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가인산악회 산행공고
1.산행일시 : 2013년 4월 29일 월요일
2.산행장소 : 전남 해남 두륜산(700m)
6.연락처 : 총무 박우승(핸폰 010-8722-9252)
1. 소개 : 두륜산 [頭輪山] 700m (전남 해남군 삼산면, 현산면, 북평면 관리사무소 : 061-533-0891 )
2. 등산지도
3. 등산코스
1) 대흥사-(1km 15분)-대둔사-(1.5km 40분)-북암-(1.5km 40분)-정상-(1.2km 30분)-구름다리-(2.8km 40분)-
표충사-(1.2km 15분)-주차장
2) 대둔사-만일암터-두륜봉-노승봉-가련봉-북암-대둔사 (3시간 20분)
3) 대둔사-진불암-두륜봉-만일암터-북암-대흥사-장춘리 (9km, 4시간)
4) 집단시설지구-케이블카-고계봉-노승봉-가련봉-두륜봉-진불암-대흥사-매표소-집단시설지구(7시간)
5) 대흥사→(0.38km)→북암, 일지암 갈림길→(0.32km)→일지암→(약0.4km?)→진불암능선삼거리→(0.2km)→
진불암→(0.87km)→두륜봉→(0.9km)→만일재→(0.2km)→만일암터, 천년수→(0.2km)→만일재→(0.5km)→
가련봉→(0.2km)→노승봉→(0.77km)→오심재→(0.6km)→북미륵암→(1.55km)→대흥사 (7.09km 5시간)
6) 오소재-오심재-노승봉(685m)-(주봉)가련봉(703m)-만일재-두륜봉(630m)-진불암-대흥사-주차장 [약7km]
7) 오소재<1.5km>오심재<1.5km>만일재<2.0km>도솔재<3.0km>대흥사<3.0km>케이블카입구[11.0km, 5시간]
4. 주변이야기
1) 찜질방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에 해남온천관광랜드 찜질방이 있다. 광천수 온천.
영업시간 : 05:30-23;00 1-2층에 온천과 찜질방이 있고 3층 이상은 가족호텔.
2) 케이블카
8시부터 20분 간격으로 운행 소요시간 8분 요금 8,000원.
5. 참고자료
위치: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북일면
코스: 대흥사-표충사-만 일암터-만일재-두륜봉-만 일재-가련봉-능허대-오심 재-북미륵암-대흥사
교통: 서울-광주(고속버 스 5분간격운행) 광주-해남(1일 14회 운행 1시간반 소요 첫차 6시, 막차 5시 45분), 해남-대 흥사(시내버스 운행)
숙박: 대흥사 일주문밖 매표소 인근 상가지역에 숙박시설 다수, 음식점 다수
지도: 두륜봉-가련봉-능허대-오심재-대둔사 산행지도
문화재와 볼거리: 대흥사 대웅보전, 천불전, 일지 암, 북미륵암, 표충사, 박물관
> 두륜산은 전라남도 해남군에 있는 두륜산 도립공원에 있는 산이다. 한반도 육지의 최남단 군인 해남에 육지의 마지막으로 흔드는 손수건인듯 능선과 암봉, 기봉과 남국적인 수목으로 아름답게 수놓인 산이 두륜산이다. 서울 경기, 강원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하루에 다녀오기에는 벅찬 머나먼 남쪽에 있는 산, 두륜산이란 단어의 울림엔 국토의 남단이라는 점 이상의 묘한 향수와 애정을 유발하는 울림이 있다. 두류산이란 이름이 조국을, 숱한 전설, 역사를 상기시키듯이 두륜산도 그런 울림을 갖는다. 더구나 대가람 대흥사가 거기 있어 그곳은 더욱 그런 느낌을 강열하게 한다. 순전히 산행을 위한 대상산으로서도 두륜산은 훌륭한 코스를 제공한다.
