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 느릿하게 넘실거리는 파도, 살랑거리는 바람소리. 입맞춤을 하는 연인의 로맨틱한 모습까지……. 클래지콰이의 노래 [피에스타]의 가삿말처럼, “늘 머리 속에 맴돌던, (그리고) 언젠가는 가겠다고 생각만 한” 여행을 이제는 정말로 떠나야 할 시간이다. 한국에서 동남쪽으로 3,0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북마리아나제도를 대표하는 작은 섬, 사이판은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할 매력으로 넘치는 곳이다
2012년 1월 27일 김해공항 출발~ 1월 30일 아침 도착
지금 서있는 이곳, 사이판의 최북단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서면 뭔가 알 수 없는 비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이곳의 이름은 바로 만세 절벽(Banzai Cliff)이다. 일본 통치시대는 1944년 미군이 사이판에 들어오게 되며 막을 내리게 되지만, 끝까지 저항하던 일본 군인과 일반인들이 “천황 만세(Banzai)!"를 외치며 뛰어내린 곳이 바로 여기다. 그래서일까. 절벽 아래 바다는 보기만 해도 아찔하고 무서울 정도로 깊고 짙푸른 위험스런 색을 띄고 있다
사이판 전투는 1944년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국과 일본이 태평양 사이판 섬에서 치열하게 벌인 전투로 양측 모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특히 일본군은 이 전투에서 최초로 전원 옥쇄를 감행해 사이판에 살던 일본 민간인들까지 모두 자살했다( 약 3만명 정도)
전쟁의 기억이 남아 있는 또 다른 곳, 자살 절벽(Suicide Cliff)은 만세 절벽 근처에 위치해 있다. 만세 절벽에서 일반 군인들이 자살했다면, 이 절벽에서는 군 장교들이 뛰어내렸다고 한다. 정상에 오르면 평화기념공원으로 꾸며져 있는데, 당시 사용되었던 전쟁물품과 전쟁상황판 등이 전시되어 있다
새 섬(Bird Island)
새가 많은 섬일까? 물론 아니다. 석회암으로 형성된 섬의 작게 난 구멍에는 실제로 새가 살고 있기는 하지만, 섬 주변을 향해 치는 파도가 새의 날갯짓처럼 보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곳 원주민들은 특히 ‘거북 바위’로 부른다고 하는데, 육지를 향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과연 거북이처럼 보인다. 새 섬 앞쪽 바다를 향해 멀리 나가면, 세계에서 가장 깊다는 마리아나 해구에 닿게 된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촬영지였던 만큼, 저 앞 청명한 바다 어딘가에 묻혀있던 메가트론이 다시 솟아오를 것만 같다.
너무나 청명한 바다와 환상적이고도 오묘한 색깔의 물빛을 감상할 수 있다.
높은 지점은 474 m 높이의 타포차우산이라 불리는 산을 덮는 석회암이다.
타포차우산의 북쪽에 만세 절벽은 언덕 산등성이다
사이판 섬이 간직한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그곳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여행의 참 묘미를 만끽하게 한다. 어쩌면 그동안의 여행에서는 뭔가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만 떠나려 한 것은 아닐까. 떠나는 것 자체가 여행의 본질에 가깝다면, 사이판 섬에서는 어렵게 생각할 것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저 그곳에서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의 저자 잭 캔필드가 한 말이 떠오른다.
“재미가 없으면 하지마라!” 사이판 섬은 온갖 흥미진진한 즐길 거리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보물섬 같은 곳이었다.
여행 정보
미국 북마리아나제도 연방에 속해 있다. 공용어는 영어, 화폐는 달러를 사용한다. 평균 온도는 27도로 연중 기온차가 거의 없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빠르며,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 편. 전압과 플러그는 115/230V, 60Hz 사용한다.
가는 길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부산-사이판까지의 항공편을 운항 중에 있다.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