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행동'이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비상식적 행동, 더 나아가서 다른 이들에게 해를 끼치는 범죄행동 등을 말합니다. 부적절한 행동은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서도 종류가 달라지는데요, 학생신분일 때는 심하게 장난치기, 게임중독, 이유없는 결석, 반항, 학폭, 친구괴롭힘, 언어폭력, 기물파손 등이 많고 어른으로 갈수록 분노조절의 어려움, 성희롱이나 성범죄, 사기나 절도, 약물남용 등의 범죄유형으로 가게 됩니다.
이런 비사회적 행동을 통틀어서 우리는 보통 비양심적 행위라는 부르는만큼 사회적으로 어긋나지 않고 바르다는 개념을 우리는 보통 양심이라고 합니다. 양심이란 기준은 머리 속에 잘 정립되면 평생 한 사람의 행동기준이 됩니다. 극단적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머리 속 양심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하지 않으니까요.
태균이와 준이, 완이를 데리고 만보걷기를 하면 근거리에 화장실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뇨의가 생기면 세 명의 해결방법이 각기 다릅니다. 태균이는 사람이 지켜보지 않는 공간에서 해결을 하지만 준이는 화장실 아니면 절대로 절대로 바지를 내리지 않습니다. 물론 소변을 참는 것이 워낙 습관이 되서 그렇기도 하지만 화장실 외 공간에서 소변을 보는 것은 뇌 속에서 결코 허용치 않는 듯 합니다.
완이는 뇨의 즉시 방뇨로 가기 때문에 그 장소가 어디이냐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전에는 식당에서 음료수마시던 컵에 그냥 쉬를 하는 바람에 같이 식사했던 분을 당황시키기도 했는데요, 완이를 본격적으로 봐주기 전과 초기에는 차 안의 컵홀더나 바닥에 그대로 싸기도 했습니다.
태균이는 어렸을 때부터 밖을 많이 나돌아서 그런지 화장실이 눈에 띄면 무조건 다녀오는 강박이 있습니다. 심지어 30분 간격으로 화장실이 보여도 무조건 다녀오는 것이 상습화되었습니다.
공중화장실 훈련을 완이에게도 열심히 시켜서 스스로 이용하게 하지만 아직은 장소가리기가 안되기에 뇨의=방뇨가 머리 속에 공식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완이랑 여행할 때는 아직도 때맞춰서 신경써야 하는 것이 소변처리 문제입니다. 소변자체는 생리현상이니 문제될 게 전혀 없지만 소변처리문제는 사회적이지 않으면 사회적 혐오대상, 부적절한 행동으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태균이도 타인들 앞에서는 절대로 절대로 안된다고 강요를 당해서 일단 엄마랑 있을 때는 꼭 물어보고 허락을 구하지만 엄마가 지켜보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교육을 받았기에 어느정도 실천은 하지만 아직까지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와 통제기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 데리고 다니다보면 소변문제 외에 이런 생리적인 처리문제들이 수두룩해서 아이들이 커갈수록, 특히 남자아이들인 경우, 엄마가 데리고 밖에 외출하는 것을 극히 꺼리게 됩니다. 발달학교 성인반을 한참 다녔던 아이 하나도 엄마가 아이를 어찌나 두려워하는지 아주 사소한 일에도 아빠를 동원해야만 했습니다.
발달학교 운영할 때는 4-5명의 아이들 기숙은 기본, 방과후 2-3시간 봐주는 아이들도 2-3명은 기본으로 했기에 그 아이 사진이 여러 장 남아있습니다. 제 팔짱을 낀 낡은 자주색 티셔츠의 그 아이는 과도한 부적절한 행동의 연속이라 그 부모가 더 힘들어한 듯 합니다.
분당 율동공원 산책모습을 태균이가 사진으로 남겨준 것인데 준이 좀더 어릴 때의 모습, 그리고 경기폭력으로 긴 세월 보살핌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안이 (맨 오른쪽) 모습 등이 들어있습니다. 완이는 성장배경, 몸매, 부적절한 행동의 양상 등을 보면 과거 기숙생 안이와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라곤 합니다. 위 친구들 중에 준이만 남았지만 이렇게 함께한 세월 속 아이들의 부적절한 행동의 비율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자폐스펙트럼 단계 아이들의 부적절한 행동의 원인은 3가지 측면에서 비롯되는데 첫째는 단연코 감각자극 욕구입니다. 감각처리 뇌신경망이 잘 가동되지 않으면 (특히 전정감각) 뇌의 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외부세상 정보를 받을 수가 없기에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뇌는 부적절한 감각추구 행동을 유발합니다.
