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3:12 달려가노라
장로님 한 분이 새로 부임한 부목사님에게 장난감 권총을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걸 가지고 있다가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뒷산에 올라가서 한 방씩 쏘세요. 그러면 답답함이 좀 풀릴 겁니다.”
부목사님은 속으로 ‘참 별난 장로님도 계시는구나’하고 생각하면서 일단 장난감 권총을 받아 서랍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그 뒤 부목사님은 교회 일을 하는 동안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열심히 기도하여 풀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에는 아침부터 자꾸만 일이 꼬여서 기도해도 좀처럼 답답함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때 문득 장로님이 한 말이 생각나서 책상 서랍을 열고 장난감 권총을 꺼내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가 숨을 헐떡거리며 산꼭대기에 이르자 어디선가 기관총 소리가 들렸습니다. 자세히 보았더니 담임목사님이 장난감 기관총을 드르륵 드르륵 쏘아대고 계셨습니다.
목회가 얼마나 힘든가를 말해주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개척은 더욱 힘든 시대입니다. 그래도 주님의 은혜로 오늘 이처럼 교회가 설립됨을 감사드리며 말씀으로 힘을 얻고 희망을 노래하는 시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사도행전 9장에 사울의 회심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울은 예수님 믿는 사람들을 향해 위협과 살기가 등등하였습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체포영장을 가지고 다메섹으로 갔습니다. 다메섹에 가까이 이를 때 갑자기 하늘로부터 빛이 둘러 비추었습니다. 그 빛에 사울은 땅에 엎드러졌습니다.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주여 누구시니이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
사울의 회심과 부르심은 그가 많이 배워서도 아니고 열의가 있어서도 아닙니다. 인격이 훌륭해서도 아니고 어떤 노력을 해서도 아닙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 주셨고 만나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어 목사가 되었고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있어 교회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먼저 이 사실을 믿고 감사해야 합니다. 사울의 회심을 통해 몇 가지를 생각하면서 주님의 음성으로 듣기를 원합니다.
먼저, 네가 행할 것을 이를 자가 있습니다
“너는 일어나 시내로 들어가라 네가 행할 것을 네게 이를 자가 있느니라” (행 9:6)
부활하신 주님이 사울을 만나주셨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행할 것을 이를 자가 따로 있다 준비해 놓았다는 말씀입니다. 그이를 자는 아나니아라는 예수님을 먼저 믿은 제자입니다.
주님이 먼저 아나니아에게 사울에 대해 가르쳐주셨습니다.
①예수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택한 나의 그릇이다.(15)
②예수 이름을 위하여 많은 고난을 받을 것이다.(16)
아나니아는 주님께 들은 것과 알고 있는 말씀을 사울에게 가르쳐 주었고 사울에게 안수기도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어져 다시 보게 되고 성령 충만함을 받고 물세례를 받았습니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다 가르쳐 주어서 다 안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아나니아는 필요 없고 주님께 기도만 열심히 하면 다 가르쳐준다는 식은 곤란합니다. 주님은 아나니아에게 배우라고 합니다.
목회를 주님이 다 가르쳐 준다가 아니라 아나니아를 통해 배우라입니다.
기도와 배움이 균형울 잡아야 합니다.
다음은, 달려가야 합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빌 3:12)
사울은 회심도 부르심도 사명도 모두 주께로부터 왔습니다. 주님이 계획하셨고 만나주셨고 불러주셨으며 사명도 주셨습니다. 강압적이었습니다. 그럼 끝까지 끌고 다니시면서 처음처럼 강압적으로 쓰실까요? 아닙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대로 처음에는 예수께 잡힌 바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스스로 달려간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만 강조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놀면서 목회하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주님 오실 때까지, 천국 갈 때까지 달려가야 합니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까? 멈춰있습니까? 퇴보하고 있습니까?
달란트 비유에 나온 책망받은 종처럼 땅에 파묻고 아무것도 안 하고 계십니까?
목회자로서 기도도 열심히 하시고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자기 성장을 위해, 교회 성장을 위해,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계속 달려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상황 속에서 주님이 나에게 바라시는 것은 ‘최선’입니다. 결과와 미래는 신실하신 주님께 맡기고 겸손히 배우고 날마다 달려가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먼저 개척했다고 마음이 높아져서도 안 되고 나중에 개척했다고 기죽을 일도 아닙니다. 부흥이 안 된다고 절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꽃피는 날이 서로 다를뿐입니다. 우리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시 한 편을 소개하면서 마치겠습니다.
꽃 성환희
가장 먼저 피었다고
너만이 꽃이라고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너무 늦게 피었다고
너는 꽃이 아니라고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꽃피는 날이 다를 뿐,
너는 꽃이다 나도 꽃이다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나 너를 기다리고 너 나를 기다리는
우리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