔 다들, 정말 고마웠어. 특히 무열군. 자네가 날 살리기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거 알아. 진심으로 고마워.
박무열 : (남자를 외면한다)...
남자 : (달래듯) 아니지. 그러면 안돼. 아픈 사람은 적이든 친구든 구별하면 안 된다. 그게 미덕이라고 배웠잖아. 안 그래?
조영재가 총을 흘깃 쳐다본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 현실.
이재규 : 선생님은... 왜 죽인 거예요?
남자 : 아 선생님...!! (마음이 아프다) (혼잣말처럼) 교사 방에도 tv가 없었으면 좋았을 걸,
(아이들에게) 경찰이 내 사진을 공개했거든. 뭐 별로 닮은 사진은 아닌데, 한번 두 번 보다보면 눈치 챌거야.
‘저 연쇄살인범, 어쩐지 교통사고 당한 남자하고 비슷하네.’
이재규 : (남자를 쳐다본다)...
남자 : (고개를 흔든다. 가슴 아프지만 어쩔수 없다) 선생님 일은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박무열 : 사람을 죽여 놓고 뭘 이해 하라는 거죠?
남자 : (박무열을 빤히 보며 조용조용 설득한다) 한번만 내 입장에서 생각해봐. 그럼 알수 있을거야.
총을 들고 기습 했는데도 한쪽팔이 이 지경이...
그순간, 조영재가 허벅지를 긁을려고 손을 내린다.
전혀 총을 의식하지 않는 것 같던 남자가 순식간에 조영재를 겨눈다.
조영재가 깜짝 놀라 손을 번쩍 든다. 조영재는 너무 놀라 숨이 쉬어지지 않아 간헐적으로 헉헉댄다.
남자 : (한사람 한사람을 응시하며 단호히) 보다시피 지금 내 컨디션이 말이 아니야. 평소 같으면 웃고 넘어갈 일에도 예민해져서
실수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쓸데없는 짓은 안 하는게 좋아. 이건 이해하겠지?
조영재가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들이 긴장한다. 박무열이 마른 침을 삼킨다.
S#12. 산길 (낮)
눈으로 뒤덮힌 산속. 강미르와 여자가 학교를 향해 걸어간다.
수신고라는 나무표지판을 떼서 스키보드로 사용하려는 강미르, 그러나 나무판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눈에 푹 파묻히고 만다.
여자가 약 올리며 웃는다.
S#13. 동관 로비 (낮)
남자 : 지금부터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떠날거야. 한 마리 양을 찾으려다가 더 많은 양을 잃어버릴수도 있겠지만 찾긴 찾아야겠지.
조영재 : (기회다 싶어 눈이 반짝인다)...
남자 : 최치훈 이재규가 1조.
이재규 : (최치훈을 흘깃본다)...
최치훈 : (남자를 응시한다)...
남자 : 양강모 조영재가 2조.
조영재와 양강모가 서로를 본다. 오랜 앙숙인 두사람.
남자 : 박무열 유은성양이 3조.
박무열도 유은성도 남자를 본다.
남자 : 자 지금부터 각조당 한명은 윤수군을 찾아 떠나고 남은 한명은 여기 남아 인질이 되는거야.
조영재 : (생각이 빨라진다)...
남자 : 만약 최치훈군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인질 이재규군이 벌을 받는거야. 나머지도 마찬가지...
뭐 간단한 얘기야. 어려운 거 없지?
이재규 : 어떤 벌인데요?
우연일까? 남자가 총을 슬쩍 쳐다본다.
남자 : 자. 양을 추적할 사람은....
조영재 : (남자를 바라보며 침을 삼킨다) ...
남자 : 최치훈. 양강모...
조영재 : (자기도 모르게) 말도 안돼.
남자 : (무시한다) 박무열! 이 세사람은 지금부터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 길을 떠다는 겁니다.
최치훈 : 못찾으면요?
남자 : 글쎄...그건 아직 생각 안해 봤는데... 아무리 학교가 넓다지만, 못찾을 리가 없잖아. 일부러 안찾는다면 몰라도....
찾을 거야. 반드시. 안 그래? (사람좋은 미소를 띄우며 최치훈을 본다)
S#14. 운동장 (낮)
시계탑. 시계가 9시 27분을 지나고 있다.
S#15. 동관 로비 1층 (낮)
벽시계가 9시 27분을 지난다. 남자가 흘깃 벽시계를 본다.
남자 : 제한 시간은 정각 10시! 그때까지 여기로 다시 모이는 거야. 윤수군을 찾아서...
조영재 : 안 올 게 뻔하잖아요. 다 숨어버리면 그만인데...
남자 : 조영재군 말이 맞아. 인질들에게 조금은 불리한 룰이야. 그래서 준비해봤지. 이름하여 ‘인질들의 마지막 한마디.’
돌아오라고 애원이든 협박이든 해봐, 유은성양부터 할까?
유은성 : (남자를 노려볼뿐).....
남자 : (즐긴다) 은성양! 무열군을 너무 믿는 거 아니야? 물론 박무열군은 좋은 남자기는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잖아.
게다가 유은성양은 자살 미수 경력까지 있고.... ‘어차피 은성이는 한번 죽을려고 햇으니까 괜찮을거야’
유은성 : (눈도 깜박이지 않고 남자를 본다)...
남자 : 혹시라도 박무열군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유은성 : (오기를 부리듯 남자를 본다. 눈이 충혈된다)
박무열 : (유은성을 본다)...
남자 : (유은성이 끝내 말이 없자) 뭐 침묵도 훌륭한 웅변이지.
박무열 : (유은성에게 작은 소리로) 걱정할 거 없어.
남자 : (씨익 웃으면서) 다음은 조영재군!
조영재 :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남자 : 그게 끝?
조영재 : (양강모를 본다)....!
양강모 : (조영재를 본다. 감정을 알 수 없는 눈이다)...
조영재 :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양 강모...
양강모 : 평소처럼 해. 양찍사라고.
조영재 : 올 거지?
양강모 : ...
조영재 : 어제 일은 미안해. 하지만 상황이.... 이해하지?
양강모 : ...
조영재 : 나만 그런 것도 아니잖아... 여기 모두가 다 그랫어.
양강모 : ...
조영재 : 양강모?
남자 : 다음!
조영재 : (필사적으로) 내가 나쁘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게 죽을 죄는 아니잖아. 올 거지?
남자 : (단호하게) 그만.
조영재 : 양강모?
양강모 : (조영재를 똑바로 보며) 너 같으면 어떡할 건데...?
조영재 : (양강모의 차가운 눈에 움찔한다)...
남자 : 다음 이재규군.
최치훈 : (이재규를 본다)...
이재규 : (최치훈과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떨군다) 미안하다.
남자와 아이들, 모두 의아하다. 그 말을 이해하는 건 아마 최치훈뿐이겠지만, 최치훈은 다음 수를 생각하느라 골몰할 뿐이다.
남자가 그런 최치훈을 본다.
남자 : (시계를 본다. 9시 30분이다) 잊지 마. 제한시간은 10시까지야. (다시 최치훈을 본다. 뭔가 마음에 걸린다.)...
최치훈 : (로비를 빠져나가려고 돌아서면서 박무열을 흘깃 본다)...
남자 : 잠깐!
박무열. 양강모, 최치훈....로비를 떠나려던 아이들이 멈춰선다.
남자 : 이재규군이 출발하고, 최치훈군이 남도록 하지.
이재규와 최치훈이 동시에 남자를 본다. 박무열은 남자와 최치훈을 번갈아 본다. 왜?
남자 : 자. 출발!
이재규 : (머뭇댄다)...
남자 : (시계를 보며) 그렇게 여유 있는 시간은 아닐텐데...
