憶先兄 억선형
죽은 형을 추억하며.
我兄顔髮會誰似 아형안발회수사
내 형님의 얼굴과 머리털은 누구를 닮았던고
每憶先君看我兄 매억선군간아형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날 때마다 우리 형님을 보았다오
今日思兄何處見 금일사형하처견
오늘은 형님이 그리운데 어디서 뵙는단 말인가
自裝巾袂映溪行 자장건몌영계행
스스로 의관을 갖춰 입고 시냇물 비춰보며 걸어가네.
이 한시(漢詩)는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이 죽은 형을 그리워하며 읊은 시이다.
1. 선형先兄: 죽은 형 2. 안발顔髮 : 얼굴과 머리카락 3. 회수사會誰似: 누구를 닮았나. 4. 선군先君: 선대先代 임금. ② 돌아가신 아버님先親 3. 하처견何處見: 어디서 볼 수 있을까 4. 자장自裝: 스스로 의관衣冠을 갖추다. 5. 건몌巾袂: 두건과 소매, 곧 의복衣服 6. 영계행映溪行: 시냇물에 비춰보며 걸어가다.
① 髮 : 터럭 발 ② 誰 : 누구 수 ③ 似 : 같을 사 ④ 憶 : 생각할 억, 추억 억
⑤ 看 : 볼 간 ⑥ 裝 : 꾸밀 장 ⑦ 巾 : 수건 건 ⑧ 袂 : 소매 매 ⑨ 映 : 비출 영
溪 : 시내 계
해설
이 漢詩는 연암 박지원이 황해도 금천 연암에서 돌아가신 형님을 생각하면서 쓴 칠언절구(七言絶句)의 시이다. 돌아가신 선친을 뵙고 싶으면 형님의 모습을 보곤 하였는데, 지금 형님이 죽고 없으니 “자신의 모습을 개울물에 비춰보며 형의 모습을 본다”는 따스한 핏줄을 연상케 하는 시이다. 형제는 어느 한구석엔가 닮은 데가 있게 마련이다. 하물며 부모님이랴!