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 자 배워 봅니다.
아래의 사진(그림)은 발바닥입니다.
발자국을 직접 찍어서 보여주면 좋을텐데...
아쉽지만 이 사진으로 대신 하겠습니다.
이 발자국을 한자로 나타낸 글자는 바로 지(之, 止)입니다.
지금 훈은 "갈 지", "그칠 지"입니다만 원래의 뜻은 간다는 뜻이었습니다.
『설문해자』에는 위의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땅을 발로 딛고 있는 모양입니다.
위쪽을 향한 세 획은 발가락입니다.
발가락을 구체적으로 5개를 다 그리면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되어서 그때는 문자가 아니라 그림, 회화가 되고 맙니다.
문자는 필요없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표현을 하지요.
그럼 위로 향한 발자국을 아래로(내쪽으로) 오게 하면 어떨까요.
바로 아래의 모습이 되겠지요.
이 글자는 한자로 夂라고 쓰는데 훈은 "뒤져올 치"라고 합니다.
사실상 요즘은 쓰이지 않는 글자입니다.
그냥 한자 자전의 부수자로만 쓰이면서 겨우 명맥이나 유지하는 글자이지요.
한편 이 글자는 『설문해자』에서는 아래와 같이 되어 있습니다.
발이 아래로 향한 모양이지요.
발자국이 하나만 있으면 그것은 걸음으로 인정하지 않겠죠.
적어도 오른발 왼발이 각 하나씩은 있어야 최소한 한 걸음은 걸었다고 하겠지요.
다음의 사진과 같이 말입니다.
이 모양을 나타낸 것이 바로 "걸음 보(步)"자입니다.
『설문해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입니다.
아래 위로 나란히 붙여놓았지만 왼발 오른발을 그려놓은 것입니다.
이제 완전히 한걸음을 떼었는데, 위와 같이 전진(혹은 오름)이 있으면 분명히 돌아오는 것(내려옴)도 있겠지요.
다음 사진처럼 말입니다.
이 사진은 위의 사진을 거꾸로 뒤집은 것입니다.
그러면 문자로는 "걸음 보"자를 거꾸로 쓰면 되겠죠.
단순히 뒤집어 놓은 것하고는 약간 차이가 나는데 그것은 옛날의 필기도구의 특성과 같은 제약성 때문이겠지요.
거꾸로 뒤집어도 바로 앉아서 써야(그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나온 모습이 바로 아래의 모습입니다.
이 글자는 한자로 夅이라 씁니다.
음은 강인데 바로 "내릴 강(降)"자와 같은 뜻입니다.
계단이나 언덕을 내려오면서 생긴 발자국을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바로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이 글자에서는 언덕을 나타내는 부방인 "언덕 부(阜, 阝)"자가 붙은 모습입니다.
지금 현재 夅자는 우리의 일상에서는 쓰이지 않습니다.
한편 이 글자는 항복하다의 뜻으로 쓰이는데 그를 경우는 음이 "항"이 됩니다.
그리고 이 "내리다"라는 뜻의 반대는 그럼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오르다는 뜻이겠지요.
한자로 오른다는 뜻은 척(陟)자가 있습니다.
역시 부방에 夅의 반대자인 步자가 있는 형태입니다.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한자는 참 재미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단순히 외려면 힘들어도 제작 원리를 알면 하나의 형태에서 조금 발전한 형태, 그리고 반대의 뜻도 살펴볼 수 있는 등등 말입니다.
이상 지(止: 가다)자와 그 반대로 구성된 글자를 가지고 살펴보았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7.06 16:13
고문진보에도 물론 해당 글자들이 나오겠지만 한자에 대한 상식이랄까요. 수업 시간에 들으면 상세히 가르쳐줍니다.
憩 와 偈 둘 다 쉴게인데요 어떨때 어떤 글자를 쓰는가요?
憩 와 偈는 통용자이기 때문에 호환하여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둘의 관계가 偈≥憩여서 게송이라 할 때는 偈頌이라고만 하고 憩를 못씁니다. 그러나 통용자라고 해도 요즘은 쉰다는 뜻으로 偈를 쓰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沙月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발자국에서 이런 글자들이 나오다니~~~
재미있게 공부했습니다^-^
夊(천천히걸을쇠) ,등글월문,뒤져올치 3글자가 있는데 생긴 모양이 비숫해서 얼른봐서 분간이 어렵습니다. 설명 좀 부탁합니다 사월선생님
천천히 걸을 쇠(夊)자는 그칠 지(止)자를 거꾸로 쓴 것으로 아래로 향한 발 모습을 본뜬 것이라 하네요. 주로 여름 하(夏), 근심 우(憂), 언덕 릉(陵)자처럼 글자의 아랫 부분에 들어갑니다. 뒤져올 치(夂)자는 뒷발의 모습을 본뜬 상형자라고 합니다. 겨울 동(冬)이나 각각 각(各)처럼 윗쪽에 쓰이기도 하고, 보리 맥(麥)이나 변할 변(變) 자처럼 아래쪽에 쓰이기도 합니다. 등글월 문(攴)의 원래 훈음은 칠 "복"이라고 합니다. 손에 회초리나 나뭇가지를 들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상형자입니다. 획수를 간략화해서 攵이라고 하고 글자의 오른쪽 편방으로 쓰이기 때문에 등글월문방이라고 합니다. 펼 서(敍)자와 칠 목(牧) 같은 예가 있지요.
자세한 설명 듣고나니 조금은 분간이 갑니다. 고맙습니다 사월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