이재규가 최치훈을 돌아보며 출발한다.
최치훈은 희망을 걸 듯, 박무열을 보지만, 박무열은 최치훈의 의도를 모르겠다.
박무열은 동관 계단을 올라가고, 양강모는 북관으로, 이재규는 남관으로 향한다.
남자가 혀를 차서 똑딱 똑딱...시계 초침 소리를 낸다.
S#16. 남관 복도(낮)
이재규가 윤수를 찾고 있다. 교실마다 들여다보고, 윤수를 부른다.
이재규 : 윤수야! 윤수!!
1층을 다 찾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간다.
S#17. 북관복도 (낮)
양강모가 걸어온다. 식당을 둘러본다. 하지만 그는 이재규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S#18. 복도 (낮)
박무열이 올라오자마자 윤수의 방문을 연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강미르의 방으로 향한다.
S#19. 강미르의 방 (낮)
박무열이 들어와 노트북을 연다. cc카메라를 연결한다. 부팅되는 시간마저 아깝다.
커텐을 살짝 젖히고 창밖을 확인한다. 노트북 연결되는 소리.
S#20. 동관 로비 (낮)
남은 아이들이 남자와 마주 앉아 있다. 물론 거리를 둔 상태다.
남자가 흥미롭다는 듯 가끔 최치훈을 바라본다.
창밖 어느 지점을 보며 생각에 잠겼던 최치훈이 고개를 돌리다가 남자와 시선이 마주친다.
최치훈 : (궁금하다) 왜 바꾼 거죠?
남자 : (빙긋 웃는다)....
최치훈 : 내가 돌아올 것 같지 않았나요?
남자 : 본능이야. (총으로 관자놀이를 가리킨다) 머리 이쯤에서 신호가 오드라고. 자네를 보내면 위험하겠다고.
조영재는 다리를 발작적으로 떨며 시계 바늘만 바라본다. 9시 42분을 넘고 있다.
S#21. 강미르의 방 (낮)
노트북 모니터. cc카메라 화면이 계속해서 바뀐다. 동관 로비. 남관의 교실. 북관의 시청각 자료실.
박무열이 화면을 검색한다. 그러나 찾는 곳 어디에도 윤수는 없다.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이 거칠어지다가 마침내.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려친다.
박무열 : 어디 간 거야?
그때. 북관 현관에 설치된 카메라... 양강모가 밖으로 나가기 위해 신발을 신고 있다.
박무열이 벌떡 일어난다.
(남자) : 삶과 죽음의 간격이 얼마나 될까?
S#22. 동관 로비 (낮)
조영재가 초조한 얼굴로 남자를 흘깃 본다.
남자 : (그리운 생각을 하듯 빙긋 웃으며) 경찰에 잡히기 바로 전. 나는 어떤 택시기사를 제거 할 생각이었어.
그 택시를 타고 막 출발하려는데 경찰이 나타났어. 그때, 그 택시기사한테 사는 것과 죽는 것의 간격은 얼마였을까?
(아이들을 본다) 지금 자네들한테는 얼마나 될까? 그 간격이..
조영재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전히 다리를 떨면서 시계를 본다. 50분을 지나고 있다.
S#23. 북관 앞 (낮)
양강모가 밖으로 나간다. 그가 주위를 둘러본다. 도망가려는 걸까?
양강모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려할 때...
(박무열) : 양강모!!
박무열이 북관 현관에서 뛰쳐나온다. 양강모가 돌아본다.
박무열 : (달려오느라 헉헉대며) 어디 가는 거야?
양강모 : (박무열을 볼뿐)....
박무열 : 양강모! (뭐라고 할까 생각하다가) 나는 제대로 된 어른이 될거야. 여기서 도망간다면 그래서 나 때문에 누군가 죽는다면,
그게 은성이가 아니라 누구래도, 나는 아무것도 못될 거야. 그러니까 내말은......
양강모 : 도망가려는 거 아니야. 밖에 있나 찾는 거야.
박무열 : (의심했던게 미안하다) 어...어...그래.
양강모 : (건물을 돌아 사라지면서) 윤수야!! 대천사!!
양강모가 사라지고도 윤수를 부르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S#24. 어딘가 (낮)
창 가득, 눈부시게 햇빛이 쏟아지는 어딘가... 윤수가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이 모든 상황과 관계없이 그만이 완벽한 평화속에 놓여있다.
S#25. 윤수를 찾는 아이들 몽타쥬
-시청각 자료실 이재규가 윤수를 찾고 있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본다. 57분이 되어간다.
-교사 기숙사 박무열이 교사 기숙사를 뒤진다. 손목시계를 본다. 58분.
-운동장 양강모가 운동장을 본다. 햇빛이 설면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마치 그곳으로 가면 안전하다고 유혹하는 것 같다.
시계탑의 시계는 59분을 향한다.
양강모가 건물쪽을 본다. 양강모가 숨을 몰아쉬며, 무의식적으로 와우를 만져본다.
S#26. 어딘가-동관 로비 (낮)
눈을 감고 있던 윤수가 빙긋이 웃는다. 윤수를 부르는 소리가 가끔 들리지만, 헤드폰을 낀 윤수의 귀에 닿지 않는다.
(남자) : 자... 카운트 다운을 시작할까?
마치 남자의 말에 반응하듯, 카메라가 아래로 움직인다.
윤수가 있는 곳 아래. 동관 로비에 남자와 유은성, 조영재. 최치훈이 보인다.
즉, 윤수가 있는 곳은 동관 로비의 천장 구조물 위!!
남자가 ‘열, 아홉, 여덟...’ 숫자를 센다.
이재규가 제일 먼저 북관에서 건너 온다. 곧이어 남관에서 박무열이 들어온다.
박무열을 본 최치훈이 실망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조영재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북관 문을 바라본다.
남자 : 넷. 셋. 둘....
조영재 : ...
남자 : 하나. 제로.
남자가 조영재를 보며 빙긋이 웃는다. 남자의 눈이 조영재 등 뒤를 향해 있다.
조영재가 뒤를 돌아본다. 동관 현관. 양강모가 신발을 벗고 있다.
양강모와 눈이 마주치자 순간적으로 조영재의 얼굴이 무참히 일그러진다. 마치 울음을 터트릴것처럼....
마지막 순간 조영재가 외면한다.
S#27. 산길 (낮)
강미르와 여자가 푹푹 빠지는 눈을 밟으며 걸어온다.
지친 강미르가 나무밑에 주저앉는다. 여자가 강미르 뒤쪽으로 가더니 나무를 걷어찬다. 강력한 발차기.
강미르 위로 쌓였던 눈이 와르르 쏟아진다. 여자가 깔깔 웃는다.
‘어쭈’ ...강미르가 여자에게 달려든다. 그러나 여자는 꼼짝 안하고 지켜보더니 달려오는 강미르의 힘을 이용해 슬쩍 밀어버린다.
강미르의 몸이 눈속에 푹 파묻힌다.
여자가 장난스럽게 강미르의 가슴에 발을 올려놓고, 승자의 포즈를 취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들에게서 멀어지면 사방이 흰 눈으로 덮여있다.
S#28. 동관 로비 (낮)
아이들과 남자가 거리를 둔 채 소파에 마주앉아있다. 그저 평범한 모임처럼.
다만 아이들은 손을 모두 무릎위에 올려놓고 있다.
남자 : (되뇌인다) 못 찾았다....? 못찾았단 말이지. 못찾은 걸까? 안찾은 걸까? 아니면 찾아서 어딘가에 숨겨놓은 걸까?
박무열 : 아저씨가 총 들고 있는 거 보고 숨은 지도 모르잖아요. 맘 먹고 숨으면 찾는 건 불가능해요.
