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에도 오늘처럼 비가 왔다. 그 때부터 어제까지 우리는 계속 이사 갈 집을 알아봐야 했다.
일단 첫째 날인 지난 금요일은 현재 우리 집 근처를 살펴보았으나 결론적으로는 이제 이 지역을 떠날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 다음 날인 토요일 우리는 일산으로 평소보다 훨씬 일찍 방을 알아보러 떠났다.
그래서 결국 합당한 방을 교회 근처에서 찾아서 계약을 하기까지 이르렀는데, 결국 이 계약은 주일과 개천절을 지나
그 다음 날, 삼 일 만에 파기되었다.
집주인과 우리와의 추가적인 조건들이 맞지 않아서였다.
이 과정 중에 하루 만에 현재 우리가 사는 집이 계약이 되어서 우리는 원래 여유 있던 이사 시기에서 보름 정도의 시간
속에 쫓기게 되었다.
이 모든 백지화와 약간의 허탈감 속에서, 그러나, 이런 것들보다 더 강한 믿음의 확신과 설명할 수 없는 평안함 속에서
우리는 지난 수요일부터 다시 처음부터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교회가 있는 일산 대화동이 만만치 않아서 우리는 급기야 일산동과 탄현까지 알아보게 되었다.
일산 지리도 모르면서 가격이 더 싸고 물량이 많은 곳을 찾아 하루 종일 헤맸다.
탄현에서 조건에 맞는 집을 발견해 선금 없는 계약서를 우선 쓰고, 다음 날 오전에 입금하기로 하고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최후의 보루는 확보했지만, 뭔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날 밤 아내는 피곤해서 곧 잠이 들었지만, 나는 내 안에서의 이상한 느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인터넷으로 일산 지역 전세 시세를 알아보다가 나는 다음 날에 탄현에 계약한 집에 입금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대화동에서 방을 알아보아야 한다는 감동을 느꼈다.
뭔가 주님의 인도하심을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다음 날이 밝자, 우리는 마지막 D-Day의 비장함과 약간의 설렘을 가지고 일산 대화동에 아침 일찍 도착했다.
일산에서 방을 알아보는 세 번째 날이자 마지막 날이었다.
드디어 우리가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다가 놓친 부분을 찾아낸 것이다.
우리가 기도해 오던 가장 합당한 집을 찾은 것이다!
순간순간 판단하고 결정하기 어려운 적이 있었다.
돈은 없고, 시간에는 쫒기고, 살 지역도 정확히 정하지 못한 채 지리도 잘 모르는 지역을, 자가용도 핸드폰도 없이 다니며
방을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결국 우린 주님의 인도하심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헷갈리고 길을 잘못 든 순간도 있었다. 믿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스스로가 비참할 때도 있었다. 모든 의욕이 사라져 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거치면서도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있었기에 이제 우리 부부는 주께서
예비하신 ‘하나님의 집에 거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