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대림역06:05 신도림역6:14 용산역ITX경춘선06:55 남춘천역08:16 현대교통. 비발디파크행(팔봉산경유)09:01 팔봉산매표소하차09:34 팔봉산일시폐쇄. 1번버스탑승10:35 김유정역. 김유정 문학촌. 기념전시관. 생가관람. 실레이야길출발11:27 실레이야기길 전망대12:23 점심. 금병산정상1.6km앞12:49 금병산정상652m13:22 하산길. 실레이야기길(점심 먹은 자리)14:08 김유정역14:44 경춘선탑승14:55 상봉역16:13 신풍역17:04
홍천의 비발디파크에 아들내외와 같이 가고 오며 마치 병풍처럼 멋지게 보였던 팔봉산에 가보려고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어제 청계산 산행과 저녁의 초등학교 모임에서 마신 술 때문인지 오줌색깔이 짙은 황색이다.
대림역에서 사당역 쪽으로 가는 전철을 2대나 보내고 난 다음에야 신도림행 쪽의 전철이 왔다.
신도림역에서는 바로 환승을 했는데 용산역에서는 춘천행ITX청춘열차가 06:55분에 있어서 꽤 많이 기다려야 했다.
춘천행ITX청춘열차는 일요일인데도 승객이 별로 없었다.
휴일에는 할인도 안된다.
가면서 배낭을 열고 고구마와 뜨거운 보리차로 아침식사를 했다.
남춘천역에서 물어보니 길건너서 1번버스를 타면 팔봉산에 간다고 알려준다.
정류장(정류장번호:2285)에서 전광판을 보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다른 버스는 자주 있는데 내가 기다리는 1번버스는 좀처럼 나타나지를 않는다.
그래서 추위를 피해 건물의 출입구에 들어가 있다가 가끔씩 나와서 전광판에 1번 버스가 나타나는가를 확인한다.
인터넷에서 09:00, 09:15에 버스가 있는 것을 확인했었는데 10분전 9시가 되어도 5분전이 되어도 전광판에 1번버스가 뜨지를 않아 정류장에서 초조하게 팔봉산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09시가 지나자 1번버스가 아닌 전광판에 뜨지도 않는 현대교통 비발디 파크행 버스가 나타나는데 팔봉산 표지판도 같이 붙어 있어서 급히 버스를 세우고 탔다.
카드로 체크를 하니 되지를 않는데 기사가 행선지를 말한 다음에 체크를 해야 한단다.
팔봉산이라 하니 의아한듯 되풀이해서 묻는다.
버스가 팔봉산 관광지를 지나서 팔봉산 매표소 앞에 내려준다.
팔봉산 등산안내도를 보고 나서 등산로 입구로 들어가려는데 입구를 플라스틱 바리케이트로 막아놓고 겨울철 사고위험으로 일시 폐쇄한다는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다.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무시하고 조금 돌아서 들어가니 화장실이 있어 문을 여니 난방이 가동되고 있어서 훈훈하다.
일단 볼일을 보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어떤 분이 들어오더니 팔봉산은 위험해서 겨울철에는 폐쇄한다고 한다.
나는 멀리 서울서 왔고 이렇게 아이젠도 착용했는데 입장시켜 달라고 졸랐는데 사고 위험성이 있어서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여자. 남자화장실의 문을 일일이 하나하나 열여보며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더니 팔봉산 홈폐이지에 다 나온다고 한다.
산에 올 때 누가 홈폐이지 확인하고 오느냐 그럼 여기서 가까운 다른 산을 추천해 보라 했더니 운악산을 얘기해서 여기서 거기를 가려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니 일단 춘천으로 되돌아가서 거기서 교통편을 알아보라고 한다.
그래서 낙담을 하면서 다리를 건너 팔봉산관광지의 정류장으로 가다가 이제는 필요도 없는 아이젠을 벗어 배낭에 집어 넣는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아까 버스기사가 배낭을 멘 내가 팔봉산에 간다고 하니 의아한듯 다시 물을 때 버스기사는 등산이 안되는 것을 알고 있었을텐데 내가 왜 그러느냐고 좀더 적극적으로 물었어야 되는데 이미 버스는 지나가 버려서 이제는 별 도리가 없었다.
인적이 끊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맞은 편으로 1번 버스가 지나길래 세우고 길을 건너 탑승을 하고 춘천을 간다고 했더니 반대 방향이라고 알려주며 한 정거장을 지나서 내려주며 반대편에서 타라고 한다.
오랜 시간을 참고서 기다리는데 마침 내가 서있는 정류장으로 아가씨가 와서 물어 보니 버스가 하루에 4번 밖에 없는데 10:30분에 있다고 하며 김유정역을 거쳐 남춘천역으로 간단다.
그래서 거의 1시간 가까이 기다리니 내가 탔었던 그 버스가 다시 나타났다.
버스 1대가 하루에 4번 왕복하나 보다.
김유정역에서 서울로 가기 전에 이왕이면 주변에 볼거리가 있으면 둘러보기로 했다.
폐역이 된 구 김유정역사와 폐 열차를 활용해서 만든 여러가지 볼거리를 구경하는데 전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물건들이었으며 추운데도 관람객이 많았다.
김유정 기념전시관, 생가 등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652m의 금병산이 눈에 들어오는데 정상까지 90분 소요된다고 적혀 있어서 왕복 3시간이면 될 것같아 팔봉산을 가려던 계획이 갑자기 금병산으로 바뀌게 되었다.
시계방향으로 실레이야기길로 가다가 금병산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다시 실레이야기길을 이어서 가면 될 것이다.
그런데 김유정의 소설책에 나오는 스토리가 담긴 실레이야기길에 얼음이 얼어 붙어 빙판길이어서 아이젠을 착용했는데 올라가는 사람은 안보이고 내려오는 사람만 보이니 너무 늦은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가시질 않는다.
실레이야기길에서 금병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금방 나타날 줄 알았는데 좀처럼 나타나질 않았고 빙판으로 된 실레이야기길에서 시간이 지체되어 불안했지만 금병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을 만나 거기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안심을 한다.
등산로에서 다람쥐도 만나고 까마귀도 여러 마리 만났다.
낙엽송,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을 만났다.
실레이야기길은 대부분 빙판길이었으나 금병산 정상코스는 바위가 별로 없는 육산으로 눈이 없어서 아이젠이 거추장스러울 정도였으나 한참을 올라가니 여기도 역시 등산로가 얼어 붙어 빙판을 이루고 있어서 등산로를 벗어나 흰 눈이 쌓인 곳을 그냥 터벅터벅 밟고 올라갔다.
가다가 보니 누가 스틱 하나를 나무에 기대 세워놓았는데 겉은 멀쩡해보이는데 스틱 아래 쪽을 조여도 잘 조여지지를 않으니까 버린 것이었다.
정상에는 사람이 많아서 셀프가 아닌 인증 사진을 남길 수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아침과는 달리 차편 연결이 잘 되어서 별로 기다리지 않고 무난히 돌아올 수 있었다.
팔봉산에 가려던 것이 금병산으로 바뀐 걸 보면 인생사가 늘 그렇지만 반드시 내 마음대로만 되는 것이 아님을 새삼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