남자 : (동의한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네. 맞는 말이야. (생각한다)...
아이들. 모두 숨을 죽인다.
남자 : 그럼 어떡한다? 선수가 모두 경기장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게임을 시작할 수도 없고...
최치훈 : 어떤 게임이죠?
남자 : 그게... 진짜 재밌는 게임이거든. 아주 많이 기대했는데...
박무열 : 우린 게임 같은 거 하겠다고 한적 없어요.
남자 : 아니. 동의했어.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날 받아들인 그때 이미.
박무열 : (어이없다) 말도 안돼.
남자 : 어떻게 할까? 그냥 몰수 패를 선언해 버릴까?
최치훈 : (남자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한다) ....
남자 : 패널티 정도로 넘어갈까?
남자는 일상적인 어투로 말하지만, 아이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점점 고조된다.
남자 : 패널티를 준다면 누구한테 줘야 좋을까? (총구로 하나하나를 가리키지만 카메라엔 잡히지 않는다)
리더? 팀의 에이스? 문제가 있는 선수? (마침내 총구가 멈추다. 유은성을 가리키고 있다)
박무열 : (남자와 은성이를 번갈아 본다)...
남자 : 역시 제물은 아름다운 소녀가 어울리겠지?
유은성이 남자를 바라본다. 공포 때문에 눈에 물기가 고여 온다.
그 순간, 박무열이 벌떡 일어난다. 옆에 있던 이재규와 양강모가 박무열을 잡는다.
총구가 박무열을 향한다.
이재규 : 박무열!
양강모 : 무열아!
박무열 : (흥분했다) 미쳤어요? 뭐가 게임이고, 뭐가 제물인데? 총하나 들었다고 신이라도 된 줄 알아요?
그냥 미친거 뿐이잖아. 살인마 주제에...
남자 : (여유있다. 박무열을 가늠하듯) 실망이군, 적개심을 드러내는 약자만큼 손쉬운 상대는 없는데...
이재규 : (박무열을 달래듯 끌어 앉히며) 박무열...
남자 : (단호하게) 나도 재미로 이러는 건 아니야. 첫 번째 규칙이 엄격하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거든.
뭐 굳이 원한다면 패널티는 자네에게 줄 수도 있어. 그러길 원해?
박무열 : (공포와 자존심. 순간적으로 숨을 멈춘다)....
총구는 박무열을 똑바로 겨눈다.
아이들이 공포 때문에 숨을 헐떡이며 박무열을 본다.
최치훈만이 냉정하게 남자를 본다. ‘정말 쏘려는 걸까?’ 가늠하듯.
박무열은 남자를 노려본다.
남자가 안전장치를 푼다. 숨 막히는 순간!
그때 위에서 노래 소리가 들린다. 전혀 뜻밖의 상황에 남자도 아이들도 어리둥절해진다.
-구조물 위. 편안한 자세로 햇빛을 받으며 헤드폰을 통해 노래를 듣던 윤수가
노래의 하이라이트부분을 따라하며 기지개를 켜더니 난간 아래로 다리를 걸친다.
-로비. 남자와 아이들 눈앞에 내려오는 윤수의 다리, 윤수가 자판기 지붕과 창턱을 징검다리 삼아 아래로 내려온다.
윤수가 문득 뒤를 돌아본다. 아이들의 얼빠진 얼굴과 총을 들고 있는 남자를 물끄러미 보다가 헤드폰을 벗는다.
헤드폰에서 노래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마침내 남자가 소리내 웃기 시작한다.
S#29. 중앙정원 (낮)
밖에서 본 북관 복도. 아이들이 일렬로 서서 이동한다. 맨뒤 총을 든 남자가 따라간다.
S#30. 식당 (낮)
윤수의 왼쪽손이 수갑으로 테이블 다리에 연결되어 있다. 윤수가 수갑을 신기한 듯 들여다본다.
직사각형 식탁의 긴쪽 한끝에 윤수가 앉아있고, 반대쪽에 남자가 앉아있다.
윤수 등뒤 'T'자로 놓인 식탁에 박무열. 조영재. 이재규가 두손을 식탁에 올려놓은 채 앉아있다.
조영재가 남자앞에 커피를 가져다준다. 커피잔을 내려놓는 손이 떨려 그릇이 달달 소리를 낸다.
남자 : (조영재에게) 고마워.
조리실...유은성이 칼을 들여다본다. 칼날의 날카로움!
최치훈이 양손에 접시를 들고 가며 유은성을 툭 친다. 유은성이 깨어난다. 남자가 유은성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최치훈과 유은성이 아침식사를 아이들 앞에 놓는다. 빵과 우유. 베이컨같은 간단한 아침식사다.
남자가 고개를 까닥하는 걸로 식사가 시작된다.
침묵속에서...아이들은 먹는둥 마는 둥, 서로 시선을 마주친다.
최치훈만이 제대로 먹으면서 생각에 잠겨있다.
박무열 : (짧은 한숨을 쉬고는) 게임을 한다고 했죠? 어떤 게임을 할 건데요?
윤수 : (남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불쑥) 그 총 진짜예요?
남자 : (박무열에게서 윤수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좋아. 궁금한 게 많겠지.
그럼 이렇게 할까? 지금부터 Q&A시간을 갖도록 하는 거야. 각자 질문은 한개씩! 그 질문에 한해서만은
(선서하듯 손을 든다) 진실만을 말하도록 하지. 어때? (박무열과 최치훈을 본다)...
최치훈 : 질문을 상의할 수 있나요?
남자 : 아니, 그건 안돼. 자...... 누구부터 할까? 윤수군? ‘이 총이 진짜인가?’ 이것이 자네 질문인가?
박무열이 ‘그건 안된다’고 고개를 흔든다. 그러나 윤수는 등뒤의 상황을 알지 못한다.
윤수 : (잠깐 생각한다) 몇 사람이나 죽였어요?
박무열, 조영재, 양강모가 안타까워 탄식한다.
윤수 : (돌아보며 투정부리듯) 내 질문이잖아.
남자 : (속으로 수를 헤아린다) 선생님까지 여덟.
유은성 : 왜 죽였어요?
남자 : 질문이 포괄적이군.
유은성 : 그럼... 춘천의 여고생들 왜 죽였어요?
남자 : 예의가 없었거든, 무례하고, 천박했어. 웃고 떠들고, 욕하고... 내기해도 좋아. 그날 그 시간, 그 버스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 거야. ‘저 여학생들이 없어졌으면, 제발 사라졌으면’....난 생각했지. 저들이 지금 여기 있는 것이.
그리고 계속 살아있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아닐까? (남자가 은성이를 향해 웃는다. 대답이 됐냐는 듯)
남자의 독선적이지만 명쾌한 대답에 은성이를 비롯한 아이들이 질린다.
최치훈이 음식을 씹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다음 질문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남자 : (기다리다가) 다음은....?
박무열 : (아이들을 쓱 훑어보고) 우리랑 어떤 게임을 할 건가요?
남자 : 여러분이 받은 편지! 기억해?
이재규 : (남자를 본다)....
남자 : ‘편지를 보낸 것은 누구인가’라는 게임을 할거야. 나와 여러분 두팀 중 한쪽이 알아내는 순간 게임 끝.
이재규 : (즉각적으로) 지면 어떻게 되는데요?
남자 : 그래. 그게 가장 중요하겠지. 여러분이 먼저 알아내면, 나는 발신인을 벌할거야.
이재규 : (자기도 모르게 최치훈을 본다)...
최치훈 : (오로지 남자에게 집중해 있다)....
남자 : 내가 먼저 알아내면, 편지를 받은 사람들 중 ‘가장 죄 많은 사람’을 벌할 거고.