두륜산의 주봉(정상)은 가련봉이지만 두륜산이란 이름은 만일재를 사이에 두고 정상 남쪽에 솟아있는 두륜봉에서 나왔다. 두륜은 산꼭대기가 둥글다는 뜻이다. 두륜봉 정상은 길이 50미터정도의 타원형으로 되어있고 타원형의 외곽은 높은 단애로 되어 있다. 이 산을 오르는 길은 좁은 험로와 석문이 있는 동쪽으로 난 길을 이용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타원형은 동쪽이 넓고 서쪽이 낮은 형국이지만 대흥사 앞마당에서보면 마치 네발가진 동물이 도약을 앞두고 웅크린 모습을 닮았다.
두륜산 산행은 구림리 상가촌을 통과한 뒤 일주문을 지나 고계봉과 향로봉 사이에 형성된 좁은 협곡을 따라난 평탄한 도로를 걸어가면서(차를 타고 갈 경우 이 부분은 생략되지만 이길은 차를 타고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길이다.둥근 꽃봉오리가 검푸른 잎새 사이로 원앙금침에 수를놓은 듯 붉게 빛나는 동백, 느티나무, 삼나무숲, 편백나무숲이 우거져 대낮에도 어두울 지경으로 남국적 정취를 자아내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길을 지나 사찰경내로 들어와서 왼쪽으로 조금 내려다보이는 대흥사를 바라보면서 천불전앞을 지나 서산대사의 유물관리소와 그를 기리는 사당인 표충사앞을 통과하기전 왼쪽으로 가는 길과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데 왼쪽 길이 일지암-만일재, 오른쪽 길이 진불암-만일재길이 된다. 두 길은 만일재아래 만일암터에서 만난다.
만일재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두륜봉, 왼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가련봉이다. 산행은 두륜봉을 올랐다가 내려와 가련봉능선을 타는 순서로 진행되어야 한다. 만일재는 가을엔 하얀 억새꽃이 바다를 이루는 곳이지만 봄철엔 메말라 있는 억새줄기사이로 암사면과 암봉 여기저기에 분홍빛 진달래가 곱게 대조되고 휘파람새가 휘파람을 부는 수수한 산록에 회색빛 암봉이 좌우로 높이 치솟아 있는 사이의 평탄한 재이다. 재위에서면 강진만과 면한 해남 북일면 일대의 드넓은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두 봉우리는 높지만 사람을 질리게 할만큼 높은 봉우리는 아니다. 재에서 10분이면 두륜, 20분이면 가련봉을 오를 수 있다. 두륜봉정상은 평탄한 반석으로 되어 있고 조망이 좋다. 암벽밑을 돌아 단애사이로 난 길을 올라가면 철사다리와 석문을 통과, 곧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두륜봉을 내려와 가련봉을 오르면 정상은 3개의 암봉으로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3개의 암봉사이로 로프를 이용하여 오르내리는 코스는 꽤 위험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할 지역이다. 정상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면 고계봉에서 계곡으로 내려오는 완만한 경사와 일지암에서 표충사로 뻗은 능선에서 계곡으로 뻗은 완만한 산록이 만나 질펀한 평지를 이루면서 고계봉능선끝머리와 향로봉이 뒷받치는 협곡을 향하여 도도히 흘러내려가다가 절묘한 곳에 산간평지를 펼쳐놓았다. 그곳에 가람은 자리하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두륜산의 특징은 묘한 데 있다. 그것이 두륜산의 특징이라는 것을 두번재 가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산에서 조금만 내려와도 산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어느산이나 다 그렇다. 그런데 두륜산은 더 그렇다는 점이 두륜산의 특징이다. 능허대에서 오심재를 내려오면서 되돌아 본 능허대는 내려온 지 얼마되지 않아 실제보다 훨씬 더 높아 보였고 고계봉도 오심재에서 북암으로 내려가면서 보니 안부에서 본 높이가 금방 두 배나 높아지는 것 같았다. 그 시원스런 키의 증폭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두륜산의 봉우리들은 어깨가 없다. 목과 머리만 있다. 능선과 안부가 평행으로 연결되다시피하는 산들과는 다르다. 게다가 봉우리와 능선으로부터 산록으로 흘러내리는 곡면이 아주 완만하여 상대적으로 어깨가 없는 산봉우리를 실제 이상으로 높아보이게 만든다. 대흥사로 내려가면서 고계봉-가련봉-두륜산-507봉-대둔산-연화봉-향로봉에 둘러싸인 산간의 분지형 산록에서 본 봉우리들은 그래서 아주 또렷해 보이고 수려해보인다. 원경과 중경사이의 경치가 주는 짜릿한 맛이다. 대흥사앞뜰에서 본 가련봉과 두륜봉이 특히 그러했다.
