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에는 솔로몬이 이루어낸 치적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먼저 솔로몬이 거느린 관리들의 명단이 나오고, 이어서 전국을 12개의 행정단위로 나누어 다스렸다는 것과, 각 행정단위의 위치와 관리들의 명단이 자세히 나옵니다. 이어서 솔로몬이 이룬 치적과 그가 누린 영화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1절을 보겠습니다.
20 유다와 이스라엘에는 인구가 늘어나서, 마치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사람이 많아졌지만, 먹고 마시는 것에 모자람이 없었으므로, 백성들이 잘 지냈다.
21 솔로몬은 유프라테스 강에서부터 블레셋 영토에 이르기까지, 또 이집트의 국경에 이르기까지, 모든 왕국을 다스리고, 그 왕국들은 솔로몬이 살아 있는 동안, 조공을 바치면서 솔로몬을 섬겼다.
본문의 기자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약속, 즉 너의 후손이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아질 것이라는 약속을 염두에 두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은 이스라엘 민족 뿐 아니라 셈족과 아랍까지 포함하는 훨씬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합니다.
솔로몬이 다스린 영역이 본문이 말하는 범위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객관적인 역사 서술이 아니라 솔로몬의 후손들이 쓴 찬송시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본문 이하, 그러니까 개역개정본과 표준새번역의 4장 20~34절이 공동번역에는 5장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장의 구분은 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니고, 서기 13세기에 단순히 읽기 편하게 하려고 만든 것이라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4장의 본문은 솔로몬의 지혜가 얼마나 빼어났는지를 서술하는 부분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29~34절을 보겠습니다.
29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과 넓은 마음을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한없이 많이 주시니,
30 솔로몬의 지혜는 동양의 어느 누구보다도, 또 이집트의 어느 누구보다도 더 뛰어났다.
31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지혜로웠다. 예스라 사람 에단과 마홀의 아들 헤만과 갈골과 다르다보다도 더 지혜로웠으므로, 그의 명성은 주위의 모든 민족 가운데 자자하였다.
32 그는 삼천 가지의 잠언을 말하였고, 천다섯 편의 노래를 지었고,
33 레바논에 있는 백향목으로부터 벽에 붙어서 사는 우슬초에 이르기까지, 모든 초목을 놓고 논할 수 있었고, 짐승과 새와 기어다니는 것과 물고기를 두고서도 가릴 것 없이 논할 수 있었다.
34 그래서 그의 지혜에 관한 소문을 들은 모든 백성과 지상의 모든 왕은, 솔로몬의 지혜를 들어서 배우려고 몰려왔다.
이 본문은 많이 과장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솔로몬이 지혜와 총명과 넓은 마음을 가졌다고 했지만 정적을 제거하는 데는 얼마나 냉정하고 잔혹했는지를 2장의 기록만 보더라도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