조영재 : 편지 보낸 사람이 자수하면요?
남자 : (당연하다) 내가 승리하는 거지.
조영재 : 불공평하잖아요?
남자 : 그런가? 그치만 산다는 것 자체가 불공평한거야.
조영재 : 만약에...
남자 : (말을 끊으며) 영재군 질문은 끝났어. 자. 남은 사람은 누구지?
최치훈 : (먼저 하라는 듯 양강모를 본다)...
양강모 : 편지 보낸 사람. 어떤 방법으로 알아낼 건데요?
남자 : 한사람씩 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웅성거린다. ‘상담’ ‘한사람씩’이란 말이 갖는 파장이다.
남자 : 아. 걱정하지 마. 보통 상담실에서 하는 거랑 같은 방법으로 할거니까. 내가 고문이라도 할까봐 그래?
(자기 농담에 혼자 웃다가) ...자. 최치훈군!
최치훈 : (식사를 모두 끝냈다. 냅킨으로 입을 닦으며) 총알이 모두 몇개죠?
이제까지 질문을 가볍게 받아넘기던 남자가 순간적으로 당황한다.
남자가 최치훈과 박무열을 천천히 번갈아본다. 누가 리더인가? 가늠하는 것처럼...
남자 : (천천히) 총알의 개수 말인가? (이 대답은 하고 싶지 않다).........................
최치훈 : (남자를 응시한다)....
남자 : (할수 없다) 총알은 모두 네발이야.
S#31. 북관 앞 (낮)
무게를 이기지 못한 눈이 투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다시 정적.
S#32. 식당 (낮)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총에 고정되어 있다.
남자 : (다시 여유를 찾았다) 원래는 여섯발인데 첫 번째가 공포탄, 두 번째는 선생님한테...
(아이들을 훑어보며) 그러니까 최악의 경우, 여러분 중 세명은 살아남는다는 거지.
만약에 말이야. 날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면 다섯 번째로 하는게 좋아. (마지막 시선이 조영재에게로 향한다)
조영재 : (남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외면한다)....
남자 : (총을 집어든다) 자. 이쯤해서 다음 순서로 넘어가 볼까?
S#33. 5층 교장실 앞 (낮)
아이들이 손을 잡고 일렬로 계단을 올라온다. 맨 뒤. 남자가 따라온다. 출입구 앞에 다다르자 멈춰선다.
남자 : 이제부터 상담을 시작할거야. 그때까진 각자 편하게 지내도록.
박무열 : 상담할 때 거짓말 하면요?
남자 : 상관없어. 좋은 상담사는 진실보다 거짓말에서 더 많은 걸 알아내니까. 누구부터 시작할까....? (아이들을 둘러본다)
아이들 서로 눈치를 본다. 특히 조영재는 잔뜩 긴장해 있다.
남자 : 양강모군!
조영재 : (움찔한다)...
양강모 : (왜 자기가 선택됐는지 모른다)...?
남자 : 강모군은 이쪽으로...
양강모 : (쭈삣거리며 잡은 손을 놓고 남자쪽으로 다가선다)...
남자 : (양강모에게) 문을 잠그도록.
양강모가 비상계단의 철문을 닫는다. 철컥하고 잠금장치가 걸리는 소리.
양강모를 바라보는 조영재의 시선은 분명히 불안과 의심이다.
양강모와 남자가 계단을 내려간다.
S#34. 교사 기숙사 (낮)
아이들이 들어온다.
박무열이 창문을 열어본다. 환기를 위해 15센티 정도 문이 열릴 뿐, 몸이 빠져나갈만한 공간은 아니다.
만약 빠져나간다 해도, 5층 높이다.
최치훈은 방안을 뒤지기 시작한다.
박무열 : (최치훈에게) 뭘 찾으면 되는데?
최치훈 : 아무거나, 뭔가 만들 수 있는 거.
아이들이 흩어진다.
윤수는 냉장고를 뒤지고, 최치훈이 서랍에서 약병 같은 걸 꺼낸다. 조용재가 주방에서 소금 식초병 등을 꺼낸다.
은성이는 어딘가에서 라이터를 찾았다. 이재규가 서랍장에서 망치, 드라이버등을 찾아낸다.
박무열이 화장실에서 스프레이통, 방향제통등을 들고 나오다가 최치훈과 마주친다.
최치훈 : (물건을 거실 탁자에 놓으며) 아까 왜 돌아왔냐?
박무열 : 뭐?
최치훈 : (스프레이 성분을 읽으며) 셋 다 안돌아왔으면 좋았잖아.
조영재 : (어리둥절해 최치훈을 본다)...?
박무열 : 우리가 안 오면 니들이 죽잖아.
최치훈 : 안 죽어. 세명...운이 좋았다면 윤수까지 네명. 네명이 어딘가에 숨어 있다면, 놈도 쉽게 우릴 어쩌지 못했을 거야.
조영재 : 그걸 어떻게 아냐?
이재규 : 살인마야. 미친 놈이구...상식적으로 움직일 리가...
유은성 : 아니...
박무열 : (유은성을 본다)...
유은성 : 최치훈 말이 맞을거야. 아까 조 짠 거. 그냥 짠게 아니야. 반드시 돌아올 걸 예상한 조 편성이었어.
이재규 : 너하고 박무열이야 그렇다 치지만, 양강모 조영재는?
유은성 : 둘 사이가 나쁜 걸 안거야. 미워하니까 오히려 도망갈 수 없는 거지.
최치훈 : 무슨 소리야?
유은성 : ‘자기가 돌아가지 않으면 미워하는 사람이 죽는다’ 양강모에게 죄책감을 갖게 만든 거야.
내가 살기위해서 도망간게 아니라 조영재를 죽이기 위해서 도망간것처럼...
최치훈 : 그런 건 모르겠고. 놈은 우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던 건 확실해.
조영재. 이재규는 이해한다. 박무열은 자존심이 상한 걸 숨기느라 돌아선다.
S#35. 양호실 (낮)
양강모가 침대 난간에 수갑 한 쪽을 연결하는 걸 남자가 지켜본다.
(조영재) : 왜 양찍사일까?
S#36. 교사기숙사 (낮)
아이들이 소파에 둘러앉아 모아온 것들을 살펴보다가 조영재를 돌아본다.
조영재 : (창문을 보다가 아이들을 향해 돌아본다) 왜 하필 양찍사부터냐구?
이재규 : 뭐가? 그냥 무작위 아냐?
조영재 : 아까 짝짓기할 때도 그런 꼼수를 부렸다면 맨 처음 상담자를 그냥 찍었을리 없어.
이재규 : 그럼 양강모인 이유가 뭔데?
조영재 : 양찍사가 편지 보냈다는 걸 아는 거야.
박무열 : 또 그 얘기냐?
조영재 : 양찍사가 선생님 죽였다고 한건 실수라 치자. 하지만, 우리중에 김진수랑 관련있는 건 양찍사, 그놈 뿐이잖아.
이재규 : (최치훈을 흘깃 본다)...
최치훈 : (약병의 성분을 확인하고 소용없는 건 미뤄놓는다)...
조영재 : 의사, 그놈도 심증은 있는데 증거가 없는 거야. 상담은 개뿔. 지금 자수하라고 꼬드기고 있을 걸.
넌 살려줄테니까 자수해라... (생각할수록 불안해서 화가난다) 이런 말도 안되는 게임이 어딨어?
유은성 : (야유한다) 진짜 큰일날뻔했다. 응? 네가 편지 보낸 거였으면 어쩔뻔했냐?
너 같았으면, 물어보기도 전에 ‘저요’ 하고 손 들었을텐데...그치?
