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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선사진전
욕망- 18초간 둘러보다
2015.12.29(화) ~ 2016.1.23(토)
갤러리 선 053-421-5687
개인전
2013 도심의 유혹- 쇼핑 대백프라자갤러리 대구
2015 욕망- 18초간 둘러보다 갤러리 선 대구
단체전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 '마음열기 바라보기'외 다수
사진연구소 빛그림방 연구원
갤러리 선 관장
대구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사진전공
-과학과 예술의 만남
비가시광선(非可視光線)으로 보여준 인간의 욕망
사전적 의미로 ‘욕망’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즉 ‘결핍’으로 해석한다. “보기 흉하면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며 … 가난하면 부유해지기를 바라며, 천하면 귀해지기를 바라는데, 진실로 자기에게 없는 것을 반드시 밖에서 구한다.”는 순자의 주장 또한 인간의 욕망이 결핍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 육체적(신체적) 욕망이든, 지적(정신적) 욕망이든, 사회적 욕망이든, 물질적 욕망이든 무엇인가를 간절히 마음속에서 갈구하고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려는 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작가는 일반 가시광선이 아닌 비가시광선인 X선을 통해 인간이 가지는 본능적 욕망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욕망은 볼 수 없기 때문에 사진으로 찍을 수 없다. 그리고 가시광선보다 에너지가 큰 X선은 볼 수 없는 인간의 육체 내면을 투시해 보여준다. 작가가 감춰진 욕망을 드러내는데 X선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촬영에 사용된 치과용 파노라마 X선 카메라는 고정형인 일반 X선 촬영 장치와는 달리 반원형으로 회전하면서 촬영하는 이동식이다. 작가는 이 방식으로 일반 소재를 촬영하면 원형의 소재는 평면이 되고 평면의 소재는 원근이 강조되고 왜곡되거나, 대칭형태의 이미지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한다 그리고 오랜기간 동안 시험촬영을 거처 기준을 마련했다. 따라서 어떤 소재가 주제표현에 적합한 것인지, 또 어느 위치에 놓고 각도를 어떻게 조절해야 원하는 이미지가 되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작업은 그러한 계산아래 얻어낸 결과물이다.
X선을 통과한 투박한 도자기는 인체가 되고 그 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스프링은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욕망의 존재를 보여준다. 파노라마 회전조사의 특성을 이용해 구멍 뚫린 작은 평면의 철판을 거대한 백화점 건물로 만들어 인간이 가지는 물질적 욕망을 드러내는가 하면, 먹이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낚시 바늘을 향하는 생선의 모습으로 억제하기 어려운 식욕을 설명한다. 그리고 매질이 약한 새와 알은 X선의 투과 강도를 조절하여 생식의 본능적 욕망을 이야기 한다. 때로는 설명적으로, 때로는 추상적으로 욕망의 다양함을 보여주면서, 물 밖으로 튀어 나오는 물고기와 하늘을 나는 새의 모습을 통해 부족한 것을 끊임없이 채우려는 ‘욕망의 부질없음과 비움’을 강조한다.
욕망은 정신적 요구로서 어떻게 해도 만족에 이르지 못한다. 이화선의 <욕망>은 어쩌면 “욕구는 채우되 욕망은 버려라. 무엇을 위해 저잣거리를 헤메는가? 삶이란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고 긴 것도 아니다”라는 세네카의 교훈을 대변하는 것인지 모른다.
지금까지 국내외의 작가들이 발표한 X선 작품들이 사물의 아름다움과 조형성에 초점이 맞추어 졌다면 이화선의 <욕망>은 인간내면의 세계를 상징화한 의미 있는 작업이다. 특히 의료용 파노라마 X선 촬영장비로 창작사진을 제작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내려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윤 국 헌(대구대학교디자인대학원 사진전공 지도교수 /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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