사진:오심재에서 본 능허봉(가련봉 연결봉우리)
산행기:
두륜산(頭輪山 703m)
암봉과 숲이 절묘하게 어울어지고 대가람 대흥사(대둔사)가 이곳의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한 전형으로 보여주는 두륜산은 우리나라 남쪽 끝에 있어 좀체로 가보기 어려운 산이다. 그러나 산과 절이 모두 보물처럼 단아한 이곳에 와서 반도의 척추를 따라 구비구비 뻗어온 산맥의 한 걸출한 막내동이를 보고 먼 고향에 떨구어 놓고 평소 찾아보지 못한 자괴감을, 그래서 국토의 소중함을, 문화의 유구함과 자연과 인간의 공생의 지혜를 느껴보는 것은 어쩌면 한국에 태어난 사람들의 의무일지도 모른다. 두륜산이 있는 해남군은 오른쪽이 강진만 왼쪽이 해남만에 연해 있어서 반도와 같은 느낌을 준다. 이곳에도 관광이라는 이름의 떠들썩함과 야단스러움이 있지만 좁은 산입구와 절까지의 협곡성 회랑이며 울창한 숲이 세속과 탈속을 분명하게 갈라놓고 있어서 대흥사는 언제나 다른 곳보다 자연에 더 가까운 호젓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에 젖어있음을 느낄 수가 있다. 두륜산의 산 입구는 북쪽이어서 대흥사는 우리나라 사찰로서는 희귀하게 북에서 남으로 들어가야 한다. 두륜산의 주요 산행코스로 산행을 하려면 우선 대흥사까지 와야한다.
사진: 대흥사에서 본 가련봉, 산과 절이 함께 하고 있는 곳이 대흥사와 두륜산이다
그것이 봄, 여름, 가을이라면 제1장춘교에서 피안교까지의 2킬로에 걸친 숲길은 필수적으로 걸어들어갈 필요가 있다. 미끈한 포장 도로가 미더워 차로 편안하게 들어와 버리면 봄철의 새잎단장, 여름철의 냉기어런 숲그늘, 가을철의 단풍 터널을 그냥 지나치는 셈이 될 것이다. 이 길에는 50년생된 삼나무며 40년생 편백나무숲이 미끈미끈 위로 뻗고 울창하게 우거져 있어서 볼만하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두륜산의 두터운 수림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하고 길가 개울은 잔잔한 물소리로 숲속을 채우기 시작한다. 두륜산 일대에는 상록수림, 활엽수림이 울창하여 산록은 마치 융단을 깔아놓은 듯이 보이지만 입구쪽 2킬로 숲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산은 피안교를 지나 대흥사 경내로 들어선 뒤에라야 보이기 시작한 다. 북쪽으로 계속 들어가다 보면 절이 도대체 어느쪽을 향하고 있는지 의 심스러운 생각이 듬을 어쩌지 못한다. 피안교를 지나면 길은 비로소 방향을 돌리기 시작하고 지금까지의 좁은 숲길이 트이면서 넓은 분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한참 들어가야 대흥사가 있다는 것은 고계봉(638)에서 서쪽으로 뻗어온 망재능선이 등뒤로 돌아가면서 북쪽의 바람을 막아주고 가람이 앉을 기막힌 남향받이 산사면을 만들어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능선이 북쪽을 완전히 차단하면서 절을 감싸안는 형국이다. 게다가 망재는 등고선이 밭은 능선인 반면 동북동에서 정남쪽까지는 밋밋한 사면을 이루면서 고계봉에서 대둔산까지의 길고 아름다운 능선의 산록을 형성하고 있다. 뒤는 닫히고 앞은 열리는 지세이다.