조영재 : (웃기지도 않는다) 너는? 너는 아닐 것 같해? 들키면 네가 죽는데? 모두를 위해 대신 죽을 수 있어? 있냐구우?
유은성 : ...
조영재 : 잘난 척 하지 마,
유은성 : (인정한다) 맞아. 그러진 못하겠지. 하지만 너처럼 산뜻한 마음으로 배신하진 못할 거야.
조영재 : 울면서 배신하면 의리 있는 거냐?
유은성과 조영재가 서로를 노려본다. 그때.
이재규 :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S#37. 양호실 (낮)
양강모는 쉴새 없이 떠들고, 남자는 커피를 타면서 틈틈이 양강모를 흥미있게 바라본다.
총은 양강모로부터 떨어진 창틀에 놓여있다.
양강모 : 준모라고 나랑 동갑인 사촌이 있는데요. 명동갔다가 배용준 봤다고 완전 난리였거든요. 자기 보면서 손도 흔들었다고.
(배용준 손흔드는 흉내내면서) 이렇게...완전 흥분해갖고... 내가 살인범이랑 같이 있었다고 하면 뭐라고 그럴래나...
저기 사진 한 장 찍을 수 있을까요?
남자 : (웃으며 강모앞에 커피를 놓아준다)...
양강모 : (남자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건 좀 무리겠죠. 그쵸? 근데요. 아저씨 나중에 책 같은 거 쓸 거예요?
왜 미국의 연쇄살인범들은 감옥에서 책 쓴다면서요. 그 판권이 어마어마하게 팔려서 영화로 만들어지고
살인범들은 부자 되고...그래서 미국에서는 무슨 법이 만들어졌대요.
살인범들이 책 써서 번 돈을 피해자 가족들 한테 보상해야 한다는 걸로...
남자 : (양강모를 응시한채 메모한다. ‘강박적 수다’)
양강모 : (쉴새없이) 그거 아세요? 영화에서는요...
S#38. 교사기숙사 (낮)
약병 몇개, 파스 몇개, 스프레이...등이 책상에 놓여 있다.
최치훈이 그것들을 내려다보며 고민중이다. ‘인화성 물질...화기접근 금지’등의 경고문구...
조영재는 창가에 앉아있고, 윤수는 선생님들의 CD목록을 확인한다.
은성이와 이재규는 소파에 앉아있다.
윤수를 제외한 아이들의 분위기가 무겁다.
박무열 : (최치훈 옆에 앉는다) 방법이 있어?
최치훈 : 몇 개 있는데... 성공확률이 불안해.
박무열 : (아이들을 보면서) 공격은 빠를수록 좋아.
최치훈 : ...?
박무열 : 놈은 심리전문가야.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리가 불리해져.
지금 양강모가 그 놈이랑 단둘이 있다는 것 만으로 긴장이 생기고 있어.
최치훈 : 그래? 뭐 나도 공격은 빠른 게 좋다고 생각해. 시간이 갈수록, 놈이 학교 시스템에 대해 알게 될 테니까...
박무열 : 빠르면 언제?
최치훈 : 오늘 저녁?
박무열 : (고개를 끄덕인다)...
S#39. 양호실 (낮)
양강모 : (여전히 떠들고 있다) ...마지막에 카메라기자를 죽이잖아요. 브래드피트가... 그 카메라 기자도 엄청 야비한 새끼거든요.
그러고 보면 영화감독들은 다 기자를 안 좋아하나봐요. 다이하드에서도 기자가 공공의 적으로 나오잖아요.
1편 2편 모두...
남자 : 강모군!
양강모 : (떠드느라고 못들었다) 다이하드 봤어요? 브루스 윌리스가 ...
남자 : (조금 큰소리로) 양강모군!
양강모 : (놀라 멈춘다) 예?
남자 : 우리 5분 동안만, 침묵해볼까?
양강모 : 아. 제가 너무 혼자 떠들었죠. 어떤 때는 머릿속에서 얘기가 폭포처럼...
남자 : (손가락을 입술에 대면서) 쉿!
양강모 알겠다고 입을 꾹 다문다. 처음엔 여유를 부리지만, 조금씩 초초해지기 시작한다.
눈동자를 굴려 양호실을 둘러보고, 입술을 잘근 잘근 씹다가 나중엔 다리를 떨면서 남자의 눈치를 본다.
남자는 침묵을 즐기며 커피를 마신다.
남자 : (마침내) 자네는 훌륭한 이야기꾼이야.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법, 다른 이야기로 전환하는 방법. 적절한 유머...
(양강모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런데도 자네 이야기엔 웃지를 못하겠어.
양강모 : ...?
남자 : 자네한테서는.... 필사적인 느낌이 나거든.
양강모 : (농담으로)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남자 : 그래. 긴장되겠지. 자네 말대로 총 든 연쇄살인범이랑 마주할 일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우단 박각시라는 나방이 있는데 말이야. 그 애벌래 등에는 눈에 띄는 화려한 무늬가 있어.
위에서 보면, 목을 치켜든 뱀처럼 보여서 새들이 건드리질 않지.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가장 눈에 띄게 만들어
공격용으로 쓰는 거야. 자네의 수다가 왜 필사적인지 아나? 그게 위장이기 때문이야.
양강모 : ...
남자 : 듣고 말하는 것이... (양강모를 똑바로 본다) 장애가 아직도 부담스러운 건가?
양강모가 시선을 떨구고 자기 손을 바라본다. 그는 진짜 침묵에 빠져 버렸다.
남자는 조용히 기다린다.
S#40. 산길 (낮)
바위를 바람막이 삼아 강미르와 여자가 코펠에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라면 먹는 소리...군침 돈다.
여자 : (먹으면서) 학교까지 얼마 남았어?
강미르 : 모르겟어요. 눈 때문에 방향감각도 없고. 거리감각도 없고...
여자가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느라 몸을 숙였을 때, 목걸이 하나가 옷 밖으로 나온다.
어두운 색깔의 울퉁불퉁한 작은 돌이 목걸이에 매달려 있다.
강미르 : (눈으로 목걸이를 가리키면서) 무슨 보석이 그래요?
여자 : (돌을 만지며) 담석이야.
강미르 : 담석이 뭔데...? (하다가) 아. 그 몸속에 생기는 그거? 엽기. 엽기! 누구건데요? 누나 거?
여자 : (고개를 저으며 펜던트를 옷 안으로 넣는다) 그냥 부적 같은 거야. 날 지켜주는 거.
강미르 : 최종 병기 누님도 무서운 게 있어요? 귀신?
여자 : (아무렇지도 않게) 두통...
강미르 : (전혀 뜻밖이다) 그런 건 진통제로 지키는 거거든요. (여자의 그릇에 국물을 따라 주려고 하면서)
누구 몸에서 나온 건데요?
여자 : (고개를 흔든다)....
여자가 대답하지 않자, 강미르가 라면 국물을 그냥 마셔 버린다.
그릇을 내밀었던 여자가 ‘야!...’하고 소리지른다.
S#41. 양호실 (낮)
39씬의 마지막 장면 그대로 양강모는 자기 손을 바라보며 침묵중이고, 남자는 양강모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양강모 : (앞의 발작적인 달변과는 다르다. 어쩐지 어눌한 느낌이 날 정도다) 여섯 살 때였어요.
남자 : (기다리던 대화다. 조용히 집중한다)...
양강모 : 유치원에서 재롱잔치를 하는데, 우리 초록반은 악기 연주를 했거든요. 내가 맡은 건, 카우벨!...
그냥 때맞춰 흔들기만 하면 되는 건데... 음정도 없고 리듬도 없고. 그냥 한번 딸랑....1절 끝날 때 한번. 2절 끝날 때 한번!
캐스터네츠나 탬버린에 비하면 일도 아니죠.
남자 : ....