전정자극 욕구를 반영한 부적절한 행동들의 예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빙글빙글 돌기, 빙글빙글돌며 눈동자돌리기
-점프에의 끝없는 욕구, 두 발로 제자리 뛰기
-높은 곳 오르려는 욕구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려는 욕구
-머리 좌우로 흔들어대기
-신체록킹, 상체 좌우 혹은 전후로 흔들기
-지나치게 빠른 몸동작, 돌발적인 뜀박질
-물건을 자꾸 던지려는 행동
위의 예들은 전정감각의 불통에서 오는 부적절한 행동들의 일부일 뿐, 고유수용감각, 시각, 청각, 촉각 등의 불통에서 비롯되는 감각추구 행동들은 열거하자면 무수히 많습니다. 준이같은 경우 전정감각 자극용 행동은 상당히 적은데 반해 시각자극 욕구에서 비롯되는 부적절한 행동들이 많습니다. 부적절한 손뼉치기, 손펄럭이기, 눈 앞에서 손꼬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가까이 들여다보며 눈동자돌리기 등등 입니다.
이래서 제가 준이가 아깝다고 자꾸 말하는 이유입니다. 준이는 상대적으로 전정감각 처리기능은 좋은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심한 시각처리문제와 고유수용문제를 어렸을 때 개선하지 못하다보니 전두엽성장의 기회가 대폭 줄어버렸습니다.
전두엽 성장에는 거울뉴런 활성화가 결정적인데, 거울뉴런 성장에는 시각처리기능이 결정적입니다. 그러니 시각적 감각처리 문제가 생기면 거울뉴런 성장에 문제가 생겨 전두엽 성장에 큰 지장을 받게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설명하듯 거울뉴런의 핵심은 시각정보처리 기능입니다.
그래서 시각정보처리 기능에 감각문제 비중이 크면 사이코패스 기질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사회적 행동에의 학습과 습득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보고 따라하는 거울뉴런이 작동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행동에의 습득과 누적된 결과가 사회적 공감능력, 통증능력 등 사회적 양심으로 가는 것입니다. 사회적 양심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회로에 큰 손상이 있으면 그것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부적절한 행동이 만들어지는 원인 두번째는 뇌속 경기파장입니다. 특히 전두엽 쪽의 경기파장은 극단적 행동에 속하는 공격, 불안, 난폭, 광기 등의 원인입니다. 경기는 뇌신경망을 가로지르며 정보전달을 하게되는 전기신호의 폭발현상입니다. 뇌신경망이 약한 우리 아이들은 당연히 크던 작던 경기파장에 쉽게 노출되게 되어있고, 돌발적인 감정변화나 행동도출, 공격성이나 난폭성 모두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다음 부적절한 행동이 만들어지는 원인 세번째는 단연코 너무 많은 권력을 아이에게 이양한 부모의 양육환경적 요소입니다. 위에 예를 들었던 성인반 아이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하는대로 그냥 놔둔 결과 이렇게 잘못 습득된 행동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루 셀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교시 집에 가기 싫으면 차바닥에 누워버려 계속 떼를 쓰는데 덩치도 크니 힘으로 해보기도 어렵습니다.
-부모만 만나면 이마트가야 된다고 계속 버티고 도망가고 자기 목적달성을 위해 극단적 행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자기뜻대로 되지 않으면 폭력을 씁니다.
-이마트가자! 라는 생각에 꽂히면 관철될 때까지 수 백번 반복합니다.
-수업하다가도 하기 싫으면 그대로 드러눕습니다.
그 당시 그 아이 부모님은 태균이와 준이 태도를 너무 부러워했지만 다 큰 후에 지나치게 아이에게 맞추어준 자신들의 행동을 수정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특히 그 아이엄마는 아이를 두려워하면서도 아이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에는 지나치게 민감하고 못견뎌하는 편이어서 이것 또한 아이를 바꾸어가는데 결정적 걸림돌이기도 했습니다.
자폐스펙트럼 단계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ADHD단계에서도 부적절한 행동을 제어하는 전두엽 영역이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부적절한 행동에의 통제기능이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양육환경을 항상 재정비해야 합니다.
자폐단계에는 전두엽 기능의 취약은 말할 것도 없고 감각자극 욕구까지 겹쳐서 부적절한 행동의 비율이 90%를 차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한번 일상생활 속에 아이가 적절한 행동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행동)을 하는 비율을 한번 체크해보세요. 일상생활 속 5%만 부적절 행동이 나와도 일반사람들은 크게 우려를 하거나 경계를 하게 됩니다.
물론 아이가 아직 어릴 때는 당연히 적절한 행동제어 능력은 떨어지게 되어있지만 학령기가 되면 타인의 부적절 행동을 비판하고 이상하게 여기는 뇌적 기능은 크게 발전하게 되어있습니다. 20세까지는 꾸준한 전두엽 발달을 통해 뇌의 다른 영역들이 전두엽과 잘 교류하도록 뇌신경망을 키워가게 됩니다.
이런 뇌기능적 발달에 나의 아이는 어디에 걸려있는지... 냉정하게 점검하고 인정하는 작업이 우리에게는 꼭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뒤늦게라도 아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부적절한 행동에의 최소한의 억제능력을 키워갈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 예를 들었던 아이처럼 부모가 너무 큰 권력이양을 해서 부적절한 행동이 너무 커져버리는 일은 결코 생기지 않도록 해야 되겠습니다. 감각문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첫댓글 권력 이양을 많이 받은 그 청년의 현재 상황이 궁금하네요. 그림이에게 때론 엄격한 훈육을 해야 함을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