배산임수. 물은 두륜산 정상 가련봉에서 일자로 흘러내려와서 대흥사 앞을 지나 흘러간다. 이곳에 석교가 놓여 대흥사는 풍수의 한 대목을 완성한 셈이 된다. 대흥사 대웅전에서 보면 능허대에서 두륜봉까지의 능선이 그림같은데 융단같은 산록의 울창한 수림에 단풍이 들어 암봉들은 마치 꽃무늬 속에 솟은 듯 환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대흥사 대웅전 앞에서 가련봉과 두륜봉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면 절묘한 위치에 조영된 거찰의 앉음새에 경탄이 절로 나온다. 가람을 앉힐 때 경관을 필수적으로 보았다는 증거를 그 조망을 일별 하면 알 수가 있다. 대웅전 추녀끝으로, 대웅전 좌측의 맞배지붕을 한 어느 당우의 가지런한 기와지붕 너머로 보이는 정상암능은 만일암 위에서 활처럼 굽어진 채 숲으로 뒤덮인 산록으로 이어지다가 두륜봉을 솟구치고 있다. 산행길은 표충사앞을 지나간다. 여기서 진불암으로 가는 길과 북암으로 가는 길이 나뉜다. 북암으로 가기로 하고 올라가면 길은 차도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평탄한데 주위엔 산입구쪽의 울창한 교목이 아니라 조금 키가 작은 활엽수류이다. 간혹 짙푸른 동백나무도 보인다. 길은 곧 널부죽한 돌을 깐 길이 된다. 단풍이 들어 오색 터널을 이룬 북암가는 길은 평일엔 너무나 호젓하여 적막감이 들 정도이다. 간혹 어느 능선에 부는 요란한 바람 소리가 들려올 뿐이다. 북암에서 두륜봉 가는 길로 접어들면 곧 붉게 물든 단풍 나무 너머로 두륜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두륜봉은 아침이 환한 동쪽을 향해 달려가는 거함과 같은 모양이다. 타원형의 두륜봉은 평균높이 30미터 (선수에 해당하는 앞쪽은 거의 50미터)안팎의 단애로 둘러쌓이고 중간지대 는 관목숲으로 뒤덮여있는 특이한 모양이다. 길이는 대충 150미터내외. 다도해를 향해 달려가는 듯한 자세는 반도 남단에 어울리지 않게 굳어버린 힘의 용출을 다도해쪽으로 깊숙이 밀어넣을 듯한 기세이다. 농담같은 이야기이지만 그 옛날 저 기세로 밀어붙였다면 오늘날 한반도 토말은 육지와 제주도 중간쯤되는 곳으로 밀려내려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세는 얼어붙어 지금은 두륜봉으로 남아 있다. 두륜봉은 이곳이 한반도 끝이라는 것을 자신의 모양 새로 증언해주고 있는 셈이다. 두륜봉으로 가는 길은 크기가 1,2미터의 판석같은 돌들이 되는대로 굴러있는 길이다. 조금 가면 산죽숲이 나타나고 산죽사이로 돌담을 둘러 쌓은 평평한 공터가 보이고 한가운데 5층탑이 하나 서 있는데 이곳이 만일암터이다. 산쪽으로 오른쪽 모퉁이에 우물이 하나 있다. 산죽은 월출산 금릉경포대에서 본 산죽처럼 마치 대밭을 연상시킬 정도로 키가 크고 무성하다. 강풍에 3미터 가까운 산죽숲이 서걱이는 소리를 내며 파도치는 모양을 보면 마치 파도사이에서 덮쳐오는 파도를 보는 것 처럼 장관이다. 산죽은 돌담 안으로 밀려와서 자랐지만 최근 벌채해 돌담안은 말쑥하다. 만일암터에서 가련봉이나, 두륜봉을 바라보면 가 련산은 거대한 호롱불처럼 보이고 두륜봉은 남해로 떠나는 함선처럼 보인다. 갑판은 푸르고 돛대만 없을 뿐이다. 만일암에서 조금만 올라 가면 만일재이다. 만일재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경관은 지금까지 올라 온 길이며 숲과는 전혀 다르다. 아침 햇살이 빛나는 황금빛 벌판이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다도해가 펼쳐져 있다. 강진만 앞바다에 떠있는 고금도, 신지도, 완도 사이로 해로가 멀어지는 먼바다에 햇빛이 따뜻하게 내려쪼이고 있다. 