양강모 : 그날 연주를... (혼자 픽 웃는다) 연주?...우리 아빠가 비디오 카메라로 찍었는데요. 우리 초록반은 열다섯 명인데...
멀리서 봐도 내 얼굴이 눈에 확 들어와요. 다른 애들처럼 분명히 있는데...내 얼굴만 다르거든요.
아까 필사적이라고 그랬죠? 그때 내 얼굴이 그랫을 거예요. 필사적인거! 별 것도 아닌데... 못 울려도 상관없고...
그런데도 안절부절, 눈동자가 왔다갔다... 잔뜩 긴장해서 어깨는 솟아있고...
(남자를 본다) 장애란 건 그런 거예요. 남들한텐 아무것도 아닌데 나 혼자 필사적인 거.......
남자 : 그래서 그때 카우벨을 울렸나?
양강모 : (남자를 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 모르겠어요. 너무 오래돼서...
S#42. 교사기숙사 (저녁)
아이들이 빙 둘러 모여 앉아있다.
최치훈 : 지금 상황에서 예측가능한 놈의 행동은 식당에서 뿐이야. (그림을 그린다) 점심때처럼 놈이 여기에 앉고,
한명을 수갑채워서 이쪽에 앉히고, 다른 여섯명이 이렇게... 놈이 총을 내려놓는 순간은 밥먹을 때....
아이들이 듣는다.
S#43. 양호실 (저녁)
양호실 시계가 4시 50분을 지나고 있다.
남자 : (시계를 흘깃 보면서) 동물 다큐 좋아하나?
양강모 : ...?
남자 : 아프리카 초원에 비가 오지 않을 때. 수만 마리의 얼룩말이 강가로 모여들어. 그 강에는 사자가 기다리고 있지.
수많은 얼룩말 중에서 사자가 노리는 건 단 한 마리야. 가장 약한 한 마리. 다쳤거나 엄마에게서 떨어진 새끼...
양강모의 표정이 아주 살짝 변한다. 이야기도중 남자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남자는 창밖을 보면서 이야기중이다. 양강모가 그 틈을 타서 와우를 만져본다.
남자가 돌아섰을때 양강모는 아무 일 없는 것 같다.
남자 : (양강모를 보면서) 그런 말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건 사자뿐만이 아니야. 얼룩말들도 마찬가지지.
어차피 희생자가 나온다면 빨리 나오기를... 그래야 물을 마실 수 있으니까.
만약에 말이야. 자네가 다친 얼룩말이야. 그런데 아직 아무도 몰라. 사자도 다른 얼룩말들도... 그때 자넨 어떻게 하겠나?.
양강모 : (남자의 입을 집중해 보고 있다가) 왜?....그런 걸 물어보는 거죠?
남자 : 사자가 기다리는 강가. 그리고 지금 이 상황. 비슷하지 않아?
양강모 :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며 남자를 본다)...
남자 : (수갑 열쇠를 던져주며) 자. 그만 끝낼까?
남자가 뭐라고 하는데 양강모에겐 들리지 않는다. 와우가 소리를 전달하지 못한다.
양강모가 수갑을 열기 위해 고개를 숙인다. 이 위기를 어떻게 할것인가?
그런 양강모를 보면서 남자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S#44. 교사 기숙사 (저녁)
최치훈이 의자에 올라가 천장, 화재경보기에 뭔가를 붙이고 있다. 박무열은 최치훈을 돕고 있고, 아이들은 지켜본다.
갑자기 인터폰이 연결되는 소리에 조영재가 움찔 놀란다.
박무열 : 서둘러!
최치훈 : (의자에서 내려오면서) 됐어.
S#45. 교장실 앞 (저녁)
아이들이 나온다. 남자 옆에 선 양강모에게서 긴장이 느껴진다.
양강모의 긴장을 조영재가 의심스럽게 쳐다본다.
그 사이 아이들은 주머니를 뒤집어 보이고, 뒤를 돌아 숨긴게 없음을 보여준다.
남자 : 문 열어.
양강모 : (못들었다)....
남자 : 강모군.
양강모 : (아이들이 자기를 보자 남자를 돌아본다)...
남자 : 문 열라구.
양강모가 빗장을 푼다. 양강모가 손바닥의 땀을 바지에 닦는다.
박무열이 걱정스럽게 양강모를 쳐다본다. 박무열과 눈이 마주치자 양강모가 모르는 척 외면한다.
S#46. 계단 (저녁)
아이들이 손을 잡고 일렬 종대로 내려온다. 윤수가 노래를 흥얼거린다.
맨 앞에 양강모가 서고, 그 뒤에 박무열이 서 있다. 박무열이 작은 소리로 양강모의 귀에 작고 빠르게 소근댄다.
양강모가 문득 박무열을 돌아본다. 양강모의 눈빛이 절망으로 흔들린다.
박무열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그 입모양은 ‘무슨일 있어’라고 묻는다.
양강모가 고개를 젓는다. 다시 박무열이 뭐라고 소근대지만 입모양이 너무 빨라서 알수가 없다.
박무열의 시선에서 벗어난 양강모는 필사적이 된다.
S#47. 산길 (저녁)
강미르와 여자가 학교를 향해 걷고 있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 계곡밑에 눈이 녹아서 반쯤 들어난 자동차가 보인다.
해가 지려고 한다.
S#48. 식당 (저녁)
양강모가 수갑의 한쪽을 식탁 다리에 건다.
박무열이 양강모를 향해 다짐하듯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양강모는 어떤 반응도 할 수가 없다. 지금 양강모는 철저하게 혼자다.
남자가 양강모 앞에 앉는다. 남자가 뭐라고 말하자, 박무열. 이재규, 윤수가 조리실쪽으로 들어간다.
박무열과 최치훈의 시선이 아주 잠깐 부딪친다.
남은 사람들은 두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T자형 테이블에 나란히 앉는다.
-조리실 박무열. 이재규, 윤수가 저녁을 준비한다.
윤수는 어쩐지 흥분과 긴장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히히힛 하고 웃는다.
남자가 슬쩍 쳐다본다.
최치훈 :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상담은 만족스러웠나요?
남자 : 덕분에...
최치훈 : 어떤 내용이었는데요?
남자 : 정신과 의사하고 신부는 의뢰인의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어.
최치훈 : 만약 무승부가 되면 어떡하죠? 편지를 보낸 사람이 누군지 아저씨도 우리도 알아내지 못하면....
남자 : 내가 지는 걸로 하지. 오늘이 28일이니까 앞으로 4일... 자네들은 그때까지 버티기만 해도 이겨. 후하지?
최치훈 : ...
남자 : (아이들 모두가 듣도록) 더 솔직히 말해볼까? 내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야. 편지를 보낸 사람의 자수,
이재규 : (남자를 본다)...
남자 : 편지를 보낸 사람은 잘 들어. 침묵하고 있으면 모두를 지킬 수 있어. 그대신 남은 여섯명이 자기를 고발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겠지. 편지를 보내지 않은 나머지 여섯 사람도 잘 들어. 누가 편지를 보냈는지 알아냈을 때,
나한테 그 이름을 말하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럴려면 역시 발신인이 자수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야겠지?
조영재 : ....
남자 : 맞아. 이 게임의 핵심은 신뢰야. 자네들 사이에 어느정도의 믿음이 있는가...
자네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자네들이 신뢰란 미덕을 배웠는가?
남자가 아이들 하나하나를 보며 미소짓는다. 어떻게 보면 악마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천사같기도 하다.
그러나 양강모는 따로 떨어진 섬처럼 고독하게 중앙에 앉아 있다.
S#49. 교사 기숙사 (저녁)
텅비어 있다.
쉬익....가스 빠지는 소리. 천장. 화재경보기 밑에서 스프레이통이 울퉁불퉁해진다. 그 안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
S#50. 식당 (저녁)
최치훈이 벽에 걸린 시계를 본다.
박무열이 남자의 테이블에 식사쟁반을 날라온다.
박무열이 양강모를 보지만, 양강모는 눈을 내리깐채 자기세계에 빠져있다.
남자 : (박무열에게) 고마워!
다른 아이들 앞에도 식사쟁반이 날라졌다.
남자가 총을 내려놓고 식사를 시작한다. 양강모 역시 숟가락을 든다.
S#51. 유치원 강당 (낮-과거)
열다섯명의 유치원생들이 간단한 동요를 연주하고 있다. 모두들 신난 얼굴이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아이. 웃고 있지만 필사적인 아이.. 인공와우를 걸고 있는 여섯 살의 강모다.
양손에 카우벨을 움켜쥔채 꼼짝도 안한다.
다른 아이들은 객석의 엄마아빠를 발견하고 웃고, 손을 흔들고, 몸을 꼬기도 하는데....
여섯살의 양강모는 꼼짝도 못한다.
S#52. 식당 (저녁)
양강모가 어린시절과 똑같은 얼굴로 밥을 먹고 있다.
박무열이 시계를 본다. 여섯시 15분을 향해 가고 있다.
남자 : 이상한대.
조영재 : (움찔한다)...
박무열이 남자와 양강모의 뒷모습을 본다.
윤수는 긴장감 대신 흥분을 느끼고 있다. 조영재가 눈치를 본다.
남자 : 식사시간이 화기애애할거라고는 생각안했지만. 이렇게까지 긴장될 줄은 몰랐는데...뭐지?
양강모가 남자의 입을 본다. 양강모의 눈에 물기가 생긴다.
S#53. 유치원 강당 (낮-과거)
다른 아이들은 캐스터네츠를 치고, 탬버린을 두드리고, 트라이앵글을 친다.
강모는 그저 카우벨을 움켜쥐고 있다.
강모가 보는 곳, 객석, 꽉 찬 엄마 아빠들, 모두들 웃고, 사진찍고, 흐뭇해하는데, 강모 엄마도 강모처럼 긴장해 있다.
‘쉬익’하는 소리에 어린 강모가 문득 눈을 들어 먼 곳을 본다. 마치 미래의 자신을 보는 것처럼...
S#54. 교장실 (저녁)
‘쉬익’ 소리가 더 커진다. 긴장도 더 커진다.
스프레이 통이 펑 소리를 내며 터지고 불이 붙는다. 화재 경보기를 감싸는 불길.
S#55. 식당 (저녁)
박무열이 접시를 흘깃 본다. 사기로 만들어진 접시... 최치훈이 뭔가를 가늠하듯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하나. 둘. 셋. 넷. 그때 요란한 소리! 화재 경보벨이 공격적으로 울린다.
남자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박무열 : (동시에) 양강모, 총!!
일어나서 손을 뻗으면 닿는 위치에 총이 있지만 양강모는 움직이지 않는다.
박무열이 식탁을 넘어 달려온다. 이재규가 박무열을 따라온다.
남자가 총을 잡으려는 순간, 최치훈이 유리컵을 던진다. 남자가 손을 들어 막는다.
다시 남자가 총을 집으려하자 박무열과 이재규가 식탁을 뒤집는다. 요란한 소리가 난다.
양강모는 사방을 둘러본다. 모두가 소리를 질러대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다.
아이들이 양강모를 부르며 어딘가를 손으로 가리킨다. 아이들이 가리키는 곳을 본다. 그곳에 총이 떨어져 있다.
박무열이 막 총을 집으려는 순간, 박무열의 이마에 총구가 닿는다. 박무열이 순간적으로 눈을 감는다.
이순간 자리에 앉아있는건 양강모 뿐이다. 그가 눈을 감았다 뜬다.
S#56. 학교 전경 (밤)
화재 경보기 소리 요란하다.
S#57. 교사기숙사 (밤)
천장에서 쏟아진 물줄기가 화면을 가린다.
S#58. 식당 (밤)
깨진 그릇들. 음식물, 넘어진 의자. 식탁.
아이들이 그대로 굳어버린 것처럼 꼼짝도 못한 채 숨만 헐떡이고 있다. 모두가 박무열의 이마를 누르고 있는 총구를 보고 있다.
귀가 따갑도록 울리던 경보기 소리가 뚝 끊긴다.
남자가 박무열 이마에 대고 누르듯 들이댄 총에서 힘을 빼면서 큭큭 웃는다.
아이들은 꼼짝하지 못한다.
남자가 얼굴에 흐르는 피를 닦고는 더 크게 웃는다.
남자 : (어이없다는 듯 크게 웃으며) 이거 참...
남자가 아이들을 모두 시야에 둘 수 있는 곳으로 두어걸음 뒷걸음질친다.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박무열이 일어난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비틀거리면서...
양강모만이 의자에 앉은 채 그대로 꼼짝하지 않는다.
남자 : (아직도 웃음의 여운이 남아있는 채로) 형사한테 잡혔을때만 해도 여기까지구나 싶었거든.
근데 폭설에다가 교통사고. 지금 이 상황까지... 마치 운명이 내편인 것 같지 않아?
조영재가 양강모의 뒷통수를 노려본다.
남자 : 왜일까? 왜 내편을 들어 주는 걸까? (다시 큭큭 웃다가 총든 손으로 이마의 피를 닦아낸다) 진짜 큰일 날뻔 했네.
(양강모를 본다) 그치?
그러나 양강모는 자신의 절망과 싸우느라 남자를 보지 않는다. 그는 내내 바닥에 흩어진 접시 조각을 보고 있다.
남자 : (일상적인 어투로) 자. 어쨌거나 뒷마무리를 해야 될텐데...어떻게 할까?
남자가 웃으며 아이들을 본다. 아이들이 긴장한다.
S#59. 산길 (밤)
강미르와 여자가 언덕을 올라온다.
강미르가 어딘가를 가리킨다. 저 멀리 불을 밝힌 학교가 보인다.
S#60. 식당 (밤)
남자는 의자에 앉아있고, 양강모 역시 한쪽 팔이 수갑으로 식탁 다리에 연결된채 의자에 앉아있다.
양강모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자신의 절망을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 그것으로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
남은 아이들은 일렬로 서 있다.
남자 : (화난 목소리가 아니다) 주동자를 색출해볼까? 누구야? 누가 기획한거지?
조영재가 눈동자를 굴렸을 뿐, 아이들은 시선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남자 : (아이들을 하나하나 응시하면서) 아닌 척 여유부리고 있지만. 지금 아드레날린이 펑펑 샘솟거든. 저녁은 굶게 생긴데다가
이마가 깨졌어. 이 상황에서 묵비권이 통할 거라고 생각해? (미소를 싹 지우며 누군가에게 총을 겨눈다)
조영재 : (자기 눈앞의 총을 본다)...
남자 : (조영재를 똑바로 겨누며) 누가 주동했지?
조영재 : 예?
남자 : (단호히) 셋 샐 동안 대답해. 하나!
조영재 : (항의한다) 왜 하필 나예요?
남자 : 둘
조영재 : 딴애한테 물어봐요.
남자 : (조영재를 응시한다)...
최치훈 : (남자를 바라본다)...
윤수 : (자기도 모르게 작은 소리를 낸다) 어...어.....
남자 : 셋 (격철을 뒤로 당긴다)
조영재 : (다급하게) 최치훈!
박무열 :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
이재규 : (최치훈을 본다)...
최치훈 : (남자를 본다)...
조영재 : (헐떡이며) 최치훈이 시작했어요.