만일재는 밋밋한 안부 동서산록에 넓은 억새밭이 펼쳐져있고 억새꽃 이 피어 강풍이 불어올 때마다 흰 파도를 일게 한다. 두륜봉은 동쪽에 현저한 암벽이 발달해 깎아지른 벼랑을 이루고 있고 정상부는 경사가 서쪽으로 기울어 있다. 깎아지른 벼랑아래로 난 길을 돌아가면 벼랑사이로 급한 경삿길이 나있다. 이곳엔 철제 사다리도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급경사이다. 철제 사다리 위에는 석문이 있는데 자연 구름다리로는 규모가 꽤 큰 돌다리인데다 무지개형으로 생긴 것이 일품이다. 번 암산에 있는 석문은 비교가 안되며 도담 삼봉의 석문은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석문이므로 별로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두륜봉의 석문은 두드러진다. 골짜기아래로 위로 올려다보면 마치 하늘에 걸쳐있는 구름다리처럼 보인다. 이 부근 암곡사이로 펼쳐지는 경관 또한 뛰어나다. 좌우로 암벽이 깎아지른데다가 암벽은 이어져 능선이 되어 1킬로 정도 앞으로 전진하다가 다시한번 힘차게 솟구치고 있고 그뒤 푸른 바다가 보이기 때문이다. 두륜봉에서 가련봉, 능허대쪽을 바라보면 두륜산은 멀리 보이는 월출산에 버금갈 정도의 골산임을 알 수 있다. 두륜봉 정상은 모나지 않은 넓은 반석이 틈없이 촘촘히 들어찬 넓은 공터이다. 두륜봉에서 만일재로 내려와 가련봉을 억새꽃 파도너머로 바라보면 가련봉 주위의 숲은 다홍색으로 물든 단풍과 황갈색이나 황녹색으로 채색되어 있어 회백색 암릉과 대비해보면 가을의 암산이 풍기는 멋이 진하다. 올라가는 길은 강풍에 밀려오는 억새꽃 파도를 헤치며 가는 급경사 길이지만 곧 암릉에 도달하면 벌써 수확을 끝낸 논둑을 불태운 연기 냄새가 설핏 스치기도 하는 북일면 일대의 해안평야지대가 내려다 보이고 강진만 건너 천관산도 아스름히 바라다 보인다. 가련봉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이 3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재미는 적지아니 쏠쏠하다. 두륜산 정상에 서서 대흥사를 바라본다. 한마디로 대흥사는 두륜산의 뭇골짜기와 능선이 만들어내는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4개의 계곡이 합쳐지는 분지에 절은 절묘하게 자리잡고 있다. 도솔봉에서 뻗어가는 능선은 북으로 길게 이어져 산으로 들어오는 통로에다 능선과 숲그늘을 제공해준다. 도립공원 사람들에게 어느계절에 사람들이 이곳을 제일 많이 찾느냐고 물으면 “여름에 많이 온다"라고 하는 대답하는데 이것은 북으로 뻗어내린 이 능선이 제공해주는 시원한 그늘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두륜봉-가련봉-능허대로 이어지는 두륜산의 준봉들로부터 뻗어나는 기상은 자연으로부터 가르침을 얻고자 한 불자들에게 예나 지금이나 깊은 영감을 주고 있음이 분명해보인다. 두륜산없이 대흥사가 존재했겠는가 생각해보면 산이 먼저이고 절은 나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상에서 보니 가련봉 벼랑아래로 너덜지대가 얕은 골을 따라 거의 직선으로 하얗게 이어지다가 푸른 골짜기로 변하여 개울이 되고는 대흥사앞을 지나가는 듯이 보였다. 나중에 대흥사로 내려와 석교를 건너가면서 보니 석축을 높이 쌓은 깊은 개울이 바로 그 개울이었다. 능허대를 지나 오심재 억새밭(두륜산의 가장 넓은 억새밭)에서 고계봉을 바라보면서 권운이 빗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흑갈색으로 변 한 바위주변의 숲에 비해 너무도 시원스럽고 정갈한 암봉들이 또다시 사람을 잡아끄는 유혹을 간신히 억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