남자 : (마치 칭찬하듯 최치훈을 향해 빙긋이 웃는다) 역시...
박무열의 얼굴에 아주 잠깐 ‘어떤 감정’이 스쳐간다. ‘역시’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양강모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안에 스스로를 가뒀다.
S#61. 산길 (밤)
학교가 점점 가까워진다.
여자가 이상한 예감을 받은 듯 멈춰선다. 강미르가 뒤처진 여자를 돌아본다.
여자가 목걸이를 만지며 학교를 바라본다. 어쩐지 두려워하는 것 같다.
S#62. 식당 (밤)
엉망이 된 식당. 고정된 쇠붙이에 수갑과 연결된 채로 최치훈이 혼자 앉아있다. 그는 마지막까지 생각중이다.
S#63. 교사 기숙사 입구 (밤)
아이들이 올라온다. 남자가 문을 닫으라고 손짓한다.
박무열 : 어떡할 거예요?
남자 : 응?
박무열 : 최치훈...어떡할 건데요?
남자 : 일반적으로 목숨엔 목숨 아닌가?
박무열 : 아저씨를 죽일려고 한건 아니예요. 그냥 총을 뺏을려던 것 뿐이예요.
남자 : 총을 뺏긴 나는 절대적인 약자가 될 테고. 니들은 경찰에 신고하겠지. 나는 사형이나 최소한 무기징역! 결국 같은 얘기야.
유은성 : 우리중 한명을 죽이겠다고 한건 아저씨잖아요. 아저씨가 먼저 그랬어요 이건 정당방위예요.
남자 : 맞아. 너희들은 당연한 반항을 했어. 나도 당연한 조치를 취하는 것 뿐이야. 나를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
유은성 : (사정하듯 남자를 본다)...
남자 : 억울한가? 아니면 살인마의 목숨과 이제 막 자라나는 청소년의 목숨은 가치가 다르다고 생각해?
왕의 목숨이나 비둘기의 목숨이나 그 무게는 같은거야. (엄격하게) 문 닫아!
어쩔수 없이 아이들이 안으로 들어간다. 그때.
이재규 : (무릎을 꿇는다) 용서해 주세요. (두팔로 무릎을 집은채 고개를 숙인다. 울먹인다) 살려주세요. 예....
뭐든지 할 테니까 죽이지 마세요. 살려주세요.
이재규는 진심이다. 진심이 만들어내는 파동....
박무열이 무릎을 꿇는다. 유은성도, 윤수도 조영재도 따라서 무릎을 꿇는다. 서 있는 건 양강모뿐이다!
남자가 잠깐 난처해한다. 아이들 머리위로 문 닫히는 소리가 난다.
아이들이 고개를 든다. 남자가 문을 닫았다.
남자 : (아이들을 똑바로 보며) 너희들은 일곱명. 나는 혼자에다가 팔을 다친 환자야. 나는 나를 지켜야 돼.
없었던 일처럼 그냥 눈감아줄 순 없어.
남자가 돌아선다.
S#64. 교사기숙사 입구 (밤)
아이들이 힘없이 들어온다. 거실 입구, 맨 앞에 서 있던 조영재가 멈춰선다. 실내가 엉망이다. 실내 모든 것이 물에 젖어있다.
조영재가 갑자기 양강모를 향해 달려든다.
조영재 : (양강모를 때리기 시작한다) 양강모. 개새끼. 이 병신새꺄...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이렇게 됏잖아. 너 일부러 그랬지.
그 자식한테 붙은거지. 너 때문에....너 때문에...너 때문에...내가...
조영재는 주먹질을 계속하고, 양강모는 반항없이 맞는다.
윤수도, 은성이도, 이재규도 패닉상태라 말리지 못한다.
양강모 입에서 피가 터진다. 결국 박무열이 조영재를 잡는다.
박무열 : (양강모를 향해) 너! 귀 안들리지?
조영재의 폭력을 막지 않음으로써 양강모를 비난하던 아이들이 양강모를 본다.
박무열 : (화난다기보다는 안타깝다) 왜 미리 말 안했냐?
양강모 : (박무열의 입술을 유심히 보더니 코웃음을 치며 와우를 떼서 움켜쥔다)....
엔딩음악이 시작된다.
(남자) : 사자가 기다리는 강가, 당신이 상처 입은 얼룩말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S#65. 식당 (밤)
최치훈이 벽에 고정된 쇠붙이를 떼어내려 한다.
남자가 들어온다. 최치훈과 남자의 시선이 부딪친다. 남자는 최치훈을 보며 처치 곤란이라는 듯 슬쩍 웃는다.
(남자) : 사자가 기다리는 강가. 목이 타들어가는 그때, 옆에 있는 친구가 다쳤다는 것을 눈치챘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S#66. 복도 (밤)
아이들이 물에 젖은 방을 피해 다른 방으로 들어간다.
(남자) : 사자가 기다리는 강가! 누군가의 희생없이는 한모금의 물도 마실 수 없는 그곳에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S#67. 교장 기숙사 (밤)
아이들이 들어온다. 되는대로 여기저기 기대거나 주저앉는다.
(남자) : (조금씩 빠르게) 참을성 없는 누군가가 먼저 강물에 뛰어들기를. 누군가의 다리가 불편하기를,
무리중의 어린 새끼가 낙오되기를 그리하여 굶주린 사자가 만족하기를 당신은 바라지 않을 수 있는가?
그 순간, 총소리가 들린다. 설마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모두들 움직이지 못한다.
이재규가 다리에 힘이 풀려 주르륵 주저앉는다. 유은성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다. 토하는 소리가 들린다.
S#68. 양호실 (밤)
남자가 들어온다. 권총을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수갑이다. 좀전까지 최치훈이 차고 있던 바로 그 수갑!
후회하는 걸까? 권총옆에 수갑을 내려놓고 한참을 쳐다보다가 어딘가 아픈것처럼 남자가 얼굴을 찡그린다.
(남자) :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곳이 사자가 기다리는 강가라면...
S#69. 학교 운동장 (밤)
엔딩음악이 뚝 끊긴다.
강미르가 교문위에서 뛰어내린다. 비밀번호를 눌러 교문을 연다.
강미르 : (손을 두어번 회전시키며 웨이터처럼) 웰컴투 수신고!!
여자가 교문을 들어서더니 마치 드레스를 입은 듯 살짝 무릎을 구부려 인사한다.
그들 앞에 불 밝힌 학교가 보인다.
첫댓글 6화는없나요ㅠㅠ
네, 찾을수가 없네요ㅠㅠ
제가6화를너~무보고싶은데어떻게구할수없을까요??
정말간곡히부탁드립니다ㅠㅡㅠ
저도 보고 싶어서 이리저리 뛰어봤는데 못 구했어요. 능력 밖의 일입니다. ㅠㅠ
아주 먼 훗날이나 구할 수 있을 듯....
아님 요즘 DVD를 구매하면 대본이 첨부되어 있다던데, 굳이 꼭 반드시 얻고 싶으시다면...... -_-;;;;
아그렇군요ㅠㅠ 제가미래의작가의준비를할수있게도와주셔서감사합니당~~^_^
혹시만약구하게되시면올려주시면감사하겠사옵니다ㅠㅡㅠ
네, 그럴게요. 근데 아주 먼 훗날이 될 듯.... ㅋ
ㅎㅎㅎ저시죄송한데요ㅠㅡㅠ 드라마제목이49일이라고드라마가있거든요
그거대본을구할수있을까요???아님제가못찾는건가요?
이 '미완결대본' 게시판에 살펴보시면 1,2회 대본이 있어요. 그것밖에 못 구했어요.
나머지는 구해지면 올릴텐데, 아주 오랜 후가 될지도 모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